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등학교 안 교실. 한 학생이 괴성을 지르며 교탁위에 올라가고 뛰어내린다. 선생님이 오셨는데도 빛의 속도로 책상 사이의 통로를 뛰어간다. 간신히 진정시켜 오늘은 "지도의 등고선에 대해 배울 거예요"라는 선생님의 말에 아는체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선생님 저 그거 영어로 아는데요. MAP이요"
사회수업과 관련이 없는 대답에 면박을 주자 친구한테 같은 소릴 반복하다, 떠드는 학생으로 낙인 찍혀 뒤에서 벌을 받는다.
Q.흔히 볼 수 있는 ADHD학생의 행동인데요. 도대체 왜 일어날까요?
지능과 관련이 있는 대뇌피질, 전두엽, 감정과 관련이 있는 변연계 이 세가지가 잘 연결되서 멋진 하모니를 들려줘야 하는데, 이어주는 신경회로가 막혀 있다고 보면되요. 뻥둟린 길에서 차가 씽씽 지내갈 수 있는 것처럼 정보를 보내주는 신경회로가 막혀 있으니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것이죠.
Q. 이 중에서도 전두엽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들었어요.
인간을 동물과 구분해주는게 미래를 예측 할 수 있고, 상대방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고, 계획을 하고 , 우선순위를 정하고 ,즉각적인 만족을 지연시키는 힘인데, 전두엽이 바로 그런 기능을 담당해요 . 그러나 ADHD학생들은 전두엽 안의 신경세포를 연결해주는 부분에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요 . 그래서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고, 행동을 계획, 조직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돼요.
Q. 왜 버럭버럭 하죠?
감정조절능력이 떨어져서 어떤 걸 느끼자 마자 크게크게 표현하게 되요. 감정표현이 즉흥적이다보니 엄마한테 버럭버럭하고 나서 5분뒤에 아직 화가 안풀린 엄마한테 웃으며 얘기를 해요.
Q.공부하는 것도 어렵나요?
무조건 ADHD학생들이 집중이 힘들다고 봐선 안돼요. 게임이라든지 놀이라든지 좋아하는것에는 눈에 광채가 휘날리고, 몇 시간을 집중할 수 있어요. 하지만 더 중요한 일(공부)에 주의집중이 전환되서 꾸준히 가는게 힘들고, 아주 사소한 자극(핸드폰 문자음)에도 깨져버리니 학업성취도가 낮습니다.
제가 영어를 가르친 ADHD학생도 머리는 참 좋은데, 10분 이상을 집중하는게 참 힘들었어요.
유일한 방법은 칭찬(보상)을 아주 빠른템포로 여러번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속에서 몬스터 때려잡으면 돈을 줘서 보상하듯이 , 공부를 게임의 차원으로 승화시켰지요.
여튼, 머리도 좋음에도 불구하고, 집중을 제대로 해본적이 없으니 성적은 바닥을 기니 성취감이나 자기효능감을 느껴본적은 없고, 부모님이 못한다고 잔소리하니 스트레스받고, 다음시험에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고 다시 우울증에 빠뜨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있어요.
Q. 사회성도 떨어진다는데?
친구가 하루는 "엄마한테 별것도 아닌걸로 혼났어" 하소연을 하는데, 자기가 관심있는 이야기에서는 반짝반짝 빛나던 눈이 흐리멍텅해지는 ADHD학생. 들어주는 척 하다가도 갑자기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을 말하고 싶어 하소연을 끊어버린다면 친구들은 다음에 말을 안걸고 싶겠지요. 또한, 대화를 하더라도 몸을 꿈지락거리거나 시선을 안맞춤으로써 오해를 살 수도 있어요.
Q.조용한 ADHD도 있다?
초등학교때 나댔던 애들이 커서는 조용한 ADHD가 되는 경우가 있어요.수업시간에 신체는 잠잠해지는 대신 머릿속으로 온갖 공상의 꼬리를 물거나, 피곤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잠에 빠져들어요. 아침에 못일어나는 경우도 허다하고, 전두엽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아 잠을 억제 하지 못한다고 하네요.
Q.부모님들의 걱정?
내가 잘 못키워서 얘가 이렇게 됐나 절망하시는 부모님들이 있어요 . 지금 알려진 바로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그러니까 생물학적 원인이 크고 , 가족력과도 관계가 있다고 하니 죄책감을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 다만 , 애들이 공부를 못하고 싶어 그런게 아니라 집중이 하도 안되니 그런가 보다하고 이해해주는 마음이 중요할 것 같아요. 정상학생에 비해 뇌발달이 4~5년 가량 늦는다고 보면되고 차이는 좁혀지지 않아서 성인이 되면 정상 뇌기능의 80%만 발휘한다고 하네요. 정신과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약의 부작용과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되는게 아닌가 걱정때문에 한약과 명상으로 치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Q.대안치료법은?
명상을 하면 대뇌피질의 두꺼워지고, 전두엽의 기능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잠에 들랑말랑 할 떄 나오는 쎄타파에서 고도의 집중을 할때 나오는 알파파로 뇌파가 바뀌며 ,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명상을 지루하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은데, 몸을 움직이는 동적인 명상인 요가가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참고(일반인에 비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져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