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고 개 나 그 네
설레이는 마음으로 차에 몸을 실었다.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날씨다.
막연히 강원도로 가기로 하고 코스는 정하지 않고, 가다가 정하기로 하고 출발하였다.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09:30경 안동휴게소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윗쪽으로는 고속도로 공사중으로) 서안동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예천 상리면을 거쳐 충청북도와 경계지점인 저수령(低首嶺)에서 단양목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차는 저수령를 넘어 꼬불꼬불한 길을따라 단양을 향하여 산을 내려오니 충주호가 눈앞에 나타난다.
충청도 땅에 당도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단양고수동굴 입구에서 잠시 주차하고 수석점(壽石店)을 둘러보고 영월을 향하여 차는 달린다.
남한강이 푸른 물을 넘실거리며 유유히 흐르고 군데군데 낚시꾼과 수영객이 즐기고 있다.
영월의 김삿갓 허유비를 구경하기 위하여 옥동천 와석계곡 입구에 도착한다.
입장료가 1인당 2,000원이다.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고 해서 1인당 1,000원을 지불하고 입장하게 되었다.
4~5km의 계곡을 따라 들어가니 김삿갓(본명:金炳淵) 묘와 시비(詩碑)가 좁은 산골짜기에 나타났다.
김삿갓의 생애와 시(詩)가 담긴 기념비를 둘러보고 계곡을 다시 내려와서 적당한 곳에서 돼지고기 삼겹살과 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영월읍내를 지나 장릉(단종왕릉) 옆을 지나 평창쪽으로 향하던 중 영월과 평창의 경계지점인 원도재휴계소에서 잠시 쉬는 도중 인근에 관광유원지가 있는가를 알아본 결과 30분 거리에 법흥사 계곡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핸들을 고갯길로 서서히 돌려보니 주천강이 흙탕물을 품어 내리며 산모퉁이를 돌아가고 있다.
강원도에는 깊은 산이 많아서 인지 남한강 상류에 주천강, 평창강, 동강, 서강, 조양강등 자그마한 강들이 많이 나타났다.
법흥사 계곡을 향하여 가는 도중에 적당한 민박을 구하기로 하고 사방을 살피면서 들어 간다.
건너 산밑에 통나무 민박집이 눈에 확 들어왔다.
“됐다. 통나무집” 일행 모두가 좋다고 한다.
영월군 수주면 법흥2리에 위치한 민박집은 원래 1층 스라브집이었는데 농촌관광지개발 융자금으로 2층에 통나무집을 지어 꽤 운치가 있고 시설도 잘되어 있었다(민박료는 큰방 1개(6명 35,000원)
법흥사는 자장율사께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후 수도한 곳으로 전해지는 토굴과 징효대사 보인탑비, 몇 채의 선방과 적별보궁등 이제는 일부만 남아 흥녕선원터등이 수행자들과 참배객을 맞고 있으나 옛모습에 비하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 중흥불사를 통해 선문종찰로서의 옛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사자산자락에 자리잡은 법흥사는 우리 나라 5대사찰중의 하나로 서기 643년 신라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어 1천3백여년을 내려오는 동안 쇠락되었다.
적멸보궁(寂滅寶宮)에 부처님은 없고 뒷문을 통해 부처님 진신사리를 바로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적멸보궁의 뜻을 모르겠다) --그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 5대사찰 : 영축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태백산 정암사, 설악산 봉점암, 사자산 법흥사
법흥사를 출발하여 평창읍에 도착하니 마침 장날이라 시장구경을 하고 향토음식인 메밀묵, 옥수수국수 맛을 보고 옥수수1접(20,000원)을 차에 실었다.
오대산을 향하여 장평에 다다르니 영동고속도로가 통과하고 있었다.
고속도로와 나란히 6호선 국도를 따라가다 속사리에서 계방산 자락에 위치한 이승복 반공기념관의 이정표를 따라가 보았다.
이승복은 1975년 계방산 기슭의 독가촌에서 4남매중 둘째아들로 태어나 1968년 생일날(날짜는 잊었음) 무공비들의 침입에 “공산당이 싫어요”하다가 어미니, 형, 여동생, 남동생 등 5명이 무장공비로부터 입이 찢어지고 돌로 맞아 형만 간신히 살아나고 어머니와 두 동생과 같이 죽음을 맞게 되었다. 4개의 묘소 앞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이승복 기념관은 학생들의 반공교육장으로 널리 활용하고 있으며 이날도 서울, 부산 등 전국에서 많은 초등학생들이 견학을 왔다.
다시 속사리로 내려와 하진부 상진부로 오는 도중 고속도로는 확장공사가 한창이었다.
오대산의 월정사를 지나쳐 비포장도로로 약 7km 더 들어가니 5대사찰중의 하나인 상원사가 오대산의 산허리에 위치하고 있다.
대웅전을 짓기 위하여 정지작업을 하고 있으며 적멸보궁은 1km의 오대산 비로봉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다시 내려와 월정사에 둘러보고 주문진으로 향하는 진부령고개에 다다르니 맑았던 하늘이 컴컴해 진다.
10 m앞도 안보일 정도의 구름 속에서 고개를 내려와 송천에 도착하니 오후 3시 40분경,
직접 재배한 메밀로 만든 막국수와 감자부침, 빈대떡으로 늦은 점심을 때웠다.
차는 다시 6번 국도의 끝인 바닷가의 방내를 지나 7번 국도인 강릉으로 향하니 푸른바다가 넘실거리는 파도, 바닷바람이 산골짜기를 헤매던 가슴을 확 트이게 한다.
강릉의 오죽헌, 경포대가 보인다.
모두들 몇번씩 갔다 왔으므로 그냥 통과하자고 했다.
강릉을 지나니 안인진이라는 곳이 있었다. 이곳은 북한잠수정이 침투한 곳으로 바닷가에 잠수정을 볼 수 있으며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계속 남쪽으로 바다와 철도와 나란한 국도를 따라 내려오면 SBS연속극 “모래시계”에 나오는 정동진역을 볼 수 있다.
역은 바로 바닷가에 위치하여 멀리 보이는 수평선이 시원스레 보인다. 이곳에서 민박을 하려다가 많은 젊은이들로 시끄러울 것 같아 동해시에서 묵기로 하고 계속 내려와 묵호항에 도달하여 어판장에서 즉석 회를 시켜먹고 어달리해변에서 민박을 정하고 강원도에서 마지막 밤이라 새벽 2시까지 고스톱으로 늦은 잠자리에 들었다.
7. 21, 05:30 기상!
왜 이렇게 일찍 깨우느냐!
08:10 어달리민박집을 출발한 차는 동해시를 관통하여 태백으로 향하는 지방도로 꺾어 들었다. 조금을 달려 태백으로 향하는 국도38호선에 차를 몰아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군립공원으로 달렸다.
대이리 계곡입구에서 시멘트공장이 우뚝 솟아 있으나 문을 닫은 지 오래 된 것 같다.
큰 시설을 만들어 놓고 저렇게 내팽개쳐져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계속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대이리 군립공원입구 넓은 주차장주변에는 지붕을 참나무 껍질로 이은 굴피집과 참나무를 쪼개어 이은 너와집 그리고 물을 이용한 통방아 등의 주요민속자료가 보인다.
천연기념물 제178호인 동양최대의 환선굴(幻仙窟)이 나타난다.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산117번지 해발 820m에 위치한 환선굴은 5억 3천만년 전에 생성한 것으로 총연장 6.2km(추정) 정도이나 개방된 구간은 약1.6km로 기온은 10.2℃~14.0℃이고 습도가 86%~96%이다. 또한 굴 속의 많은 물의 수온은 평균 10℃~13.3℃로서 이 계곡 물은 이 굴 안에서 나오고 있다.
이 굴이 위치한 지역은 우리 나라 등뼈에 해당하는 태백산맥 산간계곡 지역에 위치한 동굴지대로 관음굴, 사다리바위 바람굴, 양터목세굴, 덕밭세굴, 큰재세굴 등의 석회동굴이 밀집해 있다. 동굴 경관으로는 관음굴이 종유석과 석순등 유성경관이 빼어난데 비해 그 규모의 광대함이 동양최대를 자랑한다.
동굴 안에는 신천지, 신선계곡, 희망봉, 소망계곡 등이 있는데
1. 신천지(新天地)에는 제일폭포와 만물상이 있고
2. 신선계곡(神仙溪谷)에는 오련폭포와 흑백유석이 있으며
3. 희망봉(希望峰)에는 꿈의 궁전, 도깨비방망이, 백거북, 대머리형 석순 등이 있고
4. 소망계곡(素望溪谷)에는 소망폭포, 사랑의 맹세, 산호벽, 생명의샘 등 이 있다.
이밖에도 지옥계곡, 천당계곡, 통일광장, 은하계곡, 환상계곡, 이승계곡 등 많은 굴들이 있으며, 넓은 굴 구석구석에서는 많은 물들이 나오고 있어 그 신비를 더해주고 있다.
동굴을 한바퀴 돌아오는데 약 2시간정도 소요된다.
내려오는 길에 민속식당에서 동동주 한사발과 묵을 먹은 후 내려오다 보니
야! 술서야!
경상도 의성땅의 산간오지에서 같이 자란 친구들을 강원도 삼척땅에서 만날 수 있다니.. (고향동네 친구들이 관광을 왔음)
12시경 차는 대이계곡을 빠져나와 태백시 도계로 향하여 도개읍사무소 입구 중국음식점에서 막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영동선 열차가 땀을 흘리는 태백준령을 타고 원리에서 구사리쪽으로 조금 들어가 수천평의 고랭지 채소밭이 펼쳐진다. 주민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원덕을 향하여 가는 도중에 덕풍계곡을 돌아 원덕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경상도 울진을 거쳐 전에 자주 가던 후포항의 안동댁(안동회집)을 찾아 푸짐한 회를 먹고 백암온천에 있는 민박집 南相允 할아버지 댁에 갔으나 아무도 없었다.
우리 일행은 집주인이 없는 집에서 하루를 묵고 한화콘도 황토탕에서 지금껏 흘린 땀과 피로를 씻어 내고 영해, 창수, 영양, 진보를 거쳐 대구에 당도하니 온몸이 노곤하구나.
일행들이여 무사히 다녀왔으니 더욱더 열심히 일하고 건강하게 삽시다!
내년에 또 가자. 저 내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