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이나 무공해, 친환경 농산물이니 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이름이 붙어 있는 채소들은 가격이 무척 비싸다.
경제적 여유가 좀 있고 건강을 중요시 하는 가정에서 많이 소비한다.
가게 어딘가에는 생산자의‘친환경 농산물 인증서’를 복사하여 걸어 놓은 곳도 있다.
보통 누구나 친환경 농산물 하면 농약은 전혀 쓰지 않고 화학비료도 쓰지 않으며 퇴비 등 유기질비료만 사용하여 농사 짓는 것으로 안다.
내가 처음 손바닥 만한 밭에 농사를 짓기 시작할 때는 순진하게도 나름대로 시장에서 사먹는 믿지 못할 채소 대신 내가 직접 다만 한두 가지라도 무공해 채소를 만들어 먹으리라 했다.
그런데 이것은 내 능력으로는 절대 불가능하고 전문 농부라 하더라도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을 깨우치는데는 불과 한 두달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론 철저하게 원칙을 지켜 생산하는 농민도 어딘가에 있기는 할 것이다.
씨를 뿌리면 채소가 싹이 트는 단계에 땅 속에서부터 병벌레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 자라면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힐 때 까지는 여러 종류의 병과 벌레의 공격을 받는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더러 배추나 고추 몇포기 심었다가 다 뜯어 먹히고 앙상한 줄기만 구경하게 되는 수도 있다. 특히 케일이 더 그러하였다.
지금은 무조건 약을 뿌리진 않지만 이상을 발견하면 약을 뿌리는데 일단 병이든 벌레든 발생하면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씩은 계속 약을 뿌려야 한다.
그렇다고 풋고추를 안 따먹을 수는 없으니 약을 뿌리기 전 따고 약을 뿌리는 형식이다.
(고추나 호박같이 어린 열매를 따 먹거나 뜯어 먹는 채소는 자주 따서 크는 것이 없어야지 한두개 크도록 남겨 놓으면 양분을 그쪽으로 집중하므로 새로운 열매나 잎이 많이 달리지 않는다.)
내가 먹을 것이 그 정도인데 대규모 영농가들은 이상이 나타나면 이미 타격이 크다. 미리 예방할 수 밖에 없으니 훨씬 더 많이 자주 독하게 농약을 뿌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친환경을 표방하는 농산물 처럼 위장하는 방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우선 처음에는 무농약으로 하다가 어느 정도 벌레가 살짝 파 먹은 다음에 약을 치는 것이다. 사람들은 벌레가 파먹은 증거가 확실하니 믿을 수 밖에.....!
‘친환경 농산물 인증서’는?
그것도 어려울 것 없다. 인증서를 발급해 주는 기관이 있는데 그 기준은 매우 까다로워서 통과되기가 어려우므로 초기에 농가에서는 아예 발급신청을 기피했다고 한다.
기관이 만들어 지면 그 조직에는 복잡한 시설과 장비, 많은 인력이 있게 마련이고 인건비 등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가게 마련인데 발급신청이 들어오지 않으면 기관의 존재 이유가 소멸되어 기관이 폐쇄될 것이다. 거기 매달려 먹고 살던 직원들은 실직자가 될 것이고!
이를 막기 위해 직원들이 찾아 다니며 발급신청을 독려하고 심사에 통과되는 방법(?)까지를 알려 주었다고 매스컴에 추적 방송된 적이 있었다.
‘친환경농산물(親環境農産物, Environmental farm product)’에 대하여 다음 백과사전에서 검색을 하여 보았다.
그 내용은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을 보전하며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 및 사료첨가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만을 사용하여 생산한 농산물을 일컫는다. 농약, 화학비료를 3년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것은 '유기농산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은 '전환기유기농산물',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은 '무농약 농산물', 농약을 50% 이하로 사용해 재배한 농산물은 '저농약 농산물'로 표시한다.’로 되어있다.
며칠 전 살충제 계란파동이 났을 때 정부의 조사에 의하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의 87%이상이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은 농가였다고 한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또 채소도 별차이 없지 않겠는가?
화학비료와 농약을 많이 사용한 채소일수록 때깔이 좋고 싱싱하며 먹음직 스럽게 보인다.
너무 좋은 것을 찾으려 고집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 병을 고치는 병원도 약이 신통하게 잘 듣는 경우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스테로이드제나 마약, 환각성분 등이 함유된 약을 쓰면 아픈 것이 금방 낫고 밥맛이 좋으며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니 의사들은 그런 약을 쓰고 싶은 유혹을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고객도 늘어난다.
부작용으로는 골다공증, 몸의 붓기, 뇌의 손상, 중독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나는 무식한 농부로서 농사의 모든 과정을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보아야 농사가 가능한 사람이다.
그러나 짧은 경험에 의하면 비교적 농약을 거의 쓰지 않는 채소는 고구마, 감자, 머위 등이다. 감자는 비료를 많이 써야 하지만 고구마, 머위, 돼지감자는 비료조차 거의 필요가 없다.
도라지, 더덕 등 뿌리 채소 들도 농약을 덜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양분을 식물의 줄기나 잎, 열매 등 땅위에 저장하는 식물들은 아무래도 병 벌레의 공격을 땅 속 보다는 쉽게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