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는 25일(현지시간) 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제2위 은행인
라이키 은행(Cyprus Popular Bank)을 청산하고 예금보호적용을 받지 않는 예금자가
손실을 분담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구제금융안에 합의했다.
키프로스 은행권 붕괴를 막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키프로스는 국가부도
상황을 피하게 되고 유로존 체류도 지속할 전망이다.
이번 협상에 따라 따라 키프로스 2위 은행인 라이키는 '굿뱅크'와 '배드뱅크'로 분
리돼 청산된다. 굿뱅크로 편입된 자산은 최대은행인 뱅크오브키프로스(키프로스 은
행)로 이전된다.
라이키의 예금에서 10만유로 미만 계좌는 키프로스 은행으로 넘어가지만, 10만유로
이상 계좌는 동결돼 부채상환 및 자본 확충에 쓰이게 된다.
이에 따라 예금자보호 한도를 넘는 10만 유로 이상의 고액을 예금한 예금자는 손실
을 분담해야 한다.
이와 관련 유로그룹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EU법상 예금보호
가 안 되는 10만유로 이상 예금에 손실을 강제함으로써 42억유로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연합(EU)의 한 대변인은 키프로스 은행에 예치된 예금에 대해 세금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키프로스 최대 2개 은행의 고액 예금자들은 당초 예상보
다 큰 규모의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크리스토스 스타일리안니데스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키프로스의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부도 사태는 피했다"고 평가했다.
키프로스은행에 10만 유로 이상의 고액을 예치한 예금자들이 입을 손실에 대해 묻
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말할 단계가 아니라며 "헤어컷(손실 상각)비율이
30%이하일 것으로 평가되지만, 추정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구제금융안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법률제
정은 이미 키프로스 의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키프로스 의회가 이번 구제금융안을 더
이상 승인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장관은 "두 은행의 손실참여 없이 구제금융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독일 정부는 이번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혀 독일 의회가 이번 결정을 승인
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표명했다.
이번 협상에서 니코스 아나스타시데아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러시아 및 영국 부호들
의 조세 피난처로써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예금자 손실이 불가피해짐
에 따라 러시아 부호들의 자금 이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