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후 전용버스에 올라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프레케스톨렌을 보러 간다. 버스는 프레케스톨렌으로 가는 도중 항구 근처에서 잠시 멈추고 가이드가 일행 몇 명의 도움을 받아 도시락을 준비해 와 사과와 물, 샌드위치가 들어 있는 도시락을 하나씩 나눠 준다.
스타방에르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아마 해면에서 날카롭게 뻗어 나온 약 600m의 가파른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프레케스톨렌(Prekestolen)'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곳은 노르웨이 3대 트레킹 코스 중 한 곳으로 우리도 이번 여행에 프레케스톨렌 하이킹 프로그램이 있는 내일투어를 선택한 것이다. 옛날에는 "히브라토나(Hyvlatonna)"라고 불렀으나 관광객들이 바위 모양이 네모진 교단과 비슷하다고 해 프레케스톨렌이란 별명을 붙여 전파한 것이 이제는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노르웨이에서 유명한 하이킹 장소 중 하나이자 미션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6 촬영지이다. 주차장에서 내리니 평일이라 그런지 주차공간은 아직 한산하고 주차장 바로 옆에 무료화장실과 등산안내소가 있다. 넓고 깨끗한 화장실 옆에는 식수를 받는 곳이 마련돼 있다. 식수로 받은 물을 받아 마셔보니 정말 시원하고 깨끗하다. 노르웨이는 부자도 물을 안 사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질이 깨끗한 나라 중 하나라고 한다.
가이드가 등산안내소에서 프레케스톨렌 등산안내 지도를 가져와 한 장씩 나눠 주면서 “이곳을 비롯해 노르웨이 아니 북유럽 어느 나라에도 등산로에 대피소는 있지만 안전펜스, 밧줄, 화장실 등 자연을 훼손할 수 있는 시설은 없으니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 하고 스틱 등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가볍게 등산하는 게 좋으며, 나눠드린 사과, 샌드위치, 물 중 사과는 정상에서, 물을 하산하면서, 샌드위치는 가급적 하산 후 드시는 게 좋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화장실이 없고 방뇨하는 것도 금지사항이기 때문이다. 또, 주차장에서 프레케스톨렌까지는 3.8km로 등반하는데 2~3시간 정도 소요되며 왕복으로는 3~4시간이 걸린다고 하나 우리 팀은 오후 2시까지 내려오면 되므로 각자의 체력에 맞도록 천천히 안전하게 다녀오되 체력이 미치지 못하는 분들은 무리하게 정상까지 가실 필요없이 중간에 되돌아오기 바란다. 아울러 제단바위 절벽에는 별도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있지 않고 바람도 강하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한다. 인생샷을 찍다가 인생끝을 볼 수 있으니 절대 조심해야한다.”라고 주의사항을 이야기해 준다.
아침 9시 정도에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이미 정상을 찍고 내려오시는 분들도 많았다. 입구는 자갈길이지만 10분 정도 오르면 가파른 돌계단으로 이어진다. 중간에 잠간 습지가 나타나지만 하이킹 코스 대부분이 바위와 돌로 노르웨이 정부에서 부탄(네팔?) 스님들을 모셔다가 이 길을 정비했다고 하는데 그래도 중간중간 가파른 구간도 많아 발목을 조심해야 해 왜 여행 출발전 가이드가 하이킹화나 등산화를 가져오라고 했는지 이해가 된다. 2km쯤 오르면 암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호수가 나타나는데 이곳 나무그늘 아래 트래킹화를 벗고 누우니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눈이 스르르 감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정산을 향한다. 트래킹 코스에는 중간 중간 지나 온 거리와 남은 거리가 표시되어 있고 바위엔 빨간 페인트로 방향을 표시해 놓아 길을 잃을 걱정은 없다. 그런데 한참을 오르니 중간중간 긴 대나무가 꽂혀 있는모습이 보인다. 겨울철 눈이 많이 왔을 때 적설량과 길을 안내해 주는 표식이라고 한다.
정상인 프레이케스톨렌은 600m가 넘는 수직 절벽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아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고소공포증을 일으킬 것 같은데 그래도 인생 샷을 찍는다고 절벽 끝에서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을 보니 그 용기가 부럽긴 하지만 만용인 것 같다. 꼭대기는 가로 세로가 각 25m 정도의 네모나고 평평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교회의 설교단'이라는 뜻의 '펄피드 락'(Pulpit Rock)이란 이름으로 불리운다고 한다. 바로 밑에는 뤼세 피요르(Lysefjord) 댐이 있어 뤼세 피오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프레이케스톨렌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런데 이곳까지 쌍둥이 아이를 엎고 온 부부가 있어 내 눈길을 끈다. 혼자 올라오기도 힘든데 배낭을 메고 아이를 엎고 여기까지 올라 온 젊은 부부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다.
아내와 함께 프레이케스톨렌 하이킹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가이드 신현주씨가 반갑게 우릴 맞으며 우리가 1등이라고 한다. 70이 가까운 나이에 3시간 반만에 프레이케스톨렌 하이킹을 마친 우리 부부의 체력에 놀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주차장 매점에서 사서 마신 콜라가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