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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파키스탄에서 더위먹었다.-기계 11대 계약, 부자된 기분...
master(이방노) 추천 0 조회 61 09.07.18 22:12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엊그제 파키스탄에서 업무출장을 마치고 돌아왔다.

약 3주간 머물었는데 석달은 된것 같은 느낌이다.

매일 45도를 넘나드는 더위에 습기가 많으니 불쾌지수는 내 인내의 한계를 넘는다.

첫날 거래처를 방문할려고 정장을 하고 호텔을 나서는 순간 확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에 실려오는

습한 더위를 느끼는 순간 난 얼른 방으로 돌아와 티셔츠만을 입은체 가벼운 복장으로 바이어를 찾아 나선다.

카라치에 머무는 3주간 내내 티셔츠복장으로 업무를 보러다녔다.

 

내가 파키스탄을 다닌지도 16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래도 파키스탄은 변한게 없다.

그러나 내가 16년동안 거래하고 있는 F라는 회사는 날로날로 발전하여 세계 제일의 타올공장이 되었다.

이 공장에 내기계가 13대 돌아가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대대적인 시설증설이 곧 완공을 앞두고 새로운 기계 11대를 국제경쟁입찰을 한다고 하여

유럽과 터키, 일본의 메이커들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회사의 간부들이 며칠간 개별심사를 거쳐 최종 터키, 일본 그리고 한국의 내가 선정된다.

유럽기계는 유로화로 결재해야 하고 워낙 비싸서 초반 탈락된다.

2차 심사를 마치고 터키가 떨어져 나가고 마지막으로 3차심사에서 일본과 대결한다.

3차심사에서는 성능은 물론이려니와 가격조정(nego)이 관건이다.

내게 유리한 점은 10여년간 내 기계13대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과 성능이 좋고,

20여년간의 타올생산공장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제작되어

사용하는 사람들의 평가가 좋은것이 내 기계를 선택하게하는 좋은 평점이다.

 

3차에서 일본업체가 탈락되고 내기계가 선정된다.

그러나 선정하고 나서 또 마지막으로 가격을 깎아 달란다.

싸움은 이제 부터인것 같다.

실무부사장과 부장급 5명이 둘러앉은 테이블에서 가격 깎는 싸움이 시작된다.

사장아들은 뒷켠에 앉아 "너희들이 얼마나 잘 깎는지 보자"라는듯이 비스듬히 보고있는 좌석이다.

내가 오파한 가격은 2년전 가격의 10%를 올린가격이다.

그들의 목표가격은 종전 2년전의 가격 보다 10%하향된 가격이다.

 

그렇게 시작된 싸움이 두시간을 넘어도 끝이 없다.

자기들이 주장했던 가격이 터무니 없다는걸 알고는 종전가격대로 해 달란다.

난 종전가격에서 1,000달러를 더 얹어 달라고 버티며 실랑이질을 하다가 내가 화난 소리로

"내가 오파한 가격에 10%의 마진이 있다면 난 너희들 앞에서 목을 따고 죽는다"라며 손각락으로

목을 자르는 시늉을 해 보인다.

그러니 둘러앉은 간부 6명이 한동안 조용해 진다.

또 밀고 밀리는 싸움의 말장난이 계속된다.

 

신경전 중간에 농담도 걸며 공격한다.

"너희들 6명이 나 한사람을 스퀴즈(가격깎기)하는것은 국제 고문이야"

"혹시 너희 회사에 고문을 전문으로 하는 과(課)가 별도로 있는게 아니야?"

농담반, 진담반으로 치고 빠지는 작전을 구사해 본다.

 

내 영어 실력이 영어를 상용하는 그들보다 많이 모자라서 힘들여 말하지만 말하고 싶은 단어를 모를때는

"잠깐"하며 스톱을 걸어놓고 전자사전을 찾아가며 이야기를 계속하니 그들도 우스운지 한바탕 웃기도 한다.

마지막 그들의 제안이다. "종전가격에 500달러를 더 얹어 주겠다" 한다.

이넘들 참 조무레기 근성이다. 물론 나도 더한 조무레기지만...

세계에서 제일큰 공장에 비하면 내 공장은 먼지같은 존재인데도...

역시 파키스탄 사람들은 가격흥정의 달인이라는 소문이 헛소문은 아닌것 같다.

찬물 한병을 달라고 하여 컵에 찬물을 비우며 의도적으로 손을 약간 떨어본다.

그리고 물을 마시며 흥분을 자제하는듯한 모습을 보일려고 또 손을 떨며 물을 마신다.

 

그리고 갖고간 혈압약을 한알 먹는다.

무슨약을 먹는냐고 하길래 흥분되어 혈압이 올라 혈압약 먹는다고 하니

모두들 조용해 지며 2분여를 가만히 생각하고 있는 나를 지켜보는것 같다.

2,3분후 테이블을 탁 치며 OK하니 모두들 환하게 웃는 얼굴이다. 

아마 내가 제시한 가격이 제일 낮았던것 같다.

모두들 악수를 청하며 기계를 잘 만들어 달란다.

역시 쇼는 필요한것 같다.

 

12시에 시작한 상담이 오후 3시가 다되어 끝이난다.

점심시간이라며 시켜온 점심을 같이 먹는다.

점심은 해버거인데 난 정말 싫은데 그들은 잘도 먹는다.

아마 몇년먹을 햄버거를 3주동안 모두 먹은것 같다.

이곳F사에서 기계 11대 오더를 받고 또 다른 바이어를 찾아나선다.

다른회사에서 또 2대를 더 계약하고 엊그제 돌아오니 몸이 파김치가 된듯하다.

 

오늘 출근하여 5일후 선적할 기계를 최종점검한다.

시집보낼 딸아이 꽃단장 시키는 마음이다.

금년 내내 앞뒤 돌아볼 여유없이 바쁘게 되었다.

그래도 일이 있어서 바쁘게 살아가는게 내 스타일 아닌가...

 

그런데 계약된 기계의 가격이 2년전 가격과 같지만 환율은 20%이상 올라 있는걸

아실랑가 모를 실랑가....ㅎㅎㅎ

금년말이면 이 회사(F)에 내 기계 24대가 돌아간다.

 

한 브랜드 "BANDO"라는 이름으로....

 

 

Louis Armstrong - What A Wonderful World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아래의 사진들은 카라치에 머무는 어느 일요일 오후 늦으막해서 재래시장에서 담아온 사진이다.

뉴욕에 계시는 마음좋은 블로거님이 보내주신 24-70 렌즈로 찍었다.

렌즈는 좀 무거워도 감이 참 좋다.

사진 솜씨가 미천하니 보내주신분 한테 좀 미안하기도 하지만 차츰 좋아지겠지...

 

오전 10시쯤 카메라 메고 나섰는데 너무 더워 얼른 호텔로 들어와 피로도 풀겸 낮잠만 실컨 자고 일어나

오후 4시가 넘어 나섰다.

그래도 얼마나 더운지...편의점에서 물한병을 사서 송두리체 다 마신다.

 

역시 시장은 삶이 있는곳이라 어디를 가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곳이다.

그전에 이곳에 왔을때는 길에서 굽는 햄버거도 먹었는데...

이번엔 너무 더운데도 레몬냉차를 마시기가 겁이난다.

혹시 배탈이라도 나면 하는 겁이다.

 

무스림들의 옷차림을 보노라면 내가 더 더워진다.

그러나 정작 그들은 그리 땀도 흘리지 않는다.

 

 

 

               어딜가나 자식사랑은 마찬가지, 더운 날씨라 아기한테 레몬냉차를 마시게 하는 부모의 정이 보인다.

 

 아버지, 엄마, 딸둘...

 

 쇼핑센터....역시 아이들 옷가게가 가장 붐벼 보인다.

 

                            아들은 시원해 보이는데

                            엄마는 뭐 그리 많이 걸쳤는지...더워 보이는데 땀이 보이지 않는다.

 

                          

 

 

 시계가 많기도 하지만 싸기도 하다.

모두 중국에서 온 시계라네요.

 

                           레몬을 압착해서 만드는 모습,

                           압착기는 나무로 만든 완전수동 압착기.

                           나도 목이 말라 한잔해 보고 싶었지만 사용하는 물이 겁나 사양했답니다.

 

 

 이 아줌마...

엄청 더워 보이는데도 땀방울 하나 흘리지 않는다.

 

 

                           차를 마시는 영감님이 지나가는 나를 보고 사진을 찍어 달라며 포즈를 취한다.

                           차 한잔 마시겠냐 하길래 이 더운 날씨에 무슨 차를 하며 사양하고 어른 자릴 떴다.

 

 

 

 

 

                            장애아들을 데리고 나온 아줌마...

                            억척스러워 보인다..

                            그 옆의 아들은 뭐가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이다.

 

                             레몬냉차를 만드는 아저씨,

                             한컷 찍어 달라며 포즈를취한다.

                             냉차를 한잔 마시라며 레몬을 꺼내 들기에 얼른 사양하고 출행랑...

 

                           어딜 가나 아이들은 귀여워 보인다.

                           엄마는 어디로 갔는지...

                           옷을 사달라며 옷위에 앉아있다.

                           칭얼대는 모습이 귀엽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많은 상가가 문을 닫었다.

평일에는 차들이 엉켜 항상 교통지옥 같은 곳이다.

 

 스쿠터에 한가족이...

이러다가 다치면 한가족이 병원으로...

내 에이전트 이야기로 뒤에 앉은 아줌마가 탄 모습이 "섹시 포즈"라고 한다.

 

 여기도 한가족이 나들이 나왔는것 같다.

모두들 시원한 레몬 냉차를 마신다.

모두 검정색 차림이지만 더워 보이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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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7.19 00:03

    첫댓글 늘 덕분에 앉아서 생생한 세상 구경이네요... 감사합니다. 세계 각국을 홍길동 처럼 다니시는군요. 일부러 약간 손을 떨어본다...압권입니다. 문득 나도 나가 볼까....생각이...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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