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한류열풍사랑의 "순례자" 님 (정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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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 살고 있고, 당신이 이 엄청 기대되는 드라마이자 SF 괴수 영화에 대해 듣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신 사이트에 몇 번인가 <괴물>에 대해 언급되었었죠.
괴물은 여기 한국에서 지난 주에 개봉되었고, 이후로 연일 대서특필되고 있어요. 대서특필되고 있는 이유야 많죠. 일단 박스 오피스 집계에 따르면 이 영화는 말 그대로 한국을 휩쓸었어요. 모든 멀티플렉스상영관의 여러 개 관에서 상영할 뿐만 아니라, 개봉 일주일 만에 온라인과 전화예매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연일 한국 전체 영화 관람객의 70~80%가 <괴물>을 보고 있어요. 그리고 이 영화의 정치적 은유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죠. <괴물>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영화랍니다.
그래서 나도 <괴물>을 봐야했죠. 영어자막도 없이! 말이죠. (깐느영화제에서는 자막이 제공되었지만, 여기서 진짜 한국명작영화들을 보자면 우리 외국인들은 몇 달 더 기다려서 DVD로 봐야 합니다.) 다른 나라에 있는 여러분들도 가을이나 겨울 쯤엔 대형스크린에서 관람할 수 있을거예요. 이전에는 한 번도 한국영화를 자막없이 보러간 적이 없었어요. 그치만 이 영화 <괴물>을 위해 지난 5년간의 내 한국어 실력으로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죠. 그리고 역시 보러가길 잘했더군요. 여러분이 온라인상에서 본 예고편이나 동영상들은 본 영화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답니다..
<괴물>을 감독한 봉준호 감독은 몇 년전 <살인의 추억>이란 명작을 우리에게 선사한 바 있죠. 전작에 출연한 배우들이 (한국어로는 Gwaemul 이라 읽는데 <괴물>이란 뜻) 에도 꽤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굉장한 연기력의 송강호. 나는 곧잘 그를 한국의 더스틴 호프만 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송강호가 나오는 영화는 다 봤어요. 그리고 단 한번도 실망해 본적이 없어요. 이 영화에서 그는 게으르고 좀 덜떨어진 노동자층 서민 아빠로 나오는데 (스포일러 조심!) 그의 고등학생 딸?! ? 한강에 사는 흉악한 돌연변이 괴물한테 납치 당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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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처음 등장할 때 엄청 빠르고 사납게 나타나는데, 이 놈이 육식성인지 궁금해 할 분들을 위해서 확인해 드리죠. 육식성 맞습니다. 괴물이 여러겹의 턱 안으로 꽤 많은 인간을 먹는 장면을 보게 될겁니다 ( 여기 굉장히 무시무시한 장면이 하나 나오는데 괴물이 잡아먹은 인간들의 뼈를 토해내는 장면이죠;;) 그 정도 덩치의 괴물이 어떻게 들키지도 않고 돌아다닐 수가 있냐면서 투덜대는 사람도 있더군요. 하지만 괴물의 첫 등장씬에서 보듯이 괴물은 강변에서 한가하게 노닐던 사람들이 (맥주랑 과자를 던지는등) 도발해서 물밖으로 나온거였죠. 그리고 이 놈은 괴물들이 흔히 그러듯이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사람들을 삼키죠.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놀랍고 재미있습니다. 괴물이 주인공 딸을 꼬리에 휘감아 강물로 풀쩍 뛰어 사라질때 까진 말이죠.
그리고 나서 이 영화는 여느 SF 팬들이 기대하지 않을 방향으로 흘러갔죠. 피해자들의 합동 장례식에서 유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이 난장판을 이루면서 방송되고, 이들은 무슨 의학검사같은 걸 받기위해 격리되죠. 다시 말하면 감독은 우리를 믿기지 않을 전투능력과 맥가이버같은 지능으로 ! 세상을 구하는 우상적 영웅 스토리가 아니라 진짜 현실적인 이야기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
이 영화는 전대미문의 재난을 겪으면서 쓰레기처럼 취급당하고 상처받는 한 가족의 이야깁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죠. 결점도 있구요. 감독은 몇몇 장면에서 이들이 얼마나 실패하고 망가지는 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은 어리숙하고, 체전에서는 우승을 뺐기고, 동전을 모으고, 술에 취해 있고, 때로는 난폭하며, 무책임하고 꿈뜨고, 이기적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정말 너무나 평범해서 딸을 구하기 위해 격리수용소를 탈출하려는 시도가 더욱더 영웅적이고 위험을 감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가족이 어떻게 소녀가 살아있는줄 알게되는지는 스포이므로 밝히지 않겠습니다. )
별로 안 좋았던 부분: 가끔가다 컴퓨터 그래픽에 오점이 있었죠. 둥글게 매달린 둔해보이는 덩치의 괴물이 갑자기 민첩하게 재주를 부리며 움직이죠.(2시간여동안 이거 꽤 보게 됩니다)
괴물이 다리 밑에서 줄타기하듯 사라지는 장면도 그럴 듯 해보이지 않았죠. 영화 도입부(다행히도 영어대사! )에 괴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대략 알려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 ? 괴물의 생물학적 과학적인 면에 대한 설명은 없죠. 이 ‘과학적’부분은( 이에따라 이영화는 SF로 분류되죠) 바이러스가 전혀 없는데도 ‘괴물’이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기만하는 미국정부에 관한 부차적 스토리로 남겨두었죠.
이부분은 영어로 말하는 배우 설명으로 내가 이해한거예요. 이 배우 맹세하건데 ‘양들의 침묵’에서 사시 곤충학자역으로 나왔던 그 배우예요.
아주 좋았던 부분: 연기가 끝내줬죠. 송강호는 우리에게 새로운 면을 또 보여줬고, 심지어는 매우 심기 불편한 장면에서조차 미친듯이 웃게 만들었죠. 영웅성향의 가족을 잘 그려낸 나머지 배우들도 칭찬받아 마땅하죠. 특히 용감히 맞선 주름진 할아버지 역의 변희봉씨가 눈에 띄었고, 고아성양도 납치당한 소녀역 을 놀라울정도로 성숙하게 연기해냈죠.
괴물도 정말 대단해요. 절대 실망하지 않을거예요. 물론 당신이 크기에 집착하는 고지라팬이 아니라면 말이죠. 괴물이 엄청 거대하진 않지만 독창적이고 무시무시하죠.
정치적인 비유는 솜씨 좋게 비껴갔죠. 풍자가 미묘하긴 하지만, 미국이 아시아에 끼친 영향을 비웃고자 하는 사람들 눈엔 분명 보일겁니다.
<괴물>의 영어제목은요....음....이 영?! ?를 봤고, 또 한국에서 5년간 살면서 한국문화를 상당히 접한 제 입장에서 보자면 정말 이보다 완벽한 제목도 없을 거 같아요. 이 영화에는 여러 가지 host (영어 제목...숙주, 수용체등의 뜻)가 있어요. 괴물은 일종의 바이러스의 수용체이고 한강은 괴물을 수용하고 있고, 이 한국 영화의 각본은 전혀 미안해할 것 없이 (영화 보시면 제말뜻을 아실겁니다.) 미군을 수용하고(갖다 쓰고) 있고, 한국은 아름다운 가족중심의 문화를 수용하고 있고, 근본적으로 이 가족애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죠.
여기서 우리는 세대차를 목격하게 됩니다. 할아버지는 보수적인 가르침과 영향력, 아버지는 세상이 그를 취급하는 방식에 대해 이도저도 아닌 무관심과 순종의 태도를 보이고, 어린 딸은 타오르는 용기로 달라진 세상과 변화, 미스테리를 이해하려는 거침없는 열망을 보여줍니다. 영화 보고난 후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러나 이 영화가 무엇보다 위대한 것은 시적 특성일 겁니다. <괴물>에는 여러분이 봉준호 감독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다 들어 있습니다. 네~ 공포면 공포, 액션, 스펙터클, 드라마, 심지어 코미디까지!!! 하지만 이 영화에서 ?! 육㉤뗌? 자신이 시인임을 입증합니다. 명료함과 경외감이 장면장면 놀라울 정도로 잘 뒤섞여 있습니다. 영화의 이미지들은 우리가 몇날 며칠을 되새겨봐야 할 정도로 독창적입니다. 여러분이 극도로 공포스럽고 불안한 장면에서 보여주는 뉘앙스를 보면 다른 영화감독들도 좀 와서 보고 배우라고 하고 싶을 정도일 겁니다.
이미 <괴물>의 리메이크가 진행중이라고 읽었어요. 그리고 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리메이크 한다고 들었을 때랑 마찬가지로 열 받아서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었죠.
(이건 아니야!) ‘시’는 리메이크란걸 할 수 있는게 아니라구. 제아무리 성공적이고 유쾌하게 원작을 살렸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이 영화는 ‘시’라구요. SF, 괴수, 액션 영화 다 맞아요...그치만 진정한 이 영화의 미학이자, 칸느의 사람들이 그리고 한국 관객들이 아우성치며 연일 재관람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바로 이 영화는 한편의 ‘시’라니까요!! 그것도 괴물처럼 거대한 미학을 가진 한편의 시죠.
베짱이라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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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 : 영어로 고등학생 딸이라고 되어있던데...
이사람이 잘못안거죠...사실 중학생인데 ^^
그냥 원문 그대로 안고쳤습니다만...
번역 : 한열사의 "순례자" 님 감사드립니다.
한메일은 스펨메일 전용이 되어서 원래 확인을 안하는데 쪽지보고 방금 확인했습니다.
순례자님 번역 정말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번역해주신 분들 복 많이 받으세요~
잘봤습니다. 이미 영화도 보기전에 스포덕분에 줄거리를 다 알게되었지만! 진정한 영화는 알고 보고 또봐도 매력적인거죠. 괴물 보러갑니다~~~
우와~ 감사드립니다. 너무 잘 읽었어요 ^^
시라는 표현을 자주 쓰네요...미국인들은...역시 힙합의 나라....
감사합니다 ^^ 정말 잘 읽었어요 ~!!
이거 미국애들이 리메이크하는 순간....![그냥](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3.gif)
고질라되는 거지 뭐. ![ㄱ-](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48.gif)
와.,,,원문도 멋지지만 이글을 번역한분도 시를 쓰시듯이 번역하신듯.멋지네요..이렇게 멋진 번역문은 첨 봅니다..대단..![강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40.gif)
영화 안본 사람들은 보면 안되겠네~ ㅋㅋ 왜 리메이크해서 미국 시장에 내놔야하는지 , 이번 괴물이 한국 영화로 전세계적으로 히트하길.
미국애들도 참 대책없군...리메이크할게 따로있지![ㄱ-](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48.gif)
영화가 시라는걸 알고 있다니..... 영화볼 줄 아는 몇 안되는 미국인....ㅎㅎㅎ
잘봤습니당~글쓴사람도 영화 좀 볼 줄 아네;;
흠....영웅탄생 리메이크 만들것네....수퍼영웅..-_-;; 과연 SF지만 "괴물"은 그저 한 무리의 인간군상 혹은 그 사회를 꼬집어내는 매게체에 불과할 뿐인데....과연 그런 연출을 해 낼 수 있을까? 헐리웃이....그저 고질라류 혹은 에일리언(너무 좋아하는 영화지만)류의 형태를 답습해 나갈거 같은데.....차라리 하지말고 그냥 그냥....더빙판으로 개봉하던가....-_-;;;
감사합니다 번역해주신 순례자님 ^^
번역 깔끔하세 잘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시'는 리메이크란걸 할 수 있는게 아니라구~~~~~~~~~~~요 대목 참 맘에 드네..
매끄러운 번역..................멋집니다~~~ 송강호씨가 연기하나는 끝내주지요. 훗훗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