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새로 문 열 대구의 자사고…미리 듣는다

[알프레도]

지난해 계성고에 이어 내년부터 대구에는 경신고, 대건고, 경일여고 등 3개의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가 새로 문을 연다. 자사고 전환 학교가 늘면서 지역에서도 자사고 열풍이 서서히 불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사고 입학을 원하는 중3생들과 학부모들이 신입생 선발 방법과 학교 운영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반고를 선택할지 자사고를 선택할지 갈림길에 놓여 있는 학생, 학부모들을 위해 경신고 김홍일 교장과 대건고 이두영 교장을 만나 자사고의 운영 방향과 교육과정, 입학전형 등을 알아봤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경신고>

-교육과정이 일반고와 어떻게 다르나.

▶수준별 이동수업과 교과교실제 등 수준별 교육과정이 특징이다. 3년 동안 이수하는 단위 수는 210단위로 1학년부터 '인문사회계열'과 '의약이공계열'을 구분하여 출발한다. 고교등급제의 폐지가 예상되는 데다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TEPS, TOEIC과정, 독서토론반 등 특화된 교육과정을 신설한다. 자기주도형 학습을 위해 이번 여름방학부터 학생들이 직접 교사의 강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규교과 후 과정은 어떤 게 있나.

▶당초 이수단위를 210단위에서 240단위로 늘리려고 했으나 그대로 유지되는 바람에 방과후 수업의 내실화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특히 유명인사를 초빙해 특강을 하거나 전담 외국인 강사를 뽑아 해외유학반과 고급수학반 등을 특별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아리 활동을 강화해 학생들이 정규과정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전문화된 교육과 실험,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할 작정이다.

-교사들의 수업 능력에 대한 관심이 큰데.

▶현재 69명의 정규교사가 있는데 33.3%가 석·박사급이고 해외유학파도 다수다. 자사고로 전환하면 학급당 교사 수를 늘여야 하는데 서울지역의 우수교사를 초빙하고 박사급 이상 교사도 선발할 예정이다. 나머지 교사들은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선진국 견학이나 학비를 최대 30%까지 지원해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장려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교과 연구회 활동, 교과 관련 연수참여 등 교사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각종 활동을 지원한다.

필요하다면 인사고과 반영과 성과급 인센티브를 부여해 참가를 유도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나.

▶2012년 2월 학교내 별관을 개조해 4인1실 5천215㎡규모로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건립한다. 우선 초기에는 학생들중 25% 정도가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다. 향후 수요와 학교 건물 전체 배치 등을 고려해 기숙사 규모는 늘려나갈 예정이다. 기숙사에는 관리실과 화장실, 샤워장, 강당 등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학교에 내는 납입금은 어느 정도인가.

▶수업료는 현재 일반고의 3배 정도인 연간 420만원 수준으로 결정했다. 기숙사는 월 관리비 20만원과 실비 수준의 식비, 세탁비 등을 받는다. 또 정원외 뽑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을 위해 장학금 외에 납입금 일부를 부담해 줄 계획이다.

-신입생 선발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정원 420명 가운데 일반 전형으로 336명,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80명을 뽑는다.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은 중학교장의 추천 등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일반 전형은 1단계에서 중학교 전 과정의 내신으로 정원의 5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교과성적+교과외 성적+면접' 등으로 2배수를 선발한 뒤 추첨으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2단계 전형 내용과 주의할 점은.

▶교과 성적은 중학교 2, 3학년 4개 학기 국·영·수·사·과 5개 과목을 반영한다. 2학년 성적은 20%, 3학년은 30%씩 반영한다. 특히 3학년 2학기 내신이 반영되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3학년 2학기 교과가 충실하지 못하면 고교 1학년 때부터 힘들기 때문에 반영시키기로 했다.

면접은 서류면접, 인성면접, 학문적 기초소양 면접의 세부분으로 나누어 실시하며 각 분야별 점수는 100점씩, 총 300점으로 한다. 서류면접에서는 학교 생활기록부, 인성면접에서는 도덕성, 준법성, 리더십, 가치관 등을 심사한다. 마지막 면접에서는 중학교 교육과정의 충실한 이수 여부를 가늠할 예정이다.

<대건고>

-바뀌는 교육과정의 특징은.

▶인성과 실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양성이 목표다.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계열 등 4개 집중과정이 운영되며 특히 사교육 경감을 위해 교육과정 이수단위를 210단위로 늘리고 심화학습을 위한 학교자율과목을 편성한다. 이를 위해 논술, 수리영역실전 기본, 수리영역실전 심화, TOEIC, TEPS 등의 과목이 신설된다. 또 창의적 체험활동도 24단위로 운영한다. 특히 전인적 인격 형성을 위한 특색 있는 예체능 교과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태권도, 암벽등반, 대건 체력장, 1인 1악기 다루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다.

-교사들의 수준은 어떤가.

▶현재 64명의 교사가 근무하고 있는데 이중 30% 가까이가 석·박사급이다. 재단과 관련된 학교가 12곳으로 우수교사 인재풀이 다양하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수준 높은 수업을 위해 기존 교사들에 대한 재교육을 강화하고 입학사정관 전문가, 논술심화전문가 등 분야별 우수 교사를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지난해 이미 30여명의 입시관련 교사들이 7개 선진학교를 방문하도록 해 우수프로그램들을 벤치마킹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기존 교사들에 대한 연수 및 연구 풍토 강화를 위해 학비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2011학년도 입학생들은 대부분 기숙사에서 생활하나.

▶교내부지를 활용해 희망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내년 신축한다. 3천㎡ 규모로 4인1실로 12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층마다 샤워실과 독서실, 세탁실 등을 구비해 학생 생활공간을 최대한 제공한다. 반면 컴퓨터실은 따로 마련하지 않는다.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교과교실제에 대비해 교실을 증축하고 운동장 등을 정비해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는 학교를 만들 계획이다. 기숙사비는 타 자사고와 비슷한 월 20만원 수준이다.

-학교에 내는 납입금과 장학 혜택은.

▶연간 수업료는 420만원으로 일반고에 비해 3배 수준이다. 대신 장학금혜택은 대폭 늘어난다. 현재 장학금 수혜율은 이미 35% 정도로 지역 고교 중 최고 수준으로 연간 450여명의 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향후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장학금을 받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정부, 재단 출연 장학금 외에도 동창회 등과 연계한 장학제도를 확대할 예정이다.

-전체적인 전형방법을 말해 달라.

▶타 자사고와 대동소이하다.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성적을 기준으로 1차전형을 통해 5배수를 선발한 후 2차전형에서 교과성적 및 교과외 성적, 면접을 통해 2배수를 선발하고 추첨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일반전형에서 280명을 선발하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에서는 70명을 선발한다. 특히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1차전형이 생략된 채 2차전형부터 시작된다.

-2단계 전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중학교 2, 3학년 4개 학기 국·영·수·사·과 5개 과목의 교과성적을 각 25%씩 반영한다. 특히 면접이 당락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성교육을 중요시하고 있는데다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대비차원이다. 면접은 서류, 인성, 기초학문소양 등 3개 부문에 걸쳐 이뤄지며 서류면접에서는 수학계획서와 학업 및 진로에 대한 목표설정, 인성면접에서는 도덕성, 준법성, 리더십, 가치관 등이 주요 평가항목이며 기초소양면접에서는 중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는지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타 자사고와 비교해 자신하는 경쟁력은.

▶특색 있는 학교, 대건 교양강좌, 교수·학습 지도력 강화 등 다양한 교육 관련 프로그램으로 오래전부터 자사고 준비를 해온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학업성적 분석 프로그램, 수시내신성적분석 프로그램, 정시상담용 분석프로그램 등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진학, 진로 지도에서 타 학교와 차원을 달리하는 심도 있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입시상담에서 사용된 바 있고 지역의 많은 학교에 보급되고 있다.

/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