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운전자들은 떨어질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는 연료값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의 국제 원유가 인상은 국내 유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상황이 악화되면 1리터당 휘발류 1,500원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고유가 시대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저질 휘발유나 유사 휘발유 때문에 많은 운전자들은 엔진 트러블, 낮은 연비 등으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에서 유사 휘발유를 구분하는 방법이나 자동차 연료에 대한 기본 상식, 연료비를 절약하는 주유소 활용법 등을 익혀두면 부담스런 연료비를 조금이나마 줄이며 쾌적한 카라이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연료에 대한 궁금한 점 몇가지를 알아보자.
운전자들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메이커별 연료 품질 문제.
매스컴을 통해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는 판촉전 때문에 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운전자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정유사 대부분이 타사제품과 교환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휘발유에 대한 품질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정유사들은 엔크린, 테크론, 수퍼크린 등 각사별 휘발유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쌍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휘발유를 바꿔 팔아 소비자들이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
제품 교환판매는 업계가 지역간 수급차를 개선키 위해 휘발유, 경유 등 각종 석유제품을 상호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정유사들의 생산시설은 경남 울산(SK), 전남 여천(LG), 경남 온산(쌍용), 인천(한화), 충남 대산(현대) 등 남서해안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이 때문에 SK가 전남지역 계열주유소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울산에서 현지까지 장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대신 LG의 여천공장에서 기름을 공급받고 경남지역에서 이를 되갚는 식의 교환판매가 이뤄진다면 물류비용이 절감돼 휘발유 원가인상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 현재 정유사들은 전체물량의 15-18%를 이같은 교환판매로 유통하고 있다.
휘발유의 성능을 나타내는 용어 가운데 자주 듣게 되는 '옥탄가'란 무엇인가.
휘발유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착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연소과정에서 혼합기가 일찍 폭발하거나 비정상적인 점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같은 불완전 연소를 노킹현상이라고 한다. 보통 운전을 하다 변속 시기를 놓치거나 언덕길에서 힘이 떨어진 상태에서 다시 가속을 할 때 가끔 발생하는 현상으로 운전자는 깡통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오는 차체 진동으로 느낄 수 있다.
노킹이 자주 발생하면 피스톤, 실린더, 밸브 등에 무리가 와 출력저하 및 엔진 수명단축의 원인이 된다. 이런 현상을 막아주는 안정성을 안티노크성(Anti-Knock)이라 하고 이를 수치화한 게 옥탄가(Octane Number)다. 옥탄가가 높을수록 고급휘발유인 셈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보통 휘발유의 옥탄가는 93정도다.
유난히 차의 성능에 관심을 지닌 운전자가 자주 넣는 휘발유 별도첨가제의 효능은 정말 있는가.
레덱스 등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용 첨가제들은 청정제와 용매의 혼합물이다. 이런 종류의 첨가제들을 사용하면 자동차 인젝터, 밸브 등 연료분사계통을 깨끗이 유지하거나 각종 침전물을 제거, 연비와 유해배기가스를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정유사는 휘발유에 처음부터 이와 비슷한 기능의 첨가제를 섞기 때문에 별도의 첨가제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에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유사휘발유란 무엇인가.
유사 휘발유는 휘발유 가격이 올라가자 휘발유에 벤젠, 톨루엔, 크렌실 등을 섞어 팔거나 경유 및 등유를 혼합하는 사례로 대부분은 톨루엔을 섞다 적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유사휘발유는 정상연소가 되지 않아 출력을 저하시키고 엔진의 비정상적 마모를 불러온다. 유사제품 제조에 자주 사용되는 톨루엔은 독극물관리법에 규정된 맹독성 물질. 엔진에서 타다 남은 톨루엔이 환풍구 등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면 신체에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또 유사휘발유는 완전연소가 어려워 발암성물질인 벤조파일렌을 대기중으로 배출, 환경문제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유사 휘발유는 연료통에 남은 정상제품과 유사휘발유가 섞일 경우 육안이나 냄새로 구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운전자가 자동차 성능변화로 유사휘발유를 식별하는 방법이 있으나 차량상태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달라 대부분 정확한 원인을 깨닫지 못한 채 넘어가기 십상이다. 운전자들은 비정상적으로 싼값을 받거나 정확한 상표가 없는 무폴주유소 등에서 기름을 넣은 뒤 차량에 이상이 느껴지면 일단 유사휘발유로 의심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