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처갓집을 들렀다가 돌아올 때 평소에는 88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대전, 중부고속도로...이렇게 이용하는데 올 명절에는 지란지교님께서 전에 올려 주셨던 임실에 있는 '도화지도예문화원'을 방문해 보고자 남원-전주 국도를 이용했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대로 임실 도화지를 찾아 갔는데 설명절 연휴 직후라 작업장이 닫혀 있어서 창 틈으로 살짝 엿보고 왔습니다. 전화를 해 보니 다음날부터 개장을 한다고 하더군요. 아쉬운 마음에 아들넘들 사진 한 장 찍어 주고 전주로 갔습니다.
경기전 입구입니다. 역시 조선 태조의 어진을 봉안한 곳이라서 그런지 특이하게 홍살문 뒤로도 문이 두 개나 있는 겹문구조로 되어 있더군요.사진에는 외문만 보이는데 그 뒤로 내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내문을 지나면 그 곳에 본전이 있습니다.
그 본전에 조선 태조의 어진이 봉안되어 있고 본전 양 쪽에는 고종, 정조, 세종, 영조, 철종, 순종의 영인본 어진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촛점을 맞추지 못해 사진이 흐립니다.
본전을 나와 동문쪽으로 나가니 조선왕조의 역사를 기록해 좋았던 사서를 보관하고 있던 전주사고가 경기전 내에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사고가 임진왜란으로 모두 소실되었는데 다행히 전주사고가 무사히 남아 조선왕조실록이 오늘날에까지 전해지는 것이라 하더군요. 어느 TV프로그램에서 임진왜란 당시에 전주사고의 사서를 지켜낸 선비의 공적을 다루기도 했었지요.
전주사고를 보고 나오는 순간 잠시 당황했습니다. 조선왕조의 위엄과 안녕을 기원하는 곳에 왠 사리탑? 앞에 가서 보니 사리탑이 아니고 예종의 태실비라 합니다. 제가 어릴 때 자랐던 곳의 뒷산에도 00옹주의 태실비가 있었는데 그 때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비석 위로 올라가 멀리뛰기 시합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지요. 하긴 역사교육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는데 어찌 그런 것을 알 수 있었겠습니까, 그냥 비석이지.....왕손의 태는 아무곳에나 묻는 것이 아니고 풍수지리설에 따른 길지를 택하여 2중 구조의 태실항아리와 함게 묻었다고 합니다. 전국에 산재해 있던 태실들을 일제가 고양에 있는 서삼릉으로 한꺼번에 이전을 시키고 그 와중에 많은 수의 태실 항아리가 일본으로 밀반출 되었다고 합니다.
경기전 뒷편에 조경묘가 있는데 이 곳은 전주이씨의 시조를 모신 곳입니다.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여 문은 굳게 잠겨 있어서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곳에서 바라 본 본전의 지붕과 경기전 앞에 있는 전동성당의 첨탑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한 장 찍어 봤습니다. 이 사진을 흥선대원군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속으로 무쟈니 궁금합니다.
경기전의 부속건물들입니다. 이곳을 관리하던 관리와 병사들의 숙소, 제기를 보관하는 곳, 제례를 준비하기 위한 방 등이 있는데 특이한 것은 제례를 지내기 위한 떡을 만드는 전용 방앗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디딜방아와 절구가 놓여 있더군요.
경기전을 둘러 본 후 희망청년님께서 극찬 하셨던 칼국수집으로 향했습니다. 경기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더군요. 성심여고 바로 앞에 있는 '베테랑 칼국수". 진한 국물 맛과 푸짐한 양이 일품인 곳이었습니다. 제가 칼국수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개운하고 담백한 맛에 한 그릇 후딱 해치웠습니다. 다음에 또 가야지~~~
칼국수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전주한옥마을을 두루 구경했습니다. 작은 인사동이더군요. 다양한 공방과 전시관, 찻집, 살림집이 공존하는 전주의 멋과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앞에 가던 아내가 "어, 저거 000 작품 아니야?" 하기에 가 보니 여주에 있는 젊은 도예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서 그 친구와 더 친하게 지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만간 가이흥 숙전 들고 자랑하러 가야겠습니다. 나중에 작업장 사진 올릴게요. 작품과 함께.
이제부터 처갓집에서 돌아올 때 전주를 꼭 들러야겠습니다. 이번에 다 보지 못한 곳들도 많이 있고 다시 한 번 천천히 여유 있게 걸어 보고 싶었습니다. 경기전 이후의 사진은 왜 없나구요? 위에 저 사진을 끝으로 사진기의 배터리 잔량 부족 표시가 나오면서......
첫댓글 저와 거리적으로 가깝게 있으셨군요 ^^ 전동성당의 탑과 한옥 기와가 묘한 조화를 이루네요.
그러지 않아도 올라 오면서 지란지교님 생각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찾아 뵙겠습니다.
비네님 처가집 참좋은데 계십니다 남원이면 마눌님께서 요리솜씨도 장난이 아닐진데 ~ 전주도 아름다운도시죠 저는 낙안읍성하고 지리산 청학동네 ~ 하도오래돼서 기억이 가물합니다 천천히 돌아보고 여행하고픈동넵니다 한옥 넘아름답습니다 ^^*
장모님은 음식 솜씨가 탁월 하십니다. 아내에 대해서는 함구하겠습니다. ㅎㅎ
아내가 옆에서 이 글 보면서 이렇게 쓰라고 하네요. "남들은 다들 그렇게 말해요~~~"라고......ㅋㅋ
좋은 곳 다녀 오셨네요. 전 한옥마을에 지난 여름 갔다가 너무 더워서 차타고 휭하니 돌아보고 그냥 와서 아쉬웠는데... 비네님 사진으로도 아쉬움만...^^
한옥마을 사진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배터리 체크를 안했더니.......
전동성당 바로 옆 학교에 희망청년님이 계시는데......ㅎㅎ
희망청년님의 학교가 근처에 있는 줄 알았는데 바로 옆이더군요. 칼국수집과는 얼굴을 맞대고 있고요. ^^*
좋은시간 되셨군요*^^
정말 오랫만의 가족 나들이였습니다. 나중에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했고요. 감사합니다.
큰아드님은 축구를 참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둘째는 음악이나 만화~~^^
전주는 나중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인데 덕분에 간접 구경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 비사문천님 관상볼 줄 아세요? 그럼 우리 아이들도...^^
ㅎㅎ 관상은요~~ 비네님 아드님들이 모두 수려하죠? 맑고 빛납니다. 루칭님 자녀분 사진 올려주세요 관상 봐드릴께요~~^^ 숭구리 당당 숭당당~~!!ㅋㅋ
헉~~~ 그런 것을 어떻게........ 큰 녀석은 축구에 빠져 살고 있고요, 작은 녀석은 요즘 동물 그리기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대단 하십니다.
대단은요.ㅎㅎ 누구든 보면 그렇게 느낄텐데요~^^
좋은 볼거리 주심에 감사 드리구요~~~~~~~~어진 사진 촬영 가능 한지요?
경기전에 있는 어진은 사본인 듯 합니다. 일정 거리를 떨어져서 관람 했으나 진본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사진촬영 금지" 푯말도 못 봤구요. 지금 경기전의 태조 어진은 고종때 다시 그려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검색해서 찾았습니다. 경기전 어진 진본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문화재청에서 보관중이랍니다. 조만간 전주시로 이관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전시되어 있는 것은 사본이랍니다. 그 전에도 원본은 경기전 침실에 보관하고 전시되어 있는 것은 사본이었다고 합니다.
수고 해주신 비네님께 감사 드립니다.~~몹씨 궁금 했답니다ㅣ.
비네님은 참으로 어진 아버님이십니다. 아이들이 큰 행운을 타고 태어난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