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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LNG구장에서 열린 2015 인천시축구협회장배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인천남고와 인천하이텍고의 경기 모습 ⓒ K스포츠티비
다른 권역과 달리 제주-인천 리그는 원정이 그리 달갑지 않다. 항공편으로 원정을 떠나야하는 탓에 체력적인 피로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1박2일'의 일정으로 인한 경비도 엄청나다. 그러나 경기력 향상과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기 위한 각 팀들의 노력은 힘든 여정도 과감히 불사하고 있다.
'2015 대교눈높이 전국고등축구리그' 제주-인천 리그는 오는 28일 개막해 6월 6일까지 팀당 8경기씩 소화한다. 2013년은 제주, 지난해 인천 팀들이 각각 강세를 보여준 가운데 지역의 자존심 싸움에서 누가 우위를 점할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상위 3팀에게만 왕중왕전 티켓이 주어지기에 매 경기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부평고 "권역 2연패로 명가 자존심 지킨다" - 인천남고 "지난 시즌 실패, 절대 되풀이하지 않겠다"
▲지난 1월 전북 군산시에서 열린 2015 금석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부평고 선수들의 득점이후 골 세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사진 이 기 동 기자
부평고는 해결사 김준범이 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한다. 시즌 첫 대회인 금석배 대회에서 팀내 최다인 4골을 쓸어담은 김준범은 골 결정력과 연계 플레이, 1대1 능력 등이 탁월하다. 지난 시즌부터 팀의 주축으로 활약한 김준범은 동료 선수들과 패스를 수시로 주고받으며 상대 뒷공간을 무너뜨린다. 폭넓은 활동량으로 나머지 선수들까지 '반사이익'을 누리게 하는 등 플레이의 여유가 생겼다.
빠른 원-투 패스로 볼 점유율을 소지하는 부평고의 '점유율 축구'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볼을 돌리다가 상대 빈 틈이 보이면 재빨리 공격으로 전환해 득점으로 마무리짓는 부평고의 플레이 패턴에 상대 수비는 눈 뜨고 당하기 십상이다. 노련한 경기운영과 패싱력 등이 발군인 임승건과 강창훈, 신성현 등 팀 플레이의 '마에스트로' 들이 많다는 것도 부평고의 강점이다.
시즌 첫 대회인 금석배 대회에서는 보인고(서울)에 져 16강에 만족했지만, 두터운 선수층은 장기 레이스 운영에 엄청난 힘이다. 지난 시즌 '더블 스쿼드'를 적절하게 가동하며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한 부평고는 올 시즌 역시 권역 리그에서 리저브 선수들의 활용 폭을 넓힐 전망이다. 이처럼 든든한 '플랜B'를 갖추고 있는 부평고의 장기 레이스 운영론은 기존 팀들이 갖추지 못한 차별화된 무기나 다름없다.
▲송도LNG구장에서 열린 '2015 인천시축구협회장배'에서 인천남고 선수들이 인천하이텍고를 상대로 승부차기를 펼치고 있다. ⓒ K스포츠티비
인천남고는 최근 고교축구의 떠오르는 '블루칩'이다. 지난 시즌 부평고에 골득실에서 밀려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한 인천남고는 지난해까지 인천협회장배 3연패를 이뤄내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지난 시즌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조직력의 완성도도 높아졌다. 시즌 첫 대회인 백운기 대회에서도 인천남고의 강력한 태풍은 기존 팀들을 벌벌 떨게 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신흥 강호 용호고(경기)와 0-0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남고는 16강 광양제철고(전남 U-18) 전에서 후반 선제골을 넣는 등 경기의 질도 한층 높아졌다. 막판 뒷심 부재로 역전패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다. 인천남고는 팀의 '캡틴'이자 해결사 김병수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학년때부터 팀의 해결사로 맹활약한 김병수는 탁월한 골 감각과 위치선정 등을 앞세워 변함없는 활약이 기대된다.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기동력과 끈끈한 팀워크는 인천남고의 최근 상승세에 큰 원동력이다. 11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가는 팀워크와 쉽게 무너지지 않는 근성으로 상대를 지치게 만든다. 인천남고의 엄청난 기동력에 상대 팀들을 혀를 내둘으기 바쁘다. 지난 시즌 골득실에서 밀려 권역 준우승이라는 쓰라림을 맛봤기에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부평고-인천남고 야성에 도전장 내민 인천하이텍고와 서귀포고
인천하이텍고는 소리 없이 강한 모습으로 최근 몇 년간 각 종 대회에서 발군의 성과를 올렸다. 2011년 고등리그 왕중왕전 3위, 2012년 백록기 준우승, 2013년 금석배 우승 등으로 최근 상승세에 있는 인천하이텍고는 짜임새 높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2년 연속 왕중왕전 진출을 꿈꾼다. 시즌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에서도 16강에 오르며 녹록치 않은 전력을 입증했다.
박광현 감독이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하는 인천하이텍고는 '특급 날개' 정지훈이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팀 공격에 큰 플러스 알파를 심어주고 있다. 빠른 스피드와 공간 침투가 돋보이는 정지훈은 춘계연맹전에서 팀내 최다인 3골을 뽑아내며 '미들라이커'로서 기질을 마음껏 선보였다. 지난 시즌부터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만큼 전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골 넣는 수비수'인 엄준식도 든든하다. 타점높은 제공권과 안정된 수비 리드가 발군인 엄준식은 뛰어난 맨마킹 등으로 공중전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위력적인 공격 가담으로 웬만한 스트라이커 못지 않은 결정력도 자랑한다. 인천하이텍고는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앞세워 첫 권역 리그 우승까지 넘볼 심산이다.
▲올해는 제주축구의 자존심을 되 찾겠다. 변병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서귀포고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2013년부터 일반 학원팀으로 전환한 서귀포고는 올 시즌이 팀 리빌딩의 결실을 이룰 시기다. 제주유나이티드와 U-18 팀 운영 협약이 종료되며 대대적인 물갈이에 착수한 서귀포고는 지난 시즌 백록기 대회에서 쟁쟁한 강팀들을 제치고 3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기초 설계를 이뤘다. 권역 리그 성적도 2013년 8위, 지난해 5위로 크게 상승하며 리빌딩이 하나씩 결실을 이루고 있다.
한국축구가 배출한 불세출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변병주 감독이 이끄는 서귀포고는 시즌 첫 대회인 부산MBC배 대회에서는 현대고(울산 U-18), 대동세무고(서울) 등 강팀들과 맞붙는 대진 불운으로 예선탈락의 쓰라림을 맛봤다. 하지만, 저학년때부터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은 서귀포고의 '장밋빛 레이스'를 암시한다. 숱한 패배를 통해 자신감을 축적한 선수들이라 권역 리그에서는 본 기량을 보여주겠다고 이를 갈고 있다.
서귀포고는 해결사 성종호의 발 끝이 더욱 정교해졌다. 지난 시즌 권역 리그에서 팀내 최다골을 기록한 성종호는 뛰어난 볼 키핑과 연계 플레이, 골 결정력 등으로 팀의 해결사로서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센터백 유지훈과 중앙 미드필더 안현준, '거미손' 조대영도 서귀포고의 든든한 '감초'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에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며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한다.
◇오현고-제주제일고-제주중앙고 "고춧가루의 위력 보여주마" 강화고-대기고 "전력의 열세에도 포기는 없다"
▲우리가 제주축구의 자존심이다. 오현고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지난 시즌 와일드카드로 간신히 왕중왕전에 턱걸이한 오현고는 얇은 선수층의 한계를 딛고 특유의 투지와 정신력을 바탕으로 4년 연속 왕중왕전 진출을 타진한다. 김준협 감독이 이끄는 오현고는 올 시즌 저학년 위주로 팀이 구성됐지만,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잡초 정신'은 여전하다. 발빠른 강다빈과 김대호, 사이드 어택커 강승경, 미드필더 변주한 등은 오현고가 믿는 구석들이다.
1학년때부터 팀의 주축으로 활약한 강다빈은 왜소한 체격 조건이지만, 뛰어난 발재간과 개인기로 김준협 감독의 두터운 총애를 받고 있다. 사이드 어택커인 강승경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저돌적인 오버래핑 등을 바탕으로 팀 플레이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김대호와 변주한도 순도높은 활약을 바탕으로 팀의 붙박이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풍족하지 못한 환경에도 주축 선수들의 건재함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홍정호(아우구스부르크)의 모교인 제주중앙고는 김석모 감독 체재로 올 시즌 새 출발을 꿈꾼다. 시즌 첫 대회인 부산MBC배 대회에서 예선탈락의 쓴맛을 본 제주중앙고는 기존 선수들과 전학생의 조화를 바탕으로 '들러리'의 신세를 벗어던질 기세다.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김 감독이 외도초 감독 시절 때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이다. 새 감독의 스타일을 속속히 꿰고 있다는 점은 팀 운영 정상화에도 플러스 요인이다.
지난 시즌 협회장배 대회 3위에 오른 제주제일고는 권역 리그에서는 극심한 부진으로 체면을 구겼다.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금세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젖어들었고, 이는 팀 전체의 무기력증으로 연결됐다. 부산MBC배 대회에서도 예선탈락한 제주제일고는 권역 리그 만큼은 패배주의를 벗고 재도약의 기틀을 다진다는 각오다. 스피드와 돌파력이 뛰어난 고대권과 패싱력과 킥력이 우수한 송승준 등의 활약에 기대를 걸만하다.
강화고와 대기고는 올 시즌에도 험난한 레이스가 예상된다. 강화고는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다소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고질적인 약점인 수비 조직력 불안이 발목을 잡는다. 과거 포항에서 프로 생활을 한 김은석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대기고는 선수들의 구력이 짧은 탓에 팀 조직력 정비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대부분 고교 진학 후 축구를 시작한 선수들이라 기존 팀들과 격차가 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