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well-being)을 넘어서 '내추럴빙(natural-being)'이 화두다.
자연환경 중에서도 특히 인류의 역사는 숲에서 시작해 숲과 함께 진화 발전해왔으니,
숲은 인간에게 원천적인 고향이며 모태와 같다. '그린 닥터'로 불리는 숲과 나무가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숲 치유 역시 각광받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의 치유 역량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병원들과는 차별화된 심신치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환자들이나 해외환자들까지 먼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는 글로벌 암특화병원
으로서, 암치료와 힐링의 최적지로 관심을 끌고 있는
화순전남대병원의 치유 인프라에 관해 살펴본다.
●피톤치드ㆍ음이온… 항암 효과
우리 몸에선 매일 3000~1만개의 암세포가 만들어지지만 누구나 암에 걸리진
않는다. NK(natural killerㆍ자연살해)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감시하고
파괴하기 때문이다. 이 면역세포의 힘을 면역력이라고 한다.
숲에 많은 피톤치드, 음이온과 자연의 소리ㆍ색감 등은 NK세포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든다. 숲속의 맑은 공기에는 산소함유량이 높아 면역세포의 힘을 키워준다.
숲에 있기만 해도 일정부분 치유효과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숲을 마치 의사의 처방전처럼 인식하는
숲디자이너(Forest design)와
숲치료전문가(forest therapy guide)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도 숲체험이 건강뿐 아니라 인간의 정신영역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일상의 심각한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체계 붕괴, 암, 고혈압, 정신질환 등 다양한 건강이상을 숲에서 치료하면
부작용도 없고 비용도 적게 치유가능하다는 실험들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의 암 전문병원들은 최근 공간 자체를 환자들의 정신적ㆍ신체적
안정을 돕는 치유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고심중이다.
병원 인테리어 건축에도 그린(Green)과 에코(Eco)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런 점에서 화순전남대병원은 인위적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주변환경과 거대한
숲을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뛰어난 암치유 경쟁력을 갖고 있다.
광주 외곽의 전원도시인 화순은 전체면적의 74%가 울창한 숲이 있는 산림이다.
연평균 기온이 13.8도로 서늘하면서도 일조량이 풍부해 산약초 재배의 최적지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고려 인삼을 최초로 재배한 곳이다. 온천도 있고, 맑은 물이
풍부한 상수원 지역이기도 하다. '호남의 스위스'로 불릴 만큼 청정환경을 갖고 있다.
화순은 참살이 먹거리의 고장으로서도 유명하다. 특히 흑염소, 흑두부, 흑미,
다슬기 등 이른바 '블랙 푸드'가 유명하다.
암환자에겐 수술과 방사선치료ㆍ항암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면역력 강화와 심리적 안정, 음식, 물, 맑은 공기 등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환경적
요인은 수도권과는 차별화된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8534C56747F7633)
병원을 찾은 신원섭 산림청장.
●휠체어 산책… 치유ㆍ휴식ㆍ명상
화순전남대병원은 호남의 명산인 무등산과 만연산, 오성산 줄기를 배경으로 '화순의
알프스'라 불리는 산림지대와 인접해 있다. 병원 안팎으로 분수대와 정원, 수많은
나무와 꽃들이 조화를 이뤄 '한국의 병원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 꼽히고 있다.
병원 배후의 산자락에 뿌리내린 각종 나무가 사계절 내뿜는 피톤치드와 다양한
꽃들이 내뿜는 향기는 입원ㆍ치료 중인 암환자들의 심신치유는 물론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 병원 중 유일하게 병원건물 뒤편에 4만㎡(1만2000여평)에 달하는 대규모
'치유의 숲'도 보유하고 있다. 병원은 총 대지면적 17만7000여㎡ 중 5분의 1을
차지하는 이곳에 1200m의 산책길을 만들어놓고 있다. 이는 인근 만연산에
조성돼 힐링을 겸한 둘레길로 각광받고 있는 '화순 오감길'로도 연결된다.
병원측은 지난 2007년 화순군의 숲가꾸기 사업 일환으로 군과 공동으로
'치유의 숲'을 본격 조성하기 시작했다. 당시 7억여원을 들여 환자와 지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산책로를 마련하고, 정자와 운동기구를 포함한 쉼터공간을 만들었다.
피톤치드를 풍부하게 내뿜는 편백나무, 산벚나무를 비롯, 수만본의 야생화와 관목을
심는 등 조경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2012~2013년에는 4억5000여만원을 들여 대대적인 개선공사를 추진했다.
일부 구간의 경사면을 낮추고 탄성포장해 환자들이 휠체어를 탄 채 산책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 보호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황톳길을 조성했고,
데크전망대와 배수시설 등도 확충했다. 기존에 심어진 수만본의 나무들과
야생화 등에 더해 편백나무 등도 늘려 심었다.
숲내 산책로는 '치유의 길' '휴식의 길' '명상의 길'로 분류해 이름짓고 안내판ㆍ
CCTVㆍ휴게공간 등 시설물을 증설, 환자들의 안전과 이용하는 이들을 위한
편리성을 대폭 높였다.
환자들은 휠체어를 탄채, 혹은 링거를 맞으며 병원내 '치유의 숲'을 거닐고 있다.
환자의 가족과 방문객들은 물론 진료 대기자들도 숲을 찾아 독서하고 산책하며
휴식의 한 때를 만끽하고 있다.
●산림청 “숲치유 프로그램 협력”
이곳이 잘 가꿔진 힐링 최적지로 알려지면서 병원 고객은 물론 인근 노인전문병원
등의 환자들도 즐겨찾고 있다. 외국인 환자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화순전남대병원에서 구강암 치료를 받은 러시아 환자 리야보브씨는
"숲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투병 스트레스를 훌훌 털었다. 심신을 치유하고
위안을 주는 숲이 병원내에 있어 참 좋다"며 찬사를 보냈다.
병원을 방문하는 국내외 인사들도 꼭 들러보는 명소가 됐다.
지난달에는 신원섭 산림청장이 박기남 서부지방산림청장, 전남도ㆍ화순군 산림행정
관계자들과 함께 병원내 '치유의 숲' 을 둘러봤다. 신 청장은 우리나라에서
숲이론과 산림휴양관리 분야의 내로라하는 권위자다. 충북대 교수로 재직하던
지난 2008년 병원내 '치유의 숲'이 완공됐을 당시에도 화순을 방문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이 자리에서 신 청장은 "산림청에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숲치유 프로그램과
노하우가 많다"며
"지자체와 협력해 건강 프로그램이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용범 병원장은 "수도권이나 해외환자들이 화순을 찾는 이유가 있다. 암 치료기술과
최첨단장비, 환자안전, 의료의 질이 세계적 수준이고, 자연친화적 치유환경 또한
국내 으뜸이기 때문이다"며 "차별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감동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남일보 최동환 기자
백세인생
https://www.youtube.com/watch?v=5DkZ_EsMT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