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흉 | 효 사 | 주 요 효 사(爻 辭) 및 점 사(占 辭) | |
조금흉함 (小凶) | 상 육 | 쾌락에 젖어서 곤경에 빠졌다. 개과천선해야 화를 면한다 | |
육 오 | 점이 어렵다. 병이 들겠지만 오랫동안 죽지는 않는다 | ||
구 사 | 말미암아서 크게 얻지만 의심치 않으면 크게 얻는다 | ||
육 삼 | 근심하고 뉘우쳐야지 늦으면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 ||
육 이 | 즐기더라도 하루 종일 빠져 있지는 않아서 길하다 | ||
초 육 | 미숙한 소인이 쾌락에 빠져서 경솔히 울려대니 흉하다 |
1. 괘사(卦辭) :
豫(예)는 利建侯行師(이건후행사)니라.2)
2) 일반적으로는 제후를 세우는 것은 나라를 안정시키려 함이고, 백성들이 기쁨으로 따를 때에 군사를 일으키는 것이 이롭다고 해설한다. 그래서 기쁠 때에 군사를 일으킴이 마땅하다고 본다. 그러나 김상섭 선생은 예(豫)를 방탕한 제후가 여색에 빠져서 백성들을 돌보지 않으니, 주공이 치려고 군사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군사를 부려 정벌하는 것에 대한 점이 이롭다고 해설했다.
예(豫)는 제후를 세우고 군사를 일으킴이 이롭다. 예(豫)는 겸(謙)을 거꾸로 뒤집은 진상곤하(震上坤下)이다. 진(震 ☳)은 우레, 용, 장남, 다리, 제후, 도로, 봄, 움직임, 계승, 격동(激動)을 뜻하고 곤(坤 ☷)은 땅, 소, 암말, 노모, 배(腹), 밭, 황색, 치마, 무리, 유순함을 뜻한다. 양(陽)이 땅속에 숨어 있다가 때가 되어 지상으로 나올 때3) 우렁찬 소리를 내는 것이다. 마치 음양(陰陽)이 서로 통해 기뻐하는 것과 같아 ‘예’(豫)라고 했다. 우레가 지상으로 울려 퍼져 천둥이 치고 생명이 약동하는 것이 곧 ‘예’(豫)이다. 안으로 유순하고(坤) 밖으로 진동하는(震) 덕이 있어서 유순하게 따라서 나아가는 것이다. 예(豫)는 순종하여 나아가나(動) 그것이 무엇을 따라 쫓는지는 다르다. 호원은 민심에 따르고, 주자는 윗사람에게, 정이천은 천리(天理)에 순종한다고 했다. 단전에서도 강함(구사)이 호응을 얻어서 뜻을 행하니, 그 행함이 순(順)하게 동(動)하니 예(豫)라고 했다. 구사는 예(豫)의 주효로서, 하나의 양(陽)이 진동(震動)의 주체가 되고, 위아래의 다섯 음(陰)들이 함께 응해서 따른다. 예(豫)의 의리(義理)는 그 이로움이 제후를 세우고 군사를 일으킴에 있다. 하지만 순리대로 움직여야만 비로소 이로움이 있다. 천지(天地)도 순리에 따라서 움직이고 해와 달도 지나치지 않아 사시(四時)가 어긋나지 않고, 성인도 이치에 따라서 움직이기 때문에 형벌이 공정하여 백성이 복종한다 했다. 상전에서도 예(豫)의 모습을 본받아 음악을 짓고 덕을 숭상하고 성대하게 만들어 상제와 조상에게 제사드릴 때 바친다고 말했다. 대유(大有)하고도 겸손(謙)하면, 반드시 즐겁게 되기 때문에 ‘예’(豫)로 받았다.
3) 주역은 자연의 이치를 본따서 그것들을 담고 있다. 천기가 따뜻하면 우레가 땅 위에 나오고 추우면 땅 속에 되돌아간다. 우레가 땅 위로 나와서 만물을 진동하게 만드니 봄이다. 우레는 ‘진동하다’는 뜻과 함께 ‘진동하게 만들다’는 뜻도 있다. 물론 우레가 애초에 봄에 울리고 우레가 울리는 와중에도 흔들림 없이 해야할 일(장남)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
2. 효사(爻辭)
[ 초육 ] 鳴豫凶(명예흉) 즐거움을 울려대니 흉하다.4)
象曰 初六鳴豫(초육명예) 志窮凶也(지궁흉야) 명예는 뜻이 궁하고 흉하다.
4) 김상섭 선생은 ‘명’(鳴)을 ‘명’(明)의 가차로 간주하고, “(방탕한 제후가) 대낮에 여색을 즐기니, 흉하다.”라고 했지만, 리링은 ‘명’(名)으로 보고 “방탕한 것으로 이름이 나니, 흉하다.”라고 했다.
초육은 음효양위(陰爻陽位)로서 위(位)가 바르지 못하고 부중(不中)하고 구사와 정응(正應)이다. 구사는 즐거움인 예(豫)의 유일한 양효이면서 주효이다. 초육은 가장 아래의 미천한 지위이자 즐거움의 시작에 있지만, 즐거움의 원천인 구사의 총애를 받는다. 초육은 위(位)가 바르지 못해서 천박하고 미숙한 소인이, 구사의 권세에 의지해서 그 기쁨을 드러나게 울려댄다. 그 경박함 때문에 타인의 질시를 받게 되므로 흉하다. 상전에서도 초육이 즐거움을 울려대는 것은 뜻이 궁색하고 흉하다 했다. 초육이 효변하면 진위뢰(震爲雷)가 된다. 우레가 연이어 울린다. 우레 소리가 울리면 그 두려움을 간직하여 혹여 잘못은 없는지 자신을 살피고 반성하며 자신을 갈고 닦는 때이다. 초구는 진(震 ☳)의 시작이자 주효로 우레가 울리자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수신하기 때문에, 뒤에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담소를 나눌 수 있게 되고 길하다.5)
5) 진(震)에는 하늘의 계시, 봄에 울리는 우레와 전쟁에 나가는 장수, 제사를 모시는 장남이라는 뜻이 있다. 김상섭 선생은 “우레가 울려서 두려워하다가 뒤에는 웃음소리를 내니, 길하다.”라고 했다. 리링은 “우레 소리가 처음 일어 사람을 기겁하게 만들고 우레 소리가 그치자 의연히 담소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하니, 이런 마음 상태는 매우 좋다.”라고 해설했다.
[ 육이 ] 介于石(개우석) 不終日(부종일) 貞吉(정길) 절개가 돌과 같다. 하루도 가지 않는다.6)
象曰 不終日貞吉(부종일정길) 以中正也(이중정야) 부종일정길은 중정하기 때문이다.
6) 김상섭 선생은 ‘개우석 부종일 정길’(介于石 不終日 貞吉)을 “돌과 같이 단단하나 종일 가지는 않아서 점은 길하다.”고 했다. 방탕한 제후의 성기가 돌처럼 발기하나 하루 종일 여색을 탐하진 않아서 길하다는 뜻이다. 리링은 “(완고함이) 돌과 같으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고 해설했다.
육이는 음효음위(陰爻陰位)로서 위(位)가 바르고 중(中)을 얻어 중정(中正)하다. 하지만 위로 육오는 정응(正應)도 아니고 주변에 친비(親比)도 없다. ‘예’(豫)란 쾌락(快樂)을 뜻한다. 쾌락이란 쉽사리 사람을 그 속에 빠트려서 그칠 수 없도록 만들고 탐욕 속에 머무르게 해서 실도(失道)하게 만든다. 그래서 예(豫)의 다른 효사들에서는 올바름을 얻지 못한 흉함을 경계하고 주의를 주었다. 그러나 다른 음효들이 쾌락에 빠져 있을 때 육이만 홀로 절개를 지켜서 쾌락에 빠지지 않은 것은, 구사와의 관계가 없고 중정을 얻었기 때문이다. 상전에서도 하루도 가지 않을 만큼 바르고 길한 것은 중정하기 때문이라 했다. 육이는 기미를 잘 살펴서 정도를 굳게 지킨다. 그쳐야 하면 미처 하루가 끝나기도 전에 그칠 줄 알고 또한 움직여야 하면 하루가 끝나기 전에 실천에 옮길 줄 안다. 그렇지 못하고 행동이 지나쳐도 그치지 못하면, 윗사람을 대할 때에는 공손함이 지나쳐서 아첨이 되고, 아랫사람을 대할 때에는 온화함이 지나쳐서 업신여김을 자초하게 된다. 육이는 중도(中道)를 잘 지키기 때문에 일의 기미(幾微)를 살펴서 그 행실에 지나침이 없어서 그 절개가 마치 돌과 같다 했다. 육이가 효변하면 뇌수해(雷水解)이다. 이때는 어려움이 해소되는 시절로,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 있으면 가서 서둘러 해결하면 길하다. 구이는 유순한 군주의 신임을 받아서 음사 소인들을 소탕한다. 밭에 출몰한 3 마리 여우를 잡고 황색 화살을 얻었다. 바르고 길하다. 7)
7) 김상섭 선생은 해(解)를 군자의 사냥으로 보고 “사냥을 하여 여우 세 마리를 잡고 누런 구리 화살촉을 얻었으니 점은 길하리라.”라고 해설했다. 리링은 해(解)를 자신의 사냥감이나 적들에게 관대해서 풀어주는 것으로 보고 “사냥에서 여우 세 마리를 잡는데 어떤 화살로 쏘아야 길한지를 점치면 답은 황색 화살이다.”라고 해설했다.
[ 육삼 ] 盱豫悔(우예회) 遲有悔(지유회) 우러러 보고 즐거워한다. 늦으면 후회가 있다.8)
象曰 盱豫有悔(우예유회) 位不當也(위부당야) 우예유회는 위(位)가 부당함이다.
8) 김상섭 선생은 ‘우예, 회, 지유회’(盱豫, 悔, 遲有悔)에서의 ‘우예’(盱豫)를 우러러 보고 즐거워한다는 뜻이 아니라 ‘근심하고 걱정하다’는 뜻으로 보고 회(悔)를 뉘우침(작은 불행)으로 보고 지(遲)를 ‘더디다’는 뜻으로 보고 유(有)를 다시 우(又)로 보고 “즐기는 것을 근심하여서 뉘우친다. 더디지만 또 뉘우치게 되리라.”라고 해설했다. 리링은 ‘우예 회지유회’로 끊고 ‘지’(遲)를 고대에 통가자인 ‘이’(夷)로 간주하고 ‘후회가 없어지자 새로운 후회가 또 생기다’는 뜻으로 보고, 리링은 “교만하고 방탕하니, 재수 없는 일이 계속 이어진다.”라고 해설했다.
육삼은 음효양위(陰爻陽位)로서 위(位)가 바르지 못하고 부중(不中)하고 하괘인 곤(坤 ☷)의 극(極)에 있지만 정응은 없고, 구사와는 친비(親比)이다. 육삼은 양의 위(位)에 있어 성품이 바르지 못한 음유(陰柔)이니, 그 따름만 지극한데 위태로운 위치에 처해있어 위의 구사를 따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구사를 우러러 보고 즐거워한다. 그러나 구사는 아래에 정응(正應)이 있는데다가 성품이 바르지 못한 육삼이 원하더라도 구사가 취하지 않으니 후회가 있다. 그래도 구사에게 미련이 남아서 혹시나 하여 기다리다 늦으면 후회만 남게 된다. 상전에도 후회가 있음은 위가 부당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육삼이 효변하면 뇌산소과(雷山小過)가 된다. 음이 평소보다 다소 과한 때이다. 비록 작은 일은 형통하지만, 큰일은 형통하지 못하다. 구삼은 다소 지나치게 방비하지 않으면 쫓아와 해를 입히니 흉하다.9)
9) 김상섭 선생은 ‘불과방지, 종혹장지, 흉’(弗過防之, 從或戕之, 凶)의 종(從)을 ‘방임하다’(縱)는 뜻으로 보고 장(戕)을 죽이거나 상하게 한다는 뜻으로 보고 “그릇되지 않았을 때 방지해야 하나 방임하면 몸을 망치게 되니 흉하다.”라고 했다. 이것은 소과(小過)를 은나라 주왕의 그릇됨이 나라를 기울게 하는 것을 묘사했다고 여기고 해설했기 때문이다. 리링은 “(이 읍으로) 아직 날아오지 않았을 때는 막으려고 하고 (이미 지나갔을 때는) 또 쫓아가서 죽이려 하니 두 가지 모두 흉하다.”고 했다.
[ 구사 ] 由豫(유예) 大有得(대유득) 勿疑朋盍簪(물의붕합잠) 말미암아 즐거워한다.
크게 얻음이 있으니, 의심하지 않으면 벗들이 모인다.10)
象曰 由豫大有得(유예대유득) 志大行也(지대행야) 유예대유득은 뜻이 크게 행해짐이다.
10) 김상섭 선생은 ‘크게 얻다’는 ‘대유득’(大有得)을 득남(得男)의 뜻으로, ‘물의붕합잠’(勿疑朋盍簪)의 벗(朋)을 그 아들을 낳은 여자로 보고 또한 마왕퇴본에 잠(簪)을 나쁜 말로 남을 헐뜯는 참(讒)으로 기록한 것을 근거로 해서 “즐기는 것으로 말미암아 아들을 얻었다. 벗이 말이 많은 것을 나를 험담하는 것이라고 의심하지 말라.”라고 해설했다. 정이천은 구사가 홀로 양이기 때문에 모두 따르겠지만, 반드시 지극한 정성으로 신임을 구하되 의심하지 않으면 그들이(朋) 서로 뜻을 합하여 구사에게로 나아온다고 해설했다. 리링은 ‘유예’(由豫)에서의 ‘유’(由)를 ‘유’(猶)로 기록한 마융본을 고려해서 ‘유예’를 ‘의심하다’는 뜻으로 간주해서, “크게 좋은 점이 있어 보이더라도 자세히 살펴야 한다. 벗들이 전적으로 좋지 않은 말을 하더라도 주저하거나 의심해서는 안 된다.”라고 해설했다.
구사는 양효음위(陽爻陰位)로, 위(位)가 부정부중(不正不中)한 대신이다. 아래의 초육은 정응(正應)이고 위의 군주인 육오는 친비(親比)하다. 구사는 군주인 육오 바로 아래의 대신으로서, 양강(陽剛)하나 음위(陰位)에 있어서 순종의 덕이 있다. 유일한 양효지만 위(位)가 바르지 못한 양효이기 때문에, 자칫 의심과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아래에 같은 덕으로 도와주는 양효가 없어서 홀로 유약한 군주의 신임을 받기 때문에 의심과 질시를 받기 쉽다. 성신으로 공경해야 의심과 우려를 불식시키고 벗(음효)들이 모인다. 구사는 상괘에서 진동(震動)의 주체요, 예(豫)의 주체이다. 구사가 홀로 주관하기에 경계해야 하지만 예(豫)는 순리대로 따르는 것이니, 신하로서 올바름을 지킬 수 있다. 상전에서도 말미암아 즐거워하고 크게 얻음이 있음은, 뜻이 크게 행해짐이라고 했다. 구사가 효변하면 곤위지(坤爲地)이다. 후덕한 신하의 도리요 아내의 도리로써, 양을 앞세우고 음이 뒤를 따르는 때이다. 육사는 주머니를 조여 매듯이 삼가면 허물은 면하나 명예도 없다.11)
11) 김상섭 선생은 곤(坤)을 무왕의 은나라 정벌을 묘사했다고 보았고 육사는 목야(牧野)에서 은나라 대군과 대치하기 이전에 그만 적에게 사로잡혀버렸지만 끝내 입을 닫아서 아군(무왕)의 상황을 누설하지 않았는데, 그것을 주머니의 입구를 조여 매는 것으로 상징적으로 말했다고 해설했다. 비록 그가 아군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아서 허물을 면했지만 사로잡혔으니 그리 명예롭지도 못한 것이다. 리링도 “자루 주둥이를 묶은 것처럼 한 마디도 하지 않으니 비난도, 칭찬도 없다.”라고 했다.
[ 육오 ] 貞疾(정질) 恒不死(항불사) 바르게 하면 병이 있어도 오래도록 죽지는 않는다.12)
象曰 六五貞疾(육오정질) 乘剛也(승강야) 恒不死(항불사) 中未亡也(중미망야)
정질은 강을 올라탐이요 항불사는 중(中)은 망하지는 않음이다.
12) 김상섭 선생은 ‘정질’(貞疾)을 병점(病占)을 친 것으로 여겨서 “병점을 치니 병이 오래되어도 죽지 않는다.”고 해설했는데, 리링도 “질병에 대해서 점을 치니 당분간 죽지 않고 살아있다.”라고 해설했다.
육오는 음효양위(陰爻陽位)로서 위(位)가 바르지 못하나 중(中)을 얻어서 중용(中庸)의 덕이 있는 유순한 군주이다. 바르게 함에 질병이 있다고 말한 이유는 유약한 자질로 부정위의 육오가 아래에 예(豫)의 주효인 강한 구사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오가 군주의 소임(올바름)을 다하기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군주로서의 올바름에는 어렵고 그것이 마치 질병이 있는 것과 같다. 비록 군주의 지위에 있다고 해도 모든 민심과 권세가 구사에게 쏠려있다. 하지만 중용의 덕이 있기 때문에 비록 민심은 잃게 되더라도 군주의 지위는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상전에서도 질병이 있는 것은 육오가 양강(陽剛)한 구사를 타고 있기 때문이고 항상 죽지는 않는 것은 중(中)을 얻어서 망하지는 않기 때문이라 했다. 육오가 효변하면 택지췌(澤地萃)이다. 이때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시절로 다사다난하기 쉬운 때이다. 중정한 구오가 군위에 있어서 허물이 없지만 믿고 따르지 않거든 스스로 반성하고 덕을 쌓으면서 오래 바르게 하면 후회가 사라지게 된다.13)
13) 김상섭 선생은 모일 췌(萃)를 병들 췌(瘁)로, 부(孚)를 벌(俘)의 뜻으로 간주하고 ‘췌유위, 무구, 비부, 원, 영정회망’ (萃有位, 无咎, 匪孚, 元(吉), 永貞悔亡)을 “무왕이 직위(왕)로 인해서 병을 얻었고 허물은 없다. 벌로 다스리지 않으니 크게 길하다. 오랜 기간의 점(永貞)은 뉘우침이 사라진다.”라고 했다. 그러나 리링은 췌(萃)를 재물이나 부를 모으는 것으로 보고 “재물이 산처럼 쌓이고 화가 없다. 바라는 바를 길이 이룰 수는 없어 아쉽고 (점친 일에) 잃을 것이 있을까 걱정한다.”라고 해설했다.
[ 상육 ] 冥豫(명예) 成有渝无咎(성유유무구)
즐거움에 빠져서 어두워졌다. 변함이 있으면 허물은 면한다.14)
象曰 冥豫在上(명예재상) 何可長也(하가장야) 어두운 채로 위에 있으니 어찌 오래갈까?
14) 김상섭 선생은 “밤에 즐기다가 이루어 놓은 것을 혹여 그르칠 수 있으나 허물은 없다.”라고 해설했다. 예(豫)의 괘사는 방탕한 제후를 정벌하려고 군사를 일으키고 초육은 그 제후가 대낮에 여색을 즐기고, 육이는 하루 종일 즐기지는 않고, 육삼은 즐기는 것을 뉘우치고, 구사는 그 즐김으로써 아들을 얻었고, 육오는 여색을 즐기다 병들고, 상육은 여색을 즐기다가 응징을 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뉘우침이 있고 옛 공로가 있어서 그 지위를 박탈당하지는 않았다. 리링은 “방탕하게 노는 데 깊이 빠져 이미 습관이 되었으니, 이전의 잘못을 철저히 고쳐야 화를 면한다.”고 했다.
상육은 음효음위(陰爻陰位)로 위(位)는 바르나 부중(不中)하고 진(震)과 예(豫)의 극(極)에 있어서 그 즐거움이 지나치고 다하여 어둡고 혼탁하다. 음유가 높은 자리에 처해 있으면서 쾌락에 젖어 있지만, 마침에 있어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서둘러 개과천선하여 마음을 바꾸면 허물은 면할 수 있다. 상전에서도 즐거움에 빠져서 눈이 어두운 채로 위에 있으니 어찌 오래 가겠나 했다. 상육이 효변하면 화지진(火地晉)이다. 밝은 덕의 군주가 유순히 쫓는 강후(康侯)와 더불어 위로 나아간다. 하지만 과강한 상구는 그 뿔에 나아간다. 오직 읍을 정벌함에 (뿔을) 사용하면 위태롭지만 길하다. 허물은 없으나 올바름에는 인색하다.15)
15) 김상섭 선생은 “예리한 군대를 앞세워서 읍을 정벌하니 위태하나 길하다. 허물이 없지만 점은 어렵다.”라고 했다. 리링은 “너의 뿔을 뻗치는 것은 성을 공격하고 읍을 빼앗는 데만 적합하다. 이 일은 위험하지만, 매우 길하고 화가 없으나, 점의 결과는 유감스럽다.”라고 해설했다.
[ 출처 및 참고 서적 ]
- 대산 김석진 선생의 ‘주역 강해’, ‘주역 점해’
- 김상섭 선생의 ‘주역점의 이해’, ‘바르게 풀어쓴 주역 점법’
- 리링의 ‘주역강의’
- 장치청의 ‘주역 완전해석’(周易全解)
- 심의용 박사의 ‘주역’ : 이천 역전 완역
- 임채우 박사의 ‘주역 왕필주’
- 김승호 선생의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 인문학’
- 최정준 박사의 ‘주역 개설’
- 신원봉 선생의 ‘인문으로 읽는 주역’
- 남회근 선생의 ‘주역 계사 강의’
- 김인환 선생의 ‘주역’
- 김진원 선생의 ‘알기 쉬운 역의 원리’
- 김상섭 선생의 ‘춘추 점서역’
- 김원중 선생의 ‘노자’
- 한동석 선생의 ‘우주 변화의 원리’
- 조영주, 김승제 선생의 ‘누구나 쉽게 읽는 점수 주역’
- 방인 교수의 ‘다산 정약용의 주역사전 기호학으로 읽다’
- 김성욱 선생의 '소강절의 매화역수'
첫댓글 오직 돈문제에만 눈이 팔린 한 신혼 여성에 대한 매화역수 점이다
점을 치기 전에 외응이 아주 나빴고 질문 또한 어리석었다
신혼집은 시부모의 아파트를 물려받았고 신혼 초기라서 시어머니와 트러블이 있다고 했다
부부가 둘 다 시험공부를 하는데 남편이 모아 둔 돈이 있는지 모르겠고
지금의 물질적인 어려움의 해소가 가능할지 물었다
재미있는 점은 사주로 점을 쳐도 뇌지예(豫)의 2 효가 동해서 뇌수해(解)가 되었고
내년 2019 년의 운수도 동일하게 뇌지예의 2 효가 동해서 뇌수해가 되었다
기본적으로 2 효는 여성에게 유리한 처세로 곤(坤)의 육이는 정위이지만
감(坎)의 구이는 부정위임에도 자기를 주장(陽)해서 어려움을 해소한다
물질적으로 어렵고 궁색하지만(坤) 기쁜 때(豫)에서
비록 여우를 사냥해서 어려움을 해결(解)하지만 피흘리게 된다(坎)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이겨서 무엇하겠는가?
자신의 밝음과 공로를 드러내지 않고 주머니를 동여매는 곤(坤)의 덕을 잃었으니
위아래(초육, 육삼)가 유약하고 본인(구이)과 남편(육오) 모두 부정위라서
주장을 숨길 수 없는 어려움(坎)을 자초했다
어차피 남편(육오)은 일견 용감(震)해 보이나 실은 위(位)가 부당한 유약한 남자로
시간이 지날수록 유순함을 잃고 자신에게 험하게 구는 부인과 멀어질 것이다
여우(시어머니) 사냥에 성공한들 남편 잃고 송사에 걸릴 수도 있다
황시(黃矢)는 소송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진(晉)나라 문공의 占을 치니 준지예(屯之豫)를 얻었는데
이 경우에는 동효가 무작위인 시초점으로 점친 것이다
변효(變爻)가 3 개이기 때문에 본괘(屯)와 지괘(豫)의 괘사로 점친다
재미있게도 두 괘사 모두에 공통적으로 제후를 세우면 이롭다고 말했다
역시나 문공은 제후를 봉하고 거느리는 나라를 얻을 수 있었다
고대의 시초점에서 변효가 0 개면 본괘의 괘사로 점치고
변효가 6 개면 지괘의 괘사로 점치고
변효가 3 개면 본괘와 지괘의 괘사를 같이 살펴서 점치고
변효가 1-2 개면 본괘의 효사로 점치고
변효가 4-5 개면 지괘의 효사로 점쳤다
변효 중에서 효사를 선택하는 방법은
천지의 수에서 작괘에서 얻은 수의 총합을 빼서 구했다
큰 돈을 벌고 싶다는 20 대 후반 여성의 사주로 점치니
지뢰복(復)의 육사가 動해서 진위뢰(震)가 되었다
더불어 가다가 홀로 회복하지만 우레가 수렁에 빠지게 된다
그 해의 운은 뇌지예(豫)의 구사가 動해서 곤위지(坤)가 되었다
사주와 올해의 운 모두 온통 음효들로 가득하고 홀로 양효이다
음효로 가득한 곤위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아래가 편하고 명예도 공로도 없다
올해인 뇌지예에 의심하지 않으면 벗들이 오고 크게 얻음이 있다는 것을 볼 때
문제는 주변 사람들(음효인 친구들)에게 있는 것 같다
그나마 올해는 바른 자리를 찾아 가서 우레가 수렁에서 벗어나니
흉함 속에 길함이 있지만 사주로는 흉함 속에 내재된 길함을 찾기 어렵다
감사합니다.
정독을 하여도 참으로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