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화 품은 귀염둥이, 다람쥐
생글 생글 산들바람 몸에 묻힌 다람쥐
상수리 알밤 주워 두 볼 가득 물어다가
제 곳간 채우고 나서 빙그레 웃는구나.
여기저기 식량 곳간 깜빡 잊은 다람쥐
잊은 식량 싹이 돋아 푸른 숲을 이루니
고맙다. 네 건망증이 생명을 키웠구나.
-다람쥐 업적
다람쥐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한 농부가 잡초와 돌멩이로 가득한 황무지를 개간해 밭을 일구기로 마음먹었는데 그곳 가장자리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어 농부가 그 나무를 베려하자 다람쥐와 새들이 깜짝 놀라 농부에게 이 나무는 저희가 오래전부터 살던 곳이니 베지 말아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이를 거절하고 농부가 막 나무에 도끼를 찍으려던 때 벌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나무에 움푹하게 파인 구멍으로 쏙 들어갔다. 구멍 안에는 달콤한 꿀이 가득한 벌집이 꽉 들어차 있었다. 농부는 구멍 속에 손을 넣어 꿀을 찍어 먹어보고는 소중한 나무라고 베지 않았다. 벌꿀이 이들 보금자리를 지켜주었다는 이야기이다. 인간의 아전인수식 생각을 빗대어 표현한 이야기이다.
소형 종으로, 네발과 귀는 비교적 짧고 꼬리는 편평하다. 해안에서 높은 지대에 이르는 초원, 교목림, 관목림 등 다양한 환경에 산다. 키가 큰 나무가 밀집하여 자라는 숲에서는 마릿수가 적고, 노출된 환경에 많이 있다. 나무 위에서도 활동하지만, 주로 땅 위와 숲의 낮은 곳에서 활동한다. 낮에 주로 활동하며, 나무 구멍을 집으로 이용하지만, 겨울잠과 번식은 땅속에 파 놓은 굴에서 한다. 봄부터 가을에 걸쳐 1년에 한 번 3~7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겨울철을 대비해 먹이를 저장하는 습성이 있고, 홀로 겨울잠을 잔다. 수명은 사육 상태에서 최대 9년, 야생의 경우 수컷은 5년, 암컷은 6년이다.
다람쥐는 북아메리카와 동아시아 북동부에서 사는 설치류이다. 등에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종이 북아메리카에서 살며, 동아시아와 러시아에서 사는 시베리아 다람쥐는 전 다람쥐 중에서 유일하게 북아메리카 이외의 지역에 사는 종이다. 어원은 'ᄃᆞᄅᆞᆷ+쥐'로, 'ᄃᆞᄅᆞᆷ'은 '달리다(走)'라는 뜻인 'ᄃᆞᆮ다'의 명사형이다. 재빠르게 잘 달리는 쥐라는 뜻인데, 현대 국어로 바꾸면 '달림쥐' 또는 '달리기쥐' 라고 할 수 있겠다.
작은 동물이 대부분 그렇듯이 경계심이 많고 색 자체가 보호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얼핏 지나치면 보기 힘들지만, 사실은 동네 뒷산에만 가도 서식할 정도로 널리고 널린 동물이다. 사람을 자주 봐서 겁을 내지 않는 다람쥐들은 오히려 등산객의 간식을 노리고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웬만하면 먹을 것을 주지 말자. 귀엽다고 자꾸 주게 되면 다람쥐가 사람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져 다른 먹이를 구하지 않게 되고, 겨울을 버티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먹는 모습이 귀엽더라도 가능하면 눈으로만 바라보자. 다람쥐는 엄연히 잡식성 동물로, 대부분의 동물들은 필요할 때만 먹이를 구하지만, 다람쥐는 먹이를 저장해 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볼주머니는 탄력이 좋아, 땅콩 7~8개 정도는 쉽게 들어간다. 다람쥐 볼주머니의 탄력은 엄청나서, 만약 인간이 다람쥐의 볼주머니가 있다면 입 안에 대형견 한 마리 정도를 통째로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 한다. 이렇게 저장한 먹이는 둥지로 나르거나 땅에 묻어 보관한다. 야생이 아닌 애완용 다람쥐도 먹이를 볼 주머니에 넣어 다른 곳에 저장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야생에서는 천적이 많다. 그중에서도 맹금류와 뱀은 다람쥐의 최대 천적이다. 맹금류는 눈이 좋기 때문에 다람쥐의 위치를 금방 눈치 채고 재빨리 낚아채 잡아먹을 수 있으며 뱀은 서서히 다가가거나 잠복해 있다가 잡아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주로 이른 아침이나 초저녁에 활동한다. 다만 낮에도 대놓고 돌아다니기도 한다. 굉장히 활동적인 동물인데 집에서 다람쥐를 키워 보면 쉴 새 없이 왔다 갔다 하면서 쳇바퀴를 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크기에 비해 굉장히 빠르다. 전력으로 달리는 다람쥐를 보면 순식간에 뭔가 슉 하고 지나가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순간적으로 그렇게 하는 거지, 지구력은 약하다. 주로 천적을 피해서 굴이나 나무 구멍에 숨기 위한 습성이기 때문이다. 어느새 입속에는“산골짝의 다람쥐 아기 다람쥐/ 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한번 넘으렴./ 팔딱 팔딱 팔딱/ 날도 참말 좋구나.”하는 김영일 작사, 박재훈 작곡의 “다람쥐”가 맴돌고 있다. 요즘 다람쥐를 애완용으로 기르며 쳇바퀴 돌리기를 하게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놈의 그 행동이 더할 나위 없이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