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 쌀가공식품 중 독특하게 발효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증편이 있다. 증편은 이조 초기부터 많은 문헌에서 제조법이 전해지고 있는 떡의 일종으로 지방에 따라서 증병(蒸,餅), 기주(起酒)떡, 설편, 기주병, 술떡, 기증병, 벙거지떡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증편을 만드는 법은 《음식디미방》,《규합총서》등 고(古)조리서에 상세히 적혀있는데 중국에서 밀가루에 술을 넣고 발효시켜 만드는 상화병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밀가루대신 구하기 쉬운 쌀을 이용하여 만들어졌다.
특히 전라도 화순 남면 사평지역에서 기정떡(증편)이 더욱 더 활발하게 만들어 졌는데 이는 지역특성상 북쪽에 비하여 따뜻한 기온과 쌀과 보리가 풍부하게 생산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에 와서 기정떡(증편)은 ‘빵 같은 떡’ ‘발효 떡’ ‘유산균 떡’이라 하며 웰빙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더 사랑받는 과학적인 떡이다.
증편을 빚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멥쌀가루를 고운 체에 내리고 따뜻하게 데운 막걸리와 설탕을 넣고 반죽하여 더운 방에 두어 발효시킨다. 반죽이 부풀어 오르면 다시 반죽을 저어 가스를 빼주고 다시 덮어 2차 발효시킨 후, 충분히 부푼 반죽을 잘 저어 가스를 빼고 증편틀에 부어 고명을 올리고 쪄낸다. 고명으로는 잣, 흑임자, 대추채, 석이채, 국화꽃잎, 맨드라미꽃잎 등을 쓰기도 한다.
※ 증편(기정떡) 관련 문헌 고찰(1598년~1924년) 고려가요 쌍화점(雙花店)에 “쌍화(雙花)사라 가고신데 회회(回回)아비 내 손목을 주여이다”라고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이 상화병이 밀가루를 대 신해 쌀가루를 반죽하여 술(효모)로 발효시킨 증편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조선조 초엽부터 많은 문헌에 증편이 나타나고 있다.
<조선시대> ◎ 규곤시의방(음식디미방 飮食知味方) : 이시명(李時明)의 재취(再娶)인 안동장씨(安東張氏:1598∼1680)가 저자이며, 집필 연도는 확실하지 않다. 여기에 기록되어 있는 증편법에서는 “좋은 쌀에 술을 넣어 부풀어 오르면 시루에 앉혀 상하 찌듯 한다.”고 했다.
◎ 주방문(酒方文) : 연대와 작자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다만 그 문장으로 보아 조선 중기(1660년대 말)의 한글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떡류에 관한 것을 보면, 기증병(起蒸餠)·상화(霜花)라 하여 “켜켜로 고명을 벌려 놓는다.”고 했다.
◎ 규합총서(閨閤叢書) : 서유본(徐有本)의 부인 전주이씨(全州李氏:1759∼1824)가 집필한 것으로, 병류(餠類)에 석탄병(惜呑餠)·신과병(新果餠)·혼돈병(餠)·석이병(石餠)·송편(松片)·잡과편(雜果片)·증편(蒸片)·빈자떡(녹두전병)·건시단자(乾團子)·토란병(土卵餠)·약식 등이 있고, 조과류에는 약과·강정·빙사과·매화산자(梅花子)·밥풀산자·묘화산자·중계법·계강과(桂薑果)·앵두편 등이 있다.
증편에 관한 언급 중 특별한 것은 “팥, 깨 등으로 소를 넣었고, 견과류와 함께 승검초 가루, 석이, 계피, 건강말, 후추가 쓰였다.”라고 기록 되어 있다.
◎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 한국 古來의 연중행사와 풍습을 설명한 책으로서, 1년 12개월의 기사를 항목으로 나누어 해설하였다. 민속을 적은 책 중에서 가장 소상하며, 이미 사라진 민속까지 광범위하게 다루었고, 많은 문헌에서 고증하여 시원과 유래까지 밝혀 놓은 책이다.
동국세시기에서는 증병, 상화병이 기록 되어 있으며 증편은 찹쌀을 쓰고 있어 멥쌀을 사용했다는 다른 문헌과 달랐다. 뿐만아니라 “최이(崔怡)가 시작 했다고 하는 음력 4월 8일 연등회에 아이들은 석남잎을 넣어서 남는 증편과 볶은 검은콩, 삶은 미나리나 물을 차려 놓았다.”라고 했고, “석가탄신일에 간소한 음식으로 손님을 맞이하여 즐긴다는 뜻이다.”고 하고 있다.
◎ 시의전서(是議全書) : 반가음식(班家飮食)에 관한 대표적인 책으로, 일제강점기에 필사한 것이라고 추정된다. 필자는 알 수 없으나, 이를 소장한 가문은 안동의 반가라고도 하고, 또는 서울의 반가라고도 한다. 이 책의 병부(餠部)에 여러 떡들과 함께 증편의 기록이 있다. 증편 만드는 방법은 증편별법으로 기록 되어 [규합총서]와 같이 팥, 깨 등으로 소를 넣었고, 견과류와 함께 승검초 가루, 석이, 계피, 건강말, 후추가 쓰였다. 라고 기록 되어 있고 술 대신 감주를 사용했다. 라고 기록 되어 있다.
◎ [요록] 1680년경 작자 미상 한문기록
상화병, 증병이 기록 되어 있고, 증편의 고명으로 밤, 대추, 잣이 쓰였다. 라고 기록 되었다.
◎ [부인필지] 1915년 작자미상 한글기록
증편이 기록 되어 있으며 견과류와 함께 승검초 가루, 석이, 계피, 건강말, 후추가 쓰였다. 라고 되어 있다
◎ [조선요리제법]에 증편에 관한 내용이 언급이 되어 있다
◎ 그 외 증편관련 문헌
- [18세기 궁중연회음식고]에서는 [요록]과 같이 ‘증편의 고명으로 밤, 대추, 잣이 쓰였다’라고 기록 되어있다.
- [도문대작] 1611년 (허균) 한문기록 쌍화증병이 기록 되어있다.
- [음식보] 1700년경 (진부정씨부인) 한글기록 긔증편법이 기록 되어있다.
- [증보산림경제] 1767년 (유중림) 한문기록 범증병법이 기록 되어있다.
- [주방] 1880년대초 작자미상 한글기록 증편기주법, 상화법이 기록 되어 있다.
- [엽잡록] 1829년 작자미상 한글기록 증편법이 기록 되어있다.
- [음식법(찬법)] 1854년 작자미상 한글표기 증편이 기록 되어있다.
- [이씨 음식법] 1800년대말 작자미상 한글표기 증편이 기록 되어있다.
- [윤씨 음식법] 1800년대말 작자미상 한글표기 증편이 기록 되어있다.
< 근대사회 >
◎ [간편 조선요리제법] 증편으로 기록 되어있다.
◎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1943년 (이영기) 한글기록
근대 조리서 중 가장 많은 떡이 기록된 조리서로 떡의 개요 외에 총 74항목의 방대한 떡의 종류가 수록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 증편과 방울증편이 기록 되어 있다.
◎ 그 외 증편관련 문헌
- [우리음식] 1926년 손정규 한글기록 증편이 기록 되어있다.
-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법] 1952년 (방신영) 한글기록 증편과 방울증 편이 기록 되어 있다.
< 현대사회 >
◎ 농촌진흥청 [전통.향토음식] 1997년 증편(기장떡) 소개
◎ 향지사의 [한국의 화순] 사평기정떡 소개
◎ 화순군 농촌지도소 [화순고유음식발굴, 계승을 위한 식생활공개강좌] 개최
◎ 농촌진흥청 [맛있고 영양많은 쌀요리] 증편, 포도증편 만드는법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여름편 기주떡, 증편 소개
최근 들어 전통음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각종 학회지를 통해 수많은 연구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또한 전통음식 종사자들에 의한 전통계승차원에서 다각도로 증편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를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일반인이 접근하기 좋게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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