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이른 아침, 비가 예보되어 우중 산행을 대비하여 우산과 비닐 옷을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하루 전에는 그렇게 날씨가 좋았는데.. 다음 날에 있을 총산 산행을 위하여 체력을 아끼려고 그 좋은 날에 하루 종일 방안에서 딩굴딩굴한 것이 아깝게만 생각되었다.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에 위치한 서운산 입구에 오전 10시 경 도착. 버스에서 내리면서 우산을 펼쳐들었다. 다행히 바람이 없고 비는 산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코스가 비교적 짧고 길이 좋아 한 시간 좀 넘게 서서히 올라가니 서운산 정상(548m)에 도달했다.
11시 반경 정상 부근에 설치된 정방형 휴게 탁자에 사방으로 7인이 둘러 앉았다. 우리들의 진짜 전문 산악인인 부경(서울공대 산악반 출신)님이 쉘터( 비닐 포대로 모양은 샤워 캡을 닮음)를 펼쳐 탁자 전체를 덮고, 우리는 모두 그 안에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한 시간 정도, 빗소리를 들으며 가져온 술과 안주를 나누어 먹고 마시니 절로 흥이 날 수 밖에 ! 이런 날씨에 이런 기분을 낼 수 있다니 !! 220여 명이 참가한 총산 멤버 중 우리 입산회가 유일하게 비장의 무기 쉘터를 준비하여 7인이 호사를 누렸으니 !!!
우리들이 선택한 코스는 제1코스( 6.5km) 로 서운산 동북쪽에 위치한 석남사(石南寺)를 거쳐 서운산을 오른 다음, 하산은 은적암을 통과하여 서운산 남쪽 기슭에 있는청룡사 주차장까지, 보통 속도로 걸어 3시간(순수 운동시간) 이내에 끝낼 수 있었는데, 이런 날씨에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2시 엄청나게 큰 청룡사 주차장( 축구장 2개 정도 크기?)에서 출발하여, 3시 뒤풀이 장소인 천안시 병천면 순대거리에 있는 식당에 도착하였다. 말로만 들어온 병천 순대를 처음 맛보았으나, 특별하게 다른 순대 맛을 느끼지 못한 것이 아쉬었다. 산에서 이것 저것 많이 먹어 배가 불렀던 탓이리라..
오후 4시 병천을 출발하여 집에 들어오니 7시가 좀 넘었다. 아침 6시 반에 집을 나섰으니 열 두세 시간의 외출을 끝낸 것이다.
가을 비 우산 속 산행 !
그 추억 오래오래 남으리 !!
참가자(7인): 김부경. 김성민. 김종국. 김준호. 박승훈. 석해호. 이봉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