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부터 주룩주룩 내리는 빗 방울이 며칠동안 가슴앓이와 심란했던 마음을 더욱 마음조이게 한다.
고령화시대에 우리가 겪어야할 많은 과제중에서 가장 시급한것은 과연 부모님을 어떻게 모시고 봉양하여야하는가"라는 현실이
때로는 암담하리만큼이나 우리 곁에서 떠날줄을 모르고 있는 사이.
그런 마음을 보담아가면서 그래도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하자고!! 때늦은 후회을 하지말자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운전석에 앉는다.
평일 아침인데도 경부고속도로는 이곳저곳에서 정체다. 정적인것보다 동적인것에 더없이흔들리는 많은차량들의 숨어있는 사연들은
무엇일까? 점심시간을 시청에 근무하는 친구와 처남과 같이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막히면 그 시간에 닿을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
과 상념에묻힌다. 과연 부친은 홀로 요양원에 계신다고 하실까? 부친의 장기요양신청에 건강보험공단에서 심사후 병원의사 소견서를
작성해서 접수하라고 하는 데? 병원원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주실까? 그 자료를 팩스로 받아보니 한두항목도 아니던데??
그리고건강보험에 접수할때는 웬만하게 진행될수있을까? 요양원의 위치는 어디이고 그곳에 계시는분들과 잘 어울릴수있을까?
그렇게 천안까지 거의 두시간만에 왔다. 아무래도 점심시간을 못마추리라.. 한적한 휴게소에 잠시정차한다. 그 넒은 휴게소에 차량한
대가 안보인다. 썰렁하기보다는 좀 을씨년스럽고 비까정 내리니? 볼일을 빨리끝내고 손폰을 든다. 미안하다. 막힘으로 20여분 늦을
듯하다하니" 괞찮으니?천천히 조심스럽게 오란다. 천안 논산간 국도, 왕복 4차선에 옆에는 고속돌이다. 차이가 뭐가 있다고? 이곳의
속도는 80k이다. 옆도로는 110k이면서 톨비는 무상대 유상(8천얼마)이다. 이곳은 울 엄니말대로라면 도독놈(?) (일명카메라)이 많이
있다.그리고 간간히 신호등.. 평소 네비도 잘 안달고 다니는 습성(사실 다를줄도모른다) 과 아는길에는 달지도 않는다.) 으로 과속
하다 천천히~그러기를 반복하면서 논산에 12시 25분에 닿는 다. 친구가 동장으로 있는 취암동사무소를 찾는다. 현관앞에 나와있는 친구.
그밑에 사무장으로 부적면부면장으로있던 둘째처남이 사무장이다. "처남은" 하니 야! 승우가 친구끼리 편하게 먹으라고 직원들과 먼
저 갔다한다. 참, 속이 깊은처남이다. 그성격그대로." 학진아! 내가 니 처남 이곳으로 부른것 알지?? 부창동,반월동을 겸하는 동장밑에
사무장이 3명은 있어야하는데?? 니처남혼자면 충분할것 같아서 내 시장님한테 긴급건의해서 이곳으로 데리고 왔다(그친구가 동장으로 오기전 시장비서실장였다)
점심먹으러가자. 어디로 갈까? 이곳에 香院"이라고 일식집알지? 그럼. 누구 친구부를사람없냐? 그래 최선태"불러봐라! 같이 중학교
동기다. 점심먹으로 가는참이란다. 그래 향원으로 오라해라. 얌전하게 내리는 비오는날 오늘같은날에는 술한잔 안마시면 되냐고?
향원사장(고교동기이다)이야기다. 이것 저것 무한대로 리필해주는 덕으로 두시간을 훌쩍넘기고 고려병원까지 동행해준다는 친구가 더 없이 고마워하는시간.
그병원도 내구역이잖니? 내가 원장도 잘안다. 고려병원. 이곳 논산에서는 제법큰 삼백예순날 아픈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병원이다. 울 모친은 궁합이 잘맞아 이곳 원장님하고도 잘 지내시는데? 우리부친은? 당신뜻대로 안해준다고 원장님하고도 항상 대립각을
세우시면서 입원생활을 하셨던곳이다. 접수를 하고 기다리는 사이 수많은 외래환자분들이 그 시야에 머문다. 평생 안 아플수는 없지만
아픈맘 병원에 올때 저렇게 기다리면서도 고작진료시간은? 1분여도 안된다. 역시 친구의 역활" 아! 동장님 나오셨네요? 황칠성할아버지 보호자님이 이순월 할머니 이시죠? 멋지신분인데? 다리가 아프셔가지고 수술하시러 올라가신다했는데? 이건 뭐여!! 자식인
나보다 우리부모님의 건강상태를 훤히 알고 있었다. 예"죄송합니다. 그래서 제가 큰 아들인데? 모시러 내려왔습니다. 혹시 할아버지?
치매"증세 확인했나? 간호원언니왈" 그걸 미쳐 못했어요? 조금치매기가 있으신데? 확인했으면 1급이나 2급으로 해줄수있은데? 괞찮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일단 소견서 완료(카피좀부탁~~한번 볼려고~) 자! 우리 사무실로 가서 차 한잔 하고 가자. 처남도 볼겸. 동사무소 동장실~~ 검소하지만 잘 꾸며져있다. 웬만한 사장 집무실보다 실내가 멋있다. 울 처남이 직접 커피두잔을 가지고 온다. 잠시 앉자!하니. 두분이 대화나누시죠? 저는 관내예비군지휘관회의진행중이라 2층회의실로 가야합니다. 참, 으로 공직자의 올겨운 친구이다. 저러니~!! 가는 곳마다 칭찬과 승진(47세인데? 사무관진급라인에 있다) 도 승승장구. 장래에 시장감이라는 소리를 곁다리로 많이듣는다.
어느덧 시간은 오후4시가 다가선다. 그만 가야겠다. 그래 잠시만 하더니? 이것 가지고가라. 논산딸기다. 멋지게 포장한 제법큰 상자.
건강보험공단으로 간다했지? 그곳에 방진환과장이 있다? 뭐야!! 그래 가서 찾아봐라. 그 방진환과장. 우리 고향이웃동네. 나보다 1년선배. 재작년 이승을 하직한 울 누나와 동창. 나도 잘알고 있는 친구같은선배. 야! 오랜만이다. 근데 나!여기있는건 어떻게 알았어! 응! 조상환동장이 이야기하던데? 나부여에서 온지 2주일째다. 그래도 동장이 관내에 어느유지나 선배님들이 계신건 파악하고 있어야지?하니~ ㅎㅎㅎㅎㅎ웃음이다. 어디보자. 진작이 알았으면 내가좀 도와줄뗀데? 요즘은 모든자료가 공유되고 인터넷으로 평가되어 처음시작부터가 중요하단다. 괞찮아? 그래도 선배가 있으니? 울 누이가 선배하고 참 친했잖아!! 그랬지? 잠시 숙연해진다.
그럼 아버지는 어디로? 가야곡 양촌리 실버타운이래? 그래 그곳 원장도 내가 잘 안다. 부여있을때부터 내가 관리했었다. 부부가 참으로 좋은 사람들이지? 잘 됐다. 그럼 방선배만 믿고 갈께. 그래 1~2급은 아니더라도 3급만 나오게 해줘. 나중에 어머니때는 신경좀 써주고~~
밖으로 나오니 내리던 빗방울이 그치고 있다. 지난 며칠간 맘고생하고 가슴졸였던 시간들속이 이렇게 한순간에 모든것들이 순순히
풀리다니? 잠자리에 들때마다 부처님에게 간곡히 기도했고(차라리 나를 아프게 해달라고)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수없이 찾곤했다.당신의 막내아들과 막내며느리가 저렇게 아파하시는데? 불쌍하지도 안느냐고? 생전에 뵙지도 못한 할머니에게 간절이 기도했던 몇날 며칠간의 바램이 이렇게 편하게 이루어질것으로는 상상도 못했다. 잠시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다시 핸들을 잡는다. 이제는 처음가는길. 가야곡왕암리는 처가집이지만 양촌리는 가본적이없다. 王酒를 생산하는 육곡리를 넘어오면 된다했으니? 어느덧 구름이 가득한 3월의 15일 오후도 저녁나절을 꿈꾸며 한가로운 시골풍경이 낯설기만하다. 고개를 오르니? 성삼문묘지앞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조선 세종때의 집현전 학자 아닌가? 한글창제에 앞장선 실학자.세조때 사육신으로 몰려 죽음을 당했던 그분의 묘소가 이곳에 있었다. 5분여를 지나 저멀리 오른쪽에 여유로운 산골에 제법큰 가옥이 보인다. 저곳이겠지? 그곳이 그린실버홈.
이미 그곳 원장이 본가까지와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이곳에 와있다. 울컷한다. 아버지 손을 잡고 죄송합니다"를 괞찮다"하시면서 어머니나 잘 모시고 수술 잘 해드리란다. 나는 이곳에 한달정도 계시겠단다. 여러어른들 특히할머니들과 두분은 부부가같이 계시고 있었다. 정성스레 과일과 차를 내온다. 이곳 원장백명천,김은선 부부는 30대의 젊은사람이었다. 얼마나 친절하고 싹싹한지? 정말 걱정하지 말란다. 장기적으로 계시게되면 못모시지만(아직 요양결과가 안나왔으니) 한달은 모시고 있을테니? 할머니 모시고 잘 수술해드리라고 하시는데?? 웬만한 자식보다도 더한 감동을 받는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한달 경비도 상상외로 저렴하다. ) 건보에 방진환과장이야기를 하니? 어떻게 아느냔다. 그저 웃음만 주었다.
생전처음으로 가족 그것도 울 아버지를 남겨두고 나오려니? 목이 메인다. 불효가 따로 없다. 그래 다 잘되자고 하는일이니? 눈물도 보이지말자! 질근 마음을 가다듬고 잠시 하직인사를 드린다.
사실은 어머니의 건강이 더 와 닿는다. 10여년전에 인공관절을 하셨고, 몇년전겨울에는 넘어져 발목수술을 하셨다. 근데? 집안의 잡일과 텃밥을 일구어가꾸느라고, 무리한것이 허리의 뼈마디가 튀어나와 신경을 눌러 왼쪽다리에 심한통증과 관절로 고생이 심하시다.
오랫동안 어머니 다리 고쳐드릴려고 수없이 많은 약과 병원과 입원과치료를 해오셨다. 한 평생 당신의 일 욕심과 완고하신 부친의 수발과 자식들의 바람잘날없는 업보에 이제는 당신이 자꾸만 육신의 병을 이겨내시지 못하고 계시는것이다.
당신은 내일아침 열차로 올라갈테니? 저녁에 가란다. 내원참?? 한참이나 설득한후에야 집에있는 찬밥을 모자가 나누어 먹고 대충 집안정리후에 방문을 잠근다. 이제 올라가시면 언제 내려올지 모르는데?? 우리 집 때묻은 안방과 현관문. 한평생 이렇게 오랬동안 빈집으로 비워둔지가 없었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때 이곳으로 터전을 잡았으니? 40여년동안 우리 가족과 애환을 같이했던 가족들의
보금자리. 얼마일지는 모르지만 주인들이 쓰던 애증품들이 제자리에 있으니? 봄이오면 앵두나무꽃이 필테고, 여름이오면 대추나무잎새가 파릇파릇할게다. 그리고 엊그제 그 흔적을 남기노라고 밑에 동생내외가 와서 심었다는 감자싹이 돋아나겠지? 그때쯤 반가운 노년의 두분이 오시면 너희들이 먼저 반겨야될거야~~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가끔집마당좀 둘러보라고 당부드리며.마지막으로 행하여야할 어머니를 모시고 고속도로를 달리고있다. 올 한해 벌써 내 고향 내 집을 찾은횟수가 7회나된다. 이제 얼마나 그 일을 더하야될지는 알수없지만 내가 살아있는한, 내 아버지와 내 어머니는 나의 영원한 안식처라 믿기에 누가 뭐라해도 내가하야할일을 하게될것이다.
별 막힘없이 다가서지만 저녁의 어둠인지라 과속으로 인해 도독놈(?)한테 한두군데 걸려든것이 맘에 거슬린다. 우리 집사람말대로 네비를 달고 다니면 될것을 ~~ 괜히 이말을 우리 집사람한테 했다가는 ?? 또 송곳이 들어온다. 새어나가지 않게 내가 대문에 있는 과태료 통지서를 받아야될텐데????
자! 할머니를 니방 침 대에서 주무시게 하자. 막내한테 한말이다. 그러세요? 내일이면 입원하실테니?편히 주무세요. 하니? 니 아버지때문에 잠이오겠냐? 벌써부터 부친걱정이다. 당신은 50여년이 넘게 그 수발을 들었으면 이런때라도 벗어나시면 얼마나 좋으려냐만은?
마음속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저녁에는 배가아픈 통증때문에 잠을 잘 못주무신다. 4년전에 떼어낸 쓸개에서 통증이 온다한다. 대전 성모병원에 자주갈수도 없어 논산에서 치료를 하시는데도 평상시 진통제 한알도 드시지를 않는다. 얼마나 사시겠다고?그러시냐면?그래도 싫다하시어 그냥 보고만 있다. 그런분이 그리고 화장실에도 자주가시는데???
집사람이 더 안절부절이다. 그러다가 당신까지도 쓰러지면 어쩔거냐고?? 서방님들도 좀 시키라고 하는데? 그녀석들 돈이나 낼줄알고. 부친하고 정이 안들어 아직도 영 무서워한다. 또 한가지는 내가 해주는것이 편하고 부모님도 마음놓으시는 통에 웬만하면 내가 다 도맡아 한다. 그런것중에 정말로 "후회"하지 않을려고`
16일 아침이다. 오늘 하루 휴가 냈다. 해가 길어져아침일찍도 환한다. 50여분만 아침운동(조깅)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9시30분쯤모시고 가면될듯하다. 이른아침에 아버지의 전화. 자식보다 먼저 해왔다.
9시 40분 간단한 짐을 챙겨 택시를탄다. 승용차로 모시고 가면 좋으려만은 시간관리상 택시로 모신다. 오전중에 입원하기로 정해져있다.
입원수속도필요없이 바로 병실로 안내받는다. 조카녀석(아래누이동생아들 )의 배려로 3인실한켠이다. 이제 끝났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피로가 엄습한다.정신을차리자고해도 자꾸눈이 덮힌다. 조카가 삼촌 점심같이하자고해서 올수도없다. 그래 점심먹고 사무실에 잠시들러 눈좀부치고집에가야겠다. 어머니 저 갈께요? 걱정마시고 잘 계시고 낼 모레 수술 잘 받으세요. 그렇게 내가 짊어진 내임무는 잘마무리한듯하다. 사무실에 잠시들러 감기는 눈을 잠시붙히고 피로와 피곤함에 집근처의 사우나에 들른다 그리고 내몸을 타인에게 맡긴다.
염려하는 집사람의 사랑속에 8시도 안되어 깊은 잠에 취해 모든것을 쉬어가게만들며 나의 육신에 휴식을 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