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노래" (상생공영 부문)
“깊은 산속 조그마한 연못에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어느 더운 여름날 연못속의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위에 떠오르고 ...”
어린 시절 아름다운 멜로디에 동화되어 흥얼거리다가 가사내용에 놀랐던 노래의 일부이다. 나머지 한 마리 붕어 또한 협소한 연못 속에서 먼저 죽어간 붕어가 부패함에 따라 수질이 악화되어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결국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관철시키려던 생각이 모두의 파멸을 불러오고 만 것이다. 하지만 예쁜 붕어 두 마리의 비극은 동화 속 얘기만으로 흘려들을 수만은 없는 것이 현재 한반도의 분단 현실에 처한 한민족이다. 특히 최근 들어 남과 북의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공존을 위한 지혜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남한과 북한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데에는 지난 해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2차례의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 등으로 군사적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가 한 몫 하고 있다.
먼저 이명박 정부는 출범이후 <상생과 공영의 평화통일>정책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전제로 한 실용적이고 생산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햇볕정책’이라 불리던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기존 대북정책이 북한의 핵무장과 폭압체제의 연장만을 초래했다고 비판하며, 북한이 변화된 모습을 보일 때까지 참고 기다려한다는 것이다. 또 그들이 변화된 모습, 즉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북한을 개방하게 되면, ‘그랜드 바긴’이라 부르는 대규모 경제지원을 통해 북한 주민의 소득 수준을 대폭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이런 태도에 북한이 호응할리 없었다. 북한은 남한 정부와의 대화보다는 중국에 대한 기존의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것과 함께,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전략으로 나가는 한편, 남한에 대해서는 군사적 도발로 긴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변화를 대화와 협력의 우선조건으로 내세운 것이 북한 김정일 정권의 반감과 위기의식을 높인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상생과 공영이라는 기치가 그 효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짚어야 할 점은 마치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과의 군사적 대립을 심화시켰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간과할 수 있는 부분으로,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최근에 높아졌고, 그 동안은 마치 평화상태 이었던 것처럼 간주하는 시각이다. 그러나 북한의 군사적 시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한반도의 분단 이후 계속해서 상존해 왔던 것들이다. 다만 오늘날 북한은 지난날과는 다르게 재래식 무기로 무장하는 대신 핵무기로 자신들을 무장하고 있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햇볕정책을 내세우며 지속적인 경제교류와 인도적 지원을 진행했던 과거 정권에서도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결코 중단된 적이 없었다.
남한과 북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상생공영의 평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남한 정부는 무엇보다 자신의 대북정책을 현실에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나가야 한다. 북한으로 하여금 군사적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보다 변화를 통한 상생공영을 추진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도 먼저 그들과 접촉해야 하고, 그들이 신뢰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과감한 조치들을 우리부터 실천해나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우리 정부에서 북에 대한 옥수수 지원 제안이나,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 무상 제공 등은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도적 지원들은 보다 확대되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한․미 동맹을 비롯한 국제 공조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에 있어서의 엇박자는 북한 정권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처지를 오판하게 만들어 변화로 나서기 보다는 기존의 폐쇄성을 더욱 고수하는 방향으로 나가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 정권이 자발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게 한․미간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주변국과의 협력을 긴밀히 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남한 내부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보수․개혁으로 양분되다 시피 한 시민단체들이 서로 분열되어 갈등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모두 한반도의 상생공영과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면에 있어서 같은 뜻을 지니고 있는 만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통 크게 단결해야 한다.
정부의 변화된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안목과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 정책의 일치된 행보, 그리고 우리 내부의 통 큰 단결이 있을 때 진정한 상생공영과 평화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