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觚 不觚 觚哉觚哉
모난 술그릇이 모 나지 않으면 모난 술그릇이겠는가! 모난 술그릇이겠는가!
觚(모난 그릇 고, 술잔 고)
※觚 稜也 或曰 酒器 或曰 木簡 皆器之有稜者也(觚는 모난 것이다. 혹은 술그릇이라 말하고 혹은 대나무 그릇이라 한다. 모두 그릇에 모가 있는 것이다.) 稜(모날 릉, 모서리 릉)
※不觚者 蓋當時失其制而不爲稜也 觚哉觚哉 言不得爲觚也(不觚는 당시 그 제도를 잃고 모가 나지 않은 것이다. 觚哉觚哉라 한 것은 모난 술그릇이 될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程子曰 觚而失其形制 則非觚也 擧一器 而天下之物 莫不皆然(모난 그릇이 그 형태와 제도를 잃으면 모난 그릇이 아닌 것이다. 그릇 하나를 들었으나 천하의 만물이 모두 그러하지 아니하겠는가.)
※故君而失其君之道 則爲不君 臣而失其臣之職 則爲虛位(그러므로 임금이 그 임금의 도를 잃으면 임금이 될 수 없고 신하가 그 신하의 직분을 잃으면 빈자리가 되는 것이다.) 職(맡을 직) 虛(빌 허)
※范氏曰 人而不仁 則非人 國而不治 則不國矣(사람이 仁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나라가 다스려지지 않으면 나라가 아닌 것이다.)
宰我 問曰 仁者 雖告之曰 井有仁焉 其從之也
宰我가 물었다. 仁者는 비록 그에게 말하여 알려주기를 우물에 사람이 빠졌다하면 그는(인자)는 그를(우물에 빠진 사람)을 따라 가겠습니다.
子曰 何爲其然也 君子 可逝也 不可陷也 可欺也 不可罔也
가게 할 수 있으나 빠지게 할 수 없다. (그럴 듯한 말로) 속일 수 있으나 (터무니없는 말로)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
逝(갈 서) 陷(빠질 함) 欺(속일 기) 罔(속일 망)
※劉聘君曰 有仁之仁 當作人 今從之 從 謂隨之於井而救之也 宰我信道不篤 而憂爲仁之陷害 故 有此問(劉聘君이 말씀하였다. 有仁의 仁은 마땅히 人이 되어야 한다. 今從의 從은 우물에 따라 가서 그를 구하는 것이다. 宰我가 도를 믿으나 독실하지 않아서 仁자가 해로움에 빠질 것을 근심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질문이 있었다.) 劉(성 유) 聘(맞이할 빙) 隨(따를 수) 篤(돈독할 독) 憂(근심 우)
※逝 謂使之往救 陷 謂陷之於井 欺 謂誑之以理之所有 罔 謂昧之以理之所無(逝는 그로 하여금 가서 구하게 함을 이르고 陷은 우물에 빠지는 것을 이른다. 欺는 그를 이치가 있는 것으로 속이는 것이고 罔은 이치가 없는 것으로 어둡게 하는 것이다.) 誑( 속일 광) 昧(어두울 매)
※蓋身在井上 乃可以救井中之人 若從之於井 則不復能救之矣(몸이 우물 위에 있으면 곧 우물 속에 있는 사람을 구할 수 있으니 만약 우물에 따라 들어간다면 다시 그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此理甚明 人所易曉 仁者雖切於救人而不私其身 然不應如此之愚也(이 이치가 심히 분명하니 사람이 쉽게 깨닫는 바, 仁者가 비록 사람을 구하는데 간절하여 그 몸을 사사롭게 여기지 않지만 마땅히 이와 같이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다.) 曉(깨달을 효) 愚(어리석을 우)
※劉聘君의 ‘빙군’은 군주의 초빙을 받고도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른다. 이름은 勉之이고 字는 致中, 號는 草堂이다. 朱子의 才人이므로 혹자는 빙군을 聘父로 잘못 알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