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전국 천주교 사제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청주교구 사제들도 오늘(29일) 시국선언에 동참합니다.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오늘 오후 7시 30분 내덕동 주교좌성당에서 위원장 김훈일 신부 주례로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국정원 대선 불법개입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사제들은 앞서 배포한 선언문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했지만 법을 위반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이들에게서 반성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무뢰배들의 모습을 보았을 뿐"이라며 "더 나아가 정치권의 무능력은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병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렇게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청주교구 사제들은 깊은 반성을 한다"며 "세상이 다시 독재의 시대로 회귀하는 줄도 모르고 현실에 안주했고, 거대한 사회악이 다시 국민들을 기만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상황을 보면서도 무관심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사제들은 "총체적인 부정과 부패가 국가의 핵심 공권력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현실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국민의 봉사자가 돼야지 국민의 지배자로 군림하려고 시도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시국선언문에는 청주교구 사제 174명 가운데 117명이 서명했습니다.
이로써 국정원 사태와 관련해 시국선언을 한 교구는 군종교구를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 가운데 13개 교구로 늘었으며, 남은 의정부교구와 춘천교구도 다음 중 시국선언에 동참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