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宜之計(권의지계)
權:저울추 권, 宜:마땅할 의, 之:어조사 지, 計:꾀 계.
어의: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여기서 ‘권(權)’은 잠시, 일시적인 것을 뜻하고, ‘의(宜)’는 적당, 적절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권의지계’란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적절한 조치나 방법을 취하는 것,’ 즉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출전: 후한서
후한의 마지막 황제인 헌제 때 동탁은 권세를 마구 휘둘렀다. 그는 법도 무시하고 긴 칼을 찬 채 궁궐에 출입했으며, 황제에게 인사도 올리지 않을 만큼 멋대로 행동했을 정도로 안하무인이었다.
그는 무예가 뛰어난 양자 여포와 함께 자신들을 반대하는 자들은 닥치는 대로 죽였다. 때문에 이들을 원망하는 목소리는 점차 커져만 갔던 것이다.
이에 사도(司徒) 왕윤(王允)이 조정의 일부 관료들과 동탁을 없앨 계획을 논의한 결과, ‘독(毒)은 독(毒)으로 제압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동탁의 양아들 여포를 이용하는 게 가장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왕윤은 여포를 불러들여 막대한 상과 벼슬을 미끼로 동탁의 살해를 의뢰했다. 야심만만했던 여포는 흔쾌히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드디어 얼마 뒤에 그 기회가 찾아왔다. 병을 완쾌한 헌제가 백관을 불러 연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동탁은 아무것도 모른 채 여포의 호위를 받으며 거만하게 마차를 몰고 궁궐로 향했다. 그런데 도중에 왕윤이 복병을 매복시켰다는 사실을 알고는 소리쳤다.
“여포야, 나를 지키라!”
그러나 여포는 “이 악당, 각오해라!” 라고 외치면서 동탁을 방천화극(方天畵戟) 한 창에 찔러 죽여 버렸다.
동탁이 죽자 왕윤은 천하가 평화로워지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왕윤은 지속적인 적절한 계책(權宜之計.권의지계)을 준비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때문에 뒤에 많은 부하가 그를 떠나고 말았다.
뒤에 동탁의 옛 부하였던 이각(李傕), 곽범(郭氾) 등이 작당하여 왕윤 토벌을 외치며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그의 본거지인 장안을 공격하니 성은 곧 함락되고 왕윤은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