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혜, 풍선껌

[김민정]

권지혜, 풍선껌

우선 윤의 캐릭터가 흥미로운 지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친한 친구가 횡령죄로 수배중이고 그 인물은 20살 때부터 그 일에 뛰어든 것이다. 또한 풍선껌처럼 빵하고 터져서 입속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윤은 나에게서 사라졌다. 또한 주말 오후 드라마처럼 흔하게 갈 수 있는 스토리를 문체와 대사로 잘 잡아두고 있다 생각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윤의 캐릭터는 분명 더욱 명확해지고 뻔하지 않으며 독특한 지점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런 가능성에 비해 소설에서 그려지고 있는 건 약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건의 전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나’의 개인사와 윤의 이야기가 맞닿아 있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엇갈리는 지점이 있다고 느껴졌다. 특히 이러한 느낌은 윤의 이야기에서 나의 이야기로 넘어갈 때 짙어졌다. 결말에서도 “나는 이미 오래전에 윤을 잊었다.”가 앞의 전개에서 보여준 ‘나’의 모습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