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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한방이야기 - 옥수수
한달에 한번이나 갈까? 주인을 잘못 만난 주말농장은 초입부터 잡초가 무성하다. 그래도 지난 봄, 딱딱한 땅에 심어둔 옥수수들이 키를 넘겨 자라서 칠월의 태양 아래 늠름히 서 있는 모양이 대견하다. 영글은 옥수수는 까치인지 생쥐인지 제멋대로 파먹어 온전한 것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것도 농사라고 간식으로 까먹으니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옛날에 포악한 호랑이에 쫓기던 남매가 있었는데 다급한 나머지 하느님께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튼튼한 동앗줄을 내리받아 하늘로 올라가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다. 이를 흉내낸 호랑이의 기도로 하느님은 다시 동앗줄을 내리지만 이번에는 썩은 줄이었던 탓에 호랑이는 땅에 떨어졌다. 그런데 하필이면 옥수수대에 떨어져 찔려 죽고 말았다. 그 붉은 핏자국은 지금도 옥수수대에 남아 있다.
아메리카가 원산인 옥수수는 인디언에게 경작법을 배운 스페인사람들에 의하여 실크로드를 타고 아시아에도 전해졌다. 우리나라에는 16세기 고려때 원나라 군사들에 의하여 전파되었다고 하며 "옥촉수"라는 한자 이름이 "옥수수"’로 변화되었다. 강냉이라고도 하는데 중국의 강남에서 왔다는 뜻이다. 옥수수는 중요한 식량으로 재배되었으며 쪄먹거나 구워먹었고 밥을 지어먹는 방법 외에도 팝콘으로 튀겨먹거나 가루를 내어 떡 묵 엿 국수 죽 빵 술 등을 만들었고 옥수수차로 달여 마시기도 한다. 밀보다 영양이 풍부한 옥수수는 소화흡수가 잘되어 환자의 영양식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 붉은 옥수수를 방에 걸어두면 귀신과 재앙을 쫓는다는 주술적인 의미도 있었다. 요즘에는 슈퍼 옥수수가 개발되어 아프리카나 북한의 기아문제를 해결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옥수수의 단백질은 질이 낮아서 이것만 먹어서는 니아신의 결핍으로 펠라그라에 걸릴수 있다. 옥수수의 본초명은 "옥촉수"라고 하는데 식량으로 쓰이는 외에 소화촉진 신장병이나 부종의 치료작용이 있다. 민간에서는 산모의 젖이 부족할 때, 가루로 죽을 쑤어 먹는 방법이 있다.
특히 "옥수수 수염" 은 "옥촉수"라는 한약명으로 불리는데,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부기를 빼주며 열을 내리고 이담작용이 있으므로 소변불리, 수종, 만성신 장염, 황달, 결석 등의 치료에 보조재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혈당강하작용, 혈압강하작용, 간염과 천식의 치료에도 약간의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 매일경제신문 -
[62] 한방이야기 - 복숭아
여름의 과일 중에 복숭아만큼 상큼하고 달콤한 과일도 없는 것 같다. 여름은 복숭아라는 별미의 과일을 선물했지만 복숭아는 껍질이 얇고 육질이 너무나 부드러워 오래 보관할 수 없으니 이때를 놓치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만 된다. 복숭아와 관련된 말들은 천상, 이상향, 불로장생 또는 아름다운 여인등을 상징하고 있는데, 이것은 꽃의 아름다움이나 복숭아의 살색, 가운데에 골이 파여진 엉덩이 같은 생김새, 기막힌 맛 등에서 두루 연루된 게 아닌가 한다.
도연명의 "무릉도원" 이나, 서유기의 손오공이 따먹은 천도복숭아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으므로 "유완천태설화"를 소개한다. 후한 시대에 유신과 완조라는 사람이 천태산에 약초를 캐려고 들어갔다가 길을 잃었다. 그들은 온 산속을 헤매다가 양식이 떨어지고 탈진하여 마침내 죽을 지경이 되었다. 마침 주저 앉은 곳에 복숭아나무가 있어 잘 익은 복숭아를 따서 배불리 먹었다. 기운을 회복한 두 사람이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니 으리으리한 누각이 있고 거기서 아름다운 두 여인을 만나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다. 한 반년쯤 지나서 갑자기 고향생각이 나서 돌아와보니, 집에는 아는 사람이 다 죽어 없고 벌써 7대손들이 살고 있었다. 잠깐 사이였는데 무려 200년의 시간이 흘러간 것이다.
복숭아의 과육은 "도자"라고 한다. 달고 시큼하며 따뜻한 성질이다. 성분으로 보면 포도당 과당 등 당분이 약 10% 가량 들어있고, 구연산 사과산 카로틴 등이 있다. 약리적 효능은 체액과 진액을 생기게 하고, 윤장작용이 있어 통변시키며,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소화작용을 돕는다. 많이 먹으면 장에 열이 발생하여 복통 또는 설사한다. 한편 복숭아와 장어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장어의 지방 21%는 소화에 부담을 주고 있는데, 복숭아의 윤장작용이 이것을 설사로 이끌어 주는 것이다. 장어를 먹고 후식으로 복숭아가 나온다면 NO! 문헌에는 복숭아와 자라도 상극이라 어기면 심장에 통증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한약으로는 복숭아씨를 주로 사용하는데 "도인"이라 하여 어혈을 풀고, 메마름을 부드럽게 하거나 변비를 치료하는 등, 만성적인 어혈증과 부인과 질환에 강력한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복숭아 잎은 살균작용이 있어서 습진이나 건선같은 피부병에 삶은 물로 씻어주는 요법이 있다. 복숭아나무의 햇가지는 예로부터 주술적인 용도로 쓰였는데 귀신을 쫓는다하여 무속에서 이용되기도 하였다.
- 매일경제신문 -
[63] 한방이야기 - 포도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분다. 향긋한 포도의 계절, 가을이 왔다. 서아시아의 반사막 지대가 원산지로 알려진 포도는 전세계로 전파되어 지금은 세계 과일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위치를 가지게 되었다. 포도라는 말은 고대 이란어로 "부다우(Budaw)"를 중국어로 적은 것이다. 우리 나라에는 고려 때 전래되었고 조선시대에는 일반적으로 재배 하는 과일이 되었다.
지금도 주택에는 집집마다 포도덩굴 한그루 쯤은 심겨져 있는데 고향 집 창틀 위로 그늘지게 올려놓은 포도나무에서 포도를 따다가 설탕을 넣어 발효시킨 어머니가 제조하신 순수한 포도주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그리워 한다. 한 시인은 "내 고장 7월은 청포도 익어가는 시절… "을 노래하여 포도와 친숙함을 더해 주었다. 포도를 일찍부터 재배한 유럽에서는 포도주가 발달하고, 요리에도 포도주를 넣고 지름이 10여m가 넘는 커다란 술통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술통들을 집안에 수십년에서 수백년까지 보존해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붉은 포도주가 심장병을 예방해 준다하여 전세계적으로 애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한때 포도 다이어트가 유행하기도 하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술의 신, 디오니소스는 니사의 산에서 놀다가 포도를 발견하고 포도주를 만들었다. 디오니소스는 산에서 내려와 그리스 아티카로 갔는데 주민인 이카리오스에게 포도를 주고 포도주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이카리오스는 곧 포도주를 만들어 목동들에게 주었는데 목동들이 실컷 마시고 취해 쓰러지자 이것을 독약으로 생각한 목동들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였다. 술 때문에 죽은 첫 희생자인 셈이다.
포도의 과실을 한의학적으로 보면 맛이 달고 시며 성질은 평범하며 독이 없다. 한약명도 "포도(葡萄)" 그대로이며 약제로 쓸 때에는 건포도를 만들어 쓴다. 기혈을 보양하고 근골을 강하게 하며 이뇨작용이 있고 기혈이 허약한 증상 해수 겨울철 헛땀 습성관절염 임병 부종 등을 다스린다. 과식하면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포도주는 흔히 불로장생 식욕증진 혈액순환 촉진제로 알려져 왔는데 피부가 윤택해지고 근골이 튼튼해지며 중풍을 예방하거나 양기를 보강해 주는 한편 피로회복에 아주 좋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10년 이상된 포도주는 보약이라 할 수 있으며 한번에 많이 마시면 해롭다. 식사 전후에 한두 잔씩 마셔야 효과가 좋다.
- 매일경제신문 -
[64] 한방이야기 - 밤
초가을 유럽에 가면 가로수를 심은 마로니에의 열매가 지나가는 사람 들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우리나라 밤처럼 가시가 있어 찌르면 아프기 때문에 이리저리 피하느라 난리다. 크기는 우리나라 밤과 상수리의 중간 정도 된다. 물론 과(科)는 다르지만 한국의 밤을 연상시킨다.
가을의 대표적인 과일로 추석 무렵에 나오는 햇밤을 꼽을 수 있다. 삼한시대의 무덤에서도 밤이 출토되었으며 단단한 나무는 위패나 가구, 목책으로 쓰였고 근래에도 철도의 침목으로 이용되었다. 정월 대보름에는 견과로서 부럼에 쓰이고, 추석에는 송편속에 햇밤을 넣어 빚어 조상께 올렸다. 밤나무는 전국에서 자라지만 특히 경기도의 시흥, 과천이 주요 산지였다고 한다. 과천의 과(果)자는 밤이 많이 나서 생긴 이름이라는 기록이 있고, 필자가 다녀본 과천 근교외 청계산, 백운산, 광교산 일대에는 유독 밤나무가 많았던 걸 기억한다.
민요에도 나오는 "낮에도 밤나무"는 중요한 꿀벌의 밀원이 된다. 그 향기가 정액의 냄새와 비슷하다 하여 짖궂은 얘기들도 많고 남자의 사랑에 비유한 시인들도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아빠와 함께 발로 가시를 비벼 알밤을 까는 재미가 있고 겨울이면 군밤을 까먹는 추억이 있다. 혼례식에서 폐백을 마치면 시어머니가 밤과 대추를 신부의 치마폭에 던져 주는데 대추가 사랑과 행복을 주는 과일이라면, 밤은 자식과 부귀를 주는 과실로 여겨진다.
밤은 식량으로 주로 쓰여서인지 약용으로는 기록이 적지만 이제마 선생의 "사상의학"에서는 태음인의 중요한 약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밤을 한약명으로는 "율(栗)" 또는 "율자(栗子)", "건율(乾栗)" 이라고 한다. 과일이나 열매는 한의학적인 관점으로 보면 인체의 머리에 해당되며 번식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두뇌 건강이나 생식기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그 맛은 달고 성질은 평범하다.
위장과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신장을 보하며 근육을 강하게 하고 혈액의 순환을 돕고 지혈작용을 하므로 매스꺼움이나 설사 허리 다리의 허약증 구토 코피 혈변 등의 증상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하혈 토혈에는 밤 껍질을 태워서 먹고, 설사에는 구운밤을 20개씩 먹으며 허리와 다리가 무력하면 생밤을 매일 열 개씩 먹도록 지시하고 있다. 민방에는 밤이 기침을 완화시키는 데 좋으며 갈색의 떫은 속껍질과 함께 다려 먹으면 가래가 삭는다고 하였다. 그래서인지 "방약합편"의 기침 처방에는 생밤을 까지 않고 껍질 채 넣도록 처방하고 있다.
- 매일경제신문 -
[65] 한방이야기 - 감
시장에 나온 홍시를 먹게 되니 가을이 깊어짐을 알겠다. 감은 우리 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북아에만 산출되는 것으로 특히 우리나라 시골에는 집집마다 한두 그루씩 심어 기르는 사랑받는 나무이다.
경북 풍산의 우체국 앞에는 효자비가 서 있다는데 감과 얽힌 이야기는 이렇다. 노모를 모시던 효자 아들이 노모의 병세가 깊이 악화되어 애가 타는데 어느 이른 봄날 홍시감을 찾으시는 모친을 위해 온 사방을 다 헤매었으나 찾을 길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커다란 호랑이가 나타났다. 아이구, 이젠 죽었구나 생각했는데 호랑이는 엎드려 등에 타라는 시늉을 하는 게 아닌가? 무슨 곡절이 있구나 생각한 효자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호랑이는 잽싸게 달려 어딘가에 효자를 내려 놨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첩첩산중 외딴집 앞이었다. 마침 그 집은 그날 밤 기제사를 모시는 날이었고 제사상에는 그렇게도 찾았던 홍시가 놓여 있었다. 생전에 홍시를 좋아하시던 어른을 위하여 특별히 준비했던 것이었다. 제사가 끝나기를 기다려 사연을 말하고 드디어 홍시감을 얻어 다시 호랑이 등에 타고 돌아와서 노모께 홍시를 드릴 수 있었다는데… 채반에 담아서 시렁에 올렸던 땡감이 겨울 동안 홍시로 변하여 시린 이를 달래가면서 쭉쭉 빨아먹던 달고 시원한 홍시의 추억이 새롭다.
국내의 감 중에는 지리산 자락인 구례에서 나는 감이 제일 맛있고 크기도 어른 주먹만하여 깜짝 놀랄 정도로 크다고 한다. 당도가 매우 높아서 옛날에는 꿀 대신 떡을 찍어 먹기도 했었고 곶감으로 말려서 먹거나 수정과를 만들기도 했으며 홍시와 찹쌀가루로 죽을 쑤기도 하고 잎으로는 차를 달이기도 하였다.
달고 떫은 맛을 지닌 감을 한방에서는 "시자(枾子)"라고 부르며 찬 성질로 분류한다. 열을 내리고 폐를 부드럽게 해주며 갈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어 해수 토혈 구내염 갈증 갑상선질환에 좋다. 특히 알콜을 분해하는 작용이 있어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C가 풍부하여 좋은 식품이나 탄닌 성분이 많고 찬 성질이므로 변비환자나 속이 찬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감꼭지는 달여서 마실 때 딸꾹질을 멎게 하는 특효가 있어 예로부터 애용되었다. 곶감도 감과 성질이 비슷하여 곶감 표면에 생긴 하얀 가루는 마른기침이나 인후건조 인후통증 등에 유효하다. 감잎은 5~6월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 찻감으로 쓰는데 혈압을 내리고 동맥경화시 혈류량을 증가시키며 해소 천식에 효과가 있다.
- 매일경제신문 -
[66] 한방이야기 - 생강
필자가 출근하면 아침마다 한 잔씩 마시는 차가 있다. 한의사가 마시는 건강차는 무엇일까, 궁금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생강차"이다. 따뜻한 생강차를 한 잔 마시고 나면 몸이 따뜻해지고, 속이 아주 편해진다. 겨울의 건강차로 한번 권해보고 싶다.
생강은 가을에 서리가 내리기 전에 거두는데, 조릿대처럼 생긴 옆줄기도 예뻤고, 손가락을 꼬아놓은 듯한 생강의 덩이뿌리도 신기하게 보였 다. 고향집 마루 밑에 있던 토굴은 생강의 저장을 위해서 파놓은 것이었다. 겨울에도 훈훈한 빨간 황토흙 굴속에서 새싹이 자라 올라오곤 하였다. 어려서도 깨끗이 씻은 생강을 날로 먹었고, 절편하여 꿀에 잰 생강을 겨우내 즐겨 먹었다.
서양인들도 마늘, 계피, 생강 등을 생각보다 많이 쓰고, 좋아한다. 생강은 한약명으로도 "생강(生薑)"이라 한다. 한의학적인 성질은 맵고, 약간 따뜻한 성질이다. 날로 사용하므로 성강이라 하고, 즙을 건조하여 분말을 내면 "생강분(紛)", 건조한 것을 "건강(乾薑)", 습지에 싸서 구운 것을 "외강(猥薑)" 이라 한다. 이렇게 가공하면서 성질이 조금씩 변하여 더 따뜻한 성질로 강화되는 것이다.
매콤하고 향긋한 향으로 식욕과 음식 맛을 돋우며, 잡냄새를 없애므로 요리의 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생강을 한방적인 관점에서 보면 땀을 나게하고, 피로를 줄여주며, 속을 덥혀주고, 구토감을 멎게 하며, 가래를 삭히는 효능이 있다. 그러므로 감기와 몸살, 구토증, 가래, 기침과 숨가쁨, 복부 팽만, 소화불량, 설사, 복통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해독작용이 일부 있어서 반하, 게 등의 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겨울 잔기침엔 생강차에 엿이나 꿀을 넣어서 마셔본다. 겨드랑이의 냄새를 없앨 때는 생강 달인 물을 거즈에 묻혀 겨드랑이를 찜질한다. 감기 초기에 몸이 으스스 춥거나 손발이 시려울 때, 또는 음식물이 체하여 속이 매우 메스꺼우며 토하려 할 때에는 진한 생강차 한 두잔을 마시면 좋다. 바로 몸이 따뜻해지고 속이 편해짐을 느낄 것이다. 생강 껍질은 이뇨작용이 강하므로 소변이 불편할 경우는 껍질째 먹거나 껍질을 달여 마시면 유용하다.
생강의 성분은 구강과 위점막을 자극하여 소화액 분비촉진, 식욕증진 작용, 장내 이상발효 억제, 장내가스 배출작용 등을 한다. 일부 항균작용도 있다. 그러나 속에 열이 많은 사람은 장복하면 안질이 생길 수 있다. 치질환자가 술과 생강을 많이 먹으면 증상이 악화되며, 몸에 종기가 있는 경우에도 해롭다.
- 매일경제신문 -
라면은 일본에서 만들었지만 중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한국산 라면이 단연 인기라고 한다. 바로 얼큰한 맛이 비결인데 그 비밀은 고추의 성분에 들어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고추의 매운 캡사이산 성분이 소염 진통작용이 있고,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지방의 연소를 도와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지고 있으니, 고추를 애용하는 우리 민족에게 즐거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잘나가는 일본 축구가 유독 한국에만 약한 것은 한국 선수들이 고추를 먹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일본에서 나왔는 데, 그만하면 작은 고추의 매운 맛을 국제적으로 떨친 것이라 보여진다.
고추는 남아메리카 아마존강 유역이 원산으로 페루에서는 2000년 전부터 재배되고 있었다고 하며 우리 나라에는 중국으로부터 약 400년 전에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전래되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일본측 자료에는 임진왜란 때 한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 고추가 한국인의 맛을 대표하는 자리를 차지하였으니 한민족과는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인가 보다. 모양새가 그래서 아들의 상징으로 사랑받는 고추는 득남하면 새끼줄에 끼워서 자랑스럽게 걸렸고, 붉고 매운 맛으로 귀신을 돕는다는 주술적 믿음도 보태어졌으며, 콜레라 같은 유행병에는 고추와 마늘을 먹으면 낫는다는 인식도 있었다. 지금은 양념으로만이 아니라 사시사철 풋고추로 상식하는 채소이자 고추전, 고추조림, 고추잎나물, 고추잎짱아지 등 민속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추는 땅이 건조하고 볕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한다. 심지어는 자신의 그늘까지도 싫어한다는 말이 있으며, 잎을 따거나 흔들리는 등 외부로 부터 방해받는 것을 싫어한다. 주말 농장에 심은 고추는 잎을 따낸 후, 발육도 더디고, 고추도 잘 열리지 않아, 그 말이 사실임을 증명해 주었 다. 그래서 튼튼한 지지대를 만들어 묶어주고 건들지 않는다.
그 매운 맛은 그런 고약한 성질에서 나온 것이리라 고추는 한약명으로 "날초(捺椒)"라고 한다. 매운 맛과 뜨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독은 전혀 없다. 속을 따뜻하게 하거나 찬 기운을 쫓고, 위장을 자극하거나 체기를 삭히는 효능이 있다. 그러므로 찬 기운으로 인한 복통, 구토, 설사, 동상과 피부가려움증을 치료할 수 있다. 내복하거나 달인 물로 씻는다. 그러나 음이 부족하고 화기가 왕성한 사람이나 안질환자, 위궤양이나 고혈압 환자는 피한다.
실험에서 고추의 매운 성분은 내복할 때 건위 작용으로 식욕증진, 소화촉진을 하며, 일부 향균 살충작용이 있다. 외용할 때는 피부발적, 혈관확장, 혈액순환 촉진, 혀의 미각수용기를 자극하는 작용을 한다. 최근에는 이런 성분을 한방파스에 첨가하여 근육통, 신경통의 치료효과를 높인다.
- 매일경제신문 -
[68] 한방이야기 - 파
"파를 많이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속담에 "파김치가 되었다"는 말은 원통형으로 팽팽하던 줄기가 김치를 담가 숨이 죽어 축 늘어져 버린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시베리아가 원산인 파(쪽파)를 약용으로 사용할 때의 이름은 "총백(蔥白)"인데 그것은 백합과에 속한 파의 둥근 뿌리의 하얀 부분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푸른 줄기는 "총엽(蔥葉)", 둥근 뿌리 끝에 달린 털부리는 "총수(蔥髓)", 종자는 "총실(實)", 전체를 찧어 만든즙을 "총즙(蔥汁)"이라 하여 달리 부르며, 부위에 따라서 효능도 다르다.
"총백"은 매운 맛과 따스한 성질로 주로 발산 해표하는 성능이 있다. 이 것은 감기 초기나 몸살의 경우에 두피 목 어깨 등의 체표에서 느껴지는 찌뿌둥하고 뻐근한, 또는 오싹오싹 춥거나 열이 나는 증상을 풀어 준다는 의미이다. 즉 몸을 따스하게 하고, 근육의 뻐근함을 풀어주는 것이다. 여기에 양의 기운을 통하게 하고, 해독시키는 효능이 있다. 그러므로 감기로 인한 오한 두통 발열을 없애주고, 냉기로 인한 복통과 대소변 불통, 이질 종기를 치료할 수 있다. 기타 약간의 흥분, 발한, 이뇨, 건위, 거담, 구충 작용이 있으며 시험관 내에서는 이질균이나 백선균의 억제효과가 있다. 보통 달여서 먹거나 술과 함께 삶아서 먹는다. 종기에는 볶아서 환부에 대거나 삶은 물로 씻는다. 그러나 땀이 많이 날 때에는 해롭다.
"총엽"은 성질과 효능이 비슷하나 감기로 인한 두통, 코 막힘, 얼굴과 눈의 부종, 중풍, 타박상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다려 먹거나 타박에는 다린 물로 온습포(찜질)한다.
"총수"는 성질이 평성으로 약간 찬 기운을 가지며, 두통, 인후염, 동상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으며 다려 먹거나 가루내어 먹는다.
"총실"은 맵고 따스한 성질로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눈을 맑게 하며, 발기부전과 어지럼증을 치료할 수 있다. "총즙"은 어혈을 풀어주고, 해독, 구충의 효과가 있으며 두통, 코피, 혈뇨, 횟배, 종기, 타박상을 치료할 수 있다.
양파는 페르시아 원산으로 고려시대 이후에 전래된 대파를 말한다. 양파는 혈중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억제하므로 동맥경화증에 유용한 식료로써 유럽인들이 많이 먹는다고 한다. 실험적으로 위장관을 자극하므로 위나 장의 무력증, 장염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이뇨 거담의 작용이 있고, 혈당을 낮춰 주며, 질염의 치료에도 좋으며 비타민C의 결핍증에도 유효하다. 서양에서도 쪼갠 양파를 머리 맡에 두고 자면 불면증에 좋고, 숙취의 해소에도 좋으며, 장염에 사용하고, 복통, 설사, 감기에 따뜻한 양파즙을 먹는 민간 요법이 있다. 흔히 한약을 다릴 때 생강이나 대추, 또는 파뿌리를 몇 개 넣어 달이라는 지시가 있다, 이때의 파는 양파가 아니고 재래종의 쪽파이며, 하얀 둥근 뿌리(총백)만 넣어야 된다.
- 매일경제신문 -
[69] 한방이야기 - 마늘
우리 나라의 역사는 삼국유사의 기록으로 보면 마늘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쑥과 마늘을 곰과 호랑이에게 주어 이것을 먹으며 굴 속에서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견디게 하였으니, 신화대로라면 웅녀는 마늘을 먹고 탄생한 민족의 시조가 된다. 이것은 환웅님의 계산된 작전이었는지도 모른다. 호랑이는 성질이 급하고 잽싼 동작의 양에 속하는 동물이고 곰은 그 반대로 음에 속한 동물이니, 쑥과 고약한 냄새의 마늘이 모두 더운 성질로 열을 발생하는 약재요. 식품임을 헤아리면, 애시당초 호랑이에게는 체질에 맞지 않았을 것이다. 은근한 끈기로 버텨야 할 고난의 역사에 대비하여 곰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을까. 마늘을 한약명으로는 큰 마늘, "대산(大蒜)"이라고 한다.
백합과에 속한 1,2년생 마늘의 둥근 인경을 말한다. 한의학적으로는 맵고 따뜻한 맛과 성질이 있고 약간의 독성이 있다. 주 작용은 살충작용과 종양을 없애고, 해독하는 것이다. 또 체기를 내리고, 소화기관을 따뜻하게 하여 기능을 향상시키며, 복부에 생긴 적(積:덩어리)을 삭히는 작용이 있다. 따라서 음식의 체함, 배가 냉하여 발생한 통증, 복부의 수총과 창만, 물설사, 이질, 말라리아, 백일해, 두피의 기계독, 벌레 물린 것 등을 치료한다. 달여 먹거나, 생식, 구워 먹기도 하며, 짓찧거나 고아서 죽 모양으로 만들어 바르거나 먹는다. 얇게 썰어 가운데 작은 구멍을 내고 환부에 올려 놓고, 그 위에 쑥으로 뜸을 뜨는 간접구(灸)를 하면 흉터를 남기지 않고 뜸의 효능을 증가시키므로, 이 방법은 오늘날 한방 임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동물실험에서 마늘 추출액은 일부 암세포에 대하여 현저한 억제작용을 나타내고 있으며,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하고, 심장의 수출력을 강화시키며, 말초혈관을 확장하고, 이뇨를 증가시키며, 임상적으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이렇듯 마늘이 위나 장을 튼튼하게 하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심장병을 예방하는 작용이 있을 뿐 아니라 일부 암에 대하여 항암작용 이 있는것으로 연구 발표됨으로써 마늘은 최근에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으면서 애용되고 있다.
단, 마늘은 피부에 직접 접촉할 때, 과용하면 피부에 발적, 부종, 작열감, 수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오래 붙이고 있으면 안된다. 또 먹을 때도 과용하면 적혈구를 용해시키고, 위에 통증을 일으키거나 위액의 분비를 억제하고, 빈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매일경제신문 -
[70] 한방이야기 - 달래/냉이
봄의 미각을 일깨우는 계절의 나물들이 한창이다. 봄 나물하면 어릴 때 부르던 노래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 캐 보자… 종달새도 높이 떠 노래 부르네!"하던 동요가 생각난다.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아직 쌀쌀한 산기슭과 황량한 들판에 돌보는 이 없이 홀로 자라고 피어나는 들풀, 들꽃의 강인 생명력! 그들은 밖에서 봄을 일깨우고, 식탁에선 우리의 미각을 되살린다.
달래는 양지바른 들판의 풀밭이나 밭 가장자리, 밭가운데서 자라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잎은 굵은 솔잎처럼 뾰족하며, 백합과로서 둥근 알 뿌리가 있다. 잎은 부춧잎 같으나 좀 길고, 뿌리는 쪽파 같으나 좀 둥글고 작다. 마늘 냄새 비슷한 냄새가 난다. 잎은 잡초에 섞여 얼른 눈에 띄지 않으며, 뿌리는 생각보다 땅 속 깊이 들어 있다.
둥근 달래의 알뿌리를 한방에서는 "산산(山蒜)"이라고 한다. 매운맛 과 따스한 성질을 가졌으며 독은 없다. 속을 따뜻하게 하고, 체기(滯夔)를 내리고, 소화를 촉진하며, 어혈을 삭히며, 통증을 멎게하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뱃속에 생긴 적(摘-뭉친 덩어리)이나, 식체, 속 답답함, 복부 창만, 작은 종양, 타박상 등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협심통에 달래에 식초를 넣고 끓여서 복용하기도 한다.
냉이는 아마도 봄철 밭둑이나 들판에 가장 흔한 나물이 아닌가 한다. 십자화과에 속한 냉이의 작고 하얀 꽃들이 무리지어 밭을 덮고 하얗게 피어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은 무슨 황홀한 꽃밭이라도 되는 양 예쁘기만 하다. 냉이의 뿌리와 잎을 합하여 한방에서는 "제채(薺蔡)"라고 하는데 단 맛으로 따뜻하지도 차지도 않은 평성(平性)을 가진 것으로 분류한다.
냉이는 소화기능을 촉진하고 이뇨와 지혈작용을 가지며 눈을 밝게 한다. 따라서 이질에 효과가 있고, 전신이 붓고 소변을 잘 못보며 소변색이 우유빛인 증상에 효과가 있다. 또 토혈, 대변 출혈, 자궁출혈 및 생리의 양이 많은 증상에도 유효하다. 눈이 충혈되고 아픈 증상을 다스리며, 해산 후에 나타나는 전신부종의 증상에도 좋다. 실험적으로 자궁수축 작용이 있고, 지혈, 일시적인 혈압강하, 진정 작용이 있으며, 임상적으로는 홍역 예방효과와 수면 연장 효과도 보고 되었다.
나물로 무쳐 먹거나 국으로 끓여 먹으며 데친 후 잘게 썰어 죽을 끓이기도 한다. 약용으로는 1회에 9~15g(신선한 것은 30~60g)을 달여서 복용한다. 냉이의 종자는 "제채자"라고 하며 여름에 채취하여 약으로 쓴다. 문헌에 의하면 풍을 몰아내고, 시력을 좋게하는 효능이 있다.
- 매일경제신문 -
[71] [약초이야기] 차조기, 노화 지연·답답증에 효과
상수리 나무 열매인 도토리가 달리는 것을 보고 자연계에 공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측정할 수 있고, 심지어 전쟁까지 예견할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공해가 심할 때와 전쟁이 일어나려면 도토리가 많이 달리고 그렇지 않을 때는 도토리가 덜 달린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도토리는 자연을 정화시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공해시대와 전쟁시대에는 종족 보존을 위해 씨앗을 많이 열리게 한다는 말이다.
이렇듯 도토리 같은 자연계의 나무 한그루까지 미치는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에 감탄할 따름이다.
한방에서 자소엽(紫蘇葉)이라 불리는 차조기는 맛이 약간 맵고 향기가 좋아 허약한 사람이 땀을 내야 할 때 먹으면 땀을 내어 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가슴이나 복부가 답답할 때도 차조기를 다른 약재와 달여 먹으면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조기는 귀찮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한 한해살이 풀로서 베타카로틴이 풍부하여 해독제로서의 역할에다 암과 노화를 지연시키고 면역기능 증진과 동맥경화를 방지하는 작용을 지닌 식물로 알려져 있다.들깻잎 같이 생겼으며 보라색을 띤다.
그러나 들깻잎과 다른 그윽한 향을 지닌 차조기는 여름철 야채들과 섞어 먹을 수 있고 생선회나 구운 고기를 먹을 때, 말렸다가 녹차 마시듯 우려먹기도 하고, 날 것으로 양념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소주에 담가 차조기 술을 만들어 소량씩 음용해도 좋다.
지금은 그렇게 안 하지만 옛날에는 가을에 차조기 씨앗을 받아 기름을 짜서 이용하기도 했다. 병충해에 강한 풀이면서 농사가 잘 안 되는 땅에서도 잘 자라는 들플, 차조기는 우리가 싼 값에 쉽게 구할 수 있는 건강식품이다.살짝 데쳐서 들깻잎 무치듯 무쳐 먹으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 국민일보 -
[72] 한방이야기 - 거머리
교외에 나가보니 벌써 들판이 파랗다. 어느새 모내기가 끝나 6월 햇살에 벼들이 한창 자라고 있다. 지금은 트랙터로 기계이양을 하니, 한 줄로 늘어서서 모내기하던 풍경은 추억 속의 한 장면으로만 남았다. 못 줄에 맞춰 늘어서서 진흙물 튀겨가며 뒷걸음으로 모를 심어나갈 때, 걸죽한 농담과 간드러진 콧노래도 석여 나왔지만, 발목과 종아리에 흐르는 피를 살펴야 했다.
거머리는 그야말로 "찰거머리" 같이 달라 붙어 손으로 뜯어도 잘 떨어지지 않았으며, 떨어진 자리에서는 지혈이 되지않고 붉은 피가 흘러 내렸을 뿐 아니라, 상처는 나중에도 오랫동안 가려웠다. 거머리의 공포는 필자가 마지막 모내기를 하고 25년이 흐른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 거머리가 요즘 인기 드라마 "허준"에서 심한 종기의 치료에 응용되는 것을 보니 흥미롭다.
"동의보감"에 보면 옛이름은 "검어리"이고, 한약명은 "수질(水蛭)"이다. 성질은 평성(平性 : 차거나 따뜻하지 않고 중간)이며, 맛은 짠맛과 쓴맛인데, 독이 있다고 했다. 어혈과 적취(종양)를 치료하고, 유산시키며, 이뇨작용을 하고, 월경이 나오지 않을 때 통경작용을 한다고 되어있다.
5~6월에 잡아서 바싹 말려 약으로 사용하는데, 뱃속에 새끼는 꺼내지 않으면 열을 가하고 해가 지나도 물만 만나면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다. 유의할 내용은 "소아과의 두창(痘瘡)"을 다루는 대목이 있다. 여러 가지 치료법을 기록하였는데 그 중에 거머리(水蛭)가 나오는 것이다. "소아의 단독 (丹毒 : 피부가 붉어지면 붓고 아픈 종양이 점점 퍼지는 병으로 난치병이며 위급한 병이다)에 거머리로 나쁜 피를 빨아 내도록 하면 최고로 묘한 효과가 있다" 그 외에도 타박상에 의한 어혈을 치료하는 곳과 월경이 멈춘 때 통경제로 쓰이는 치료법이 상세히 나온다.
다른 한의서에서도 종양에 10여 마리를 환부에 흡착시켜 피고름을 빨 아내는 치료법이 있다. 500년 전의 시대에는 이런 방법들이 쓰였던 것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살아있는 거머리를 빨리는 것은 그 독을 이용하는 것이다. 거머리의 독은 타액 중에 들어있는 hirudin 으로 본다. hirudin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의 응고를 막는 물질로 거머리가 사람이나 동물을 물었을 때 분비하여 출혈을 일으킨다.
산채로 쓰는 외에 일반적으로는 다른 약재처럼 말려서 사용한다. 거머리는 잘 죽지 않으므로 바싹 말리거나 실에 꿰어 말린다. 석회나 술에 묻혀 죽인 후 말리기도 한다. 생용 또는 살짝 볶아 약용으로 쓴다. 내복시 1회 사용량은 3~6g이며 환제에 넣을 때는 1.5~3g이다.
- 매일경제신문 -
[73] 한방 이야기 - 원추리
원추리는 "시름을 잊게 해주는 풀", 즉 "망우초(忘憂草)"로 알려져 있어 사랑을 받았고, 어린 새싹은 나물로, 자란 뿌리와 줄기는 약으로 사용한다. 옛날에 효성이 지극한 두 형제가 아버지를 여의고 슬픔에 잠겨 매일 매일 산소를 맴돌며 우느라 아무 일도 하지 못하였다. 해를 넘기자 형은 각성하여 어떻게든 슬픔을 잊고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하였다. 생각 끝에 무덤가에 슬픔을 잊게 해준다는 원추리를 심어 꽃을 피웠다. 그 결과 뜻대로 슬픔을 잊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동생은 "슬픔을 잊으려는 것은 아버지를 잊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생각하여 더욱 아버지를 잊지 않으려고 궁리하던 끝에 기억을 잊지않게 해준다는 "자완"이라는 약초를 심었다. 자완은 나물로도 많이 먹는 개미취를 말한다. 그 결과 동생은 아버지를 더욱 간직하여 어느 날 비몽사몽간에 아버지의 혼을 만나고 예언의 능력을 얻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 후로부터 원추리는 근심을 잊게하는 풀로, 자완은 오래 기억하게 하는 풀로 알려지게 되었다. 원추리의 싹은 "넘너물"이라 하여 나물로 먹고, 정월대보름에는 국을 끓이던 풍습이 있었는데, 정초에 근심을 털어버리자는 의미가 있다. 원추리싹을 삶은 맛은 마치 파를 푹 삶아놓은 맛과 비슷하며, 부드럽고 고소하며 단맛이 난다. 원추리의 뿌리를 약용으로 할 때는 "훤초(萱草)"라고 한다. 이 이름이 훤초, 원초, 원추, 원추리로 변한 것으로 본다.
맛은 달고 성질은 서늘하여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피의 탁한 열기를 서늘하게 식혀주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전신이 붓고 소변이 잘 안 나오거나 소변이 뿌옇게 나올 때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코피, 대변 출혈, 자궁 출혈 등에 지혈작용을 보이고, 유선염을 치료하거나 젖을 잘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 일부 요통에도 사용한다.
실험적으로는 간디스토마의 구제, 항결핵 작용이 보고 되어 있다. 꽃을 계절 음식으로, 혹은 시각 음식으로 먹는 흐름을 소개하였는데, 봄나물로 얼레지를 꽃과 함께 쌈을 하고 보니, 원추리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 싹과 꽃을 따서 김치를 담근다는 기록도 있으며, 꽃술을 제거하고 꽃잎을 밥에 넣어 밥을 물들이는 풍습도 있었다. 이것 역시 근심을 잊고,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다.
원추리의 꽃봉오리는 "금침채(金針菜)"라고 하여 달고 서늘한 성질로 독은 없다고 분류한다. 습열을 없애고, 가슴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어 소변이 시원하지 않을 때, 황달, 가슴의 답답증과 번열증, 불면증, 치질로 인한 출혈 등에 사용한다. 1회 복용량은 15~30g씩이다. 기타 전초를 원추리술로 담그는데 이뇨작용이 강하고 요도결석에 유효하다.
- 매일경제신문 -
[74] [약초이야기] 꿀풀, 차·나물·술 등 용도 다양해
“소가 먹는 풀 100가지는 죽는 사람도 살린다.”“염소가 먹는 풀 100가지는 앉은뱅이도 일으켜 세운다.”
필자가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온 속설이다.이런 속설을 믿고 있는 어떤 시골 목사님이 성도들의 건강을 위해 100가지 산야초를 뜯어다‘백초환’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꿀풀도 그 가운데 하나로 영양가가 풍부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두번째 장점은 어느 곳에서도 잘 자란다는 것으로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상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꿀풀을 이용해 차를 만들면 한여름 피서용 차가 되고 동시에 이뇨작용도 해 부종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꽃과 줄기, 잎을 따다가 3배 정도 되는 소주에 담가 두면 아주 좋은 술이 되고 어린 잎은 연중 내내 나물로 먹을 수 있다.꿀풀을 달여 머리를 감으면 비듬이 없어진다고 해서 옛 어른들은 이 물로 머리를 감곤 했다.
산야초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경험의학 또는 구전의학적 소견으로 전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꿀풀도 고혈압과 결핵, B형 간염, 소화불량, 눈병, 구내염, 편도선염 등과 같은 기관지 계통의 질환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많이 이용돼 왔다.옛 어른들은 약효가 있는 산야초를 상용하는 방법으로 응달에서 말려 차로 만들어 먹는 법을 자주 썼다.
산야초를 연구하면서 터득한 진리는 산야초에는 인체에 필요한 효소과 더불어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거의 완벽하게 들어있다는 사실이다.소는 풀만 먹고 사는데도 생명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공급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운도 사람보다 강하지 않는가.
사료로 키우는 소와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풀을 뜯고 자라는 소는 그 모양부터 다르고 힘도 다르다는 것은 소 싸움꾼들 사이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소가 먹는 풀들이 죽는 사람도 살린다는 사실을 음미하면서 신록의 계절인 5월을 꿀풀로 건강하게 맞이해 보자.
- 국민일보 -
[75] 한방이야기 - 고구마
비가 억수로 내리던 5월 어느날 우리는 시장에서 고구마 순을 사다가 심었다. 미리 준비했던 길고 두툼한 이랑 위에 호미로 고구마 순을 세워서 묻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작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하여 비오는 일요일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필자 내외는 거센 빗줄기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중간에 두어 번 풀을 매어준게 전부인데 고구마는 무럭무럭 자라서 온밭을 완전히 덮었다. 물론 틈틈히 잎줄기를 따다가 고구만 순 김치를 담가먹는 재미도 있었다. 이제 서리가 내리고 잎과 줄기가 다시들어 기다리던 수확의 시간이 되었다. 작년보다는 훨씬 작황이 좋아 캐는 재미와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미가 원산인 고구마는 중국을 거쳐 대마도로 전파되었다. 1700년대 에 우리 나라에 들어왔으나 본격적으로 전국에 재배된 것은 1900년대에 들어서이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벼의 1.7배, 보리의 3배가 되는 고구마는 이제 주식으로 부식으로 간식으로 구황 식물로 공업용 원료로 매우 중요한 작물이 되었다. 고구마는 메꽃과에 속하는 덩굴식물이지만 그 속성을 몰라서 처음에는 재배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아직 한번도 보지는 못했지만 작은 나팔꽃 모양의 꽃이 핀다고 하는데 밭이 척박하여 고구마가 잘 열리지 않을 때 생존을 위하여 꽃을 피우는 것으로 보인다.
고구마를 한의학적으로는 외국에서 온 감자라는 뜻으로 "번서(蕃薯)"라고 한다. 단맛과 평성으로 전분이 많아 영양 식품으로 환영받는데 기운을 돕고 진액을 생성시키며 중초를 보하고 혈액 생성을 돕는 작용이 있다고 본다. 또 변비를 소통시키는 효능도 있다. 그러나 비만한 사람은 많이 먹으면 우울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과식하면 소화에 어려움이 있다.
고구마 줄기는 "버서등(藩薯藤)"이라 하고 달면서도 약간 떫은맛이 있고 약간 서늘한 성질로 구토 설사 혈변 자궁출혈 종기를 치료하며 젖이 부족하여 잘 나오지 않을 때도 효과가 있다. 필리핀에서는 고구마를 이용하여 당뇨병을 치료하기도 한다는데 실험에 의하면 잎은 인슐린양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당뇨병 환자에겐 소량의 인슐린을 복용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 효능으로 보아서 여름철 계절음식으로 고구마 고구마순이 제격이며 특히 고구마는 가을 겨울의 영양간식으로 적합하다. 인공적으로 썩힌 고구마에서 분리한 약한 독성의 물질은 산토닌보다 강한 구충작용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산업용으로 전분의 재료 또는 알콜의 원료로도 쓰인다.
- 매일경제신문 -
[76] [약초이야기] 비름, 설사에 좋아
비름은 인가에 가까운 풀밭이나 밭 두렁에서 많이 자라 채취하기 쉽고 맛이 담백한데다 쓴 맛이 전혀 없어 옛날부터 농가에서 애용해온 식용 산야초이다.
난지도 같은 곳에서도 잘 자라는데 이 때문에‘공해물질이 많은 데서 자라니까 유독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을 것’이라며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이는 흙탕물 속에서 자라는 미나리 줄기에는 흙성분이 많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식물의 도관에는 역삼투압장치가 있어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성분들만 분자량에 맞춰 통과시킨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셀레늄(Se)이라는 미네랄의 경우 미국의 어떤 장수 마을을 역학조사한 결과, 그 지역 토양에는 다른 지역보다 셀레늄 함유량이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이것이 건강장수의 원인물질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여 항산화제로서 각광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시금치와 비슷하게 생긴 비름의 어린 순을 따다 국을 끓이거나 나물로 무쳐 먹으면 몸에 필요한 각종 비타민의 공급은 물론 해열, 해독과 종기를 쉽게 아물게 하는 효과도 보게 된다.
생잎을 찧어서 뱀이나 벌레 물린데, 치질, 종기에도 바르고, 잎과 줄기를 전부 말리거나 씨를 말렸다가 달여 마시거나, 상처난 부위에 바르면 빨리 아문다.특히 씨는 설사를 멈추게 하고, 부종을 완화시키며, 생리 불순을 치료하는데 효험이 있다.
- 국민일보 -
[77] [약초이야기] 달래
어린시절 산에서 놀다 양지바른 비탈진 곳에 퍼져 있는 달래 밭을 발견하고 어찌나 좋던지 달래를 캐어 잔뜩 흥분해서 어머님께 자랑했던 추억이 있다.위치를 기억해 놓았다가 다음 번에 그 때의 흥분을 다시 맛보려 했으나 실패했다.이유인 즉 처음 발견했을 때 너무 알뜰히 캐어 버렸기 때문이었다.한꺼번에 다 먹지도 못할 것을 조금씩 캐어다 먹었으면 두고두고 기쁨을 누릴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지금까지 떨치지 못하고 있다.
달래는 양지바른 들판에 전국적으로 자라는 알뿌리를 가진 여러해살이 풀이다.마늘과 비슷한 매운 맛을 지녔으며 보혈·신경안정·살균 작용이 뛰어나고 불면증 자궁혈종 생리불순 불안 등을 해소하는 데에도 좋다.또 벌레에 물려 가려울 때 달래를 찧어 밀가루와 섞은 다음 발라 주면 뜻밖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소화불량이나 불면증에는 잎을 3∼5줄기 200㏄의 물에 달여 마시면 좋고 생리 불순 등에는 알뿌리를 생으로 먹는다.불면증에도 알뿌리가 효과가 있는데 소주에 담갔다가 적당량을 하루 두번 마시면 된다.
달래는 약용으로 이용해도 좋지만 된장찌개나 굴쌈 나박김치 등에 넣어 독특한 풍미로 미각을 돋우는데 쓰는 것이 제격이다.요즘은 야생 달래가 드믈어 온상에서 재배한 달래를 이용하다 보니 독특한 풍미를 좀처럼 느끼기 힘들다.야생 달래를 이용한 메밀부침 같은 것은 생각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돌게 한다.
봄 나들이 길에 채취한 달래 한 웅큼으로 나박김치와 된장찌개를 만들고 메밀 부침을 곁들이는 식단은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에 미각을 돋우는 촉매가 될 수 있다.게다가 다양한 약효로 가족의 건강을 돌보는 데에도 도움이 되니 달래는 사랑받는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역할까지 후원해주는‘봄철 가족건강의 '전령사' 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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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자료입니다. 약초 사진도 포되어 있으면 더욱더 쉽게 이해가 될것같습니다,
좋은정보 자료 잘보고 갑니다..고맙습니다..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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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식용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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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드립니다. 좋은날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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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보와 자료 감사합니다.
감사~~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건강에 유익한 정보 감명깊게 읽고 많은정보 간직하고 갑니다
여러가지 약초와 효능 잘공부하고 갑니다
모두가 좋은 약재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잘보았습니다.
좋은정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