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열시부터 온수가 나온다기에 잠자리에서 침대에서 밍기적대다가 로비로 나와 디카의 메모리 카드를 시디로 굽고, 미지근한 물로 씻은 후 숙소를 빠져 나온다.
지금 시각은 2시 50분. 11시 30분에 숙소를 나왔으니 벌써 3시간하고 20분이 지난거다.
로얄 네팔 항공사를 찾아가 항공권 리컨펌을 받고, 사람 구경을 하려던 것이 길을 잃어 20분 걸리는 곳을 한시간 반만에 찾고, 다시 타멜 거리로 돌아오는 길을 잃어 또 헤매다 방금 숙소 근방 레스토랑 도착한 것이다.
혼자 하는 여행이기에 길을 잃어도 조급하지 않고, 아무 상점에 들어가 물건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좋다. 길을 잃고 헤맨 시간동안 아무 걱정 없이 주변 구경을 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 ^^
길을 잃고 카트만두 거리를 돌아다니는 동안 각종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수많은 인파들이 모인 광장도 지나친다. 로얄 네팔항공 사무소가 있는 곳은 다름아닌 인도 대사관 건물 1층. 출발 날짜와 시간을 확정하고 건물을 나오니 이제 여행이 막마지에 다다르고 있음을 느낀다.
점심 식사를 위해 찾은 곳은 Bresel restaurant. 2층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지금 쉬고 있다. 주문한 식사는 Swiss Streak와 Lemon Juice. 260루피니까 우리 돈으로는 3500원정도 되려나? 만족! 대만족!
- 숙소 5층에서 내려다본 가든 전경. 이곳에서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 주변 게스트 하우스 건물들 -
- 무슨 행사인지 방송 중계하는 모습도 보인다. (저녁이 되어서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게 된다) -
- 우와~ 사람 정말 많은걸 -
- 퍼레이드 사진 1 -
- 퍼레이드 사진 2 -
- 퍼레이드 사진 3 -
- 항공권 리컨펌 받으러 나왔다가 길 잃고 카트만두 시내 다 돌아다니는 중 (친절히 알려주는 분은 많지만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는 나는야 방향치 -
- 드디어 찾은 인도대사관 앞에 진열되어 있는 중고 서적, 영어교재부터 C++까지 그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
- 티벳 관련 책(중국 이름이 우선이라니!! 발끈 -_-+)과 나란히 있는 이름 모를 북한 관련 책. 무슨 내용일까? -
- 점심 식사 Swiss Steak, 아침도 안 먹고 걸어다니느냐 정말 배고파서 싹싹 긁어먹었다. -
- 식사하면서 타멜 거리 내려다보기 ^^ -
일명 몽키템플로 불리는 스와얌부나트는 카트만두에서 가장 높은 산(언덕?)위에 세워져 있다. 숙소 앞에서 100루피에 택시를 타고 도착! 헉헉 대며 끝 안보이는 계단을 다 오르고 나니 입장료 100루피를 걷는 사무실이 보인다. 윽~ 속았다~ ㅠ.ㅠ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내려갈 순 없지~ 수납하는 아저씨에게 사진 한장 찍어달라 부탁하고, 입장료를 내고 드디어 정상에 도착.
우와~ 절로 감탄이 날 정도로 카트만두 시내의 모습이 온 사방에 펼쳐진다. 사원 중심에는 티벳 불교의 영향을 받은 오색의 룽다가 펄렁이고 부처님상과 힌두교의 상징인 평화의 신 비슈누(맞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지금 시간은 4시 50분. 저녁 시간이니 바람도 선선하고 차분히 앉아서 글쓰기 딱 좋은 날씨다.
티벳에서와는 달리 네팔 사람들은 하루종일 지켜봐도 여유와 웃음을 놓지 않고 사는 듯 하다. 국민소득이나 경제발전을 별개로 치더라도 종교가 주는 평화로움과 삶의 안정때문이리라 생각든다. 다양한 종교와 각각의 신을 모두 포용하고 새롭게 재창조하는 (국교는 힌두교이지만 불교사원도 상당히 많다) 그들의 포용력과 너그러움에 박수를 보낸다.
스와얌부나트에서 카트만두 시내 경치 감상과 사원 내부를 돌아다니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다 되어간다. 혼자 올라와서 경치 사진만 찍기 지겨워 주변에 혼자 계신 분들께 사진 부탁을 해본다. 어이없는 나온 사진도 있고, 구도를 아주 그럴싸하게 잡은 사진도 있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이 길에서 장기를 두듯 사원 한편에서 체스를 두는 무리와 그 안에서 여기저기 훈수를 두는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니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재밌다. 나도 옆에서 재미있어 끝까지 구경했는데, 결국 체스의 승부는 무승부로 끝!
- 네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All Eyes (or Buddha's Eye)는 부처님의 눈을 의미한다. (참고로 힌두교에서 부다는 비슈누의 9번째 화신에 속함 -
- 스와얌부나트에서 내려다보는 카트만두 시가지 전경 -
- 체스를 즐기는 아저씨들. 역시 훈수는 빠지지 않는다. -
- "FREE TIBET" 꼭 이루어지길... -
- 자신있게 사진찍어 주겠다던 아저씨의 결과물. 이정도면 대만족! ^^ -
- 원숭이 사원에 주인공이 빠질 수 없지~ -
- 오랜 시간이 느껴지는 불교 조각물 -
- 온화한 미소부터 무시무시한 코끼리까지. 피부색도 다르네. -
숙소로 돌아와 저녁식사전까지 숙소 앞에 있는 네팔 꼬마들이랑 같이 논다. 뛰어 노는 모습이 영락없이 어린아이들이다. 세상 어디를 가던지 애들 노는 모습은 거의 비슷한 듯 하다.
"뽀또, 뽀또"를 외치길래 카메라를 꺼내들었더니 온통 카메라에 가까이 들여다 보려고 서로 밀치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골목 2층에서 지켜보시던 아이 어머니까지 나오셔서 한자리 꿰 차신다. 그중에 가장 귀여운 꼬마가 내 가슴주머니에 걸쳐있는 선글라스를 가리키며 조르기에 건네주었더니 어지럽다면서도 신나게 걸어다닌다. 마치 술취한 아저씨처럼...^^; (내 안경 도수가 꽤 높다) 세살쯤 되보이는 어린 아이는 어찌는 귀엽던지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느낌이 든다. 애들이랑 노는게 역시 제일 재밌다. 하지만 너무 힘들다는거... ㅜ.ㅜ
- 귀여운 네팔짱 옆집 아이들. 장난끼 역시 최고! -
- 엄마 앞에서 만세~~~ (엄마인지 확실치 않음) -
숙소에 함께 있는 식당에서 참치김치찌게를 맛있게 먹고, 휴식도 취할 겸 숙소에서 일하는 한 네팔 현지 직원분을 포함 주변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주된 이야기의 주제는 한국과 네팔의 차이점. 땅 크기부터 시작해서 어쩌구저쩌구..^^;
오늘 카트만두 시내가 많이 북적였는데, 알고보니 오늘이 Cow's Festival이란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다양한 행렬을 지켜보고 소년들은 소의 모습으로 수염을 그리고 전통의상을 입은 체 행렬에 참가한다.
잠깐 물을 사기 위해 상점에 룰루랄라 걸어가는데, 밤이 되니 주변 호객행위를 하는 아저씨들이 더욱 가까이 접근한다. (난 그때까지는 내가 순진하고 착하게 보이는 줄 알았다 ㅠ.ㅠ)
어디 가느냐, 좋은데 있는데 갈래? 뭐 무시하는 것도 한두번이고 재미삼아 말을 받아주니 아저씨 신나수 수퍼 앞에서 내가 물사고 나올때까지 기다린다. 좋은게 뭔지 아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옆에 다른 아저씨가 따라 붙더니 몇 그램이 필요하냐고 물어본다.
그램? (무게의 단위)
그제서야 그 뜻을 이해하고 손사래를 치며, No thank you, I don't need it! ^^;
포기하지 않는 아저씨 이번에는 마사지를 좋아하고 물어온다. 라싸에사 발 마사지를 받은터라 괜찮은 것다 그러니 얼마 생각하냐고 물어본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숙소에서 안나갔다.
숙소 네팔 짱에서 밤시간에 데스크를 지키는 네팔 청년과 새벽 3시까지 재밌게 대화를 나눈다. 사소한 나라 이야기부터 네팔의 복잡한 정치 상황까지. 형과 그 가족을 모두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현재 왕이 마오이스트에 의해 축출되고 그 수장이 실권을 장악하고 있단다. 상점마다 걸려있는 액자의 주인공이 바로 왕이 아닌 마오이스트 수장이란다. 과거 윌의 민주화 과정과 비슷한 정치적 상황이 바로 네팔의 현재 모습인듯 하다. (참고로 마오이스트는 중국 모택동을 추종하는 공산 세력을 일컫는다)
첫댓글 맞아요 애들하고 노는게 제일 재밌죠 좀 힘이 드는게 문제긴 하지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