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단테
칸타빌레
(andante
cantabile)
차이코프스키의
《현악4중주곡
제1번
D
장조》(작품번호
11)의
제2악장.
‘천천히
노래 부르듯이‘란
뜻이다.
“시간이
탈선 했도다.”
윌리엄
섹스피어가
1601년
햄릿의 입을 빌려 말했다 .
1878년
니체는 “평온함의
부족으로 우리 문명은 새로운 야만의 상태에 빠질 것이다 .
일에
바쁜 사람들 ,
곧
평안을 모르는 사람들은 갈수록 시간 부족에 허덕이리라.”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훨씬 더 많은 인생을 살려고 안간힘을 쓴다 .
“빨리
,
더
빠르게!”
닦달 하는 삶이 커다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모든 것을 집어 삼킨다 .
사람은
두발로 달릴 때 시간당 최고 15km
였지만 ,
비행기를
타면서 시간당 1000km로
늘어났다 .
세계는
그 원래 크기의 60분의
1로
줄어 들은 것이다 .
컴퓨터와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은 사람의 경험지식이 갖는 가치를 확 줄여 놓았다 .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본성인 조화와 화합을 깨고,
인간을
대립과 갈등의 존재로 부각하고 ,인간소외
현상을 불러왔다.
이에
1999년
이태리의 '그레베
인 키안티'(Greve
in Chiantti)
마을에서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슬로우시티
캠페인이 시작된다.
주민들이
자연과 더불어 그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실천하며 ,
그곳을
방문하는 도시인들에게 평안과 휴식을 제공하는 사회 변화 운동이다.
국내는
현재,
완도군
청산도,
신안군
증도,
담양군
창평면,
장흥군
유치면,
하동군
악양면
까지
총
5곳이
슬로우
시티 인증을 받았다.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에
포함된 ,
국내
대표 슬로 시티 청산도가 추구하는 느림의 미학은 무엇일까?
도시의
반대말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청산도는 사람도,하늘도
,땅도
,바다도
느리다.
섬이지만
농경지가 연출하는 시골 풍경도 잊혀진 옛 고향의 얼굴이다 .
해풍은
삶의 기억을 변주해 , 세월의
아픔을 부드러운 물살처럼 어루만져 준다.
꿈을
꾸듯 여행을 느리게 변주 하는 안단테 칸타빌레 (andante
cantabile) 청산도다.
!!
청산도는
도심의 컴컴한 극장에서 눈물처럼 끌어안았던 영화 “서편제”의
고향 이다.
유봉
일가가“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는 5분20초
롱 테이크(Long-Take)
돌담
길은 한국 영화 명 장면으로 꼽히고,
드라마“봄의
왈츠”에서
내눈을
춤추게 했던 노란 유채꽃과 청 보리밭은 매년 4월이면
재방송하듯 황홀하게 피어난다.
2007년
국내 첫 슬로우
시티로 지정된 청산도는
완도항서 남쪽으로 19.2키로
떨어진 섬으로 ,
면적은
여의도 18배
크기지만 ,
인구는
약2,400명이
섬처럼 산다.
청산
섬은 오래된 시계가 고장 난 채 방치되어있는 듯한 , 과거가
현재에 살고 있다.
산등성이를
경영해서 만든 다랑이논
,
구불
구불
좁은 마을 돌담 길은 한층 여유롭고,
바다,
하늘,
산,
들판,
사람들 마음이 푸른색으로 물들어 가는 곳이다.
우리인생
불후의 명작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자연의 씨네 로망이다 .
파란색
물감으로 눈 가는 곳 모두를 채색한 대지의 예술가 청산도 , 누구나
그곳에선 시인이고 화가다.
청산여수
풍광에 가슴 뭉클한 새벽에 범 바위에 올랐다 .
밤새
헐거워진 공기가 습한 바람을 만나 어리둥절하듯, 바다의
물안개가 무리 지어 흐른다.
“나
이곳에서 당신을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바다의
교향곡과 자연의 서사시 ,
나락
드락
일렁임의 물결 사이로 햇살이 빛나고 ,파도와
파도 사이 빼곡한 추억이 거울처럼 비춰진다.
내가
세상 속에 떠있는 하나의 섬이라면 ,당신과는
어차피 친구다.
당신도
섬이긴 마찬가지니까?
청산도는
세상의 모든 아침이다 .”
청산도서
많은 돈을 들여 개발한 관광명소가 범 바위다 .그곳에
촌스런 범 바위 유래 표지판이 있다.
“범
바위 형상은 어미 범이 뒤따라오는 새끼 범을 뒤돌아 보는 형상으로,
아주
오랜 옛날 권덕리
산 고개에서 호랑이가 바위를 향해 “어흥”하고
소리내어
표호
하니
이곳
범바위
울림이 호랑이가 우는 소리보다 크게 울려
“나보다
더 무서운 짐승이 여기에 살고 있구나 “하고
도망쳐서
그
후로 청산도에
호랑이가 살지 않게 되었고 ,이곳을
범 바위라고 한다”
얼마나
낭만적인가 ,
우주로
가는 시대에 전설 따라 삼천리라니.. 그래서
느리게 사는 청산도가 좋다 .
청산도에
대중버스가 딱 한대 있다. 청산운수
사장이자 기사인 김봉안이
주인공이다.
버스는
배 시간과 함께 움직이고 마을도착 1분전에는
어김없이 경적 소리를 울려준다.
34년
동안 청산주민들의 발과 시간이 되 준 그에게 버스는 무엇이었을까?
세상
사람들과 함께한 소통의 길이었고, 아내와
가족들의 행복한 인생길이었고,
젊은
처자들의 사랑고백에서 이별의 아픔까지 함께한 사랑과 눈물과 회환의 길이기도 하다.
청산도
에서 버스는 김봉안이고
김봉안은
버스다.
청산
버스는 자명종이다 .
그의
경적이 청산도의 아침을 깨우면 바다는 힘찬 포말로 인사를 한다.
이른
아침에는 학교 가는 아이들과 뭍으로 세상일 하러 가는 사람들의 통학, 통근
버스고,
보건소가
문을 여는 아침9시면
무릎 아프고,허리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엠블런스가 된다.
석양이
지리바닷가에 빨간 숨을 토해내면 하루 일과를 마친 버스는 긴 그림자를 남기며 휴식을 취한다 .
많은
사람들이 꾸역꾸역 밀려온다 . 그러나 청산도는
그다지 볼거리가 많은 곳이 아니다 .
와!하는
탄성이 날만큼 장쾌한 경이로움도 없고 ,야^^!하는
드라마틱한 감탄사가 생길 곳도 없다 .
청산도는
관광하러 가는 곳이 아니고 여행을 가는 곳이다 .
관광이
자연의 화려하고 경이로운 볼거리 요소가 강한 거라면
여행은
내 감성과 경험이 만들어가는 자연과의 생명교류다 . 생명은
돈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값비싼
자동차로 얻어지는 것도 아니며, 비싼
음식으로 채워지는 것도 아니다 .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 한곳 ,요란하지
않아 좋은 곳,
청산도는
버스를 타고 돌아봐야 제 맛이 난다 .
쉼표
하나 가슴에 안고 또 다른 세상 속으로 떠나고 싶다면 , 김봉안
기사의 버스에 올라타라.
3,000원이면
청산도 한 바퀴를 도는 마음씨 좋은 버스는, 당신에게
보석 같은 청산도를
안내 해줄 것이다 .
김봉안
기사는 길이 되고자 한다 . 사람과
사람들 사이를 통과하는 마음의 길... .
“천천히
노래 부르듯이 “청산도를
거닐자.
도시의
시계에 청산도는
언제나 토요일 오후 1시다
...마치
버스처럼 ...버스가
섬이 되는 청산도다
첫댓글 작년에 지인과 ktx타고 버스 연계되는 여행 일정으로 보길도 청산도를 다녀왔는데 4월의 청산도는 어떨까 기대반 두려움 반 기다려지네요~~명인방 가족과의 여행이라 더더욱 기대가 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