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밀교의 성립 배경 연구
1.문제의 소재와 목적
근본불교로부터 대승불교에 이르기까지 불교가 견지해온 근본적인 목표는 자신의 깨달음을 성취하고, 자비심으로 중생을 구호하는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정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석가모니 붓다에 의해 시작된 불교는 당시 인도사회의 주류였던 바라문교의 종교성을 배제하고 인간의 합리적 사유와 실천행위에 입각한 자각과 노력을 중시하였다. 근본불교 이후 불교의 역사적 전개는 대승불교의 성립과 함께 중관과 유식 등의 사상이 발달하였고, 동시에 불교의 사회적 자각과 역할이 크게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대승불교시대는 사회와 대중들의 삶에 주목하기 시작한 시기로 중생의 현실적인 삶에 관여하여, 재앙을 물리치고, 농작이나 목축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외적과 미신을 조복시키는 다양한 수단과 종교적 이념들이 경전 가운데 확대되었다. 나아가 중생을 구호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불‧보살이 등장하고, 또한 의학. 천문학 및 관정, 호마법, 기우법 등 중생의 현실적 문제를 도우려는 여러 가지 방편과 종교의식이 증가하였는데, 이것이 대승불교가 밀교화되기 시작한 연유 중의 하나이다.
밀교는 '비밀불교(秘密佛敎)'를 줄여 부른 말로 불교 속의 비밀한 가르침을 의미한다. 밀교는 전법스승인 아사리(阿闍梨)에 의해 자격을 갖춘 제자에게만 전해지는 것이므로 일반에게 공개하여 가르칠 수 있는 현교와 구별한다.
밀교에서 말하는 비밀은 밀교를 구성하는 신밀(身密), 구밀(口密), 의밀(意密)로 나뉘어지며, 간단히 요약하면 신밀은 붓다의 신체적 비밀인 상호(相好)와 수인(手印), 장신구 등을 말하며, 구밀은 진언, 다라니, 종자 등을 말하고, 의밀은 붓다가 깨달은 지혜, 또는 삼매를 말한다. 따라서 밀교는 불‧보살의 모습을 표현한 불상, 만다라와 함께 진언, 다라니 및 범어의 종자 등을 소연(所緣)으로 한 제반 수행과 교리체계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이며, 나아가 이와 관련된 종교의례, 예술, 문헌, 문화, 문학, 역사 등의 넓은 분야를 포함하는 것이다.
밀교의 시대적 구분은 3, 4세기 경 대승경전 가운데 진언과 다라니가 증가했던 초기밀교와 더불어 밀교의 교리가 정비된 『대일경』, 『금강정경』, 『이취경』 등의 중기밀교, 그리고 탄트라를 중심으로 한 후기밀교에 이르는 넓은 영역을 시대적으로 포괄하고 있으며, 인도불교가 14세기경 이슬람교의 결정적인 침공에 의해 사라질 때까지 인도불교의 주류로서 계속 존속하였다. 그러나 불교사에 있어 대승불교의 밀교화는 주술이나 점성술 같은 외교적 요소의 도입에 의한 것으로 근본불교가 지녔던 논리적, 합리적 사유의 정통성을 훼손시켜 불교를 타락시켰다는 오해가 근대학자들에 의해 지적되었다. 그러나 밀교에 대한 최근의 연구경향은 밀교의 성립에 대해 전통불교가 지녔던 불교교리와 실천체계의 전통성을 계승하면서, 인도종교에서 비롯된 외교적 요소들을 불교내부의 종교적 자원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 논문이 시도하려는 연구는 밀교의 성립과정에 있어 밀교가 근본불교 이후부터 시작된 불교교리와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는 관점에서 밀교성립의 교리적 배경에 대해 연구하려는 것이다.
특히. 불교의 교리사가 보여주는 다양한 철학적 전개에 대해 근본적으로 석가모니 붓다에 의해 처음 설해진 연기법을 중심으로 한 무아설과 중도설이 각 시대별 학파들이 주장했던 관점에 의해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되고 연구된 것으로 평가하고, 이러한 견지에서 밀교의 성립도 근본불교가 부파불교 및 대승불교시대를 거치면서 인도 사회의 종교적, 정치적 변화에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성장, 전개된 사실에 주된 관심이 있다.
불교사를 조명해볼 때 근본불교시대에 있어 석가모니 붓다는 중생의 삶에 대해 고(苦)‧무상(無常)‧무아(無我)를 설하고, 붓다가 깨달은 진리인 연기법은 윤회가 주는 고통을 벗어나 재탄생의 고리를 끊는 것이었다. 그러나 석존의 궁극적 가르침은 삶과 현실에 대한 부정과 이탈이 아니라 연기의 깨달음으로 인해 현상적 존재의 부정과 긍정의 극변을 모두 초월하는 진리의 실현이었다.
부파불교시대에 있어 각 부파들은 석존께서 설한 진리, 즉 법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였으며, 이들이 추구한 진리는 설일체유부의 경우 제법실유(諸法實有)의 입장에서 근본불교의 교설을 입증하려 하였다. 이들은 또한 진리의 영원성을 설명하기 위해 삼세실유설을 주장하고, 무상의 진리를 설명하기 위해 찰나멸설을 주장하였으나, 이후 대승불교시대에 들어 공사상에 의해 비판받기에 이른다.
대승불교시대에 들어 경전에 등장한 반야사상은 설일체유부의 실유설(實有說)을 비판하고 무아설에 입각해 제법의 무자성(無自性)과 공성(空性)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교리적 기반을 토대로 대승경전에는 진리의 수행과 이타행의 실천자로서 보살과 육바라밀사상을 확대시켰으며, 방대한 분야에 걸쳐 중관, 유식, 논리학, 밀교 등의 눈부신 사상을 이룩하였다.
용수보살은 『중론』을 통해 석존의 연기설을 붓다가 설한 최고의 진리로 인정하고, 유부의 실유설을 비판함과 동시에 참된 공(空)의 의미를 팔불중도(八不中道)의 논리를 통해 설하였다. 특히 용수보살의 이제설(二諦說)은 대승불교의 중심주제였던 공사상에 입각해 승의제(勝義諦)의 도리에서 볼 때 중생과 현실이 진리의 당체로서 법신과 법계와 다르지 않음을 주장하였다. 한편 유식사상은 현상으로서 중생의 현실을 심식설에 두고 아뢰야식설(阿賴耶識說)을 기초로 다양한 유식의 교리와 유가행파의 실천론을 전개시켰고, 이후 전개된 여래장사상은 초기불교의 '자성청정심설(自性淸淨心說)'을 유식사상과 연기설에 입각해 확대시켜 밀교성립의 중요한 이론적 기반을 형성하였다.
이처럼 대승불교시대에 진행된 중관과 유식의 양대 사상체계는 근본불교 이후 제기되어 온 유(有)와 무(無)의 논쟁의 결과로서, 수행면에 있어 무아설을 근간으로 중생의 현실세계를 연기법계의 실상으로 조명할 수 있는 불지(佛智)의 구현에 불교수행의 근본적인 목표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상 밀교는 교리적 측면에 있어 근본불교시대에 설해진 연기법이 근간이 되어 무아설과 중도설의 전개를 통해 각 시대별로 제기되어온 사상들이 밀교의 소재와 의례에 반영된 것이다. 특히 밀교의 진리세계로서 현상적 영역의 긍정사상은 붓다의 세계가 밀교의 소재인 주문과 다라니, 도형, 수인, 의례 등으로 표현되었고, 밀교의 수행은 수행자가 진언과 다라니를 외우거나, 수인을 결하면서 만다라의 불형(佛形)을 관하여 붓다의 세계에 도달하려는 진언유가(眞言瑜伽)의 수행으로 정립되었다.
본 논문의 연구주제는 이상 연기법 이후 불교교단에 성장해 온 밀교가 주술과 제사와 같은 외교(外敎)의 종교적 소재를 비판의식 없이 맹목적으로 수입한 데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근본불교로부터 대승불교에 이르는 교리적, 실천적 관점에 입각해 인도의 종교와 문화를 수용하고, 재해석한 가운데 성장한 사실을 밝히려 한다. 특히 밀교의 만다라를 형성하고 있는 붓다와 보살들이 도상(圖相)을 통해 표현되거나. 중생구호를 위해 신변(神變)을 드러내는 것을 통해 밀교에서 불‧보살의 궁극적인 세계를 해석하려는 불신관(佛身觀)과 열반관(涅槃觀) 등이 전통적인 대승불교사상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2.연구의 범위와 방법
본 연구는 밀교성립의 역사적 연원과 성립, 전개라는 세 가지 틀에서 밀교의 교리와 수행체계가 형성된 교리적, 실천적 배경을 관련 문헌을 중심으로 연구하려는 것이다. 더불어 연구주제와 관련해 인도의 전통종교에서 비롯된 종교적 소재들이 불교교단에 영향을 미친 사실과, 석가모니 붓다에 의해 설해진 불교교리와 이타적 이념들이 대승불교시대를 통해 전개되면서 불교의 밀교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고찰하는 것도 연구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초기불교교단과 인도의 종교적 환경과 관련해 근본불교시대의 석가모니 붓다의 교설을 전하는 『아함경』과 당시 교단의 대내외적 정황을 전하는 율장(律藏)을 살펴보고, 부파불교와 관련해 설일체유부의 『구사론』을 비롯한 문헌들을 참조하였다. 특히 중관사상을 다룬 용수보살의 『중론』과 관련 주석서를 비롯해 밀교의 유식계 논서들을 인용하였다.
밀교의 성립을 시대적으로 나눌 때 초기‧중기‧후기밀교시대로 구분되며, 본 연구의 주제인 성립사와 관련해 초기밀교시대의 문헌들을 살펴봄으로써 밀교의 형성과정과 배경을 살펴볼 수 있는 많은 단서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정비된 교리와 수행체계를 보여주는 것은 중기밀교시대의 경궤로 이후 인도의 후기 밀교가 성장, 발전하게 된 조직적인 교리와 수행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범위는 성립사와 관련된 이론적, 실천적 배경을 드러내는데 목적을 두기 때문에 관련 문헌의 범위를 초기불교로부터 『대일경』과 『금강정경』, 『이취경』을 중심으로 한 중기밀교시대의 경궤로 한정하고자 하며, 이후 후기밀교시대의 경궤는 경전의 성립사 부문에서 일부 다루기로 한다.
한편 한자문화권의 밀교는 『대일경』과 『금강정경』을 중심으로 태장계법과 금강계법의 양대 만다라의 교리와 수행체계가 전개되었다. 특히 밀교의 성립사와 관련하여 당의 선무외삼장이 구술하고 그의 제자인 일행선사가 기술한 것으로 전해지는 『대일경소』는 선무외삼장이 인도의 교학을 섭렵하여 현밀에도 능통하며, 또한 외교적 요소에 대해 불교교단에 수용된 정황을 가장 명확히 밝히고 있기 때문에 본 연구를 위해 주로 인용하였다.
세부적으로 제 I장에서는 밀교성립의 교학적 배경에 대해 인도불교사의 전개와 비교해 살펴보려 한다. 근본불교시대에 설해진 석가모니 붓다의 교설은 연기설과 중도사상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부파불교를 비롯해 대승불교와 밀교의 교리적 전개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교리적 근간을 이루고 있다.
석존의 교리를 다양한 학파의 입장에서 연구한 부파불교 시대에 들어 한 부파인 설일체유부의 경우 연기법에 설해진 제법의 존재에 대해 제법실유 사상을 주장하여 5위75법의 이론을 정비하였다. 설일체유부는 제법이 과거, 현재, 미래에도 존재하며 중생은 자신의 시간에 마주한 현상들을 인식할 뿐이라는 논리에 의해 법체항유(法體恒有)와 삼세실유설을 주장하였다. 또한 무상(無常)과 무아(無我)의 교리에 대해 시간적으로 찰나멸사상으로 해석하고, 또한 오온설의 개념에 의해 중생은 제법의 일시적인 집합이기 때문에 개아(個我)의 실존을 부정하였으나, 실법(實法)으로서 5위75법의 존재를 인정하였다.
대승불교시대에는 중생을 구호하기 위한 종교적 소재들이 불교경전 가운데 증가하였으며, 교리적으로는 부파불교의 제법실유설을 비판하고 더불어 교단의 종교적 역할을 강조한 새로운 사상과 종교운동의 시대를 열었다. 대승불교사상은 초기 반야경의 등장으로 인해 공사상이 확대, 연구되었고, 대승불교의 철학적 발전은 중관사상과 유식사상이라는 인도불교의 두 사상적 축을 형성하게 되었다.
중관사상은 불교의 진리가 석가모니 붓다의 연기법에 근본진리가 있음을 천명하고 팔불중도설을 통해 세속제(世俗諦)와 승의제(勝義諦)의 이제설을 설하였다. 또한 유식사상은 근본적으로 중관사상을 계승한 것이지만. 공사상의 강조보다. 중생의 현실을 심식에 두어 만법유식설을 주장하고, 아뢰야식을 근본으로 한 팔식설을 전개시켰다. 이로 인해 유식의 수행이념은 불교의 수행을 심식의 현실로 인한 교리에 의해 해석하는 유가행파의 기원을 이룩하였다. 이후 성립된 여래장사상은 중생의 존재에 불성이 함장되어 있으며, 그 함장된 실체는 심식설의 아뢰야식에 존재한다는 논리에 의해 유식학을 또 다른 차원에서 발전시켰다. 여래장사상은 중생에 대해 불성의 함장으로 볼 뿐만 아니라 중생계와 생사를 법계로 이해할 수 있는 교리적 해석으로 밀교의 성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본 장에서는 이상 근본불교로부터 여래장사상에 이르는 인도불교사의 전개를 살펴봄으로써 붓다의 세계가 밀교의 주문과, 다라니, 만다라 등의 소재들을 통해 현상적인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표출하게 된 배경을 살피고자 한다.
제 I장에는 밀교성립의 역사적 배경을 다루려는 것으로 근본불교시대에 석존께서 설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교설과 수행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당시 불교교단을 둘러싼 인도의 종교적 환경으로 인해 밀교의 소재라 할 수 있는 주술 등이 불교교단 내부에 수용되고, 변형된 과정을 살펴보려고 한다.
석가모니 붓다의 재세시 불교교단의 대중들은 바라문교에서 비롯된 주술과 천문, 점성술 등의 비합리적인 종교수단과 마주해야 했으며. 당시 붓다는 치병(治病), 치독(治毒), 치통(痔痛)과 같은 현실적 문제에 관한 한 일부 주술을 수용했다. 그러나 이후 삼귀의나 제자들의 수행력, 그리고 깨달음을 통한 신통과 초월적 능력에 의해 세간적 고통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하여 사실상 주술의 능력을 불교적인 것으로 전화(轉化)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본 장에서는 『아함경』과 율장을 중심으로 주술의 금지를 설한 붓다의 교설과 이후 주술적 요소들을 불교적으로 수용해 나아가는 사례와 과정을 살피고자 한다. 또한 근본불교 시대 이후 인도대중들에게 일상화되었던 세간의 제신(諸神)과 의례(儀禮)들이 불교의 수호존으로 수용되고, 외래종교의 의례가 깨달음을 이루기 위한 불교의식으로 수용된 과정을 함께 다루고자 한다.
제 IV장에서는 밀교에 대해 간략히 정의하고, 시대와 지역에 따른 밀교의 특성을 고찰할 것이다. 또한 밀교의 성립과정을 경전의 성립시기에 맞추어 초기‧중기‧후기의 시기별로 나누어 각 시대별 특징을 살펴보려 한다. 부파불교시대 이후 불교교단에는 주술이 크게 증가하여 명주장(明呪藏)의 경전류가 형성되었다. 이후 인도의 정치적 변화는 3, 4세기경 굽타왕조가 등장하였고, 이들 왕조가 지원한 힌두교는 주술, 천문, 의학, 점성술 등 현실문제를 해결키 위한 종교적 수단들이 폭증하였다.
초기밀교경전의 성립은 인도의 외적인 환경변화에 대한 대승불교교단의 대응으로 인해 대승경전 가운데 밀교적 소재들이 수용되었고, 이로 인해 반야, 열반사상 등의 철학적 성찰과 더불어 밀교적 소재와 의례를 담은 경전들이 증가하였다. 중기밀교시대는 주술. 다라니, 불형(佛形)의 밀교적 소재에 대해 대승교단에서 성장해온 중관, 유식 등의 사유를 담아 수행하는 밀교의 체계화된 교리와 수행법으로 정비된 시기이며, 후기 밀교시대는 범부의 육신과 번뇌마저도 불지(佛智)에 의해 법신(法身)과 열반의 현실일 수 있다는 생기차제(生起次第)와 구경차제(究竟次第)의 수행을 담은 탄트라 중심의 밀교가 유행되었다. 본 장에서는 밀교의 시대를 구분하여 경전의 성립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밀교가 형성되고 발전된 시대별 특수성을 고찰하려 한다.
제 V장에서는 대승불교교리가 밀교적 소재에 의해 형식화되고, 의궤화된 과정을 살피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밀교의 교리가 외교적 소재를 통해 대승불교사상을 수용하고 표현된 과정을 살피고, 특히 법신의 세계가 인격적 영역을 넘어 수인과 종자, 불형 등의 삼종본존을 표현되고, 실천적 측면에 있어 법계의 실상을 수행자의 육신이나, 심식의 세계와 일치하려 한 오자엄신관, 오상성신관을 다루고자 한다. 또한 『대일경』과 『금강정경』의 만다라를 통해 만다라에 반영된 심식설과 일체지지설, 유가유식사상을 밀교성립의 주된 교리적 배경으로서 살펴보고자 한다.
제 VI장에서는 밀교의 교리적 위상을 살펴보는 것으로 대승불교가 추구하는 궁극적 성불론과 관련하여 그 열반과 불신(佛身)사상이 밀교의 법신설과 화신사상으로 천착된 과정을 살피려는 것이다. 이것은 『화엄경』으로부터 비롯된 법신사상을 시작으로 유식학의 정비된 삼신(三身) 사상이 궁극적 성불로서 열반에 머무르지 않고 보살과 같이 중생세간에 몸을 나투어 중생을 구호할 법신의 신변사상으로 정착된 과정을 살피고자 한다.
이상의 본 논문의 연구내용들은 현교와 밀교의 표면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밀교가 외교의 종교적 소재들을 불교적으로 섭화하고, 수용하는 가운데 성립된 것이며, 만다라의 제존에 나타난 진언이나 의궤, 도상 등을 통해 연기법에서 비롯된 공사상이나, 유식사상 등의 대승불교사상들을 대승의 이타적 이념과 결합해 표현하고, 형식화한 사실을 성립사적 측면을 중심으로 밝혀보고자 한다.
<인도밀교의 성립 배경 연구/ 배관성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