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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代文學思潮 (현대문학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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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 수필 스크랩 벚꽃과 곤줄박이
송병원 추천 0 조회 262 18.03.22 15:27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의 좋은 형제인양 석달씩 윤회를 하고나면 일년이 간다.

내 유년시절 가난을 벗인양 끼고 살았든 그 시절에는 고희만 되면 마을에서 최고 어른으로 길다란 장죽을 물고 상노인

대접을 받았는데 벗인양 끼고 살든 가난을 몰아내고 나니 천지개벽을 한듯 지금은 고희가 되어도 노인대접을 받기는

커녕 경노당에 입학하면 훈련소도 아닌데 신병이라고 심부름만 시킨다.

오복 중 첫째 복은  장수(長壽)인데 우리세대는 효도를 하는 마지막 세대인 동시에 효도를 받지 못하는 첫 번째 세대라고

하더니 효도한 댓가로 장수의 선물을 받은 첫번째 세대일지도 모를 일이다.

 

칠십년을 살아오면서 년 중 가장 추울 때는 소한(小寒)절기다 오죽이나  추웠으면 "대한(大寒)이 소한네 집에 놀러 왔다가

얼어죽었다"는 속담까지 생겨 낫겠는가?

지난 해 소한은 어찌나 추웠든지 수은주는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가고 눈은 왜 그렇게 많이 내리는지 길바닥은 꽁꽁 얼어서

길이 아니라 빙판으로 변해 다른 해 보다 노인들이 낙상사고로 팔 다리 허리가 작신 부러지듯 댕강 부러져 정형욋과는

대박이 터져서 웃지는 못하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는데 2017년 1월 5일 정유년 소한은 기상이변으로 춥기는 커녕 비가

내리는 진풍경을 연출해서 아낙네들은 냉이를 캐러 들녘으로 나선다. 

칠십년을 살아오면서 소한에 냉이를 캔다는 소리는 처음으로 들어 본다.


올 해는 어쩌면 시베리아 추위가 침해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을 했거나 그도 아니면 심한 독감에 걸려서 두문불출하기에

그런 것인가 그 것도 아니라면 대통령이 떨려난 국민들이 불쌍해서 한 해만 봐주는 것인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소한 때는 춥고 초복 때는 더위야 마땅하거늘 추울 때 덥고 더울 때 춥다면 대통령이 떨려난 것

보다 더더욱 큰일이다.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 기후가 온대에서 아열대로 바뀐다드니 올 해가 그 원년이 아닌지 두고 볼 일이다.

금년은 소한이 따뜻해서 서민들이 살아가기에는 좋기는 한데 "한달이 크면 한 달이 작다"고 소한에 얼어 죽어야 할 해충이

죽지를 않고 각설이가 찾아오듯 명년 봄 몽땅 찾아온다면 금년 농사는 해충들 극성으로 행여나 흉년이나 들지  않을까 

걱정이 앞 선다.

유수와 같은 것이 세월이라드니 그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엊그제 새해를 맞아 떡국 한 그릇에 먹기 싫은 나이까지 한살 더 

먹고는 눈 몇 번 깜빡거렸는데 세월은 꼬랑지에 불이 붙어 걷지를 않고 뜀박질을 하는지 두 달이 번개처럼 가버리고 오늘이

벌써 3월 5일 3월달 들어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일요일이다.

이렇게 세월이 뜀박질을 한다면 2017년도 눈 몇 십 번 더 깜빡거리고 나면 고희에 도깨비처럼 뿔을 달겠지......!!!

 

오늘은 24절기 중 세 번째로 맞이하는 경칩(驚蟄)이다.

지난 가을 천둥은 먹구름 속으로 겨울잠을 자러 들어 갔는데 경칩이 지나야  깨어난다고 한다.

애시당초 천둥은 기차화통에다 놀부 년놈을 넣고 삶아 처먹고 태어 낫는지 동면에서 깨어나면 보나마나 기지개를 켤텐데

누가 천둥아니랄까봐 "우르릉 쾅! 쾅!" 지축을 뒤흔들면서 지랄용천발광을 떨어데겠지?

그러면 천둥소리에 놀란 개구리도 함께 깨어난다나 어쩐다나......

봄볕도 경칩을 축하하러 왔다가 놀 사람이 없어서 담벼락과 노니는 모습이 무척이나 정다워 보인다.

따사로운 봄볕에 이끌려 대문을 나서니 집 앞 벚나무도 지난 가을 가지로 올리는 수도꼭지를 잠그고는 나뭇잎을 몽땅 떨구고는 

나부간 된체 겨울삼동 오들오들 개 떨듯 떨었는데 어느새 수도꼭지를 다시 열었는지 메마른 가지에도 물이 올라 가지마다

꽃망울이 처녀 가슴인양 봉긋 봉긋 돋아나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수줍은듯 얼굴을 붉히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봄이 침해에 걸려 새벽출근을 했는지 경칩인데도 청명인양 날씨가 따뜻하니 금년  벗꽃나들이를 제대로 하려면

지난 해보다는 조금 앞 당겨 관광버스를 예약해야만 할 것 같다.


집 앞 벚나무 위에는 연리지인양 가지가 맞붙어 눈여겨 보지 않으면 쉽게 눈에 띄이지 않는 곳에 작년 봄 곤줄박이가 둥지가

틀고는 4월 하순경 알을 낳아 보름정도 품드니 새끼 여섯마리를 부화시켜 잘 키워서 5 월 하순경 새끼를 앞세우고는 둥지를 떠났다.

곤줄박이 둥지는 다른 새와는 달리 이끼류를 물어다가 짓는데 모양은 밥공기처럼 오목한 것이 앙증 맞게 아담하게 짓는다.

새끼 6섯마리를 잘 길러서 떠난 곤줄박이 둥지는 돌보는이 없이 지난 일년 눈 비 바람을 맞아서 그런지 아담하든 둥지가 낡은

초가지붕처럼 허름해보이는 것이 무척이나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올 봄 곤줄박이가 새끼를 키우려면 보수공사비가 만만찮을듯 보인다.   

 

곤줄박이!

참새목 박새과에 속하는 조류로서 우리나라 텃새다.

몸길이는 14~15Cm이고 날개는 7~8Cm인 작은새지만 무척이나 귀엽고 예뻐서 많은 이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는 새다.

머리 윗쪽과 목에는 검은털이 나 있고 배와 뒷목에는 주황색이며 날개는 회색으로 뒤덮혀 있고 부리는 검고 다리는 회색이다.

서식지는 주로 산속이지만 사람들을 겁내지 않는 습성 때문인지 더러는 도시의 활엽수에도 번식을 하는데 먹이로는 곤충이나

나무열매를 주로 먹는 영리한 새라서 그런지 먹이 활동이 다른 새와는 확연히 다른 새다.

곤줄박이는 먹이를 나무 구멍이나 숲에 저장을 했다가 눈이 쌓인 겨울 먹이가 없을 때 찾아 먹는다.

작년에 난생 처음으로 별로 착한 일은 한 것도 아닌데 곤줄박이가 둥지를 짓고 알을 낳고 부화시켜서 새끼를 키우는 전 과정을

지켜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알에서 부화하자마자 남의 알은 둥지밖으로 모두 떨어뜨리고 혼자서 독식을 하는 탁란을 특허라도 받은듯 행하는 뻐꾹새와

두견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새들의 모성애도 인간들과 별반 다르지가 않다.

특히 곤줄박이의 울음소리는 다른 새 와는 달리 하이톤으로 유별나게 울어서 처음 들을 때는 조금은 시끄러운듯 느껴지지만

계속 들어보면 들으면 들을 수록 해맑은 울음소리가 좋아서 기분까지 좋아지면서 정이 가는귀여운 새다.

 

오늘은 3월 6일 3월 들어 첫번째로 맞이 하는 월요일이다.

어제는 날씨가 전형적인 봄 날씨로 바람도 한 점 없이 따뜻하고 포근 했는데 오늘은 "변덕이 죽끓듯 심술을 부리는 시어머니 화상"

인양 아침부터 꽃샘추위가 본색을 들어내듯 새촘해지면서 하늘에는 먹구름이 잔뜩 몰려들어 금세 함박눈이라도 펑펑 쏟아질듯

하늘이 낮게 내려 앉으면서 쌀쌀맞게 불어오는 꽃샘바람은 나무에 매질을하듯 "윙~윙"나무를 울려 놓고 간다.

어제는 봄이 왔다고 봄옷으로 가라 입었는데 하루만에 장농 속에 겨울점퍼를 다시 꺼내 입었는데도 심술궂은 꽃샘바람은 미친듯

옷깃을 파고 들어 "아이 추워!" 소리가 나도 몰래 저절로 튀여나온다.

길 건너편 아담하게 지은 2층양옥집 울타리에는 며칠 전 정신 나간 개나리가 활짝 피여서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느라고 육갑을

떨더니 오늘은 꽃샘추위로 얼어죽게생겼다고 꽃 잎을 오들오들 떨면서 꽃샘추위를 원망어린 눈으로 쳐다 본다.

 

"개나리"

수 많은 꽃들 중에 개나리는 왜 무슨 연유로 다른꽃들보다 일찍 꽃을 피운단 말인가?

그 것은 종족보존을 위해서란다.

꽃에 꿀이라고는 약에 쓰려고 해도 없는 개나리는 꿀 있는 꽃들과 함께 피였다가는 벌 나비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에 다른 꽃들 보다 먼저 피여서 벌과 나비를 유혹해서 정받이를 하기 위함이란다.  

"굼뱅이도 궁그는 재주가 있다"고 개나리가 어찌 그런 영특함이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한 일이다.

꽃샘추위가 하루 왠종일 심술통을 흔들어 대더니 해질녘 오들오들 떠는 개나리꽃에 솜이불을 덮어주듯 함박눈이 내린다.

함박눈을 이불인양 뒤집어 쓰고는 오들오들 떨고 있는 개나리가 날벼락을 맞은 것 같에 보기가 애처롭기 그지 없다.


옛부터 춥기로 소문난 제천이기에 전통을 이여가려는 수작질인가?   

수은주는 영하 5도를 가리키고 있지만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도 넘는다.

한겨울에 비한다면야 조족지혈(鳥足之血)이지만 어제는 봄이 였다가 하룻만에 겨울로 되돌아 가니 봉긋봉긋 부풀어 오르던

벚꽃망울은 자라모가지인양 다시 기어들고 활짝 핀 개나리꽃은 사약을 마신듯 눈을 덮어쓰고 곤장을 맞은듯 축 널부러졌다.

 

고장도 모르는 세월은 꽁무니에 로켓트를 달았는지 한주일이 하루처럼 흘러가고 오늘은 벌써 3 월들어 두 번째로 맞이하는

일요일 봄볕이 하루가 다르게 무르익어 가는 아침 눈부시게 쏟아지는 찬란한 아침햇살은 길 건너편 2층양옥집 울타리에 며칠 전

피어나 사약 같은 봄눈을 뒤집어 쓰고는 비실비실 초죽엄을 당하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개나리꽃은 따사로운 아침햇살을

머금고는 저승길에서 되돌아 와 동상을 치료하는 중환자처럼 기운을 못차리고 헬렐래 흐느적 거리고 있는데 뒷산 느티나무에

둥지를 튼 까치는 무사히 준공검사를 받았는지 온 동네 집들이를 한다고 주둥아리를 열어 놓고는 "깍깍" 거린다.

옛날에는 까치가 길조라고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신다"고 믿고는 은근히 누가 오시려나 기다려 졌는데 요즘

까치는 시대 따라 변하는지 악조로 변해 한전에서는 까치집을 처부수는 특수부대를 가동중이고 과수원을 경작하는 농부들도

좋은 과일만 골라 먹는 까치가 미워서 까치소리만 들어도 신물이 난다고 한다.

 

"깍깍  깍깍깍깍 깍깍 깍깍깍깍! " 식전 댓바람부터 오두방정을 떨면서 울어 댄다.

탄핵으로 대통령도 없는 우리나라 행여 북한괴뢰도당이 때는 이 때다 싶어 전쟁이라도 일으켰는가? 왜 저렇게 까치가 울까?

다급하게 울어대는 까치소리에 이끌려 밖으로 나와보니 둥지를 완공한 까치가 짝짓기를 하려는지 수놈이 암놈 등을 올라타고는

깝죽거리다가 거시기를 끝내고는 기분이 좋은지 시내가 떠나가라 울어 댄다.

"저런 천하에 버르장머리 없고 몰상식한 불상놈 까치년놈들을 봤나........!!!  아무리 세상이 말세라지만 초야를 치루러면 숲에서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치룰 일이지 식전댓바람에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다 지켜 보는 가운데 보란듯이 짝짓기를 하다니......!

저런 버르장머리 없는 까치는 엽총이 명약인데 엽총살 구리동전이 없구나........


다들 아는 이야기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칠십여년이나 허리가 잘린 분단국가다.

휴전선 넘어에는 종자가 벼슬종자인줄 착각을 하는 김일성 괴뢰도당이 삼대가 정권을 틀어쥐고는 고모부도 이복형도 자기를

반대하면 쳐죽이는데도 국민들은 찍소리도 못하고 고양이 앞에 쥐처럼 숨죽이고 살아가는데 휴전선 남쪽은 해방이후 처음으로

여자 대통령을 나무 위에 올려 놓고는 부덕에 소치인가 도와주기는 커녕 마구 흔들어서 임기도 못 채우고 떨어뜨린 불쌍한

나라다. 

인간은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나 올 때 마음 다르다"고 국민들 품성이 그래서 그런 것인지 보릿고개를 넘든 시절에는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했는데 어떤분의 도움으로 반만년을 이여 온 보릿고개를 허물고는

쌀 밥에 고기를 원 없이 먹여 놨더니 배에 기름이 끼여 이성을 잃고는 금수가 되여가는지 눈을 떠도 돈 잠을 자도 돈 돈만 쫓아가는

돈에 중독 되어가는 작자들만 하나 둘 늘어가는 세상으로 변해가는 것만 같다.


칠십 번 째 맞이하는 봄!

봄은 늘 우리의 삶을 제 충전하는 오묘함을 지녔는지 봄만 맞이하면 가슴 속에서 새로운 희망과 꿈이 용트림을 한다.

오늘은 3월 둘째주 일요일이니 음력으로는 2월 보름이다.

동창이 밝아오자 장가를 간 까치가 이제는 어른이라고 "깍깍"거드름을 피우면서 시건방지게 울어대고 건너편 숲에서는  멧비둘기가

"구구구구" 울어 댄다.

멧비둘기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나도 모르게 입이 터진 팥자루처럼 헤벌죽 벌어지면서 팥이 쏟아지듯 비실비실 웃음이 터져

나온다.

"서당 개 삼 년이면 시를 읊고" "식당 개 삼 년이면 라면을 끓인다"는데 돌대가리 멧비둘기는 수 천년동안 "구구,구구,구구,구구"

구구단을 외우면서도 여직껏 답을 구하지 못했는지 오늘도 목이 쉐라 구구단을 외우고 있으니 말이다.

돌대가리 멧비둘기를 찾으려고 소나무 숲을 살피는데 등뒤에서 어디서 날아 왔는지 노랑턱멧새 한 쌍이 날아 와 새봄이 축하하는

독창회라도 벌이는지 샛노란 머리깃털을 곧추 세우고는 해맑은 목소리로"찌르륵, 찌르륵, 찌르륵" 노래를 부르고 나니

 "어쭈구리! "

다른 때는 구경도 못하든 곤줄박이가 날아 와서 새봄맞이 독창회에 참가신청서를 내기라도 한듯 노래를 부른다.


혹시 텃새들도 송해선생님이 사회를 보는 "전국노래자랑"을 시청하고는 즐거웠는지 음치인 인간들도 주일마다 노래자랑을 벌리는데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갖고 있는 우리가 이 봄을 그냥 넘길 수 있느냐면서  "벚꽃 맞이 전국 새들의 노래자랑"을 진해에서 열기로

결정을 하고는 오늘은 충청도 새들의 예심을 보는 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까치 멧비둘기 노랑턱멧새가 세 번째로 노래를 불렀으니 아직도 예심을 치를 새들은 줄줄이 사탕처럼 많이 남아 있다.

참새. 종달새, 까마귀, 솔새, 방울새, 곤줄박이, 꿩, 박새, 개개비,굴뚝새,찌르레기 붉은머리 오목눈이, 산까치가등등이 남아 있다. 

다음 차례는 누구일까?

잠시 기다리고 있으려니 약방에 감초처럼 참새가 벚나무로 떼를 지어 날아 오드니 다른 새들과는 달리 터주대감 노릇을 하는 참새는

"참새씨스터스"란 현수막을 돈푼께나 줬는지 멋드러지게 만들어서 벚나무에 내다 걸고는 노래를 부르는데  "짹짹,짹짹, 짹짹짹. 짹짹

짹짹짹 "마치 응원가를 부르듯 노래를 부르는데 단조롭기가 그지 없어 "땡!" 소리 안들으면 천행이란 생각을 하면서 노래를 듣고

때 마침 엿장수가 "철커덕 철커덕 " 가위장단을 치면서 지나가자 참새들은 철커덕 거리는 가위소리를 불합격 소리로 알아 듣고는

챙피한지 화들짝 떼를지어 엿장사 머리 위에 "찍!"하고 새똥을 싸붙이고는 건너 마을로 날아가자 졸지에 새똥을 뒤집어 쓴 엿장수는

이 무슨 마른 하늘에 새똥벼락이냐면서 엿장사 맘대로 엿가위를 철커덕 철커덕 치면서 간다.

다음 차례는 어떤 새일까?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살피는데 어디서 날아 왔는지 방울새 한마리가 예심을 보러 왔다.

방울새!

어쩌면 김성태 작곡 김영일 작사  "방울새"를 부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방울새는 은쟁반에 옥을 굴리듯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방울새를 부른다.

 

방 울 새

 

방울새야  방울새야  쪼로롱  방울새야

간밤에  고  방울  어디서  사왔니

쪼로롱  고  방울  어디서  사왔니

 

방울새야  방울새야  쪼로롱  방울새야

너 갈제  고  방울  나  주고  가렴

쪼로롱  고  방울  나  주고  가렴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방울새가 부르는 방울새 노래........!!!

은쟁반에 옥을 굴리듯 청아한 목소리로 멋들어지게 노래를 부른 방울새는 다른 무대를 찾아가는지 후르륵 날아서 봄하늘 속으로

날아가 버린다.

내가 심사위원이라면 곧 바로 방울새를 진해로 보내면 최우수상은 따 놓은 당상일텐데 심사위원이 아니니 무슨 수로 진해로 

보낸단 말인가?

방울새가 떠나자 음치협회 고문인 돌대가리 멧비둘기가 자기 분수도 모르고 "구구구구 구구"목청을 돋우는데 "구구" 노래도

노래라고 누가 뭐라고 해도 진해는 비둘기인 내가 나가야만 최우수상은 받아 놓은 밥상이라고 주제도 모르고 씨불렁 거리면서

도대체 심사위원이 어떤 새이길래 잘 봐달라는 듯 비둘기는 연신 모가지를 조아린다.

이럴 때 곤줄박이가 날아와서 하이톤으로 멋지게 노래를 부른다면 방울새를 대신해서 진해에 가도 최우수상은 몰라도 우수상은

"따 놓은 당상"일 텐데 곤줄박이는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자빠졌길래 필요할 때는 꼬라지도 보이질 않는단 말인가?

곤줄박이 흉을 보고 있는데 바로 그 때 하늘에서 "씨이, 씨이, 씨이"하고 주위를 경계할 때 우는 곤줄박이 소리가 귓속을 파고 든다.

곤줄박이 소리에 귀가 번쩍 띄여 곤줄박이를 찾느라고 하늘을 두리번 거리는데 그렇게 학수고대하든 곤줄박이 한 쌍이 나 여기

있다면서 벚나무 가지 위 낡은 둥지 옆에 사뿐히 내려 앉는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드니 곤줄박이야 말로 양반새 되기는 영 글렀다는 생각을 하는데 곤줄박이도 진해 노래자랑에 가고

싶은지 벚나무가지를 넘나들며 특유의 하이톤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 한다.

"쓰쓰, 베이, 베이, 베이 " "쓰쓰, 베이, 베이, 베이" 빠르고도 경쾌한 지정곡을 부르고는 앙콜송으로 "쓰쓰, 뻥 쓰쓰, 뻥 쓰쓰, 뻥" 

노래를 은쟁반에 옥을 굴리듯 특유의 하이톤으로 멋지게 부르고는 진해 가는 것은 "받아 놓은 밥상"이라는듯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

잠깐 심사원들의 눈치를 살피고는 남녘에서 봄소식을 가득 싣고 유유자적 북녘으로 봄소식을 전하러 가는 꽃구름에게 전할 말이 

있는지 하늘 높이 날아 간다.

벚꽃 맞이 전국 새들의 노래자랑 예심 장소를 제공한 벚나무 역시 남녘에 봄소식을 가득 실은 꽃구름을 머리에 이고 멋들어진

새들의 열창을 듣고 있으려니 하루 빨리 화려한 벚꽃을 흐드러지게 피워 멋진 꽃대궐 길을 만들고 싶은지 터질듯 부풀어 오른 

수처녀 가슴 같은 꽃망울을 자꾸만 부풀린다.


그런데 새들의 노래예심이 끝난 며칠 후 장소를 제공한 벚나무에 일이 벌어졌다.

예심 때 노래를 부른 곤줄박이 부부가 다시 찾아와서 벚나무에 집을 지을 수 있게 "가지사용승낙서"를 써달라고 한다.

놀라 자빠질 일이다.

인간들만 남의 땅에 집을 지으려면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야 집을 지을 수가 있는데 이제보니 새들도 가자사용승낙서를 받아야만

둥지를 틀 수가 있는 모양이다.

가지사용승낙서를 써달라는 곤줄박이의 말에 벚나무는 승낙서를 써 주는 것이 득이 많은지 실이 많은지 생각을 하는지 잠시 지그시

눈을 감는다.

가지를 임대해주면  우선 곤줄박이의 해맑은 노랫소리를 원없이 들을 수가 있어서 좋고 새소리에 지나가던 행인들이 나무를 쳐다

보면서 나를 귀하게 생각할테네 땅 값과 내 품위도 오를 것이고 새똥은 버찌를 키우는데 자양분으로 쓰면 그야말로 일석이조 일거양득이

아니라 일석삼조 일거삼득이다.

세상에 어떤 바보가 "누이 좋고 매부 좋고" " 도랑 치고 가재 잡고 " " 마당 쓸고 돈 줍는 일"인데 가지사용승낙서를 써주지 않겠는가.

벚나무는 일필휘지로 가지사용승낙서를 써서 곤줄박이에게 건네주자 곤줄박이 내외는 고맙다는 뜻으로 지난번에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부르려는지 목청을 가다듬드니 

" 씨이 씨이 씨이 " "쓰쓰 베이 베이 베이"  "쓰쓰 뻥 쓰쓰 뻥 "멋드러지게 한 곡조 뽑고는 며칠 후 이사를 오겠다면서 벚나무를 두 어 바퀴

맴돌고는 이삿짐을 챙기러 가는지 훌쩍 날아가 버린다.

지난 해 둥지를 지을 때는 나뭇잎에 가려서 둥지가 전혀 보이질 않았는데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지금은 묵은 둥지가 덩그런히

드러나 훤하게 올려다 보인다.

이삼일 후 곤줄박이가 가지사용승낙서를 제출하고는 허가를 받았는지 벚나무를 다시 찾아 와 명당터를 찾느라고 가지사이를 넘나들면서

나래짓이 바쁘다.

곤줄박이도 천적이 뱀과 새매라는 것을 잘 알기에 둥지는 천적의 눈에 띄이지 않게 가지가 얼크러 설크러져 은폐와 엄폐의 명당터에

둥지를 틀어야 하기 때문이다.

집터까지 명당터를 찾으려는 곤줄박이인데 그 누가 새대가리는 나쁘다고 새대가리라고 했는가?

지난 해 늦은 봄 곤줄박이가 둥지를 짓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유심히 관찰해 봤는데 새들에게서도 인간들이 배울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들의 명당터는 첫째로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지킬 수 있는 안전한 곳이여야 하고 두번째는 욕심이 많은 인간과는 달리 아무리 둥지가

급하다고 해도 하루 온종일 둥지를 짓거나 야간작업까지 해서 짓지를 않는다.

곤줄박이는 오전에만 둥지를 짓고는 오후에는 먹이활동을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그 뿐만 아니라 비가 오는날은 날아다니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부실공사가 염려스러워서 그런지 절대로 공사를 하질 않는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학수고대 하며 기다리던 곤줄박이가 돌아 왔기에 행여 큰 소리라도 치면 놀라 도망을 갈까 봐  벚나무에서 조금 떠러진

곳에서 장승인듯 뻐질러 서서 숨소리도 죽이고 곤줄박이를 쳐다 보고 있노라면 곤줄박이는 그런 나를 경계하는지 벚나무가지를 넘나들면서도

잠깐 잠깐씩 나를 살펴보고는 명당터를 찾느라고 나래짓이 바쁘다.

바로 그 때 길 윗쪽에서 급한 환자를 이송하느라 "앵~앵, 앵~앵 앵~앵"거리면서 쏜살 같이 달려오는 119구급차 싸이렌 소리에 곤줄박이

내외가 놀랐는지 화들짝 하늘로 솟구치며 날아오르드니 "날개야 곤줄박이 살리라"고 번개처럼 도망질을 친다.

둥지를 틀려고 벚나무를 찾아 와 명당자리를 찾던 곤줄박이를 구급차의 앵앵거리는 소리가 결국 곤줄박이를 쫓아버린 꼴이 됐다.

임산부도 놀라면 유산을 하는데 곤줄박이도 놀라 알을 지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빌어 처먹을 구급차 같으니라고...!!! "

사고를 당한 환자를 구하는 것이야 응당 구급차가 해야할 일이지만 도로에는 차도 별로 없는데 싸이렌소리는 왜 저렇게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듯 다급하게 "앵앵"거리면서 달리느지.......!!! 위급한 환자를 이송해도 그렇지 이 세상은 인간들만을 위한 세상이 아니다 그러니 길이

막히지 않을 때는 아가리를 다물고 가도 좋으련만 길이 뻥 하니 뚫렸는데도 저렇게 악을 쓰듯 앵앵거리고 갈 필요가 있을까? 저런 기본

예의를 갖추지 않은 기사는 벌금을 먹이던지 면허를 취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119 구급차 소리에 놀라 날아간 곤줄박이가 이 때나 올까 저 때나 올까 땅거미가 내릴 때까지 가다려 봤지만 그 날은 끝네 곤줄박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인간들도 배신을 밥 먹듯 하는데 곤줄박이야 말로 밀림처럼 우거진 숲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 행인들은 오가고 자동차는 경주하듯

달리는 도로가 벚나무가 뭐가 좋다고 다시 오겠는가 내가 곤줄박이라도 조용한 숲에 둥지를 틀지 다시는 안 오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3월 20일 24절기 중 네 번째로 맞이하는 춘분이니 누가 뭐래도 이제는 완연한 봄이다.

며칠 전 식전댓바람에 그렇게나 까치가 울드니 춘분날 아침 드디어 나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왔다.

내가 존경하는 시인 한 분이 친필로 쓴 편지를 받았다.

요즘 편지는 거의가  요금 고지서나 청첩장이 대부분인데 얼마만에 받아보는 자필 편지인가?

정든님을 대하듯 정성스럽게 봉투를 열었다.

일필휘지로 멋드러지게 쓴 "시" 같은 사연이다.

감개가 무량하다.

아침에 울던 까치가 날마다 울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갑자기 "쓰쓰 베이 베이 베이 " 특유의 하이톤 노랫소리가 귓속을 파고 든다.

며칠 전 구급차소리에 놀라서 날아간 곤줄박이가 돌아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화들짝 뛰어나가 벚나무를 쳐다 보니 구급차 싸이렌소리에

놀라서 날아간 곤줄박이 한쌍이 옛 둥지 옆 가지에 나란히 앉아서 "쓰쓰, 베이. 베이, 베이 " "쓰쓰, 베이, 베이, 베이"노래를 부르면서 나를

내려다보는 늦게와서 미안하다는듯 새대가리를 깝죽거리면서 계속해서 노래를 부른다.

다시 안 오면 어쩌나 무척 기다렸는데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날아와서 해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반갑기가 그지 없다.


더 더욱 반가운 것은 곤줄박이가 그날부터 이끼를 물어다가 지난번에  명당터를 잡아 놨는지 묵은 둥지 윗쪽에 둥지를 짓기 시작 한다.

터진 팥자루처럼 입이 헤벌쭉 벌어지면서 뛸듯 기쁘다.

앞으로 두 어 달은 "님도 보고 뽕도 따듯" 예쁜 곤줄박이와 해맑은 노랫소리를 매일 볼 수도 들을 수도 있게 됐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일커러 "일석이조"라고 하나보다.

곤줄박이도 해산달이 가까워오는지 오전에는 쉬지 않고 이끼를 물어다가 둥지 기초공사를 하느라고 바쁘게 날개에서 불이날 정도로 바쁘게

날아다니다가도 한낮이 되면 집 짓는 공사를 중지하고 먹이활동을 하는지 모습이 보이질 않다가 해질녘에야 돌아 와서는 오고 가는 행인들과

질주하는 차들을 살피면서 휴식을 취하다가도 심심하다 싶으면 "쓰쓰 베이 베이 베이 " 노래를 부른다.


대통령도 없는 불행한 나라에도 봄은 깊어 간다. 

폭포처럼 봄볕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봄 날 오후 얼 하나 없는 맑은 하늘에는 남녘에 꽃소식을 가득 실은 꽃구름 한조각이 유유자적 흘러

가는데 TV방송국에서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중앙관상대가 밤부터 단비를 내려 가뭄을 해갈 시킨단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관상대를 믿었다가 낭패를 당한적이 어디 한 두번이 아니기에 관상대의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고 싶지는

않지만 혹여 올 해는 개과천선 했는지 두고 볼 일이다.

해질녘 정말로 비를 내가 오려는지 맑은 하늘에 먹장구름이 양떼처럼 몰려들어 하늘은 금새 "저녁 굶은 시애미 화상"을 하고는 잔뜩 흐려

있고 평소에는 잘 들리지 않든 역전의 기적소리가 가까이 이사를 온듯 들려오고 평상시 활활 타오르든 연탄불도 비를 예견 했는지 피식피식

연탄절약운동에 동참하려는지 몸을 아끼면서 잿탄으로 변해 간다.

곤줄박이도 아침부터 천기를 알고 있었는지 모이주머니가 터질듯 먹이를 먹고는 양치질을 하듯 벚나무가지에 부리를 비비고는 비가 오면

깃털이 젓을세라 배 밑에 숨겨 놓은 기름꼭지를 열고는 부리로 찍어서 깃털에 바르느라 목운동이 한창이다.

곤줄박이는 비를 맞을 준비에 바쁜데 정원에 한 그루 외롭게 서 있는 목련은 가뭄에 갈증을 느끼는지 꽃봉오리를 살짝이 배적삼을 벗듯

열고는 봄비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시집간 처녀가 초야를 치르려고 적삼을 벗듯 목련이 꽃망울를 터트리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목련꽃에 취한듯 "조영식 작사 김동진

작곡"의 "목련화"가 생각이 난다.


목  련  화

 오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

    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길잡이 목련화는

      새 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로다

        오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사랑 목련화야

          오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사랑 목련화야

            그대처럼 순결하게 그대처럼 강인하게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아름답게 살아가리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아름답게 살아가리라

 

목련꽃 꽃말은 고귀함이란다.

천사처럼 우아한 자태로 피였다가 고귀하게 지는꽃 목련꽃

올 해는 기상이변으로 겨울이 따뜻해서 그런지 목련이 지난 해보다 십여일 빨리 피어낫으니 머지 않아 벚꽃도 조금 일찍 피겠지?

봄가뭄에 목이타는 대지에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후두둑, 후두둑" 드디어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부지런한

농부는 일하기 좋고 게으른 농부 낮잠자기 좋게 내린다.

겨울부터 지금까지 농한기를 맞이한 농부들 "백호야!" 하고는 배불리 먹고 지금까지 놀기만 했는데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농번기가

시작 될 것이니 남은 것은 일 뿐이다.

지난 겨울 눈이 조금 내려 겨울가뭄이 심해 해동비가 많이 내리길 학수고대 했는데 모처럼 내리는 비가 병아리 오줌 만큼 시답잖게

내리니 봄가뭄이 계속 되면 농부들이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 선다. 

옛부터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값이야 고하간에 풍년이 들어야 서민이 살기에는 좋은데 지난해처럼 가뭄이 심해서 배추 한 포기에 만원씩

폭등하면 서민들은 금치라 먹고 싶어도 못 먹고 입맛만 다실 뿐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동비는 해갈은 커녕 땅바닥에 먼지만 적시고 그쳤다.

그래도 봄비라고 들녘에는 달래 냉이 씀바귀는 비 맞을 보고는 우후죽순처럼 돋아나겠지?

어디 나물뿐이겠는가 지난 가을 수도꼭지를 잠궈 나부가 된채 겨울삼동 개 떨듯 오들오들 떨든 나무들도 해동비에 목을 축이기고는

뿌리로부터 수도꼭지를 열어 꽃망울은 하루가 다르게 처녀 가슴을 닮아가겠지?

가을 비는 그치고 나면 따뜻하던 날씨가 추워지지만 봄 비는 그치고 나면  춥던 날씨가 따뜻해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가 아닌가?

먼지 만 적신 비지만 그래도 봄비라고 내일 아침이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는 새봄 맞이에 눈,코뜰 사이 없이

바빠질 것이다.

다음날 날이 밝자 비 개인 하늘이라고 먼지를 씻어 낸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새싹처럼 파랗고 봄바람은 살랑살랑 아지랑이 앞세우고

불어오는데 바람 속에는 상큼한 봄내음을 물씬 풍기면서 처녀들 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캐러 들녘으로 나서자 심술궂은 봄바람 처녀들

봄바람 나라고 훌러덩 치맛자락을 겉어올려 밭 갈던 총각들 백옥 같은 희멀건 넓적다리를 보고는 헐렐레 군침을 흘리면서 쟁기 내던지고

서울로 도망 갈지도 모를 일이다.

봄바람은 고희목줄을 목에 건 나에게도 허파 가득 봄바람을 불어 넣어 대문을 나서니 병아리 오줌 같은 봄비라도 봄비 탓인지 벚나무도 

꿈틀꿈틀 생기가 넘쳐나고 터질듯 부풀어 오른 꽃망울도 수처녀 가슴인양 며칠 전보다 더 부풀어 있고 봄비를 머금고 피어난 백옥 같은

목련은 찬란하게 쏟아지는 햇님이 님인양 얼싸안고는 좋아서 죽겠다는듯 화사하게 웃는데 벚나무 명당가지에 둥지를 짓고 있는 곤줄박이는

아침부터 이끼를 물어다 둥지를 짓느라고 나래짓이 바쁘다.

 

구름에 달가듯 세월은 빠르게 흘러 오늘이 벌써 3월 25일 네 번째 맞이 하는 토요일이다.

지난번에는 병아리 오줌만큼 해동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봄가뭄을 해갈시키도록 많은 비가 온다고 관상대가 아가리질을 해 댄다.

이번에는 관상대의 말을 믿어도 될듯 동창이 밝아오는데 "주륵 주륵" 쏟아지는 해동비소리에 잠이 깨였다.

빗소리가 세차니 곤줄박이 둥지가 걱정이 되서 우산을 받쳐들고 벚나무를 쳐다보니 벚나무에는 기초공사를 하다 중지한 둥지만 보일뿐

곤줄박이는 보이질 않는다.

세차게 비가 내리니 숲으로 비를 피하려고 간 것은 아닐까?

새벽에 시작한 해동비는 주륵주륵 소리치며 해질녘까지 쏟아져 겨울가뭄은 완전히 해갈이 됐다.

비를 피하러 갔든 곤줄박이도 비가 그치자 곧 바로 돌아 와 부실공사가 아닌지 둥지를 확인하느라고 둥지를 넘나들며 꼼꼼하게 살피는데

며칠 전 집들이를한 까치는 그 사이 알을 낳아 품는지 암놈은 보이질 않고 수놈만 느티나무 꼭대기에서 날름 올라 앉아서 알을 품는 암까치를

행여 누가 해코지라도 할까 봐 염려가 되는지 이 집은 내 집이니 개미새끼 한마리 얼씬도 하지 말라는듯 "깍깍깍 깍깍깍!" 경고하듯 울어 댄다.


"화무십일홍"이라고 지난 주 병아리 오줌처럼 해동비가 내리던 날 선녀의 날개인양 백옥 같은 꽃을 피운 목련은 주룩주룩 쏟아지는 장대비를

온몸으로 맞고는 가슴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는지 한 잎 두 잎 꽃잎을 떨구는데 어제 내린 비로 해갈이 된 들녘은 봄기운이 철철 넘쳐나서 좋아라

덩실덩실 춤을 추는데 어느새 이맘 때면 연례행사처럼 춤판에 끼여 드는 불청객 황사는 미세먼지를 화장하듯 온 몸에 바르고는 각설이 흉내를

내듯 "작년에 죽은 황사가 봄볕 먹고 살아나서 또 다시 찾아 왔네" 반기는 사람도 없는도 혼자 좋아서 이죽거리면서 봄바람 등에 타고는

비닐하우스도 날리고 여자들 치맛자락도 들썩거리면서 심술을 부려 얌전하고 정 많은 따사로운 봄볕은 우울증에 걸린 환자인양 죽상을

하고 있다.


유수 같은 세월 총알처럼 흘러서 오늘은 3월 마지막 날이다.

오늘 밤 자정이면 3월은 4월과 세월교대식을 끝내고는 역사 저편으로 사라져 영면의 잠 속으로 빠져들 것을 생각하니  이별이 서러워서

아침부터 눈물 같은 비를 보슬비를 내린다.

이틀 전 내린 비로 해갈은 됐건만 또 다시 비를 뿌리는 것을 보니 어쩌면 하느님이 장죽을 물고 담배를 피우다가 담뱃재를 털려고 재떨이를

너무 세게 내려쳐서 하늘에 구멍이 난 모양이다.

봄비는 몰름지기 보름에 한 번씩 엊그제처럼 내리면 풍년은 받아 놓은 밥상인데 하루 건너 비가 내리니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는

조상님들의 말씀이 생각나면서 혹시라도 물난리로 흉년이 들지나 않을까 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어제는 먹구름이 끼였는데도 비가 내리질 않아 곤줄박이가 아침나절 둥지를 지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니 숲속으로 피난을 갔는지

곤줄박이 부부는 꼬라지도 보이질 않는다.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萬愚節)이다.

우리 어린시절에는 만우절이란 이름도 몰랐는데 서양과 교류가 잣아지면서 요즘은 4월이 문을 열면 서양 풍속인 만우절을 곧잘 들먹거리곤 한다.

만우절의 참 뜻은 호의(好意)적인 거짓말로 상호 상처를 주질 않고 속이는 척 속는 척 즐기는 날이란다.

4월이 문을 여는 첫날인데 하느님이 뚫어 놓은 구멍은 아직도 못 메웠는지 이틀째 비가 내린다.

길 옆 모퉁이에 라일락 한그루가 보슬비를 머금고는 고사리 같은 잎을 흔들면서 비를 맞아 춥다고 바들바들 떨고 있다.

벚나무와는 달리 잎이 먼저 피고 꽃을 피우는 라일락이 가지마다 아기 손인양 여리디 여린 잎이 피어 세상구경을 나왔는데 차가운 보슬비에

목욕을 하고는 춥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보슬비도 라일락 이파리가 안스러운지 급기야 비를 멈추고는 하늘 가득 덮고 있는 먹구름을 봄바람에 날려 보내자 구름 속에 숨어 있든 햇님이

방끗 웃으면서 여리디 여린 라일락 이파리를 보듬어 안자 오들오들 떨든 이파리는 그제서야 살겠다는듯 햇님을 향해 고맙다고 손사래를 친다.

햇님을 보고 웃는 것이 어디 라일락 뿐이랴 며칠 전 피어난 개나리 산수유도 얼굴에 묻은 보슬비를 어머니 품속 같은 따사로운 햇님 품에 안겨

빗물을 닦고는 햇님 때문에 죽지 않고 살았다고 방끗방끗 웃는다.

보슬비가 그쳤으니 곤줄박이가 어찌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벚나무로 달려가니 곤줄박이도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인지 보이질 않는다.

 

오늘은 2017년 4월2일 4월 들어 첫번째로 맞이 하는 일요일이다.

하늘은 언제 비가 왔냐는듯 눈부신 아침햇살을 은총을 내리듯 온누리에 마구 퍼내려 따스하고 온화한 화창한 봄이다.

날씨가 화창하니 곤줄박이도 밀린 공사를 서두르려는지 이른 아침부터 둥지를 짓느라고 "쓰쓰,베이,베이,베이" 노래를 부르면서 쉬지도 않고

이끼를 물어나르느라고 나래짓이 바쁘다.

오늘은 친구와 둥굴레를 채취하기로 악속한 날이라서 나 또한 바쁜 날이다.

뚱딴지 같이 갑자기 왠 둥굴레냐고 반문을할지는 몰라도 둥굴레 때문에 기적 같은 일이 일어 낫기 때문이다.

5년 전인가 나에게 말 못할 고민이 하나 생겼다.

고민이란 오른손잡이인 난데 오른손으로 물건을 잡을 때마다 손이 떨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지 하고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 했는데 세월이 가면 갈 수록 손떨림이 낫기는 커녕 조금씩 더해만 간다.

술 때문인가 싶어 술도 끊어 보고 담배가 원인인가 싶어 30년 피운 담배도 끊었지만 나아지기는 커녕 증상이 조금씩 심해지드니

삼년이 지나자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 한다.

글씨도 마음대로 써지질 않아서 유치원생인양 삣뚤 뺏뚤 쓰겠고 숟가락과 젓가락질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게 되면서 즐거워야할

식사 시간이 즐겁기는 커녕 괴로운 시간으로 변했다.

그렇다고 먹지 않으면 저승사자를 따라 가야 하기에 고민을 하면서도 병원은 가질 않고 고집을 부리면서 이러다가 낫겠지 낫겠지

하면서 벙어리 냉가슴 앓듯 혼자 끙끙 거리면서 5년이나 고집을 부려 결국 병만 키운꼴이 됐다.


손 떨림은 여러가지 원인으로 발병하는 병이지만 의학용어로는 수전증이라고 한다.

수전증이란 한쪽 손이든 양쪽 손이든 일시적이든 지속적이든 손이나 손가락 또는 팔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물건을 잡을 때 

떨리는 현상을 말 한다.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의학서적이나 여러방면으로 알아보니 수전증의 원인은 뇌로 인하여 방 발병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수전증의 종류는 노인성 수전증, 가족성 특발성 수전증, 파킨슨병, 저혈당, 중금속 중독으로 수전증이 생기는 병적인 원인과

지나친 긴장과 슬품과 우울할 때 심리적 원인으로 수전증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수전증이 발병하는 원인 중 파킨슨병과 저혈당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나 에게는 해당 되는 것 같에 날로 고민만 깊어가든 중

누군가 수전증에는 둥굴레가 좋다고 귀뜸을 한다.

천행인지 다행인지 등산을 다니다가 둥굴레 군락지를 알고 있기에 들었다 봤다 곧 바로 배낭을 짊어지고 둥굴레 군락지로 향 했다. 

 

"둥굴레"

둥굴레는 백합목 백합과의 다년생 외떡잎 식물이다.

원산지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로코 스페인 이집트에 분포 자생한다고 한다.

둥굴레는 명약이기에 북한에서도 둥굴레의 생약명을 옥즉, 위유, 여위, 토황정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구암 허준의"동의보감"에는 둥굴레는 상약 중의 상약이라하여 인삼보다 한단계 위에 두었다고 기록 되 있다.

뿐만 아니라 원효대사도 산중에서 수도를 할 때 즐겨 먹은 음식이 바로 둥굴레인데 원효대사는 둥굴레 뿌리를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려서 가루를 만들어 환을 지어 먹었다고 하는데 그 환을 "옥중환"이라고 한다.

둥굴레는 자양지초로 300일만 복용하면 귀신을 볼 수 있고 신선이 되어 승천한다고 하는 신비에 묘약이라고도 한다.

선조들이 둥굴레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동그런 줄기와 까맣게 익은 열매를 보고 붙인 이름이라고 하는데 한의학명으로는 둥굴레를

"황정"이라고 하는데 둥굴레에는 황산화 작용을 하는 물질이 있는데 이 물질은 노화예방에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몸속의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해 주는 효력도 있고 피부미용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혈당과 혈압을 낮추는데도 탁월한

효험이 있으며 당뇨와 고혈압에도 좋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도와주고 혈액순환과 원기회복에도 도움을 준다고도 한다.

둥굴레 뿌리에는"프리토판"이란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불면증 개선에도 효험이 있으며 둥굴레는 특히 노화와 질병 때문에 몸에

"정"이란 물질이 부족해졌을 때 "정"를 보충해주는 효능까지 지니고 있다고 한다.

"정"은 신진대사에 필요한 최소한 단위의 물질을 의미 하는데 이 것이 부족해지면 뇌의 기능이 약해져서 불면증 건망증 등이 생기고

그로 인해 근육이 약해지면 허리나 무릎에 통증이 생긴다고 한다.

옛날부터 둥굴레는 신경쇠약 근육통 관절통에 주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둥굴레에 "정"을 공급하는 효능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둥굴레는 몸에 좋은 신비의 명약이니 어찌 둥굴레를 캐러가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이른 아침 배낭을 걸머지고 둥굴레 군락지인 금수산으로 떠났다.

수전증을 앓기 전에는 둥굴레를 봐도 신비의 명약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둥굴레로 차를 끓여 먹는다는 기본 상식 정도 였기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집을 떠난지 두 시간만에 둥굴레 군락지에 도착 했다.

드디어 인삼보다도 한 단계 위인 명약  둥굴레를 체취하기 시작 했다.

호미로 땅을 파니 땅 속에는 엿가락처럼 허여멀건 둥굴레뿌리가 털보인듯 잔 털을 온 몸에 달고는 만수산 드렁칡인양 얼크러 설크러져 

나 온다.

둥굴레 뿌리에는 실 같은 잔뿌리가 구두솔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보기에도 명약처럼 탐스럽게 보인다.

때 마침 목이말라 둥굴레 한뿌리를 들고는 툭툭 흙을 털어내고는 한입 베어 맛을 보니 마치 산마즙을 먹는듯 달작지근한 것이 갈증 

해결에도 좋다.

둥굴레 뿌리는 곧은 뿌리가 아니고 옆으로 뻗어나기에 캐기가 쉬워서 한 시간 정도 캤는데도 배낭이 넘쳐 난다.

배낭을 짊어지니 머위와 무게가 비슷할 정도로 무겁다.

금수산에서 캐 온 둥굴레를 깨끗히 씻어 말려 둥굴레차를 끓여 먹기 시작 했다.

커다란 주전자에 둥굴레를 한 대여섯뿌리와 대추 한 홉을 넣고는 끓여 목이 마르면 둥굴레 차를 물 대신 마셨다.

그러나 손 떨림은 조금도 낫지를 않고 계속 떨린다.

그러다가 3월 초 TV "나는 자연이다" 프로를 시청하는데 둥굴레는 건강식이라면서 둥굴레로 죽을 끓여서 맛나게 먹는다.

어떤 맛일까? 맛이 궁금해서 내가 직접 맛을 보려고 죽 보다는 밥에 넣어 먹으면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에 집사람 한테 부탁을 해서

한끼에 한뿌리씩 둥굴레를 밥을 지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둥굴레밥은 곶감을 먹는듯 쫄깃쫄깃하면서 단맛이 나는데 둥굴레를 넣기 전보다 밥맛이 훨씬 좋다.

그렇게 둥굴레밥을 먹기 시작 해서 20여일이 지났을까 전과는 달리 식사 때 손떨림이 조금은 나아졌는지 숟가락 젓가락 사용이 전과는

달리 조금도 부자연스럽지가 않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단 말인가?

사막에서 신기루를 본듯 신기하기만 하다.

글씨를 써 보니 글씨도 전보다 훨씬 쓰기가 편해 졌다.

혹시 꿈은 아닌가 싶어 허벅지를 꼬집어 보니 아픈 것을 보니 꿈은 아니다.

귀신의 장난도 아니고 이게 무슨 조화속이란 말인가?

병을 고치는 데는 병원에서 주는 약이 최고인줄로만 알고 지금껏 살아 왔는데 자연에 이런 명약이 숨어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 했는데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다니 내가 기적을 보면서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어쨋거나 저쨌거나 약을 먹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의사 한테 치료를 받은 것도 아닌데 이런 기적이 일어 낫으니 둥굴레가 수전증을

고친 것이다.

그러니 둥굴레밥을 보약인양 명약인양 먹게 됐다.

수전증에 명약인 둥굴레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산수갑산"을 가는 한이 있어도 새싹이 돋기 전에 명약을 캐와야만 하기에 금수산 둥굴레

군락지를 찾아 온 것이다.

둥굴레를 한 배낭 가득 지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 왔더니 이마에는 구슬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어깻죽지는 빠기지기라도 할듯 아파 오고

다리는 천근만근 무겁고 숨은 턱에 차 올라 "아이구 죽겠네! "소리가 나도 모르게 터져 나와 산능선에서 쓰러지듯 털썩 주저물러 앉아

배낭을 벗어 놓고는 준비해간 캔맥주를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마시고는 땅바닥에 벌러덩 들어 누워 하늘을 쳐다보니 파란 하늘에는

한 마리 토끼 같은 꽃구름이 두둥실 떠 가는 모습을 보노라니 피로는 씻은듯 사라지고 "휴~!"하고 한숨이 터져나오면서 그제서야 살 것 같다.

때 마침 산 아랫쪽에서 강아지가 꼬리치듯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데 상큼하기는 해도 몇해 전과 달리 솔향기(피톤치드)가 전만 

못 한 것 같에 주위를 둘러 보니 세상에나 만상에나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십여년 전만 해도 이 산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그 사이사이 전셋방처럼 참나무가 억지춘향 명맥만 부지 했는데 굴러들어 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10년 사이 성장이 빠른 참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나 지금은 참나무군락지로 변해서 대부분에 소나무는 이미 고사(枯死)

했고 백년은 넘었씀직한 낙락장송들도 모두다 참나무기세에 눌려 마치 병상에 누워 있는 중환자처럼 시들시들 말라 죽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가 온난화에서 점차로 아열대로 변하다 보니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는 소나무 구경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를 일이다.

양지가 음지 되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고 옛날에는 삼천리금수강산은 대부분 침엽수인 소나무가 자생 했는데 요즘은 그 자리를

활엽수에게 빼앗기고는 소나무는 쇠락에 길로 접어 들었다.

소나무야 사계절 늘 푸르러 활엽수가 잎이 피지 않은 지금은 소나무가 햇볕을 독차지 하면서 숨을 쉬지만 머지 않아 활엽수의 잎이 피면

소나무는 활엽수 그늘에 가려 햇볕을 구경도 못할 것이다 아마도 이 산의 소나무는 4~5년만 지나면 씨가 마를 것 같다.

인간들도 흥망성쇠의 길을 가듯 나무들 또한 인간들과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끽~끽!" 때 마침 건너 산에서 고라니들이 사랑을 나누려고 사랑에 세레나데를 부르느라 고요한 산속의 적막을 깨운다.

요즘 등산을 가서 보면 고라니와 멧돼지 때문에  농민들의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작년에 심어 놓은 옥수수밭이나 고구마밭은 멧돼지와 고라니가 포크레인으로 수확을 한듯 밭을 마구 파 뒤집어 놓아 그야말로 쑥대밭을

만들어 놓아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억망진창이다

옛날에는 멧돼지와 고라니의 천적인 늑대와 호랑이가 공존 했기에 산짐승의 피해는 전혀 없었는데 천적이 사라지니 피해를 보는 것은

농민들이 본다.

옛날에는 쇠똥구리도 지천으로 널려 있었는데 그 놈에 농약 때문에 지금은 눈을 씻고 찾아 봐도 보이질 않는데 정부에서는 자연생태계

복원을 위해 몽고에서 수입 한다나 어쩐다나...... 기왕 수입을 하려면 늑대와 호랑이도 수입해서 그 놈에 원수 같은 멧돼지와 그라니 좀

잡아 먹었으면 농민들이 두 다리 뻣고 편하게 영농에 종사하실 텐데 늑대와 호랑이 수입 이야기는 없고 쇠똥구리 반딧불이 등등만 수입

한다고 하는 것은 농민들 가슴에 염장을 지르는 것과 뭐가 다른가?


가을은 북쪽에서 내려 오고 봄은 남쪽에서 올라 온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익히 알고 있듯히 살랑살랑 산 위로 치불어 오는 미풍은

산마루에 누워 있는 나를 잠 속으로 끌어드리는데 미풍에 이끌려 행여라도 잠속으로 빨려들었다가는 새끼 딸린 멧돼지와 맞닥뜨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힘드려 캔 둥굴레는 먹지도 못하고 "영결종천(永訣終天) 저승으로 직행할 수도 있으니 서둘러 하산함이 현명한 짓이다.

따사로운 봄볕을 쏟아내리는 햇님은 어느새 머리 위에 지나고 있으니 정오는 지난 것 같다.

" 엎어 진 김에 쉬어 가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했든가?

산마루 주위로는 붉게 빛이 바랜 묵은 고사리줄기가 겨울삼동 눈에 눌려 폭신한 침대처럼 깔려 있는데 고사리도 둥굴레처럼 아직도

동면에서 깨여나질 않고 쿨쿨 잠을 자는지 고사리는 보이질 않는데 부지런을 떠는 머위는 새파란 여린 잎을 뾰족하게 내밀고는 "둥굴레도

명약이지만 봄나물로는 나를 따를 자가 없다"면서 봄바람에 고사리 손 같은 어린 이파리를 춤추듯 한들거리면서 잘난체를 한다.

멍청한 머위 같으니라고.......!!!

죽은듯 가만히 있으면 머위싹인지 잡초인지 모르고 그냥 갈 텐데 수캐 뭐 자랑하듯 자랑을 하니 그냥 갈 수야 없지 암 그냥갈 수 없고

말고 어린아이 손바닥 만도 못한 머위를 그 것도 먹겠다고 엎드려서 한바구니 뜯고는 해를 쳐다보니 오후 2시는 넘은 것 같다.

둥굴레에다 덤으로 머위까지 뜯어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면서 집에 오니 괴중시계가 오후 4시라고 흔들흔들 시계불알을 흔들어 댄다.

아침 7곱시에 출발해서 오후 4시에 왔으니 무려 10시간이 흘러 갔다.


이 삼일 봄볕이 따사롭자 길모퉁이 라이락 이파리는 어린아기 손바닥 만큼이나 커졌고 손 대면 터질듯 보이는 벚꽃도 한 두 송이씩

피어나고 준공을 앞 둔 곤줄박이도 마무리 공사를 하느라고 날갯죽지가 선풍기인양 X나게 바쁘다.

처음 둥지를 짓기 시작할 때만 해도 둥지가 훤하게 올려다 보여서 집터가 개터라고 구시렁 거렸는데 벚꽃이 한 두 송이씩 피어나자

둥지가 벚꽃에 가려서 잘 보이질 않는 것을 보니 곤줄박이란놈 지관에게 돈푼께나 주고는 명당터를 잡았나 보다.

곤줄박이는 사람과 달리 두 발과 부리뿐인데도 어쩌면 저리도 정교하면서도 멋스럽게 둥지를 짓는단 말인가?

어미로부터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닐진데 어떻게 저렇게 멋스럽게 둥지를 지을 수가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탁란을 하는 두견새나 뻐국새를 제외하고는 모든 새들이 하나 같이 둥지를 안전하고도 멋스럽게 지으니 타고난 팔잔 모양이다.

 

요 며칠 날씨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청명한 전형적인 봄날씨였는데 오늘은 하느님이 뚫어 놓은 구멍을 아직도 못다 메웠는지 또 다시

하늘에서 물을 쏟아 부으려는지 여명이 밝기도 전에 탄광촌에서 태어 낫는지 시꺼먼 먹장구름이 물밀듯이 몰려 온다.

곤줄박이도 하루 천기는 보는지 이른 아침부터 둥지를 마무리 하느라고 날갯짓이 바쁘다.

새들은 아무리 바빠도 둥지를 대충대충 짓는 법이 없고 둥지를 짓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인간들처럼 부실공사를 하질 않고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짓는다.

한낮이 지나자 "부지런한 농부 일하기 좋고 게으른 농부 잠자기 좋게" 보슬보슬 가랑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자 곤줄박이도 공사를 멈추고는 수놈은 벚나무 꼭대기에 올라 앉아 보초를 서는지 대가리를 깝족거리면서  "쓰쓰 베이 베이 베이"

노래를 부르는데 암놈은 비를 맞으면서 둥지 속에 파묻혀 새까만 눈동자를 말똥거리면서 알을 품는 어미 연습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만삭이라 알을 낳는지 꼼짝도 앉는데 터질듯 부풀어 오른 벚꽃망울을 오늘 필까 내일 필까 구시렁 거리는 소리에 봄날은 또 하루가 간다.

 

4월 5일 오늘은 식목일이다.

1945년 8월 15일 왜놈들로부터 잃어버린 조국은 되찾았지만 왜놈들의 무자비한 착취로 국토의 70%인 산은 찟기고 할퀴어 산에는 나무는 

없고 심한 상처를 입어 황폐한 민둥산 뿐이였는데 폐허 속에서도 오늘의 부국을 이뤄낸 지혜로운 우리 국민들은 푸른 산을 만들기 위해

4월 5일을 식목일로 정해 놓고는 전 국민이 떨쳐나섰다.

그 시절 4월달은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사방공사"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게 하기를 이십여년 그 결과 전국에 산에는 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을 해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방공사"의 추억을 모르는 요즘 젊은이들이야 우리 산은 태고적부터 밀림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민둥산이 밀림이 되기

까지는 젊은이들의 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이십여년 간 흘린 눈물과 땀의 결실이라는 것을 잊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옛날에는 식목일은 나무릴 심기 위해 공휴일로 지정 했는데 지금은 나무를 심을 곳이 없어서 공휴일을 폐지하게 된 것이다.

길이 길이 보존하고 기억해야할 공휴일도 소중하지만 식목일처럼 폐지하는 공휴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오전에는 하늘에 구멍을 덜 막아 보슬비가 내렸는데 오후에야 겨우 뚫어진 하늘구멍을 막았는지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개였다.

"봄에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다"는 속담처럼 날이 개이자 곤줄박이도 둥지 준공일이 다가오는지 아침부터 부리 가득

이끼를 물고와서 둥지를 마무리 공사를 하느라고 눈,코뜰 사이 없이 바쁘고 어제부터 한 두 송이씩 피기 시작한 벚꽃은 잦은 비 때문인지

2~3일 후에나 흐드러지게 피여나서 벌과 나비를 모두 불러 모아 꽃잔치를 벌일 것 같다.


4월 6일 어제 막은 하늘에 구멍이 부실공사로 또 뚫어졌는지 아침부터 또 다시 비가 내린다.

2~3일이면 만개할  벚꽃은 찬비를 맞고는 추워서 오들오들 떨고 있고 준공식을 코 앞에 둔 곤줄박이도 하느님이 야속한지 하늘을 올려다

보고는 욕을 하는지 "쓰쓰 뻥  쓰쓰 뻥 쓰쓰 뻥 "한참을 울어 댄다.

"벚꽃맞이 전국 새들의 노래자랑"을 벌린 진해는 벌써 벚꽃이 진지가 열흘도 넘었다는데 제천은 이제서야 벚꽃이 활짝 꽃망울를 터트렸다.

하기사 벚꽃은 일년에 단 한 번 피기에 조금 일찍 피면 어떻고 조금 늦게 피면 또 어떤가 열흘도 못 가서 지는 것을.......

벚꽃축제에 참석한 방울새와 곤줄박이는 거리가 멀어서 가다가 지쳐서 사고를 당해 예선에 떨어져는가 아니면 상복이 없어서 상을 타질 못

했는가 진해 노래자랑 이야기는 두번 다시 꺼내지도 않는다.

 

4월 9일 4월들어서 두 번째로 맞이 하는 일요일이다.

한양도 엇그제 벚꽃이 만개 했다는데 멍청도 벚꽃도 오늘에사 가지가 찢어지도록 흐드러지게 피여나 꽃대궐을 이루고 있다.

곤줄박이도 오늘에 맞춰 집들이를 하는지 안놈 수놈이 재주를 부리듯 꽃가지를 넘나들면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짝짓기를 하는데도

둥지는 벚꽃에 가려 이끼 한올도 보이질 않는다.

저런 고약한놈들을 봤나........!!!

국수도 안주고 벌건 대낮에 초야를 치루다니.....!!!

곤줄박이 저 버르장머리 없는 고약한 새들 같으니라고........

벌건 대낮에 짝짓기를 하니 아들은 한마리도 낳지를 말고 딸딸이 아빠 되게 줄줄이 딸만 낳아라.

 

찬란한 봄볕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 위로 금가루를 마구 쏟아 내리고

버릇 없는 곤줄박이는 꽃가지를 넘나들면서 여보란듯이 짝짓기를 하는데

유유자적 흘러가는 하늘에 꽃구름은 짝짓기 하는 곤줄박이의 주례를 서다가 낮 뜨겁게 짝짓는 모습을 보고는 민망한지

잠깐씩 잠깐씩 꽃구름 속으로 얼굴을 가린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년이 오늘만 같았으면 원도 한도 없으련만........!!!

봄이시여!

갈길이 바쁘다고 우리 곁을 떠나지 말고 엄나무로 말뚝 콱 박고 천년 만년 살고지고 하면 얼마나 좋을고.


 

 

 

                                                

 

                                                                         - 끝 -

 

 

                                       

 

 

 

                          2017년    4월   10 일     길    상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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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8.03.22 16:39

    첫댓글 선생님 글 감사합니다.
    건안하세요~~~

  • 작성자 18.03.24 12:48

    선생님
    그동안도 무탈하시지요?
    환절기 건강에 유념하십시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 작성자 18.03.24 13:02

    정작가님!
    보내주신 "菊香과 어머니" 거의다 읽어 갑니다.
    글을 맛갈나게 쓰셔서 읽기가 너무너무 재미있습니다.
    작가님 컴에 고마움을 표했습니다마는 금요일 밤 집사람이
    와서 보고는 작가님께 고맙다고 말씀 좀 꼭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맞선을 보고 호적을 보니 한살 연하래서 장가를 갔는데
    결혼 후 술 취한 장인어른 한테 집사람 띠를 물어보니 세상에나 만상에나
    저 보다 한살 연상이더라구요.
    소 같으면 장날 개우라도 하지 만물의 영장이니 개비도 못하고
    그럭저럭 맞춰 살다보니 4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낮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헛소리를 한 것 같에 죄송 합니다.
    작가님께 입은 은혜 살아가면서 갚겠습니다.

  • 18.03.24 21:16

    재밌게 보고 계시다니 고맙습니다. 저의 글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수필이다보니 부끄럽습니다.
    저와같이 한 살 연상의 아내와 결혼하셨다니 더 반갑군요. 정신연령이 남자들이 아무래도 늦어 아내분이 더 마음고생 하셨을 테니 남은 세월 더 잘 해드리세요. 여자가 손해보는 결혼이 연상의 아내가 된 입장이라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은혜는 무슨 은혜입니까? 제천이 추운지방인데 많이 두꺼운 겨울제품은 이미 창고로 들어가서 요즘 쓸 정도의 두께로 가족들 몫까지 좀 보낸 것을요. 많이 두꺼운 몇 장은 우리가 공장에 하청을 시켜 만든거라 원가가 비싸지도 않습니다. 아무 부담 가지지 마십시오. 또한 선생님의 재밌는 글 많이 봤으니 그 값도

  • 18.03.24 21:32

    좀 하고 싶었구요.
    얼마 전부터는 휴일마다 쉬기에 오늘은 제 컴을 집으로 가져왔답니다.
    매장에서는 글을 쓸 수가 없어서 내일은 모처럼 약속이 없는 날이라 글을 좀 써 보려구요.
    선생님의 글에서 힌트 얻은 것도 많으니 어릴 적 시골 풍경도 그려질 듯 합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18.03.24 22:01

    제 컴에 가봤으나 선생님의 글은 없었습니다.

  • 작성자 18.03.25 09:10

    정작가님!
    그간도 무탈하시지요?
    작가님 컴은 비공개라 발길을 돌렸구요
    현대문학사조 작가님 방에 들렸답니다.
    보내주신 선물 다시 한 번 감사에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보내드릴 것은 없고 5월 금수산을 등산하면 그 때 체취한
    하찮은 토종 민들레, 미나지, 둥굴레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요즘 봄볕이 제법 따사롭습니다.
    환절기 무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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