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군 농튜버 박우주·유지현씨 부부
유튜브에 올리는 농사일지… 90년대생 부부가 사는 법
[중부매일 이병인 기자]
"안녕하세요. 시청자 여러분. 오늘은 관리기 작동요령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유지현(30), 박우주(30)씨는 2018년 청양군으로 귀농한 동갑내기 부부다.
귀농 3년차인 부부는 허름한 옷에 밀짚모자와 장화를 신은 모습이 영락없는 농부다. 하지만 카메라를 켜고 촬영을 시작하자 유명 방송인 못지않은 언변을 쏟아냈다.
청양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귀농인의 우수한 영농아이디어를 지원 육성하고자 올해 초 '귀농인 아이디어 공모사업'을 추진했다.
모집결과 총 4개 사업이 선정 되었으며 그중 유씨의 제안사업 (주제, 청양군이 잘나가야 우리도 잘나간다. -유튜브 영상 제작 홍보 마케팅-)은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하고 나아가 청양군 귀농귀촌 정책 안내 및 축제, 관광 홍보까지 하겠다는 전략으로 기대를 받으며 선정되었다.
부부는 지난해 5월부터 유튜브 채널 '참동 TV'를 운영 중이며 지금까지 게시한 동영상은 93개, 누적 조회 수는 283만회에 달한다.
참동TV 채널 캡쳐.
업로드 영상으로는 농작물 재배방법과 농기계 작동요령, 시골에서 빈집 구하기, 청양군 귀농귀촌 정책 등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유튜브 운영 1년여만에 구독자는 약 2만명으로 작년에 재배한 농산물은 판로 걱정 없이 대부분 직거래로 완판 하였으며 인기에 힘입어 광고료 등의 부수입도 벌고 있다.
지금은 생활이 안정적이지만 처음부터 평탄하게 지냈던 것은 아니었다.
도시생활이 익숙한 부부에게 농촌은 모든 것이 낮설고 경험과 지식 부족으로 인한 애로는 시골에서의 삶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보람도 있었다.
시골의 정을 느끼게 된 인간관계 등도 있지만 첫 파종에서 싹이 텃을 때, 정성껏 키운 작물이 잘 자라 첫 수확을 했을 때, 그때의 기쁨과 감동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행복과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유씨는 귀농은 절대로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여러 지원 정책이 있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준비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촌에 대한 이해, 지자체 마다 다른 지원, 농업기술에 대한 이론과 실제적인 정보가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동TV 채널 캡쳐.
▶농튜브 전문가.
농사면 농사, 촬영이면 촬영, 이제는 베테랑이 다 됐다. 밭에 거름을 주다가도, 농약을 치다가도, 수시로 영상을 촬영하고 농촌 생활을 영상 일기처럼 거의 매일 유튜브에 올렸고, 어느새 농튜버가 돼 있었다.유씨는 "귀농초기 모든 것이 막연하고 답답했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농업에 자신감이 생겼고 재미와 보람도 느낀다며 연고 없는 청양에 잘 정착 할 수 있었던 건 농업에 대한 열정과 노력, 물심양면 도와주신 주위 모든분들,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 덕분이며 앞으로 더욱 좋은 영상을 제작해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인 유튜브를 활용한 1인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농업에도 농사를 지으며 방송을 하는 '농튜브(농민+유튜브)가 늘고 있다.
참동TV 채널 캡쳐.
1~2년 전만 해도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가 직거래 농민의 주된 마케팅 도구였다면 최근엔 스크롤 없이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영상 마케팅이 대중의 호응을 얻고 있다.
농업 마케팅 분야 패러다임의 전환에 맞춰 기존의 유통망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농업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며 앞으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시대에 맞춰 유튜브 활용능력, 영상 마케팅 기법, 동영상 편집기술 등을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개설하고 농튜버 육성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부부가 깜짝 놀란 이유 (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