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호 묵혜/오형록 오늘도 비가 내리지만 호수는 여전히 목 마르다 아마 그는 소화기가 잘 발달했나 보다 마셔도 마셔도 언제나 헐떡거리는 그의 전생은 아마 먹을 것에 한 맺힌 비렁렁뱅이였을지 몰라 어쩌면 구천을 떠돌 때도 적선(積善)을 강요했을거야 간밤에 소나기가 내려 동이 물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잠시 신트림 후 소장이 잠시 들썩거렸을 뿐이야 너무 욕심이 과했나 봐 제일 먼저 차지하려 하늘 가까이 갔기 때문에 친구들 발길이 뜸했어 한을 풀겠노라 세상에 가장 큰 위를 준비했지만 결국 세상에서 가장 배고픈 자가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