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9일, 일요일, Riga, Hotel Irina (오늘의 경비 US $122: 숙박료 38, 맥도날드 아침 3.40, 점심 9, 식품 4.50, Riga 버스 겸 관광 55, 환율 US $1 = 0.9 euro) 오늘 한 12시간 동안의 Riga 관광버스 여행은 좀 고생은 되었지만 그런대로 좋았고 55 유로를 쓴 것도 별로 아깝지 않았다. 그냥 버스만 타면 30 유로 정도인데 25 유로 더 내고 Riga로 가는 길에 볼거리 다섯 군데를 들려서 갔다. 에스토니아의 Tallinn에서 라트비아의 Riga까지 312km를 12시간이나 걸려서 갔다. 소련 시절의 봅슬레드 경기장, 동굴은 그저 그랬으나 처음에 들린 아담한 소도시 Viljandi, blue berry를 따먹으면서 산책한 Sietiniezis 숲, Cesis의 십자군 성,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의 시골 풍경 등은 Tallinn이나 Riga 같은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어쩌면 두 나라의 진짜 모습을 본 것 같다. 가이드 겸 운전기사로부터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에 관한 흥미 있는 역사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항상 가이드에게 얘기를 들으면 책에서 읽는 것보다 더 실감이 난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사람들이 800여 년 동안의 외세 지배 하에서도 살아남은 얘기, 러시아와 독일 사이에 끼어서 당한 고생 얘기, 2차 세계대전 중 형제, 부자가 독일군과 소련군으로 나뉘어서 끌려가서 적으로 싸워야 했던 얘기, 독일 십자군 얘기, "Baltic German" 얘기 등,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읽은 “Eastern Europe” 역사책에 대부분 나오는 얘기지만 더 실감 있게 들었다. 그 중에 독일 십자군이 이곳을 정벌한 얘기와 "Baltic German"들이 1939년 독일로 강제 철수당할 때까지 800여 년 동안 이 지역을 (지금의 폴란드, 러시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의 발트 해 해안지역) 지배한 얘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독일 십자군은 예루살렘 성지가 아닌 이곳을 왜 정벌했을까? 책에서 읽기는 했지만 이곳에 와서 그들이 지은 성들을 보니 더 실감이 난다. 이들은 독일 귀족출신 기사들로 십자군 전쟁에 참가해서 예루살렘 성지를 100여 년 동안 지배하다가 이슬람 군에게 쫓겨난 "실업 무사"들이었다. 옛날 일본의 주인 없는 무사들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할까. 그들은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전에 지배하던 영지를 잃고 독일로 돌아온 후 새로 지배할 영지가 필요했다. 그들은 당시 유럽에서 기독교로 개종하지 않은 발트 해 해안 지역 땅을 탐내기 시작했다. 그 시절 유럽 세계는 기독교로 개종되지 않은 땅이 있으면 로마 교황의 허락을 받아서 정복하면 내 땅이 되는 그런 때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도 교황의 허락을 받아서 중남미와 아시아 지역의 땅을 정복해서 자기네 식민지를 만들었던 것도 마찬가지이다. "실업 무사"들이 발트 해 지역을 정복한 방법은 우선 독일에 제일 가까운 발트 해 해안지역에 성을 세우는 것이다. 1, 2년 걸려서 성을 완성한 다음에 그 주변 지역을 정복한다. 다음에 더 북쪽으로 이동해서 성을 또 세우고 그 주변 지역을 정복한다. 이런 식으로 지금의 독일 국경지역부터 시작해서 폴란드, 러시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에 이르는 발트 해 해안 지역을 정복한 것이다. 이들 무사들은 그 지역의 귀족세력을 형성해서 대지주로서 800여 년 동안 지배했다. 이들 독일 귀족들은 독일 이민을 장려해서 상인, 장인들을 이주시켜서 "Baltic German"이란 독일 사람들이 생겨났다. 특히 독일 상인계급은 한자 동맹이란 (Hanseatic League) 상인 조합을 만들어서 발트 해 해양 무역을 독점하고 해군까지 소유하는 강대한 세력을 형성했다. 한자 동맹은 최초의 "European Common Market"이라고도 불린다. 오늘 날씨는 20도 정도의 맑은 날씨였다. 이곳 날씨는 작년의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아이슬란드의 날씨에 비하면 양반 날씨다. 우선 바람이 별로 없어서 비가와도 곱게 내린다. 그리고 길어야 서너 시간 내리고는 해가 나온다. 이번 여행은 지금까지 날씨가 전혀 문제가 되고 있지 않다. 작년에는 날씨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올해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오늘 타고 간 버스는 대형버스로 생각했는데 9인승 미니버스였다. 차 안에 내 자전거를 실을 공간이 없을까봐 제일 먼저 자전거를 실었는데 공간이 충분했다. 기사 겸 가이드 여자, 독일 부부, 호주 청년, 스위스 청년 두 명, 혼자 여행하는 20대의 일본 여자, 스위스에서 박사학위 공부를 하고 있다는 싱가포르 대학생, 그리고 나였다. 가이드는 에스토니아 사람으로 (러시아 사람과 전혀 구분이 안 된다) 코미디언을 하면 딱 맞을 재미있는 여자인데 가이드를 해서 그런지 아는 것이 많았다. 싱가포르 대학생은 1년 반 후에는 학위를 받을 것이라는데 졸업 후에 싱가포르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싱가포르는 쇼핑이나 좋아하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천국이고 자기는 유럽에 사는 것이 더 좋단다. 일본 여자는 일본 여자답게 아주 상냥하고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어쩐지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 “Shogun”에 나오는 게이샤를 연상시키는 여자였다. 영어도 제법 했는데 한국에 세 번이나 갔었단다. 여행을 좋아하는 여자 같다. 스위스에서 온 30대 청년은 2006년에 서울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6개월간 재정학 공부를 했는데 지금은 스위스의 큰 회사에서 재정 계통 일을 하고 있단다. 호주 청년은 Dubai에서 영어선생을 하고 있다는데 라마단에 관한 말을 많이 했다. 사람들이 모두 좋아서 맘에 들었다. 나는 기사 옆 자리에 앉아서 갔는데 내 다른 쪽 옆에는 싱가포르 대학생이 앉았다. 뒤에 있는 좌석들과는 달리 앞좌석은 비좁아서 불편했다. 하루 종일 햇볕을 받으면서 갔는데 그것도 불편했다. 옛날 아프리카에서 만원 미니버스에서 불편하게 여행했던 생각이 났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의 시골 경치는 평야와 숲뿐이었다. 에스토니아는 남한의 반 정도 되는 땅인데 산은 전혀 없고 평야인데 숲이 60%란다. 그런데 인구는 고작 130만이라니 한국이 얼마나 사람들로 꽉 찬 나라인지 가늠이 간다. 라트비아도 비슷하다. 한국은 왜 그렇게 사람이 많고 에스토니아는 왜 그렇게 사람이 적은 것일까? 가이드 말이 에스토니아 시골에서는 옆집이 보이면 너무 가깝게 사는 것이란다. 옆집이 안 보이는 것이 정상이란다. 한국에서는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다. 점심을 Valga라는 소도시의 어느 호텔 음식점에서 먹었는데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의 국경이 소도시 한 가운데로 지나갔다. 서울로 말하면 종로와 을지로 사이에 국경이 있는 셈이다. 어떻게 국경이 도시 한 가운데에 있을까? 도시가 생긴 후에 국경이 생겼나, 그 반대인가? 지금은 안 그렇지만 옛날에는 국경에 철조망이라도 있었을 것 같다. Riga에 저녁 9시경에 도착했는데 아직도 해가 넘어가려면 한참 남은 것 같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해가 자정쯤 진단다. 그리고 아침 일찍 (아마 새벽 4시경?) 뜨는 것이다. 이곳도 매우 북쪽인 모양이다. 가이드가 승객 모두 숙소 앞까지 데려다 줄 것 같이 모두 숙소 위치를 묻더니 시내 어느 곳에 서더니 모두 내리게 한다. 왜 마음이 달라졌을까? 처음부터 숙소까지 데려다 줄 생각이 없었던 것일까? 어쩌면 특별한 경우에만 숙소까지 데려다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짐을 내리고 내 자전거를 푸는데 모두들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내 모습을 쳐다본다. 4개월 여행을 하는데 짐이 너무 적은 것도 신기한 모양이다. 그리고 조그마하게 접혀졌던 자전거가 순간적으로 활짝 펴지는 것도 신기한 모양이다. 작별 인사를 하고 삼성 탭을 꺼내서 숙소의 위치를 확인하니 바로 근처다. 그리고 승객 한 친구가 탭에 나온 내 호텔 이름을 보더니 바로 길 건너에 있는 호텔을 가리킨다. 자전거는 폈지만 탈 필요도 없이 끌고 갔다. 호텔 길 건너에는 맥도날드가 있고 또 다른 길 건너에는 내가 Tallinn에서 애용했던 Rimi 수퍼마켓이 있다. 그리고 그 옆은 기차역이다. Old Town도 지척이다. 아주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이다. 짐을 내리자마자 Rimi에 가서 맥주를 사가지고 돌아와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마시면서 피로를 풀었다. 내일은 Riga의 Old Town 관광이다. Tallinn과 마찬가지로 독일 사람들이 세웠다는 중세기 도시라는데 Tallinn 만큼 볼만하단다. 오늘 아침 Tallinn 숙소에 삼성 탭 배터리 충전기를 놓고 온 것 같다.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린 것이다. 다행히 스페어가 있어서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내일 당장 스페어를 장만해야 한다. 스페어가 없다가 오늘 같이 잃어버리면 낭패다. 쉽게 살 수 있을지 좀 걱정이 된다. 여행지도 Tallinn 관광안내소 앞에서 관광버스로 Riga로 떠났다 아름다운 소도시 Vijandi에 들렸다 인구 1,800명의 아담한 소도시다 관광객들이 많이 들리는 곳이란다 중앙공원인 것 같다 중앙공원 분수대 Old Water Tower 아주 조용한 소도시다 잘 차려입고 어디를 가시나? 일요일이니 교회에 가시는 것 같다 딸기가 유명한 곳인 것 같다 전통 놀이기구 한국의 그네 같은데 여럿이 함께 타는 구조이다 옛 Viljandi Castle의 모형 Viljandi Castle 유적 Viljandi Castle에서 보이는 호수 경치 Viljandi Castle 유적 아담한 교회 아주 오래된 샘물 Helme Spring Viljandi Castle 유적 Helme 동굴 한적한 도로 국경도시 Valga 점심을 먹은 음식점 전통음식을 먹었다 Sietiniezis 숲 산책을 했다 야생 Blue berry를 찾고 있다 야생 Blue berry가 제법 많았다 라트비아 Cesis의 오래된 교회 아름다운 저택 아름다운 공원 Cesis Castle은 독일 십자군이 Baltic 지역 정벌을 위해서 세운 많은 성 중의 한 성이다 라트비아도 숲의 나라다 밤 9시경 라트비아 수도 Riga 기차역 앞에 도착해서 내렸는데 아직 해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