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제주도여행을 마치며~♧
일정 : 1월 16일(금) ~ 17일(일)
멤버 : 영빈, 선락, 창훈, 재영네 부부 8명
<첫째날>
03:50 기상
드디어 3개월 전부터 계획했던 한라산 눈꽃산행을
떠나는 날!
설렘과 흥분으로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추억들을 미리 떠올려본다..
04:50 공항으로 출발
명촌공영주차장에서 모여 출발하기로 했는데 재영이 차가 방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출발부터 긴장감의 연속..
다행히 빠른 서비스로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06:40 제주도로 출발
탑승수속 중 창훈이 가방에서 잭나이프가 발견되어 따로 운송되고 곧바로 출발!
날씨가 구름이 잔뜩, 게다가 일기예보에 비소식도 있어 걱정이 되기는 하나 친구와 함께 하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어본다..
08:00 성판악으로 출발
제주스타렌트카에서 서류 작성하고 그랜드스타렉스 12인승을 30시간에 11만원으로 계약한다.
잽싸게 짐을 싣고 거침없는 수다속에서 성판악으로 출발
09:00 한라산 눈꽃산행
예정시간보다 20분 늦게 산행을 시작한다.
스패츠, 아이젠, 모자, 러프, 선글라스, 장갑 등으로 만반의 준비와 함께 산행을 시작한다.
초반에는 햇살도 우리를 반기며 함께 걸었는데 나중에 벌어질 초유의 사태를 이때는 감지하지 못했었다.ㅠ
속밭대피소 4.1km
편한 오름길이 계속되고 삼나무숲길을 만나면서 사진도 찍어본다.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힐링 치유가 되는 듯.
눈길을 걷는다는 게 체력소모가 상당하다. 그래서 에너지 보충이 제때 이루어져야만 한다. 대피소 도착후 재영이가 준비한 위스키초콜릿은 완전 대박이었다.
당과 알콜을 동시에~~~^ㅎㅎ
10:20 진달래대피소 3.2km
이곳에서 사라오름을 옆에 두고 진달래대피소까지는 절반은 평탄하고, 절반은 중급 경사다. 경사의 정도를 파악하기에는 시각보다 땀샘과 호흡이 정직하다. 가파르지 않아 보여도 등에 땀이 조금씩 배는 걸 보면 오르막이 점점 더해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휴~하고 큰 숨을 내쉬고 하늘을 보는 일이 잦아진다.
문제는 진달래대피소까지 12시안에 도착해야만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
이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올라야 된다.
11:40 진달래대피소 도착
그런데 시간이 어중간하다. 점심을 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냥 정상으로 계속 진행하기에는 배가 너무 고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만장일치로 허기부터 채우기로 결정하고 컵라면에 물을 붓고 창훈이 제수씨가 새벽부터 준비한 김밥을 먹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음식의 맛을 느껴보기도 전에 12시가 임박해서 정상 통제한다는 방송이 스피커를 타고 나오자 신속하게 정리하고 통제소를 통과하였다..ㅠㅠ
12:00 정상으로~~^
이제부터 2.3km는 급경사이면서 발목 가까이 밟히는 눈으로 인해 매우 힘든 구간으로 짧은 거리이지만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체력을 감안하면서 천천히 오르는데 날씨가 점점 험악해진다..가시거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하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심상치않다..
마치 냉동고에 들어갔다가 나온 모습처럼 머리카락과 눈썹은 백발 그 자체였다..
이유를 아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상으로 갈수록 엄청난 양의 눈싸래기가 거친 바람과 함께 안면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정말 너무 아팠다.ㅠㅠ
인제 가시거리가 10m도 채 안된다.
이런 모습 어디서 본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TV에서 폭풍우속에서 히말라야 원정하는 모습이 꼭 우리의 모습이었다..
마지막 힘을 내서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13:30 백록담(1,950m)
비가 내리다가 얼음이 된 싸래기를 흠씬 두들겨 맞으면서도 정상에 오른 성취감을 맛보며 흔적을 기록하기 바빴다..특히 장갑까지 벗어던지고 우리의 흔적을 기록해준 선락이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13:45 ~ 17:00 하산
백록담은 아예 보이지도 않고 희열을 만끽할 상황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하산을 시작했다.
진달래대피소로 들어와서 여유를 가지고 점심식사를 다시 제대로 먹었다. 보통 산에 와서 먹는 음식중에 갑은 라면인데 이날의 진정한 우승은 창훈이 제수씨가 준비한 '김밥'이었다. 너무나도 맛있게 먹었다. 지면을 통해서 다시금 감사..
눈싸래기도 그치고 시간의 쫓김도 없기에 하산하는 길에 담지 못했던 풍경도 담고 창훈이의 돗자리 눈썰매도 번갈아 타면서 재미있게 하산하였다..
총 거리 19km, 8시간의 산행을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관리사무실에서 한라산등정인증서를 발급받고 다음 장소로 출발!
17:30 산방산탄산온천으로 go go~!
새벽부터의 일정과 산행에 따른 피로를 풀기 위해 찾아간 곳은 '산방산탄산온천'...
전국 온천의 95%이상이 단순천 유황천인 반면 이곳은 유리탄산 중탄산이온 나트륨성분이 국내최대치로 판명난 우리나라 최고의 탄산온천으로 국내 타 온천에 비해 월등히 높은 중탄산 및 유리 탄산가스를 함유하고 있어서 고혈압, 말초혈관 순환장애, 류마티스 등 성인병 치료와 피로회복 및 피부미용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소개하는데 경험해보니 정말로 피부가 매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9:00 ~ 20:00 식당으로,,.
저녁메뉴가 갈렸다. 해물탕 vs 흑돼지...
결과는 뻔했다..여성분이 선호한 흑돼지로...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밑반찬으로 나온 양념게장을 여러번 리필해서 먹는 바람에 진작 고기는 별로 먹지 못하고,.ㅎㅎㅎ
비빔국수, 물국수, 된장찌게 모두 맛있게 먹고...
한라산 소주도 캬~~아!
21:30 금호제주리조트 도착
17시간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제주도하면 회 아닌가?
근처 횟집에서 히라스와 해삼을 구입하여 숙소에서 제대로 한잔을 즐겼다..부시리 정말 식감이 조으네..
소주 6병 잽싸게 비우고 내일 일정을 위해 잠자리로..
<둘째날>
07:50 기상
허걱~~. 늦었다..
세계자연유산이며 하루에 탐방객을 400명 예약제로 제한하는 '거문오름'을 예약했는데 아침부터 난리가 났다. 그러나, 일정에 우리가 얽메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천천히 씻고, 식사하고 새로운 장소를 섭외하기로 했다..그 곳은 바로 '비자림'
이렇게 결정하고 나니 비로소 화창한 날씨와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앙~~너무 좋다..
09:40 ~ 10:30 비자림으로 이동
차안에는 시끌벅적하고 웃음으로 가득한 수다가 끊이질 않았다. 이미 욕지도에서 검증된 창훈이의 상상을 뛰어넘는 애드립과 어휘력에 좌중을 압도하였고,
밤의 황제인 재영이는 잠에서 헤어나질 못하고..ㅎㅎ
10:30 ~ 12:10 비자림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된 국내 최대의 비자나무 군락지이다. 448㎢의 면적에 500년에서 800년의 수령을 가진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자라고 있어 단일 품종 군락으로는 그 규모가 세계 최대로 꼽히는 곳이다.
거문오름도 좋았겠지만 이곳 비자림도 너무나 좋은 곳이었다. 힐링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글이 아닌 눈으로 가르쳐주는 곳이었다..모두들 감동한 이곳!
제발 훼손되지 않고 영원히 보존되기를 기도해본다.
이제는 서로 애정 표현도 쑥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는걸 보니 짧은 시간이지만 많이 친해졌네..
12:10 ~ 12:50 식당으로 이동
12:50 ~ 14:00 식사
제주에 사는 지인한테 추천받은 '장춘식당'
검색해보니 현지인이 많이 찾는 숨은 맛집으로 소개되고 있네..
고민끝에 남은 모든 경비를 털어 스페샬요리로 주문했다
돔베고기->고등어구이->갈치조림->성게미역국 으로
정말 배부르게 맛있게 먹었다..
돌이켜보니 이번 여행에서 음식은 제대로 먹은 거 같다.
마지막 코스로 제주오일장에 가보려 했는데 시간이 어중간하여 다음 기회로 아쉽지만 패쓰~~^
14:30 공항 도착
선락이 제수씨는 친구가 제주도에 살아서 혼자 이틀을 더 즐기고 오기로 예정되어 있어서 공항에서 생이별을 하게 되었고, 우리는 수속을 마치고 짧은 시간 면세점을 들렀다. 나는 창훈이가 무엇을 샀는지 다 봤다.
너무 부러웠다..
담배코너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저렇게까지 하면서 피우고 싶을까하는 애처로운 생각뿐..
외국인이 저 모습을 보고 뭐라 할까?
15:40 제주를 떠나다
여행의 진정한 맛은 그곳에 가기 전까지의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속에 있다고 했던가?
이번 여행은 시간시간마다 재미와 추억이 스며들어 있었고 오히려 화창한 한라산 산행이었다면 그 맛이 반감되었을 것이라는 것이 모두의 의견이었다..
여성 4분이 나만 바라보면서 다음엔 언제, 어디로 갈껀데요? 하고 빤히 쳐다보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 감흥을 뒤로 한채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16:50 ~ 17:15 울산 도착
개개인의 사정상 해단식은 생략하고 1박2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에필로그 ※
부부동반 한라산도 처음!
눈꽃산행도 처음!
단둘이 1박 여행도 처음!
많은게 처음인 이번 여행은 각자에게 찐한 여운과 감동이 충만하지 않았나 싶다..
3개월전부터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을만한 소중한 시간이 되도록 노력을 했는데 일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우려와 부담이 많았지만 모두가 도와준 덕분에 최고의 여행이 되었을 거라 자평해본다.
새벽까지 일하고 잠도 못자고 김해까지 운전을 도맡으며 기꺼이 희생해준 재영이!
최근 이사부터 가정에 예측지 못했던 일도 발생하여 여행을 포기하려했던 선락이!
아버지의 고관절 수술후 퇴원한지 2-3일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 아이 둘을 떠맡기고 가기가 어려워 포기하려했던 창훈이!
회사에서 사소한 일이지만 휴가를 내기에는 조금 부담이었던 나!
모두에게 포기의 사유는 다 있었지만, 그래도 약속을 지키고자 한 아름다운 마음씨가 이번 여행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고 평가내리고 싶다..
정말 수고했고, 너무 재미있었고, 온종일 행복했다..
다음에 좋은 곳으로 계획잡을테니 그때도 함께 합시다.
아마 여성분께 얘기하면 무조건 가자고 할테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