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담거사께서 추천하신 암도스님을 뵈러 성모사(마하무량사)를 찾아갔다.
10시에 보건대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88고속을 거쳐 담양에 도착한 시간이 1시 30분정도. 휴게소마다 내려서 인사를 나누어도 부족한 반가움이 자꾸 시간을 지체했다
담양 톨게이터에서 추월산 방향으로 5분 거리의 송죽정은 대통밥으로 소문이 나서 kbs, mbc, sbs 출연 방영된 이집은 깔끔한 반찬과 시원한 해물 된장찌개가 일품이었다(8000원)
담양읍에서 북쪽으로 14km쯤 가면 전남 5대 명산중의 하나인 해발 731m의 추월산은 담양읍에서 보면 스님이 누워 있는 형상인데 각종 약초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옛부터 명산으로 불렸으며, 진귀종의 추월산 난이 자생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추월산 하부는 비교적 완만하나 올라갈수록 가파른 계단으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쉽게 오를 수 없는 산능성으로 연중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라고 한다.
진여와 사부님은 쉬지도 않고 계속 올라가며 체력을 과시하고, 막내 지아씨는 서방님께 끌려서 겨우 가다가 반도 못가서 멈췄지..
경칩(2∼3월)을 전후해서 용면 분통 마을 주변에서 나는 두릅은 상큼한 향기와 특유한 맛으로 봄의 미각을 한껏 돋우어 준단다. 산 중부의 울창한 숲을 지나 추월산 정상에 오르면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산 아래에 널직하게 펼쳐지는 담양호와 한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을 이룬다.
마지막 쉼터에서 “당신은 못 올라가니 여기서 쉬라”며 가방과 옷을 던지고 휙 가버리는 회장님을 원망하며 기어이 올라가신 부인께선 옆으로 아래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정경에 못 올라온 회원들을 안타까워 하신다,(10월 중순경에 오면 단풍이 있어 더욱 아름다울듯..)
정상에 가까이 깎아지른듯한 암벽에 보리암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래서 올려다보면 바위에 걸려 있는 제비집처럼 보이지만 암자에 들어서면 아늑하고, 발아래 푸른 송림이 수면처럼 펼쳐져 있으며, 담양호가 명경같이 산 그림자를 안고 있는 수려한 경관에 심취되어 무아지경에 이른다.
이 암자는 고려 때 보조국사가 지리산 천왕봉에서 나무로 만든 매 세 마리를 날려 보내 앉은 자리에 사찰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 세 곳이 바로 장성 백양사와 순천 송광사, 그리고 담양의 보리암이라는 전설을 간직 하고 있기도 하다.
보조국사가 선리불불의(禪理不佛義)를 통달하기 위하여 견성성불(見性成佛)의 구경(九境)을 목적으로 명산을 순회하다 수도(修道)의 적지로 보고 세웠다는 설(設)도 있는 이 암자는 담양 3대 사찰중의 하나로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19호이다. (보리암 : 061-382-2838)
6시. 전화를 받고
어둑하여 성모사에 도착하니 건장하고 잘 생긴 주지(정각)스님께서 맛있는 저녁식사(비빔밥)를 차려놓고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다.
스님께서는 식사하는 중에 우리들의 일정을 말씀하셨다. 바쁘게 씻고 작은 법당에 모여 앉아 암도스님의 법문을 청한 시간이 8시.
유창하고 유연한 스님의 법문은 고급공무원들에게 하는 정신교육과 같고,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교육과도 같았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사상과 인문, 자연을 가리지 않는 해박함, 무한한 의식세계를 통찰하는 말씀은 책을 통한 지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깊은 사고를 통한 깨달음에서만이 가능하신 것 같다.
우리의 수준에 맞춰 말씀을 하시려고 잠시 질문도 하시고 유머로 대답도 유도하시다가 찾은 법문요지
“잘 사는 것(wellbeing)” - 정신적으로 잘 사는 것.
잘 먹자.
첫째- 음식을 잘 먹자. (음식을 잘 먹으면 에너지가 생긴다)
골고루 먹고, 적당히 먹고, 제 때 먹자.
둘째 - 물을 잘 먹자(물을 잘 마시면 호르몬이 생긴다)
신선하고 오염이 안 된 자연수를 먹고 싶은 대로, 많이 먹어라
셋째 - 공기를 잘 먹자(공기를 잘 마시면 정기가 생긴다)
신선하고 맑은 공기를 먹고, 여러 가지 좋은 방법 중 자기에게 맞는 호흡을 택해서 하자(폐식호흡, 복식호흡, 단전호흡, 전신호흡, 의식호흡, 무의식호흡, 자연호흡)
넷째 - 마음을 잘 먹자(마음을 잘 먹으면 생각이 나온다)
마음의 어원은 큰 우주. ‘일체 유심조’ 크게 마음먹고 욕심 부리지 말자.
다섯째 - 나이를 잘 먹자(나이를 잘 먹으면 지혜가 나온다)
자기의 본분, 책임을 알고 귀납적사고와 연역적사고가 고루 잘 되는 사람이 되자
권위를 완전히 벗어버려 친숙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강의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귀한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어지는 주지스님의 건강법은 기의 생성과 합일, 스트레칭, 요가, 한방등 끊임이 없다.
하루 4km이상 걸어야 오장육부가 튼튼해진다.
주지스님께서 일러 주시는 우리들의 내일 일정
4시 예불 참석
108배 후
50분 참선
6시 아침공양
7시 울력
8시 메타세카이아길 산책
9시 30분 암도스님과의 소찬법문
11시 점심공양
1시 죽녹원 방문
3시 50분의 기상에 마음이 쓰여 모두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군불은 때서 바닥이 뜨끈뜨끈하여 더운데도 잠자기에는 아주 좋았으며 막내 송지아의 피부강의 덕택에 볼이 탱글탱글해졌다.
기독교, 카톨릭, 다양한 종교를 가졌음에도 한사람도 빠짐없이 예불과 108배, 참선에 진지하고도 경건하게 참석하였다. 기가 많은 법당이라서인지, 참선 덕택인지 아무도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고 얼굴들이 맑기 그지없다.
성불하십시오..
버섯만 넣은 미역국이 어찌 그리 맛있던지..
새벽예불에 유창하면서도 목소리가 유난히 청아한 공양주 보살님의 반찬솜씨는 염불 외는 솜씨와 같다.
회장님이 준비한 해발 700고지 보현산 사과로 후식을 하며 우리는 다음 모임장소에 대해 이야기했다,
카톨릭 성지에서의 피정 - 1월 일
새로운 경험이 기대된다.
비가 와서 울력과 뒷산 산책은 취소
법당과 사찰 내부를 청소하기로 하고 모두 나섰다.
좌복을 털고, 바닥을 쓸고 닦고, 포항에서 오신 두 분은 아침 일찍 목욕탕 청소를 하고도 작은 법당에서 또 열심이셨고, 천주교 신자이신 박원장님이 정성스럽게 불상 닦는 모습에서 성스러움이 느껴진다.
예지혜씨와 운영씨가 칼처럼 반듯하게 개켜놓은 이불을 보면 우리들 모두가 교양덩어리인줄 아실꺼다.
8시. 우산을 쓰고 비옷을 입고 담양의 명물 메타세쿼이아길을 산책하러 간다.
알록달록 우산을 쓰고 쭉 뻗은 가로수길을 걷고 있으면 최인호선생의 카메라 셔터가 연신 눌러지고, 삼삼오오 이야기꽃은 끝이 없다.
수채화 화가라 색감이 남다른 회숙씨의 두건이 눈길을 끈다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는 측백나무과의 나무로 수삼나무라고도 부른다. 중국 쓰촨 성, 허베이 성이 원산지로, 성장이 빨라 가로수로 널리 심는다고 한다. 담양에는 유난히 이 메타세쿼이어 나무가 가로수인 길이 참 많다..
그래서 영화나 각종 TV 프로그램 등에 소개되었던 거 같다
9시 30분에 시작한 큰스님의 소찬법문
필기도구를 준비하고 줄맞추어 앉았다. 스님께서는 자세가 바르고 모든 것이 반듯하여야 바른 생각이 나온다고 자세를 중시하셨다.
아침법문에서 스님께서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말씀을 하셨으며 진여님이 정리를 따로 하기로 하였다
점심공양을 하고 짐을 챙겨서 다음 일정인 죽녹원으로 향했다
죽녹원 [竹綠苑]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향교리에 있는 대나무 정원.
성인산 일대에 약 16만㎡의 울창한 대숲이 펼쳐져 있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2km의 산책로는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죽녹원 전망대로부터 산책로가 시작되는데, 전망대에서는 담양천을 비롯하여 수령 300년이 넘은 고목들로 조성된 담양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생태전시관, 인공폭포, 생태연못, 야외공연장이 있으며 밤에도 산책을 할 수 있도록 대숲에 조명을 설치했다.
난 포장된 길보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흙이 좋다.
비가 와서 더욱 좋았던 오늘 산책길.
함께 하는 사람이 좋고, 일정도 좋다,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것으로 채운 1박2일 이었다.
남대구에서 내려 저녁식사를 하고 아쉬운 작별을 한다.
첫댓글 정말 수고 많이 했습니다....자사모의 큰 보물이 될 것입니다...
일정안내를 상세하게 해 주셔서 다음 글을 게재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억력에 탄복하며 감사합니다
기록을 생생하게 아주 잘 해주셔서 먼 훗날 아름다운 추억이 되리라 생각 해 봅니다. 수고하셨읍니다
(*_^) 나무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