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의 전율
마루 박재성
초록 잎새들 가쁜 숨을 내쉬고
들꽃들마저 고개 숙여 헉헉대는 날
맑았던 하늘에 먹장구름 한 장 달려와
굵은 빗방울 경쾌한 리듬으로
후드득후드득 내리면
초록빛 화색에
알록달록 미소가
비의 축제에 끼어든다
바람 한 줄 지나가면 흔들흔들
혼자는 아쉬워 어깨 두르고 넘실넘실
까르르 웃음소리에
더위가 넋을 잃고 도망가면
한여름 오후의 가슴은
온몸 솟구치는 소낙비의 전율을 받아
붉은 신호등 깜빡이며
초록의 무한 질주를 준비한다
당신을 향한 내 가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