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식당 상호 : 어굼터 2) 전화 : 063-221-6797 3)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신촌4길 9-4 (중화산동2가 781-9) 4) 주요 음식 : 생선구이 |
2. 맛본 음식 : 갈치정식(1인 10,000원) +고등어구이
3. 맛보기
1) 전체 : 생선구이가 우선 좋다. 거기다 한상 나오는 곁반찬이 순수 한정식 집 솜씨 이상이어서 생선만 달랑 잘 구워서는 전주 손님의 요구수준에 부응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거꾸로 한다. 전주 음식점은 마이더스의 손이다. 해물 요리마저 해안음식점에 한 수 보여주는 거 같다.
2) 주메뉴 : 적당하게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생선이 우선 맘에 든다. 잘깃한 육질이 혀에 감기는 맛은 생선의 신선도와 적절하게 구워내는 솜씨 덕분이다. 전문가 솜씨는 집에서는 생선 구워먹기 힘든 현실에서 더 뚜렷하게 감지되어 고맙다는 생각이 우선 든다.
두툼한 갈치 위에 살짝 뿌린 파슬리가루는 입맛을 돋우면서 음식의 격조를 높인다. 구색 갖춘 음식 대접받는 맛도 좋다. 덕분에 갈치가 중국산이라는 것은 잠시 잊게 된다.
보조메뉴 : 오이소박이, 고추장아찌, 연두부어양념장, 두부전, 팽이전, 호박버섯볶음, 취나물, 파김치, 숭늉 등등. 곁반찬은 절기마다 달라지지만 맛은 달라지지 않아 올 때마다 실망하지 않는다.
오이소박이가 어떻게 이런 맛과 식감을 낼 수 있을까, 비결을 배우고 싶다. 오이가 졸깃거리고 사각거리는 식감을 갖추었다. 적당한 간이 무르지도 않고, 모양 바른 품새가 여간 솜씨로는 불가능할 솜씨다. 이 정도 솜씨는 되어야 전주 손님을 끌 수 있나. 오이소박이 하나에도 기가 죽는다.
3) 반찬 특기사항 : 방금부친 전이 따끈따끈 프라이팬에서 갓 그릇에 담겨 나온다. 전이야말로 때를 놓치면 급전직하 맛이 떨어지는 음식, 전 부치는 엄마 치마를 붙들고 다니며 먹어야 그 최상의 맛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데, 바로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손님상에 내민다. 게다가 적당한 간, 적당한 기름맛, 적당한 향이 전은 이렇게 부치는 거야, 라고 말한다.
팽이전 한 입에 입맛이 확 돈다. 생선구이만 덩그마니 오른 밥상을 생각해서는 큰 착각, 생선구이가 조연인 거 같은 반찬의 선전(善戰)은 전주가 왜 전주인지, 또 전주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음식점을 키워내는지 연구거리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어쨌든 드물게 방문하는 전주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비장의 무기에 오늘도 감탄하며 먹을 수 있게 해준 전주의 식중 수준에 찬탄과 감사를 동시에 드린다.
4) 찌개, 국 밥 : 된장국 맛은 압권이다. 냉이가 들어 있다. 냉이의 향과 된장의 향, 된장의 농도까지 된장국을 끓이는 주방장 모두 이렇게 만들고 싶어하는 거 아닐까, 이상적인 맛을 다 갖추었다.
5) 김치 : 생김치가 오른다. 생김치를 즐기는 사람들은 유산균은 포기해야 하겠지만 생김치가 갖는 원색적인 맛은 포기하지 못할 유혹이다.
4. 맛본 때 : 2017.6.
5. 음식 값 : 생선모듬구이 대중 35,000원, 20,000원, 고등어양념/소금구이 8,000원, 삼치양념구이 8,000원, 갈치구이 10,000원
고등어는 노르웨이산, 갈치는 중국산이다.
6. 먹은 후 "한옥 한복 한식 공존하는 천만 관광도시 전주"
전주에는 왜 이렇게 맛있는 음식, 맛있는 식당이 많은가. 캐도캐도 고구마 줄기보다 더 줄기차게 끝없이 나온다. 전주는 그 자체로 음식 전시장이다. 어디를 가도 맛집 먹자골목이다. 전주 사람들은 집에서는 안 먹고 모두 외식만 하나, 아니면 외지인 방문이 그렇게 많은 것인가. 한국에는 미국보다 인구비례로 5배나 식당이 많다고 하는데, 이게 다 영업이 될까. 그러나 이런 의문은 바로 풀린다.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은 2016년 드디어 1,000만을 돌파하여 천만 시대를 열었다. 그중에서도 20대 젊은 관광객이 20%를 넘고, 수도권 원거리 관광객이 30%를 넘었으니 명실공히 확실한 관광지의 위상에다 미래지향적 면모마저 갖춘 셈이다. 제주도가 1년 1,400만이라는데, 규모나 관광의 역사를 염두에 두면 사실상 제주를 제친 것이 아닌가 한다. CNN도 아시아 3대 관광지로 전주를 꼽았다니 근거 없는 추측도 아니다.
한옥마을이 이러한 위상을 갖게 된 것은 한옥마을 내의 인프라만 갖고 불가능하다. 전주 어디서나 누릴 수 있는 이런 양질의 음식문화가 한옥마을 관광으로 수렴된 덕분이다.
전통 의식주 영역에서 지금 우리가 간직한 것은 식생활밖에 없다. 한옥과 한복이 사라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전주에 오면 그 세 가지가 고스란히 다 있다. 한옥마을이니 한옥이 있고, 거기다 한복대여점에서 빌려입은 화려한 한복을 입고 일대를 누비는 젊은 남녀 덕분에 한복까지 있다.
한식은 가장 정통한 맛과 품새를 간직한 데다 전통음식을 넘어선 다양성까지 갖추고 있어 화룡점정으로 생활문화 보존을 완성한다. 이제 그 많은 음식점에 대한 의문이 풀린다. 관광객의 증가와 음식점의 증가는 윈윈 선순환하고 있는 것이다.
의식주 세 가지 전통 생활문화가 다 있는 곳은 전주밖에 없다. 세 가지 문화를 온존한 전주, 그 1등 공신 전주의 음식은 한옥에 이어 한복까지 부활시킬 기세다. 이러한 선순환의 공로는 누구보다 전주 식중(食衆)에게 돌려야 한다. 이들이 만들어낸 구석구석 수준 높은 맛집은 총체적으로 전주를 음식문화재로 만들어가고 있다. 동시에 전통 생활문화도 살리고 지역경제도 살리고 한국문화도 살리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이제 한끼 때우는 거 이상의 문화 운동이 되어버렸다.
그런 공로에도 할말은 한다. 이런 식당에 눌은밥숭늉까지 옛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사치스러운 것이라는 거 알지만 말이다. 눌은밥에 좀 탱글거리는 밥알이 살아 있으면 어떨까. 공장에서 나오는 깐밥을 갖고 만들어서는 옛날 숭늉맛도 눌은밥의 식감도 살아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선은 밥 한 그릇으로는 좀 서운한 사람에게, 죽이 더 좋은 사람에게 이런 선택의 여지를 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가를 먼저 생각하며 욕심을 잠재운다. 마지막 메실주스 서비스도 기대이상이니 눌은밥에 대한 불만은 과욕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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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