2005년 4월 28일, 목요일, Kathmandu, Red Planet Hotel
(오늘의 경비 US $15: 숙박료 300, 저녁 150, 빵 30, 택시 70, 80, 50, 인터넷 30, 치약, 칫솔 45, 입장료 250, 복사 30, 환율 US $1 = 70 rupee)
오늘은 아침 8시까지 늦잠을 잤다. 어제 낮잠을 조금 잤더니 밤 12시까지 잠이 안 와서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은 Pashupatinath 힌두교 사원 구경을 갔다. 날씨는 구름이 많이 끼어서 곧 비가 내릴 태세였다. 사원 입장료로 250 rupee를 받는다. 그러고도 힌두교 교인이 아니면 사원 건물 안에는 들어갈 수가 없다. 이곳도 원숭이들이 많이 보인다. 한국에는 왜 원숭이가 없는지 모르겠다. 원숭이가 Kathmandu에 살면 한국에도 못 살 리가 없을 것 같은데 없는 것이 이상하다.
이 사원은 네팔에서 제일 유명한 힌두교 사원이란다. 힌두교 3대 신 중에 하나인 Shiba 신을 모시는 사원이란다. 사원 옆으로 흐르는 Bagmati 강은 인도의 Ganges 강처럼 신성한 강이고 강변에는 화장시설이 있다. 옛날 청계천 이상으로 더러워 보이는데 신성한 강이란다. 그리고 그 더러운 물에서 목욕을 하면 지은 죄를 씻을 수 있다니 알다가도 모를 것이 힌두교다. 힌두교에서는 깨끗하다는 개념은 아예 없는 모양이다. 강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는 사람은 못 봤지만 강물을 떠서 몸에 뿌리는 사람은 있었다.
사원에 당도했을 때는 화장 한 건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고 새로 한 건이 막 시작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약 한 시간 동안 지켜보았다. 강가에서 의식이 시작되면서 부인과 딸이 시체 옆에 앉아서 시체를 만지면서 운다. 시체는 오렌지 색 천으로 덮였는데 강가 의식 중에는 얼굴과 발을 내어놓고 있었다. 강가 의식이 끝난 후 시체를 근처 장작더미 위에 얹어놓고 다시 의식을 거행한 후 더 큰 울음소리가 들리고 아들 같은 남자가 장작더미 주위를 돌며 시체에 불을 붙인다. 불길이 금방 오르는 것을 보면 석유 같은 것을 쓰는 것 같다. 얼굴에서 불길이 먼저 오른다. 시체에 불이 붙여진 후 흰옷을 입은 힌두교 사제 같이 보이는 사람이 물을 축축이 묻힌 볏단을 불이 붙고 있는 시체 위에 덮는다. 그러면 짙은 연기가 나기 시작하고 연기 사이로는 불길이 오른다. 젖은 볏단은 장작이 천천히 타게 하기 위한 것 같다. 화장터를 떠나서 근처에 있다는 Bodhnath 불교사원을 찾아가다가 너무 먼 것 같아서 그만두고 돌아왔다.
오후에는 인터넷을 했다. 오늘 인터넷을 한 곳은 시간당 15 rupee를 냈는데 지금까지는 왜 시간 당 30 rupee를 냈는지 모르겠다. 시간 당 15 rupee는 참 싼 가격이다. Namche에서는 1분당 15 rupee였는데 Kathmandu와 Namche 가격은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없다. Annapurna 트레킹을 시작하면 인터넷을 할 생각은 말아야한다. 산 속에 인터넷이 될 가능성이 적도 된다 해도 Namche처럼 엄청 비쌀 것이다. 고교 동창회 홈페이지에 오른 사진에 대한 반응은 계속 좋다. Everest 베이스캠프 트레킹 사진들이 “한편의 문학 작품을 보는 것 같다”고 하는 댓글도 있다.
저녁때 한국 음식점 경복궁에 가서 된장찌개 식사를 했다. 역시 된장찌개가 최고다. 가격도 제일 싸다. 밑반찬이 여덟 개가 나오는데 모두 맛있다. 김치 두 가지도 새로 담근 것인지 전번보다 더 맛있다. 떠나기 전에 두어 번 더 와서 먹어야겠다.
“Shopping for Buddhas"라는 책을 끝냈다. 350 rupee 주고 산 책인데 다 읽은 다음에 책방에 돌려주면 책값의 반을 되돌려 받는단다. 그런 대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1980대에 ”pefect"한 불상을 찾아서 네팔을 돌아다니면서 경험하는 네팔과 티베트에 관한 얘기다. 종교 얘기를 제일 많지만 정치, 문화, 사회, 역사에 관한 얘기도 많다. 이 정도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다니, 나도 쓸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잠깐 들다가 사라진다.
Pashupatinath 힌두교 사원에는 원숭이들이 많다
물을 마시고 있는 원숭이들
네팔에서 제일 유명한 힌두교 사원이라는 Pashupatinath 사원
성스러운 강이라는 Bagmati 강, 건기라 물이 별로 없다
강변 화장터 사자 앞 계단 위에 가족들이 모여 있다
사자가 얼굴과 발을 내놓고 있다
사자의 발을 만지고 있는 가족들
나무더미를 준비하고 있다
사자를 나무더미가 있는 곳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사자를 나무더미 위에 올려놓았다, 사진이 잘 안 나왔다
아들 같은 젊은이가 불을 붙인다
불길은 얼굴에서부터 붙는다
물에 축인 볏단을 덮어서 불이 천천히 타게 한다
가족들은 모두 가고 일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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