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전기로 한양대 상담심리 대학원 합격했습니다. 중앙대와 한양대 두 곳 지원했고 한양대만 합격했습니다.
카페 글 보며 도움을 많이 받아 약소하지만 야간 상담심리대학원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 됐으면 해서 글 씁니다.
특히 저 처럼 주경야독 하셔야하는 직장인분들, 합격은 기분 좋지만 등록금 걱정되는 월급쟁이님(ㅠㅠ)들 모두 건승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 스펙
서울소재 상위권 대학교 인문계열 전공자고 나이는 32, 미혼에 직장생활 5년차입니다.
평점은 3점대 초반으로 높지 않은 편입니다. 심리전공은 아니고 학부때 심리학 수업 몇개 수강한적 있습니다.
사실 친숙한 동대학원을 가고 싶었는데 모집시기 놓치고 모집 기간이 남은 곳으로 좁히다보니 한양대, 중앙대 두곳 지원하게 됐습니다.
2. 학업계획서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대학원 학업계획서를 처음 써보는데다 이게 뭐 글발로 쓸수 있는게 아니라 대학원 진학 이후의 계획에 대한 뚜렷한 컨텐츠나 비전, 정보가 빼곡히 있어야 쓸 수 있는 글이었거든요. 인터넷에 떠도는 기존의 학업계획서들 보면서 내용말고 '틀'만 참고했습니다. 어떻게 논리 전개해야 하고 학업계획서에 걸맞는 표현을 파악할 수 있었거든요. 예컨대 '대학원에서의 저의 학업 계획은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집니다.'라고 시작하는 문장이나 논리 전개방식을 익히는데는 기존의 계획서를 보는게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학업계획서만 완성하는데 주말하고도 하루 더 걸렸던 것 같네요. 질문이 진학동기, 학습목표 및 계획, 졸업 후 진로 및 희망, 기타 인데 이 질문에 답을 3페이지 알차게 꽉꽉 채우는게 쉽지 않습니다. 학부 때 상담심리학에 대해 어떻게 접근했는지, 실제로 졸업후에 나의 계획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연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오히려 더 점검하고 확신을 가질 수 있을만큼 조사하고 분석해서 썼습니다. 지원하시는 분들은 학업계획서 만만히 보지 마시고 총력을 기울이시라고 조언 드리고 싶네요.
3. 한양대 면접
성인상담전공 지원했고 면접에 80명 정도 왔는데 이게 성인상담전공자만 대상으로 부른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모집단위 전체 정원이 35명이라고 들었습니다. 3명씩 들어갔고 한명씩 돌아가면서 자기소개-전공질문-개별질문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전공질문은 크게 어렵거나, 혹은 그걸 꼼꼼히 물어보는 건 아니여서 변별력이 있다면 학업계획서에 더 있겠다는 느낌 강했습니다. 중앙대 면접이 나름 '심층면접'이란 느낌이 강했던 반면에 한양대 같은 경우는 인성면접, 학업계획서로 어느정도 거른 다음에 어떤 사람인지 대충 살펴보는 정도의 느낌이었고요. 직장인 경우 현재 직업과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 외에는 학업계획서나 신변을 토대로 특별히 어떤 질문을 하진 않았습니다. 교수님 세분이셨는데 두번째 뽑는 학생들인 만큼 '학생 유치'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셨는지 모두 다 온화하고 기분좋게 면접분위기 만들어주려고 애쓰는 느낌이었습니다. 전공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면 오히려 '질문이 너무 어렵죠' 하면서 토닥여주셨고 마치 상담자-내담자 분위기처럼 면접을 이끌어가는게 신기했습니다. 저는 전공질문에 두루뭉실하게 답했던게 계속 걸렸는데요. 사실 전공질문이란 것도 상담의 구조화, 공감적 이해 등 단어의 사전적의미로 추론할 수 있는 수준이라서 아예 말을 못하기보단 어느정도 풀어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내주셨습니다.
4. 중대 면접
중대 면접은 당황했던게 공지된 수험표에 있는 일정보다 10분 전에 면접장에 들어섰는데 면접장 들어가자마자 바로 면접보라고 이름을 불러서였습니다. 또 한양대보단 심층면접 느낌 강했던게 질문 자체가 좀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것들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자기소개, 상담자로서 가져야 하는 가장 큰 덕목을 하나 제시하고 그것을 자신이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해보라고 했고 나머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전공 질문은 없었지만 하나한 좀 까다롭게 느껴졌습니다. 또 그냥 '면접'이 아니라 전형 이름 자체가 '심층면접'이기 때문에 대답하시는 지원자들도 길고 상세하게 답하는 느낌이었고요. 한양대 면접 교수들 분위기가 워낙 온화해서인지 중대면접 교수로 들어오신분들은 상대적으로 좀 피곤해하고 지루해하는 느낌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까칠하게 질문하고 그런 건 아니었고요. 남자분 2분이었고 똑같이 3명 들어갔습니다. 인성을 본다는 느낌이 강했고 조건은 거의 한양대랑 비슷했는데 저도 왜 떨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ㅎ
*기타 & 전공공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면접 때 전공질문을 저 역시 가장 많이 걱정했었는데요. 개론서 쭉 읽어가고 하긴 했는데 의외로 전공에 대해서 묻는 경우가 적었습니다. 서류-면접만 보는 상담 특수대학원 전형의 경우 전공공부를 심하게 빡세게 하지 않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카페에 올라와있는 기본적인 질문들(진학동기, 상담자로서 본인이 갖는 자질, 상담에서 중요한 역할) 위주로 정리하고 개론서를 어느정도 파악하는 수준만 공부해가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개인적인 의견임다ㅎ)
대학을 졸업한지 8년 정도 지났으니까 크게 만학도라고 할 순 없지만 대학원 진학 앞두고 가장 걱정이 많이 되는게 등록금 문제입니다. 어렵게 회사생활해서 모은 돈을 결국 대학원에 다 내야 하나, 이 길이 그만큼 나에게 가치가 있는 건가 하는 고민도 들고, 아무리 생각해도 특수대학원의 등록금이란게 수업시간에 비해 과하고, 어떤 면에선 불필요하게 학벌을 사는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이네요. 그래서 얼른 같은 길 가는 분들과 이런 고민에 대해 진솔히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한양대 합격하신 분들 쪽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