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놀이터의 작물들

[창공으로]

올해 귀농하여 이제는 명색이 전업농부인데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애들 소꼽놀이하는 수준입니다. 올해 씨앗나눔을 하면서 모델농가 신청을 했기에 최소한의 약속을 지키고자 늦게나마 소식을 전합니다. 현재 제 놀이터에서 자라고 있는 작물들입니다.

작년에 심어 놓은 꽃들이 만발하였습니다. 작은 규모이지만 기본적으로 동반식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서 나름 혼작(섞어짓기)과 간작(사이짓기)을 하고 있지만 아직 초보농부라서 시행착오도 많습니다. 밭갈이도 안하고 비닐멀칭도 하지 않고 비료 또한 사용하지 않다 보니 동네 어르신들도 시원찮아 하십니다.

나눔받아 심은 흰들깨와 수지참깨. 작년에 우리밀을 심고 수확한후 게으름으로 씨앗을 좀 늦게 파종했습니다. 다른곳의 참깨는 이미 꽃이 피었는데 올해 씨앗이 여물지조차 의문입니다.

얼어죽지 않고 겨울을 난 사탕무. 딱 한주밖에 없는데 올해 채종이 가능할것 같습니다.

 

궁여지책으로 풀을 잡기가 어려워 작은 틀밭을 만들어 씨앗을 뿌렸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제가 봐도 풀만 보입니다. 왼쪽부터 토종상추, 쑥갓, 조갈상추를 심었습니다.

이곳은 원래 마늘을 심은 곳인데 얼마전에 수확했습니다. 현재 자라고 있는 들깨와 붉은 팥은 작년에 수확하고 난 부스러기들을 멀칭용으로 뿌려 주었는데 싹이 나와 자라고 있습니다. 일석이조나 어부지리 그런 느낌입니다.

수비초가 이제서야 꽃이 피고 고추가 달리고 있습니다. 수비초와 칠성초 모종은 약5~6센티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래도 많이 자랐습니다.

칠성초도 풀을 매주니 늦게나마 자리를 잡아가고.

풀과 왕고들빼기를 뽑고 나니 토종고추중에는 풀속에서 햇빛도 받지 못해 아직도 옮겨 심을때 모습 그대로 인것도 있습니다. 심어만 놓고 그동안 너무 방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올해 모종은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이고들빼기. 뜯어서 먹어보니 왕고들빼기보다 쌉싸름한 맛이 훨씬 강합니다. 조금 쓴맛이라고나 할까.

아주 왜소하지만 홍화꽃도 피었습니다. 그래도 참 예쁩니다.

조선부추(솔부추). 아무리 뽑아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시 나오는 쇠뜨기의 생명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쇠뜨기가 요즘은 화장품 원료로써 각광을 받는다고 합니다. 부추도 잘 자라서 한끼 반찬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둠벙에서 흘러 나오는 수로에는 농장에 자생하는 돌미나리를 모아 심었는데 이제는 물미나리가 된것 같습니다. 쌈용으로 한두개정도 곁들여 먹으면 향긋한 향이 참 좋습니다.

천연염료 재료로 사용한다는 쪽. 두번정도 수확해도 된다는데 아직 손도 못대고 있습니다.

갓끈동부. 씨앗나눔 받아 모종을 했는데 발아율이 높지 않습니다. 10개정도 싹이 나와 얼마전에 정식하였습니다.

올해 머루와 포도나무 묘목을 각 한그루 사서 심었는데 줄로 유도해주니 제법 자랐습니다. 수세미는 왕성하게 줄기를 뻗어갑니다.

밭 가장자리에 심은 검은찰옥수수와 옆집 할머니가 주신 메주콩. 검은찰옥수수는 씨앗나눔받아 작년부터 심었는데 발아율이 무척 좋습니다. 검은찰옥수수가 작지만 너무 맛있어서 올해는 좀 많이 심었습니다.

직파한 검은찰옥수수는 초기에 풀을 잡아주지 못해 모종한 옥수수보다 먼저 심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땅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붉은 팥.

작년에 수확하다가 씨앗이 떨어져서 싹이 난 팥은 풀을 매줄때 뽑지 않고 놔두었더니 틀밭 여기저기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알수수와 그루팥. 알수수는 모종(6/15일)을 해서 정식했고 그루팥과 한아가리콩(메주콩)은 조금 나눔받은게 있어 직파했는데 새싹이 난 한아가리콩(사진상 윗부분 빈자리)만 새들(까치종류같습니다.)이 모두 쪼아놨습니다. 팥이나 다른 메주콩은 건드리지 않던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모종한 단수수도 심다가 남은 것은 심을곳이 마땅치 않아 며칠전에 감나무밭 일부를 개간해서 정식했습니다. 이곳에는 나눔받은 메밀도 오늘 심으려고 합니다. 메밀도 파종시기를 놓친 것으로 알았는데 파종한계기가 남부지방은 7월하순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짓고 있는 원두막 밑에서 햇빛도 잘 받지 못하는데 새싹이 나고 있습니다. 조선오이(노각)입니다. 작년에 노각을 수확할때 일부러 가장 큰 노각을 종자용으로 놔두었다가 나중에 따보니 흙과 맞닿아있던 부분이 썩어 있어 버렸었는데 작년 늦가을에도 싹이 나오더니 그자리에서 올해도 다시 나왔습니다. 늦었지만 오늘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주려고 합니다. 작년 경험으로 봤을때 잘 자라줄것으로 믿습니다.

농막 비닐하우스안에 방치해 놓은 개성배추인데 가을에는 좀 많이 심어보려고 합니다.

집옆 텃밭에 뿌린 검은 참깨. 발아율이 좋지는 않았지만 내년 종자는 건질수 있을것같습니다.

참당귀. 올해 처음 심어봤는데 꽃대가 올라오는 것인지 모르지만 희한하게 꽃봉오리같은 곳에서 새싹이 나오네요.

서울배추를 수확하고 난후 심은 붉은 팥. 대부분의 팥이나 콩종류는 주말에 와서 각시가 시간나는대로 심은 것입니다.

밭 고랑에도 옆집 할머니 말씀대로 메주콩을 좀 심어봤는데 지나다니기가 조금 불편합니다. 땅콩도 작년에 장성 황룡장에서 사서 심고 올해도 다시 심었습니다.

검은찰옥수수 중에서 유독 키가 큰 녀석이 있습니다. 자생한 옥수수는 아닌것 같은데 작년에 교잡이 일어났을까요?

4월 하순에 모종으로 나눔받아 가장 먼저 심은 옥수수는 어떤 종류인지는 모르지만 키가 약 2미터 50센티미터는 되는데 곧 수확해서 맛을 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작두콩도 모종해서 밭과 집 텃밭에 나누어 조금 심었는데 넝쿨시설이 좀 빈약합니다.

집안 담장옆에 심은 울타리강낭콩과 제비콩. 게을러서 넝쿨시설도 해주지 못했습니다.

집옆 텃밭입니다. 집 바로 옆에 있어 그나마 관리가 용이해서 잠깐씩 들러 풀을 잡아주고 관리를 해주니 밭같이 보입니다. 처음에 비닐멀칭도 안하고 비료도 안준다고 못마땅해 하신 동네 어르신들이 이제는 조금씩 관심을 보입니다. 특히 고추는 집에서 배양하고 있는 토착미생물배양액만 가끔씩 각시가 뿌려줬는데 장마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지는 동네에서 가장 많이 달리고 반듯반듯하게 자라고 있어 조금 신기합니다. 다양성의 미생물의 힘인것 같습니다.

올해 씨앗을 구입하거나 나눔받으면서 일부는 다시 나눔도 하였지만 일부 분실도 하였고 아직도 뿌리지 못한 씨앗이 절반도 넘는것 같습니다. 너무 씨앗욕심만 부린것 같아 부끄러워집니다. 내년에는 농사계획을 제대로 세워야겠습니다.

여러 작물을 재배한다는 것이 초보농부라 그런지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집에서 병아리도 부화시켜 기르고 있는데 풀이 잡초로 보이지 않고 중병아리들의 먹이입니다. 사료통에 기어서 먹이를 먹고 있는 녀석은 백봉실키오골계인데 얄밉기도하고 귀엽기도 합니다. 중병아리들이 풀을 너무 잘먹어서 하루에도 두번이상을 뜯어다가 줍니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아주 깨끗하게 해치웁니다. 자연양계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병아리들이 너무 건강하고 잘 자라고 있어 조금 자신감이 생깁니다. 올 가을에는 농장에 닭장을 지어 더 늘릴 계획도 가지고 있는데 여건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초복날 건강한 음식 많이 드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다음에 소식 전하겠습니다.

[어허~]

병아리 먹이는 풀은 어떤 종류를 주시나요? 아무 풀이나 가능한지요?

[창공으로]

제 경우는 처음 병아리때는 거친잎(대나무잎과 감나무잎등)을 주기 시작하여 환삼덩굴, 왕고들빼기, 뽕나무잎, 머위잎, 소루쟁이, 명아주, 쇠비름, 닭의장풀, 바랭이, 수확하고 남은 채소류등 가리지 않고 줍니다. 이중에서 특히 환삼덩굴, 왕고들빼기, 바랭이는 너무 잘 쪼아 먹습니다. 독초빼고는 모두 가능한것 같은데 좀 연한 잎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길위에서]

무척 다양하게 심으셨네요.
참깨는 이제 파종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수확에는 전혀 지장이 없어보입니다.
풍년농사 이루시고 늘 건강하십시요.

[창공으로]

그렇군요. 참깨는 늦게 심으면 수확이 어렵다고 동네 할머니게서 말씀하시길래... 채종이 안되더라도 풀을 좀 잡아주고 멀칭재료로 사용하려고 감나무밭에 오늘도 좀 뿌려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겁고 편안한 주말 보내십시오.

[현일]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창공으로]

이제 걸음마 단계의 초보농부라서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넉넉한 주말 보내십시오.

[wansik]

밭을 잘 가꾸어 놓으셨네요.

[창공으로]

과찬이십니다. 몇년전부터 토종에 관심을 갖고 박사님이 지으신 책을 요즘도 가끔씩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편안한 휴일 보내십시오.

[kong]

초보농군이시라 어려움이 많으시겠어요..알면 빨리 대처를 할터인데..제 밭을 보는듯해요..고생이 많으십니다..오골계는 잘 자라주네요..넉넉하시겠어요..저희도 토종닭이 부화를 하여 어미와 함께 지내는 병아리를 보면 얼마나 이쁘던지요..풍성한 수확이루세요..

[창공으로]

닭 기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오골계라 함은 검은 닭(연산오계)를 말씀하시는건지 백봉실키오골계를 말씀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정직한농부]

한아가리콩과 제비콩 종자로 조금 구하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들풀세상]

대박입니다 ㅎㅎㅎ

[나는풍요롭다 쿤]

틀밭이 예술이네요~ 너무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