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역 2번 출구 → 삼막터널 들머리 → 석수 능선 → 장군봉 → 장군 능선 → 국기봉 → 삼성산 → 무너미 고개 → 팔봉 능선 → 소머리 바위 → 연주대 → 사당 능선 → 공룡 바위 → 관음사 → 남현동 들머리' 11km 구간을 7시간 동안 여유 있게 즐길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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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산
높이: 481m
위치: 서울특별시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남쪽으로 4km, 안양역에서 서북으로 5km 떨어져 관악산 서쪽으로 이어지는 481m의 삼성산은 서울시 관악구, 금천구와 안양시를 경계로 한다. 삼성산은 관악산 주 능선에서 서쪽으로 뻗어내린 학바위 능선을 타고 무너미 고개로 내려앉다가 다시 솟구쳐 오른 산으로, 삼성산 아래 국기봉과 삼막사로 많이 알려져 있다. 관악산 유원지로 들어서면 왼쪽이 관악산, 오른쪽 능선이 삼성산 능선이다.
원효대사가 의상, 윤필과 함께 삼막사를 짓고, 수도하였다고 하여 삼성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삼성산에는 삼막사, 호압사, 반월암, 상불암, 안양사, 망월암 등 많은 절과 암자와 천주교 성지가 있다.
삼성산의 등산로는 서울대입구 관악산 공원, 시흥동, 관악역, 안양 유원지 등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있으며 삼막사, 남근석, 상불암, 망월암을 잇는 한적한 길도 있다.
관악산[冠岳山]
높이: 632m
위치; 서울특별시 관악구, 경기도 과천시
관악산은 서울의 조산이다. 내룡(來龍)은 백두대간에서 이어진 태백산·소백산·새재· 희양산을 거쳐 속리산이 중조(中祖)가 되어 한남금북정맥을 이루고, 북으로 치달아 칠현산·광교산·청계산을 이어, 관악·금지산·남태령에서 한강을 경계선으로 강남의 서쪽 벌판에 우뚝 솟아 강북의 삼각산과 마주하고 있다. 관악산은 청계산·삼성산과 함께 옛 금천의 진산(鎭山)인 금지산경(衿芝山經)을 이루는데, 이 산경의 최고봉이기도 하다., 산봉우리의 모양이 불과 같아 풍수적으로 화산이 된다.
빼어난 수십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된 나무 와 온갖 풀이 바위와 어우러져 철따라 변하는 모습이 마치 금강산과 같다하여 소금강 또는 서쪽에 있는 금강산이라하여 서금강이라고 한다. 시민의 주요한 휴식처로 숲과 맑은 공기, 확 트인 조망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곳곳에 드러난 암봉들이 깊은 골짜기와 어울려 험준한 산세를 이루고 있으나 산의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고 도심에서 가까워 가족동반 당일산행 대상지로서 많은 이들이 찾는다.
봄에 관악산 입구 쪽에 벚꽃이 만발하고, 철쭉이 필 때 철쭉제가 열리기도 한다.관악산 서쪽에는 무너미고개를 사이에 하고 삼성산이 솟아있는데 남쪽 계곡에는 안양유원지가 조성되어 있다.
명칭의 유래
검붉은 바위로 이루어진 관악산은 그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 모습으로 보여서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의 ‘갓뫼(간뫼)’ 또는 ‘관악(冠岳)’이라고 했다. 관악산은 옛 지도에는 ‘관악’으로 많이 나온다. 악(岳) 자체가 산(山)을 뜻하기 때문에 옛날에는 그 뒤에 다시 ‘산’자를 덧붙이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이렇듯 관악의 산이름은 그 형상이 마치 관처럼 생겼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처음의 산이름은 주위 산세에서 으뜸간다는 뜻이라고 한다.
경기 오악(五岳)
관악산은 옛날부터 개성 송악산(松岳山), 가평 화악산(華岳山), 파주 감악산(紺岳山), 포천 운악산(雲岳山)과 함께 경기도 오악(五岳)의 하나였다. 빼어난 수십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다.
일찍이 고려 숙종 원년(1069) 김위제가 지리도참설에 의해 남경 천도를 건의할 때 삼각산 남쪽을 오덕구(五德丘)라 말하며, 그 남쪽의 관악은 모양이 날카로와 화덕(火德)에 속한다고 말하고 있다.
남쪽 봉우리 삼성산 중턱에 있는 삼막사에는 몽고항쟁 때 적장 살리탑을 살해한 기념으로 세웠다는 삼층석탑이 있다. 물론 관악산은 그 이전 한강을 중심으로 백제·고구려·신라 삼국이 쟁탈전을 펼치고 당군(唐軍)을 축출할 때 그 지형상 군사적 요충지가 되었다.
서쪽 끝 봉우리에 해당하는 호암산에는 삼국시대에 쌓은 석축 산성이 있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조선후기 기록인 『연주암지(戀主庵誌)』에는 신라 문무왕 17년(677) 의상대사가 관악사와 의상대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강감찬과 관악산에 얽힌 전설
관악산은 그 북쪽 기슭 낙성대에서 출생한 고려의 강감찬과 관련한 전설도 많이 지니고 있다. 그가 하늘의 벼락방망이를 없애려 산을 오르다 칡덩굴에 걸려 넘어져 벼락방망이 대신 이 산의 칡을 모두 뿌리째 뽑아 없앴다는 전설도 있고, 작은 체구인 강감찬이지만 몸무게가 몹시 무거워 바위를 오르는 곳마다 발자국이 깊게 패었다는 전설도 있다.
이 전설들을 뒷받침해 주듯 관악산에서는 칡덩굴을 별로 볼 수 없고, 곳곳의 바위에 아기 발자국같은 타원형 발자국들이 보인다.
15개가 넘는 절과 암자
골짜기와 등성이에 15개가 넘는 절·암자가 있다.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지로 정할 때 연주사와 원각사 두 절을 지어 화환에 대처했다고 하는 정상의 원각사와 연주암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사찰과 암자가 있는데 아슬아슬한 벼랑 위에 자리잡고 있는 연주대는 관악산의 모든 등산로가 집결하는 곳이다.
정상의 연주대는 관악산의 최고봉으로 대학동과 과천시와의 경계에 우뚝 솟은 자연 바위벽으로 절 암자바위이다. 이렇게 관악산 정상에서 남남동으로 약 40m 되는 곳에 있는 이 암자바위는 10여개의 창(槍)을 모아 세워 놓은 듯한 모양이며 50m 이상의 절벽으로 3면이 둘러싸여 있다. - 한국의 산하
애초 10월 26일 등산방 10월 정기산행은 정선 민둥산 억새 산행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관악 85 회장이 10.26의 역사성을 생각해 가능한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는 근교 산행을 하자는 제안으로 삼성산, 관악산 연계 산행을 하기로 했다. 시간이 안 맞는 친구와 10km 이상의 산행이 힘든 친구를 위해 1진은 삼성산에서 관악산을 거쳐 목적지인 사당으로, 2진은 서울대에서 모여 둘레길을 걷거나, 관악산만 들러 사당으로, 3진은 뒤풀이 장소로 직접 가는 거로. 산행지 중 하나인 관악산은 3월 시산제로 잠깐 들렸을 뿐 종주는 언제했었는지 기억도 안날 지경이다. 해서 찾아보니 2016년 5월 15일 파이프 능선을 올랐던 것이 마지막 산행이었다.
토요일 일이 있는 흥수가 3진으로 빠지는 바람에 내가 1진의 대장을 2진은 영한이가 대장을 하기로 했다. 1진은 금요일 저녁까지 수경, 은정, 나 이렇게 셋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관악산은 많이 갔지만, 삼성산은 처음이다. 비록 처음이고 아무리 야유회 산행이라도 제대로 된 산행을 하기 위해 가장 긴 코스로 계획을 잡았다. 오랜만에 무알코올 산행을 하는 대신 왕다방을 재개장하기로 했다. 아마, 2017년 천관산 이후 처음일 거다. 점심은 사과 하나와 귤, 꼬마 소시지로 물론 비상용 디팩에는 버너와 코펠, 라면, 햇반이 들어 있다.
2 - 1
10시에 관악역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9시경 집에서 나가면 된다.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을 먹고 배낭을 싸는 등 산행 준비를 했다. 경기 5악[감악, 관악, 송악, 운악, 화악] 중 하나인 관악산을 가는 만큼 그동안 신고 다니던 등산화는 넣어 두고 오랜만에 5.10을 신기로 했다. 8시 50분경 집을 나서 구산역으로 갔다. 합정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신도림에서 다음 차로 갈아타기 위해 승차장에서 전철을 기다리다 바로 도착한 차를 탔다. 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생각! 1호선은 어딘가에서 수원과 인천으로 분기하는데 그냥 아무거나 타도되나? 관악이 분기역 이전에 있었나? 급하게 폰으로 지하철 지도를 찾아 확인하니 구로역에서 분기하고, 내가 탄 차는 막 구로역을 지났다. 그리고 관악역은 수원 방면에 있는 역이고, 내가 탄 차는 인천행이었다. 바로 다음 역에서 내려 거꾸로 서울행 전철로 갈아타고 구로역에서 내려 다시 수원행으로 갈아탔다. 덕분에 관악역에는 예정보다 늦은 10시 9분에 도착했다.
지난주에는 환승 기회를 놓쳐 다음 차를 타야 했고, 와중에 한 정류장을 지나치는 실수도 했었다. 요즘은 전철 안에서 넋 놓고 있다가 계속 실수를 하는 듯. 뭐 어쨌든 지하철을 타고 이동 중 등산방의 정황을 보니 지난 밤새 많은 일이 있었다. 1진으로 참여하기로 했던 수경이 지난밤의 숙취로 산행이 불가능해 1진에서 12시에 서울대 정문에서 모이는 2진으로 참여하겠다는 통보를 했고, 삼성산 관악산 연계 산행 인원이 너무 적다고 생각한 산악회장이 계획된 일정을 취소하고 산행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리고 뜻밖의 인물 선현도 참여하기로 해 총인원이 3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약속 시각보다 9분 늦은 10시 9분에 관악역에 도착해 역 밖으로 나가니, 삼성산의 출발역답게 광장은 각지에서 몰려온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우리 일행인 선현, 은정, 흥수도 이미 와 있었다. 여기저기 포장마차에서 술과 안주를 팔고 있었다. 홍어 무침이 당기기는 했지만, 무알코올 산행이 목표인지라 무시했다. 은정이 점심으로 김밥을 산 후 산에 오를 준비를 마치고 역 광장을 떠난 시각이 10시 18분이다.
2 - 2
애초 삼성산행을 계획했을 때는 가장 긴 코스인 석수 능선, 장군 능선, 팔봉 능선 등을 다 거쳐 갈 생각이었지만, 흥수가 합류한 이상 흥수의 경험에 따르기로 했다. 변경된 코스는 지도상으로는 A 코스로 학우봉 능선을 거친다. 결과적으로 잘 선택한 코스라는 게 내 생각이다. 등산로는 거의 산책로 수준으로 길 상태는 아주 좋았다. 해서 안양 주변 등산객이 몰려 구간에 따라서는 정체가 심해 줄을 서서 올라야 했다.
그렇게 오르다 보니 오른쪽 봉우리 위에 정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정자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제2 전망대에 가까워져서 그게 제1 전망대라는 걸 알았다. 우리가 시작한 코스는 관악역에서 출발하는 거라 제1 전망대 뒤로 제2 전망대로 오르고, 안양유원지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제1 전망대를 거치는 거였다. 11시 20분 수많은 등산객을 뚫고 제2 전망대 바로 아래 도착하니 '쉬운 길 0.15km', '어려운 길 0.1km'라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쉬운 길은 전망대로 바로 오르는 길로 모든 길이 데크화 되어 말 그대로 쉽게 오를 수 있었고, 반면 어려운 길은 암벽을 타는 길로 흥수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길이었다. 은정과 선현은 쉬운 길로, 흥수와 나는 어려운 길로 암벽에 올랐다.
암봉에 올라 주변 경치를 감상한 후 전망대 뒤에 잘 만들어진 '쉼터'로 갔다. 쉼터에서 은정이 가져온 포도와 사과, 선현의 감으로 간단히 요기하며 휴식했다. 대략 10분여 정도 쉰 후 내가 앞장서서 길을 가다 이정표가 없는 갈림길을 발견했다.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길이 주 등산로로 지금까지와 동일한 상태의 길이었고, 왼쪽의 위로 오르는 길은 상태가 불량한 게 소수의 등산객만 오르는 길로 보였다. 모든 등산객이 오른쪽 길로 갈 때 망설임 없이 왼쪽 길을 선택해 올라갔다. 그러자 내 뒤를 따르던 산악회도 날 따라왔다. 초행인 나는 위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가운데 앞장서 올랐다. 그에 반해 내 뒤를 따라서 오던 산악회는 이 코스에 익숙했다.
그리고 등장한 암벽! 암벽을 오르는 첫 시도는 실패해, 암벽의 중간 정도에서 다시 내려와 산악회에 선두 자리를 양보했다. 그리고 그들이 오르는 코스를 유심히 관찰한 후 다시 올랐다. 암봉 정상에 올라 한숨 돌리고 있는데 밑에 흥수가 보였다. 이 친구도 갈림길에서 망설임 없이 왼쪽을 선택한 거다. 나머지 두 여성 친구는 오른쪽 정규 코스를 선택해 길을 갔고. 그렇게 암벽을 기어 올라 보니 그 정상이 해발 368m의 '학우봉'이었다. 학우봉에서 간단히 인증을 찍고 다음 봉우리인 국기봉을 향해 갔다. 그런데 학우봉을 오르는 과정에서 선현과 은정 두 친구가 우리를 앞서 서로 헤어지게 되었다.
앞서간 두 친구가 우릴 부르는 소리에 큰소리로 뒤에 있다고 알려줬다. 그리고 등산객이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거나 쉬고 있는 '능선 쉼터'를 지나며 이 친구들이 있는지 살펴보았으나 없었다. 우리도 계속 가 다시 이정표가 없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정규코스는 오른쪽으로 난 길이었고 직진하는 길은 소수의 등산객만 다니는 길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목적지인 국기봉과 삼성산 정상으로 가는 지름길이고. 그런데 그 갈림길에 이정표는 없었지만, 누군가 바위에 붉은 페인트로 오른쪽 길을 가리켜 "서울대 50m"라고 써놓았다. 그것을 보고 그 길은 서울대로 가는 거니 우리의 길이 아니라 생각하고 직진해 올라갔다. 오른쪽 길로 가면 서울대와 국기봉으로 분기하는 갈림길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오른쪽으로 간 두 친구와 거리가 더 멀어졌다. 폰으로 서로 연락을 취하며 길을 가 12시 10분경 갈림길에서 다시 만났다.
삼막사를 옆으로 보며 길을 가다 데크 계단 아래 막걸리를 팔고 있는 곳에 도착했다. 무알코올 산행을 지향했지만, 산에서 만나는 곡차를 무시하고 그냥 가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게 내 평소 신념이라 마늘종을 안주로 곡차 한잔 마셨다. 데크 계단을 오르자 다시 갈림길이 나타났다. 아주 당연히 이정표는 없고 오른쪽은 정규 코스 우회로, 왼쪽은 암벽을 오르는 지름길이었다(삼성산은 이게 표준인 듯). 넷 다 지름길로 가다 암벽에 부딪혀 두 여성 친구는 암벽을 우회하게 하고 흥수와 나는 암벽을 기어올랐다.
2 - 3
12시가 넘은 이후에 흥수는 서울대 정문을 출발지로 하는 2진과 계속 연락을 취해 그들의 동향을 파악했다. 가능하면 연주대에서 접선하기 위해. 서둘대 출발 2진은 다시 산행파와 둘레길파 둘로 나뉘었다. 산행파인 젤라, 길호, 세익은 먼저 연주대를 향해 출발하고, 나머지 둘레길파인 수경, 규한, 영한, 창우는 둘레길을 돌기로 했다고 했다. 해서 산행파와 3시에 연주대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도 3시까지 연주대에 도착하기 위해 길을 가 12시 32분에 삼성산 국기봉에 도착했다. 국기봉에서 인증을 찍고 시간이 시간인 만큼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삼성산 정상을 향해 가다 꽤 넓은 평지가 있어,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을 먹었다. 나야 쉬면서 먹은 곡차와 사과와 포도 덕에 특별히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꼬마 소시지를 안주로 흥수가 가져온 이슬이와 장수 막걸리를 마시는 거로 점심을 대신했다. 나머지 친구가 김밥과 과일로 점심을 먹는 동안 오랜만에 커피를 내려 서비스 했다. 대략 30분가량 점심을 먹은 후 오늘 산행의 1차 목표인 삼성산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1시 30분경 점심 먹은 장소를 떠나 1시 45분에 해발 481m인 삼성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 주변이 혼란스러워 단체로 인증을 찍기가 힘들었다. 해서 은정이만 인증을 찍고 서울대에서 출발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서둘러 연주대를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삼성산 정상에서 건너편 관악산을 보고 지금까지 와는 다른 광경에 감탄했다. 관악산 쪽은 그나마 삼성산보다 해발이 높아서인지 단풍이 짙게 들어 장관이었다. 비정규코스로 내려와 2시 18분에 무너미 고개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고개까지 1시간 30분가량이 걸렸다. 거리는 1km에 불과한데. 해발 481m의 정상에서 해발 253m(트랭글 기준)의 무너미까지 228m는 생각보다 가파르고 길 상태도 좋지 않아 속도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물론 가장 나쁜 상태의 비정규코스를 선택한 것도 이유지만.
애초 계획은 팔봉능선으로 관악산에 오를 생각이었지만, 동행한 친구의 상태와 관악산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각을 고려해 좀 더 쉽고 짧은 학바위 능선으로 오르기로 했다. 그렇게 올라 2시 52분에 학바위에 도착해 주변 관악산 단풍을 구경하며 두 친구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2시 56분에 공대 갈림길에 도착했다. 3시 10분에 관악산 국기봉에 도착해 역광의 흥수 인증을 찍고 연주대를 향해갔다. 세 친구가 정규코스로 가는 동안 뒤에서 암벽에 기어 올라 암봉을 넘은 후 내려가는 길은 못 찾아 잠깐 헤매다가 흥수의 도움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이미 시간상으로는 3시 연주대에서 서울대를 출발한 2진을 만나기는 불가능했다. 해서 연주대 갈림길에서 연주대를 포기하고 관악사지로 우회하는 길을 선택해 6거리 안부로 갔다. 4시 6분에 안부에 도착하니 흥수가 서울대 출발팀이 곡차 파는 곳에서 곡차를 마시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둘이 기억을 더듬어 본 바에 의하면 곡차를 파는 곳은 연주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그 팀이 우리 뒤에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해서 우리가 먼저 뒤풀이 장소로 가기로 하고 출발했다. 그런데 안부를 지나 바로 앞에 있는 전망대에 도착하자 거기서 순대 안주로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2진을 만났다.
2진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는 말에 흥수가 가져온 막걸리가 아니라 능선 중 막걸리 파는 곳에서 사 마시는 거로 오해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이 해프닝의 시작은 내가 곡차가 가득 든 사진을 사랑방에 올렸고, 그걸 본 친구들은 우리가 그 곡차를 가져갔다고 오해하면서 발생한 사건이다. 정확히는 흥수라면 그걸 짊어지고 갈 수 있었을 거라고. 어쨌든 4시 14분에 1진과 2진이 6거리 안부 직전 전망대에서 만났다.
사당역 부근 뒤풀이 장소를 5시에 예약했기에 서둘러 내려가야 했다. 관악산 능선 위에 있던 우리는 시간상 5시까지 도착하는 건 불가능했고, 2진 중 둘레길파나, 직접 뒤풀이 장소로 가겠다는 3진이 도착해 자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전망대를 떠나 헬리포트에서 단체 인증을 찍고 가능한 빠른 속도로 뒤풀이 장소를 향해 하산했다. 4시 59분에 파이프 능선 갈림길에 도착했고, 사당역까지 남은 거리는 대략 2.5km가량 되었다.
사당역으로 하산하는 와중에 쥐가 난 거처럼 보였던 혼자 있던 여성 등산객 때문에 약간의 해프닝도 있었지만, 빠른 속도로 하산을 했다. 사실 계곡을 지나면서부터는 길이 넓고 평탄해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5시 32분 관악산 등산의 날머리인 남현동 관악산 입구에 도착했다. 거기서 500여 미터를 더 가 뒤풀이 장소에 도착한 시각은 5시 40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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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풀이 장소에는 서울대 출발 2진 둘레길파인 수경, 규한, 영한, 창우가 도착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 7명도 자리를 잡고 앉자 재석이가 나타났다. 이후 수연이 나타나고, 대략 1시간 30분가량 술을 마신 후 자리를 옮겨 2차로 치맥을 먹었다. 치맥 집으로 미옥이 나타나는 거로 올 친구는 다 왔다. 결론적으로 미옥, 선현, 수경, 수연, 은정, 젤라, 규한, 길호, 세익, 영한, 재석, 창우, 흥수, 나 총 14명이 모였다. 그런 자리에 처음 온 국사과 박규한의 환영 행사? 도 있었고.
2차가 끝나고 그때까지 남아 있던 친구 중 수지가 집인 규한과 세익을 달래서 보내고 남은 미옥, 수연, 영한, 흥수, 나 다섯은 얼큰한 게 먹고 싶어 감자탕 집으로 가 감자탕으로 3차를 했다. 3차가 끝나고 지하철이 끊겨 그나마 운행 중인 합정까지 가 망원에서 간신히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들어가는 거로 이번 10월 정기 산행 겸 12/26 기념식을 마쳤다.
계획과는 달리 '관악역 2번 출구 → 학우봉 능선 → 학우봉 → 국기봉 → 삼성산 → 무너미 고개 → 학바위 능선 → 소머리 바위 → 6거리 안부 → 사당 능선 → 공룡바위 → 남현동 날머리' 13.6km(트랭글 기준), 7시간 30분의 시간이 걸린 단풍 산행이었다. 이동 6시간 12분, 휴식 1시간 18분.
산의 높이에 비해 규모가 있는 삼성산에 감탄한 산행이었다.
생각지 못한 관악산의 단풍을 즐긴 산행이기도 하다.
삼성산을 무시해 10시에 시작했지만, 제대로 된 삼성산, 관악산 연계 산행을 하려면 최소 9시에 시작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정기산행으로 지속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첫댓글 오랜만에 일시적으로 재개장한 왕다방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 유지할 계획!
정리까지 하느라 수고많았다. 막걸리 해치우느라 왕카페 커피를 못 마셨네. 담엔 꼭 얻어마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