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책 읽으러 다니는 것만으로도 버거워서 일지 쓰는 것에 등한시 했네요..정책부장님께도 죄송하고.^^
정신 바짝 차리고 이번 주부터는 열심히 올려볼까 합니다.ㅎㅎ
<1차시>
1. 일시 : 2018. 8. 28 (화) 2:30~3:30
2. 대상 : 초 1 김현진, 김현석, 박슬기
3. 읽은 책 : 길아저씨 손아저씨 / 권정생 / 국민서관 ,
놀이 '까막잡기'
4. 후기
방학 때는 못 만나고 지난 시간엔 슬기만 와서 오래만에 현진, 현석이를 만났어요. 1학기 동안 아리까리 했었는데 유심히 보니 현진, 현석이가 구분이 돼요. 둘은 쌍둥이라 비슷한 듯 한데, 조금씩 다른 게 있어요. 현진이는 까불이에요. 얼굴에도 장난기가 많아요. 그래서 한 군데 오래 집중을 잘 못해요. 현석이는 까칠이에요. 하라는 건 못 이기는 척 곧잘 하지만 잘 따지고 들지요.
공부방에 갔더니 받아쓰기 하는 중이어서 빨랑 끝내달라고 해요. 아마 받아쓰기하고 노는 시간으로 정해져 있나 봐요.
현진이, 현석이는 놀고 싶고만 하는 1학년 아이들이라서요.ㅎㅎ
지난 시간에 왜 안 왔냐고 했더니 집에 있었대요. 집에서 텔레비젼 보는 게 젤 좋대요. 요즘은 '초제트팽이'가 젤 재미있대요. 1학년조차도 어울려 노는 것보다 티비보는 게 젤 좋은 모양이에요. 아마 공부방에 오면 노는 것 외에 쓰기나 읽기나 규율에 맞춰 지내야 하는 게 힘들어서 그런 거겠지요?
<길아저씨 손아저씨> 책을 꺼내 놓으니 겉표지에 있는 점자에 관심 있어해요. "이게 뭐지?" 하면서 막 뜯으려고 해요. 그래서 점자라는 것을 알려주고 눈을 감고 손으로 만져보게 했어요.
그러면서 겉표지에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현석이 왈, "말 잘 들리라고 업혀서 가요. 옆에서 어디로 가라고 들려줘요. 이게 뭐지? 하고 말하면서 나 좀 도와주라고 말해서 업혀 도와주는 거예요." 하네요.
우리는 노트에 <길아저시 손아저씨 / 권정생 / 국민서관>이라고 쓰고 책을 읽었어요. 다음에 이 책이 또 읽고 싶을 때 서점이나 도서관에 찾기 쉽게 노트에 적어두자고 하면서 늘 적어요.
읽다가 누가 길아저씨인지 누가 손아저씨인지 헷갈려해서
길아저씨 - 두 다리가 불편하지만 눈이 잘 보임.
손아저씨 - 두 눈이 보이지 않지만 다리가 튼튼함.
하면서 정리해 보았어요.
현석이랑 현진이랑 오랜만에 책을 읽으려니 좀 지치나 봐요. 그래서 <까막잡기> 놀이를 했어요.
그러는 중에 슬기가 들어왔어요. 이긴 사람이 술래를 하기로 하고 놀았어요. 축 처져 있던 현진, 현석이 생기가 돌아요. 서로 술래를 하겠다 하고 열심히 쫓아 다녀요.
다 하고 나서 '길아저씨'가 되어 보니 어땠어? 했더니 현석이가 "귀신이 나올 것 같아서 죽을 뻔 했어요. 안 보이니까 귀신이 나올 것 같아 죽을 것 같았어요." 슬기는 무섭다고 술래를 안 했어요. "술래했으면 죽을 뻔 했을 텐데 안 해서 좋아요." 해요.
책을 통해, 그리고 놀이를 통해 길아저씨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보는 시간 가져봤네요.
<2차시>
1. 일시 : 2018. 8. 28 (화) 3:40~4:40
2. 대상 : 초 2 곽은우, 강채희, 황아현, 박정훈, 황태영, 초3 박진주
3. 읽은 책 : <오소리네 꽃밭 / 권정생 / 길벗어린이>
4. 후기 :
진주가 들어오더니 "저 끝냈는데 여기 들어와도 돼요?" 하고 물어요. "응, 시간 되면 들어와." 하고 반갑게 맞이해주었어요.
그런데 정훈이가 물어요. 저희도 놀이해요? 저 아까 문 열었을 때 봤어요. 해요. 소리가 나니까 궁금해서 문 열어 봤는데 아이들이 노는 걸 봤대요. 그래서 제가 말해요. 1학년 놀이했다고 2학년 하라는 법 없고 2학년 했다고 1학년 하진 않는데~ 했더니 태영이가 난리에요. "놀이하고 싶은 사람~"하면서 분위기를 몰아요. 해서 "그럼 책 잘 읽고, 시간이 나면 조금 놀이하자." 하고 말해줬어요.
지난 시간에 방학 후 처음 만나는 날이라 '왕과 거지' 놀이를 10분 정도 했었는데, 태영이가 왕이 되어서 정말 자기 맘대로 했거든요.^^ 책을 펼치자, 오소리가 뭐냐고 너구리예요? 하면서 물어서 오소리가 뭔지 핸드폰으로 찾아 보고 나서 책을 봤어요.
그러면서 겉표지만 보고 상상해 봤어요.
정훈이가 "오소리네 집에 꽃밭이 있는 것 같아요." 하고 "오소리네 집에 꽃이 엄청 많아서 망한 꽃밭 같아요. 못 들어가요." 해요. 그럴까? 하고 책을 넘겨요.
이 때 채희가 태영이한테 한 마디 해요. "너 오늘은 책 읽을 때 조금만 말해라~"하고요. 태영이는 이것저것 궁금한 것도 많아서 많이 물어보고 많이 말하거든요. 놀이시간 없을까봐 채희가 먼저 주의를 줘요.ㅋ
첫 그림을 봤어요. 책을 봤던 친구들은 태풍 같다고도 하고, 회오리 같다고도 하고요. 땅굴 같다고 하는 아이도 있어요.
채희가 주의를 준 덕에 책을 끝까지 자~알 봤어요.
책을 다 읽고 채희가 "오소리가 회오리 때문에 날라갔는데, 냄새 덕분에 돌아왔지만 놀랬어요. 돌아와 가지고 남편한테 꽃밭을 만들자 그랬어요. 어떤 꽃들한테 그거 쪼지 마세요. 했어요." 하고 말해요.
해서 "왜 쪼지 말라고 했을까 하니 정훈이가 "예쁘니까, 꽃은 생명이니까"라 하고, 태영이는 "꽃은 자연이 만든 유산이에요." 해요.
그러더니 다들 한 마디씩 해요.
"곷이 많이 없어도 집안이 이뻐요. 그래서 꽃밭을 안 만들어도 될 것 같아요."
"꽃밭이 없어도 세상이 이뻐요."
해서 진주는? 했더니 뜸을 들여요.
진주가 1,2학년 때 주옥같은 말을 말해서 정말 행복하고 신나고 그랬는데 3학년 되어 한동안 못 보다가 다시 만났더니
말이 바로 안 나오나 봐요. 좀 있다 "꽃밭을 만들면 세상이 바뀌어요." 라고 말해요. 정말? 그랬더니 그렇대요.
근데 왠지 실망이에요. 애들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게 이 아이 마음일까?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생각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ㅋ
그러더니 태영이가 멋진 말을 해줘서 다시 들려달라고 다시 들려달라고 여러 번 말하면서 태영이 말 그대로 써보려고 노력했네요.
"꽃밭을 만들려고 했는데, 꽃밭 만드는 것을 포기해요. 꽃 있는 그대로 그 자체만으로 꽃밭이에요." 하고 말해줬어요.
처음 말이 정말 좋았는데 아이들 말을 바로 한 번에 그대로 옮긴다는 것이 쉽지 않아요.
그러면서 우리도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꽃과 나무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이렇게 우리 주변에도 꽃이 많았구나, 산에 올라가지 않아도 이렇게 우리 가까이에 자연이 숨쉬고 있구나 하고 실감했어요. 그러면서 봤던 꽃과 나무 이야기 하는데 소나무, 라일락, 장미, 냉이, 쑥, 쑥갓, 민들레, 개나리 등등 봤던 일화를 이야기해줘요. 오소리네 꽃밭 속에 나오는 꽃들은 봉숭아 밖에 모르겠지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건 참 많아요. 그래서 다음 시간엔 우리집 주변에 있는 꽃과 나무 많이 보고 뭐가 있나 꼭 말해주기로 했네요^^
첫댓글 글을 읽으니 아이들을 보지 못했지만, 아는 아이들인 것처럼 느껴져요~^^ 귀여워요~^^
어머..언제 봤네요.ㅋㅋ 갈 땐 꼼지락대다가 가는데, 막상 아이들 만나 이야기하면 또 즐거워서 가고 그래요. 오래만에 후기 쓰니 또 새롭네요^^
바쁜와중에도 일지를 열심히 쓰는모습이 훌륭해보여요.
감사합니다~~^^
저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