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612 |
![]() 벽돌 한 장, 모래 한 줌에 떨어지는 구슬땀 5월23일 주일 모스크바장로회신학대학교 예배실에는 한국에서 선교 현장을 방문한 일행과 러시아 신학생, 현지 교민 등 1백여 명이 모였다. 이 주일은 성령강림주일 성찬예식까지 준 비됐다. 박창환학장의 인도와 고려인 교수 정뽈이나목사 통역으로 예배가 시작됐다. 예배는 한국말 과 러시아말로 진행됐으며, 한국에서 온 박숙철목사(대야제일교회)가 `영성의 예수님'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러나 우리와는 다른 분위기의 예배였다. 1천년의 기독교 역사를 가진 국가답게 나름대로의 예배의식이 있었다. 모든 찬송과 기도는 일어서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우리 예배는 1시간을 전후해서 마치는 것과는 달리 시간적인 제한이 없었다. 한국 사람이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이러한 예배는 27일 학 위 수여식과 이어서 열린 선교대회 등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이같은 예배의식은 우리와 같이 주일에 정기적으로 모이지 않았던 러시아정교회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사람들은 매주일 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교회에서 모임을 갖지만 러시아에 서는 일주일에 한번 모이기 때문에 당연히 예배 시간이 길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유 학생의 설명이다. 예배 중에 하는 기도와 찬송 시간은 하나님에게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앉 아서 할 수 없다는 설명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감동 시킨다. 이러한 내용을 감안, 박창환학장은 미국 등에서 사용되는 예배의식을 연구해 적용하고 있다 고 말한다. 예배에 이어 성령강림주일을 기념해서 가진 성찬식에서는 다소 어색한 감은 있지만 예수님 의 피와 살을 기념하는 빵과 포도주를 받아들고 기도하는 모습은 그리스도의 보혈로 하나임 을 확인할 수 있었다. 11시부터 시작된 예배는 2시간이 지난 1시가 가까와서 끝나고, 신학대학교에서 마련한 러시 아인들의 주식인 빵과 음료를 나누며 교제를 나눈다. 민들레 지평선 24일에는 아침부터 서둘러서 숙소를 떠나 지평선이 보이는 들판을 달리기 시 작했다. 러시아에서 일주일 전에 출고된(우리 일행이 도착과 함께 처음으로 승차하는 영광 을 차지) 버스였다. 특히 이 버스는 이사장과 학장용으로 구입한 승용차와 함께 포항중앙교 회(서임중목사 시무)가 현지를 방문했다가 구입해 준 것. 이미 있던 학교 버스를 이용하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을 느끼고 돌아온 포항중앙교회가 학교 지원 일환으로 기증한 것. 취재 기자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에도 눈이 왔었다는 모스크바의 날씨는 들판이 민들레 꽃으 로 온통 노랗게 물들 정도로 화창한 날씨를 보였다. 이날의 여행길은 개척교회 방문. 한국교 회 지원으로 교회당을 건축하고 있는 교회를 방문하기 위해서 였다. 모스크바의 남쪽 3백50 키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스테인레스공장이 위치하고 있는 오룔 시. 지상 4층 지하1층 4백여평 규모로 건축하고 있는 교회는 `샘물'이라는 뜻을 가진 쥐보이 이 스또츠니끄교회. 건축전문대학과 성경통신대학을 졸업하고 이번에 모스크바장로회신학대학 교를 졸업한 에로쉬낀 뾰뜨르목사가 담임하고 있다. 뾰뜨르목사는 취재기자와 선교여행 일 행이 방문한 날에는 신학교에서 열린 전도학교에 참석하고 있었다. 이 교회를 지원하고 있 는 한국의 교회는 창동염광교회(최기석목사 시무). 일행이 도착하자 건축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교인 10여 명이 반갑게 맞이한다. 교 인은 70여 명. 현장을 둘러보는 순간에도 입가에 흘러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벽돌 한 장 한장을 다듬고 있다.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한국을 다녀간 바 있다는 이 교회 출신 고려 인 리자씨는 “교인들이 자신들의 집에 있는 것들을 아낌없이 가지고 나와서 교회 건축 현 장을 지키고 있다”며, “이날도 한국에서 손님이 온다고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 한다. 벽돌 한 장 모래 한 줌, 특히 이들은 "한국교회가 지원해 주는 건축 헌금이 어린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어렵게 한 두푼 모은 돈이기 때문에 소중하다"며, "벽돌 한 장, 모래 한 줌이라도 아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며 한국교회 교인들에 대한 고마움을 대신한다. 그리 고 "한국교회가 러시아에 선교한 것과 같이 앞으로 러시아도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곳에 선 교하겠다"고 다짐한다. 오룔지역에는 순천 천보교회(이길수목사 시무)가 지원하고 있는 오룔 비파니아교회(담임:이 바노브 알랙세이)도 건축 중에 있으며, 6개 교회가 모스크바장로회신학대학교와 관계를 맺 고 한국교회의 지원으로 선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룔과 모스크바 중간에 위치한 뚤라시에는 염산교회(오신주목사 시무)의 지원으로 교회당 을 건축하고 있는 블라가야 베스찌교회(담임:안드레에브스끼 미하일)는 지상3층 지하1층 규 모로 러시아 교회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 교회 건축을 위해 2백50여 명의 교인들이 힘을 모 으고 있다. 공산당 당원으로 무기공장에서 책임자로 일했다는 이교회 한 집사는 딸의 아파 트를 팔아 건축 헌금을 했으며, 교인들이 가지고 있던 금은보화를 모아 교회당 건축에 헌금 하고 있다고 한다. 또 미하일목사는 교인들이 내는 헌금은 모두 방송 선교와 교육을 하는 일에 사용하는 헌신을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장로회신학대학교를 통한 러시아 선교 현장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복음이 전해졌 을 때 온 교인들이 물지게를 지고 흙벽돌을 한장 한장 찍어서 교회를 건축했던 모습 그대로 였다. 초대교회의 모습을 본 듯하다. 러시아 선교 현장을 함께 돌아본 안내자는 러시아 선교에 대해 "1천년의 기독교 역사를 가 지고 있는 러시아의 사람들은 이미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역 사 속에서 기독교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고, 또 공산권 치하에서 탄압까지 받았기 때문에 올바른 신앙을 심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박만서 mspark@kidokong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