科試竊用(과시절용)
(과거시험 컨닝 사건)
偰將軍猷早事弓馬, 不解擧業. 嘗於場屋, 發策問 : 「以都邑人才, 待夷狄三條.」 偰終日操觚, 不成一字.
설장군유조사궁마, 불해거업. 상어장옥, 발책문 : 「이도읍인재, 대이적삼조.」 설종일조고, 불성일자.
[解釋] 장군 설유가 일찍 부터 활쏘기와 말 타기를 일삼았으나, 과거공부는 알지 못하였다. 일찍이 과거시험에서, 계책을 묻는 策問으로, 「도읍의 인재로, 오랑캐를 막을 방법 세 가지를 제시하라.」라는 문제가 출제 되었다. 설유가 하루 종일, 종이만 앞에 놓고, 한 글자도 써내지 못하였다.
好事者戱書草面紿曰 : 「南山上松栢之鬱鬱, 開川邊楊柳之依依, 成均館濟濟之多士, 訓鍊院赳赳之武夫. 兀良哈不來則貂皮虛胸何自而出乎? 倭人不來則白礬丹木何由而得乎? 至於用人則金墩、金末是也.」
호사자희서초면태왈 : 「남산상송백지울울, 개천변양류지의의, 성균관제제지다사, 훈련원규규지무부. 올량합불래즉초피허흉하자이출호? 왜인불래즉백반단목하유이득호? 지어용인즉김돈、김말시야.」
[解釋] 일삼기 좋아하는 자가 장난으로 초안을 작성하여 면전에서 주었는데 그 속인 내용이 아래와 같았다. 「남산위에 송백이 울창하고, 개천가에 버드나무 늘어졌다. 성균관엔 훌륭한 선비들이 많고, 훈련원엔 헌걸찬 무부들이로다. 오랑캐가 오지 않는다면 담비모피 방한복이 어디에서 나오며, 왜인들이 오지 않는다면 백반이나 단목을 어디에서 얻겠는가? 사람을 씀에 있어서는 김돈과 김말이 옳도다.」라고 하고는,
亂曰 : 「月明兮廣通橋, 塵擾擾兮雲從街. 是故成湯放桀于南巢而有慙德.」 偰竊用之. 試官大笑. 偰後中武科壯元.
난왈 : 「월명혜광통교, 진요요혜운종가. 시고성탕방걸우남소이유참덕.」 설절용지. 시관대소. 설후중무과장원.
[解釋] 마무리로 말하기를, 「달이 밝구나! 광통교여, 속세라 소란하구나! 운종가여, 그러므로 탕왕이 걸왕을 남소로 추방하고, 그 덕을 부끄러워 하셨네.」라고 하였는데, 설유가 슬그머니 이것을 써먹으니, 시험관이 이를 보고 크게 웃었다. 설유는 그 뒤로 무과시험에 장원으로 급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