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폭락‧거래소 무더기 폐업
가상자산 이탈한 자금, 은행으로 '피신'
"대어 공모주 청약에 대기성 자금 몰릴 것"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의 폭락으로 투자 열풍이 식으면서 유동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더욱 금융당국이 '면책 기준'을 마련해달란 은행권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얻지 못한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의 무더기 폐업 가능성이 커진데 따라 가상자산에 몰려있던 투자 자금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융권에선 갈 곳 잃은 뭉치돈이 어디로 이동할지 '머니 무브' 행선지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크래프톤, 카카오뱅크‧페이 등 기업공개(IPO) 대거들이 즐비한 '공모주 청약'에 상당한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시들면서 대기성 자금인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6월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41조5351억원으로 전월말 보다 19조6906억원(3.17%)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예금자가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예금으로, 대기 자금 성격이 강하다.
금융권에선 요구불예금이 대폭 늘어난 배경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투자 열풍이 시든 점을 꼽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4050만원대에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한창이던 4월 8000만원대를 넘어섰던 것과 견줘 값어치가 반토막 난 것이다.
더욱 중소 거래소들의 무더기 폐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탈할 자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 검증에 대한 은행권의 '면책' 요구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4대 거래소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들은 신고 요건을 갖추기 위한 검증 기회조차 얻기 힘든 형국이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거래소 검증 책임은 은행이 할 일"이라며 "은행 스스로 판단해서 준비되면 신청하면 되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그 기준에 따라 등록을 받아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등 사고가 나더라도 은행에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는 요구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불안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 일단 은행으로 흘러들어와 요구불예금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은행 예‧적금이 연 1%에도 미치지 못한 낮은 금리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이들 자금이 언제든지 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투자처로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사그라들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일시적으로 요구불예금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금리 상승이 예상되지만 예금 금리는 통상 후행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요구불예금이 은행에 묶여 있기 보단 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투자처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하반기 조단위 IPO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 공모주 청약에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일반청약은 각각 이달 26~27일, 다음달 4~5일 예정돼 있다. 또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인기와 함께 중복청약 막차로 주목을 받고 있는 크래프톤은 다음달 2~3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10707500248
첫댓글 돌아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