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신맞이 삼남매 여행을 떠난다.
통영으로 2박 3일 여정.
금호 마리나 리조트에서 숙박하기로 한다.
첫날, 가는 비가 뿌리는 도로를 달려 통영 도착, 그다지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뿌옇게 흐린 하늘이 해저물녘 느낌을 갖게 한다.
15,000원을 추가하면 바다뷰란다. 아니면 항구뷰
어차피 바다를 접할 수 있는 터라 항구뷰 선택
현명한 결정이었다.
섬 몇 점 떠있고 별 움직임 없는 바다뷰보다 훨씬 낫다.
덤으로 그다지 화려하진 않지만 야경뷰도 함께 얻는다.
바다뷰 선택했더라면 억울할 뻔~
숙소에서 잠시 풍경 구경하며 쉬다 저녁식사를 위해 활어 시장으로 향한다.
생각보다 사람들 발걸음이 뜸하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생각하면 피하고 싶지만 회를 워낙 좋아하는 엄마를 위한 선택.
팔기 위한 상인들의 절실함이 보인다.
광어, 돔, 우럭 한 바구니가 오만원. 싸다.
큰 접시에 하나 가득, 낙지 탕탕이 한 접시랑 더불어 무척이나 푸짐하다.
매운탕거리는 아침식사를 위해 포장했음에도 배부르게 먹었다.
이리 싸도 되는 걸까? 오염수때문에 수요가 준 걸까?
괜스리 상인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둘째날, 11시 한산도 제승당 유람선을 예약한 터라 시간이 널널하다.
리조트 주변 산책을 나간다.
방파제 끝에 우주선처럼 뾰족한 구조물이 보인다.
갈매기한테 소리도 치고 지나가는 요트를 향해 손도 흔들며 걷는다.
연필등대란다.
통영에 많은 문인들이 배출되어 그를 기념하기 위해 전국에 하나뿐인 연필 모양의 등대를 세웠단다.
유치환, 김상옥님의 시가 보인다.
연필등대, 발상이 재미있다.
리조트 뒤쪽으로 돌아가 본다.
쭉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통영국제 음악당으로 갈 수 있는 나무계단을 오른다.
윤이상 추모비가 보인다.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머나먼 타국에서 잠들어야 했던 마음은 얼마나 비감하고 고독했을까.
그 한스러움은 하늘나라에서 조금이나마 덜어졌을까.
죄송하고 부끄럽다 ㅠㅠ
날아갈 것 같은 콘서트홀의 지붕, 앞마당에 서있는 커다란 음표. 국제 음악당(콘서트홀)답다.
리조트 뒷편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아침 햇살이 너무 눈부셔 오후 4시 무렵 자전거를 탔다.
엄마랑 오라버니들은 번갈아 뚝뚝이처럼 생긴 커다란 네 발 자전거를 타고 난 그냥 자전거.
1시간 대여료 5천원 착한 가격, 뚝뚝이 자전거는 2만원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은 많지 않고 자전거길이 대부분이어서 맘 편하게 탈 수 있다.
마리나리조트부터 영운리 삼거리까지 수륙해안 산책로 삼칭이 길을 달린다.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는 맛은 톡 쏘는 듯 시원하다.
왕복 8.6킬로.
되돌아 오는 길 마주쳐 불어오는 바람때문에 더 열심히 패달을 밟느라 얼굴이 벌개지고 다리 근육이 팽팽이 당겼지만 기분 좋은 라이딩이었다.
마리나리조트에서 그저 머물기만 할 게 아니라 자전거를 타며 건강도 챙기고 재미도 얻는다면 일석이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첫댓글 효녀네요. 잘하셨어요.
저게 윤이상씨 묘인가요.
묘는 아니고 추모비로 알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