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무서운 세상이군요.
내 주장이 설령 틀렸다 하더라도 그냥 예쁘게 봐주면 안되나요?
만약 틀렸다면 틀린 것을 조목조목 대면서 그 부당성을 설파하는 것이 도리인 것 같군요.
단언하건대, 지금 시중에서 돌아다니는 명리이론으로는 고수가 될 수 없답니다. 증명할 자신이 있답니다. 내가 독파한 책은 연해자평, 명리정종, 삼명통회, 자평진전, 적천수입니다. 그것도 원본으로만 독파했답니다. 많은 책이 있기는 하나 인연이 없어서 수중에는 없답니다.
그리고 막연하게 명리를 공부해서 고수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혹여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에서 쓴 글인데, 몇 몇 사람들에게는 과민반응이 된 것 같군요.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하지요. 그대들이 보는 것이 옳을 수도 있고 내가 옳을 수도 있지요. 허나 극단적인 반응은 하수의 자세라고 하더이다. 정립된 이론으로 그 부당성을 제기해 주면 서로가 좋을텐데,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빨갱이가 되는 세상에서는 말조심하는 것이 상책인가 봅니다.
제 글에 답글을 써 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그럴 생각이 없답니다. 운명을 알고 무엇을 할 지를 결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 때문에 더 이상 공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안다해도 방책이 없는데 알아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운명을 모르면서 부나비처럼 불길을 향해 돌진하는 어리석음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그 길을 간답니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운명을 개척한다고 하던데, 아직 그 운명을 개척한 사람을 보지 못했고 그럴 생각도 없답니다.
부질없이 운명에 매달리기 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게 나의 견해랍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마도 명리라는 신기루에 매혹된 사람들에게는 고추가루를 뿌리는 격이 되겠지만 진실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이 된다 하더이다. 먼저 경험한 사람의 충언을 이처럼 냉대하는 것이 싫어서 들르지 않았는데 기우가 현실이 되었군요.
명리를 공부해서 기껏 알아내는 것이란 격국이나 용신 밖에 무엇이 더 있을까요? 만약 그것 이상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명리를 공부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공부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방법을 찾으라는 조언이 아마도 욕이 된 듯 한데 곡해하도록 글을 쓴 것에 대해서는 일말의 죄스러움을 느낍니다.
번역본 조차 알 수 없는 내용
과장된 표현법
난삽한 이론
근거없는 헛소리
정파가 모호한 명리학
자료부실
이것이 내가 10여 년 동안 명리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점이다.
나는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거꾸로 연구를 했다. 예를 들자면 역사에서 명리학의 근원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명리서에서는 명리의 근원을 낙록자의 원리소식부에 두고 귀곡자, 동중서, 사마계, 동방삭, 엄군평 등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문헌이나 책이 전해지는 것이 없으니 그 진위 여부는 모른다. 심지어 상생설과 상극설의 시원을 두고도 상극설은 의견이 통일되어 있으나 상생설은 통일되지 않았으니 누구는 춘추라 하고 누구는 전한말의 유흠이라 한다.
이렇듯 그 근원부터 모호한 명리학은 왕충을 거치고 수대의 소길이 찬한 오행대의에서 그 윤곽이 보인다. 그러니까 당대의 이허중이 일주를 근간으로 한 이론은 오행대의의 이론을 기준이 다른 이론체계로 전환한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입수할 수 있는 자료는 누구나 알고 있고 소유하고 있는 것들 뿐이다.
이러한 자료적 한계에 부딪혀서도 어려운데 생활을 위한 보장이 없으니 부득불 포기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포기하게 한 이유는 명리학계의 이상 야릇한 분위기가 싫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명리학을 공부한 이유는 팔자가 더러워서 하는 일마다 되지는 않고 이상은 높은데 실현할 길이 없기에 그 운명이 정녕 무엇인지를 알아보려고 발을 들여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원인은 찾지 못하고 영원한 미제로 남겨놓았을 뿐이다.
현재 내가 공부한 이론으로는 쪽집게가 되기에 불가능한 것이었다. 알고 봤더니 쪽집게라는 사람들은 한낱 운이 좋았다거나 아니면 영적 능력의 소유자들 뿐이었다. 그 우스운 실례도 많으나 그들의 명예에 혹여 흠이 될까 저어되어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다.
내가 생각하는 고수는 이론적 습득이 탁월하더라도 반드시 영적 능력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 중의 하나가 소강절이나 서자평 같은 사람인 것 같다. 여기에서 이론의 습득은 미약하더라도 영적 능력이 탁월하면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론이 부정확하기 때문에 운명을 알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그 보완으로 선택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하락이수였으나 이 또한 넘기 어려운 한문의 담장이 가로막아서 만만치 않은 존재였다. 만약 이렇게 어려운 공부를 해서 명리학계의 태두가 된다 한들 무엇하랴!
기껏 사주쟁이일 뿐이니 차라리 사법고시를 보든지 아니면 돈 많이 벌고 존경 받는 의사나 여타의 전문가가 될 일일 것이다.
노상 탁상공론하고 갑론을박하며 지지고 볶더라도 도토리 키 재는 격이 될 것이다.
적천수, 자평진전, 연해자평, 명리정종, 삼명통회 등을 꿰뚫는다 해도 쪽집게는 될 수 없음을 보았다. 만약 누군가가 나의 주장에 반박한다면 그는 다소 자신의 양심을 속인 것일 것이다.
누구는 10년을 길지 않다고 할 수 있으나 나는 30년이 넘게 동양학을 공부하고 있으니 10년이 아니라 30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는 음양오행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헤맨지가 30년이요 이상적 사상의 줄기를 찾고 있은지가 30년이다. 내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나는 동양학에 투신했으나 재주가 미약하고 운수가 사나워서 그 결실을 볼 지가 의심스럽다.
내가 말린다고 그만 두겠는가? 할 사람은 기어이 하고야 말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할테면 목숨을 걸고 하라"고 할 것이다.
토론도 할 것이 없고 누구의 충고도 들을 필요가 없다. 우직하게 공부만 하되 허송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명한 스승을 만나서 공부한다면 적어도 이론을 섭렵하는 것은 10년이면 족하다.
그 이상은 자신의 운명이나 역량에 달려 있는 문제이다. 사회에서 써먹는 것은 운명의 장난에 달려있는 것 같다. 귀금속이라고 사람들의 손에 들어와 모두 보석이 되는 것이 아니듯이 실력이 있다고 해서 모두 사회에서 사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즉 투자할 때 손해를 볼 짓은 어리석은 짓이다. 나는 손해를 본 인생인 것 같다. 그래서 주저리 주저리 되는 둥 마는 둥 몇 마디 지껄여 보았다. 날은 덥고 글은 머리에 안 들어오니 이것으로 나마 지루함을 이겨내고자 한 짓이므로 양찰하시길,..... 역촌
첫댓글 부질없이 운명에 메달리기 보다는 최선을 다한다는 말 .....정말 가슴에 와 닿는군요
많은 책을 독파했다한들 그 책속의 또다른 철학을 놓쳤다면 아쉬운 일이지요.........좋은 글 많은 생각속에 잘 보고 갑니다.
갑자기 禪 사상이 생각나네요![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책은 책일 뿐이고.. 깨![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11.gif)
음이 중요하겠죠.
우보선생님 좋은 말씀 입니다.
여러가지를 생각하게하는 좋은글이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공부는 많이 했으되 연구는 부족한 분이로군요.
적천수에 소화불량 낙향선비가 자주 등장하더니만?
우보선생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아... 옳은 말만 쓰셨군요.. 영적 능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사주만 보고 얘기했을 떄 제 사주가 잘 맞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