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지역사회의 갈등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지만, 활동을 하다보니 지역사회에 다양한 갈등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작은 실천이라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달그락에서 매년 진행하는 상상캠프에 참여한 송완영 청소년의 소감이다. 상상캠프에서는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활동을 해왔다. 올 해는 갈등해결과 공존, 그리고 평화가 주제였다. 캐치프레이즈 "Brave Makers"에는 갈등해결을 넘어 공존의 실천을 위해서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캠프는 2일간 진행되었다. 1일차는 공동체 활동과 평화써클형성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소통하고, 주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군산 현장탐사를 다녀온 후 평화팔찌 만들기 활동을 진행했다. 2일차에서는 4.16 기억교실 및 생명안전공원부지가 있는 화랑유원지를 탐방하고, 각자 탐방한 내용과 평화실천 영역을 발표했다.
첫날 동국사에 다녀온 청소년들은 “동국사를 자주 와봤지만 소녀상의 의미나 참사문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며, “일본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스님들이 참사문비를 세웠다는 게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복동을 다녀온 청소년은 “성매매 여성들이 의지할 곳이 없는 것 같아서 슬펐고, 피해자를 범죄화하는 현재의 법이 개정되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평화박물관에 다녀온 청소년은 “팽나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미군기지에 땅을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며,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이고 군사력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에 서로 한 발씩 양보하며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민생실현연대를 다녀온 청소년들은 세월호 추모 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언제까지 할 거야”, “적당히 좀 해” 등 폭언을 해서 일어나는 갈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세월호 사건에 관련된 몰랐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이야기를 들었기에 더 꼭 기억해야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음날 안산 4.16 기억교실을 방문했다. 기억교실은 단원고에서 유품과 기자재 등을 그대로 가져와서 복원한 장소이다. 희생자분들의 사진, 그들에게 쓴 편지, 방명록, 개인물건 등이 있었다. 김동규 청소년은 "이전에는 세월호 하면 진상규명만 생각했는데, 기억교실을 다녀 온 후 개개인의 아픔과 희생을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었음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조민성 청소년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평생 기억해야겠다."고 다짐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여러 갈등의 현장을 둘러보고, 갈등을 인지한 청소년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평화에 대해 선언하기도 하고, 평화를 실천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평화팔찌’를 만들기도 했다. 개개인의 사소한 실천으로 "부드럽게 말하기", “상대방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기” 등의 의견이 나왔다. 또한, 지역사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주변 갈등에 관심을 가지고, 나의 행동이 지역사회에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기”와 같은 제안도 나왔다.
금번 상상캠프를 통해 달그락의 청소년들은 각자가 고민하고 느낀 감정을 잊지 않고, 일상 속에서 평화를 실천하는 시민이 되어보기로 다짐했다. 이렇게 우리들이 다함께 갈등 해결을 위해 용기를 가지고 공존을 실천하며 살려고 노력할 때, 공동체와 지역사회는 더욱 친화적이고 안전한 공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