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사랑이란거...운명이라는거....인연이라는거...
내겐 허황된 세상이고, 나완 별게인 감정이라 여겼었다...
그저, 죽지못해 살아가는 이시간이 모래시계안 한낱 모래알처럼 빨리 흩어져주길...바라고 바랬다.
3년전... 내 목숨과도 같던 내형이 죽은 그날....나도 함께 죽었다...
살아 있는 내겐 아무 의미없던 이 시간들이... 그저...고장난 시계처럼...어느날 문득 멈춰 버리길....
가슴속에 뛰는 이심장이 돌덩이처럼 딱딱히 굳어 버리길....간전히 원했었다....
하 수연...적어도 그아일....만나기 전까지....
한달전....
수연의 집
외국여행에서 돌아올 가족들을 위해 아침부터 수연은 혼자 부산스럽다. 일하는 가정부를 옆에 두고도, 스스로
음식을 장만하겠다며, 온부엌을 때아닌 수난지역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녀... 함께 여행가자던 가족들을
뿌리치고 남은 이유도 곧 돌아올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태우고, 넘치고, 튀기고....
장작 7시간을 공들여 음식을 장만하고는 뿌듯한 표정으로 앞치마를 벗어 가정부에게 건넨다. 엉망인 부엌을 보며
망연자실해하는 가정부 영주댁....
"완벽해 완벽해. 이젠, 마중만 나가면 되겠지?"
케잌과 와인,고급스런 크리스탈 와인잔을 마지막으로 셋팅하고는 돌아서는 수연, 비서실장이 다가와 인사를 건네자 그때서야
시계를 바라본다.
"다됐어요. 이제 공항으로 마중나가면 되는건가요? 어때요? 꽤 그럴싸 하죠? 짜잔..."
"저...그게 아니라...아가씨..."
무척이나 곤란한 표정으로 수연을 바라보는 한실장, 조용히 티브이 리모컨을 켜더니, 뉴스화면에 멈춘다.
"오늘 4시 인천국제공항 도착 air korea 여객기가 갑작스런 난기류로 인해 중국연해상에서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이사고로 인해.....실종자 수색,.... 탑승자 명단에는 현 남경그룹회장일가족이 탑승한것으로 알려져, 정.재계에서도
실종자수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남경그룹....?"
".......아가씨..."
"잠깐만요... 그럴리 없어요. 설마...저비행기에 엄마, 아빠가... 수현이가가..있다고 말하려는건 아니죠...
아...아닌거죠? 한실장님.... 네?아...아닐거야...마....말도 안돼.... "
"아가씨 일단, 진정부터 하시고....제얘길..."
"가...가봐야 겠어요. 내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진 아무것도 안믿을래요...아무것도...안들을래요... 아니... 못믿어요...
저딴 뉴스에서 나오는 말들....모조리...다...거짓말이야...전부..."
악몽같은 현실에 서둘러 밖으로 뛰어나가는 수연 만류하는 한실장을 뒤로하고,
자신의 차에 오르더니, 이내 인천공항을 향해 차를 몬다.
"그럴리 없어...아냐 ...아닐거야....엄마....아빠.... 하수현..... 흑...."
방금전 본 뉴스화면이 자꾸만 머리속에 떠오르자 수연은 미쳐버릴것만 같다. 쉴새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는 수연....그녀의 차가 도로위를 질주해 나간다.
인천국제공항
청천벽력같은 사고소식을 듣고 몰려온 사고가족들과 방송사에서 취재나온 취재원들로 공항안은 이미, 아수라장이다.
사고비행기에 탑승했던 명단자들의 이름이 전광판에 나오자, 수연은 두손을 꼭 모은체 제발 세사람의 이름이
그곳에 없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하태준(53세)조미연(49세)하수연(20세)..........
말도...안돼....엄마....아빠...수현아....흐흑....
눈앞이 깜깜해지고, 다리에 힘이 풀린다.... 흐려지는 정신을 붙잡으려 애써보지만....차가운 공항바닥에 수연이 맥없이
쓰러져 버린다.
"여기...사람이 쓰러졌다..."
"앰블런스불러... "
"아가씨, 정신차려요. 아가씨..."
아득해지는 의식속... 깨어나면...꿈이길....상상조차 하기싫은 악몽이길...바랄뿐이다. 부디...모두가 무사하길...
늘그랬듯 웃으며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주길....
중국심해에서 발견된 비행기선체에서 주검이된 실종자들이 하나둘 발견되고, 고국으로 시신이 옮겨지면서, 장례절차가
이뤄진다.
한국대학병원 장례식장안
남경그룹차원에서 성대하게 치뤄지는 장례식장안...
정.계 알만한 고급관료들이 하나둘 장례식장을 찾아든다. 멍한 표정으로 그저 영정속 가족의 사진만 바라보는 수연...
너무 슬프고 너무 고통스러우면, 눈물조차 나지 않는다는 말이 맞는듯, 이젠 눈물조차 모두 마른것 같다.
"아가씨, 뭐라도 드셔야 합니다. 그러시다 아가씨 마저 건강이라도 상하면 어쩌시려고..."
억지로 수연의 손에 수저를 들려주는 한실장, 친척하나 없는 새벽의 장례식장은 문상객들로 북적였던 한낮과는
달리 고요하기 그지없다.
"안...넘어가요. 못먹겠어요"
"아가씨..제발...."
콰앙...쿠당탕....
적막을 깨듯,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장례식장앞에 세워둔 화환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검은옷을 입은 건장한 남
자들이 화환을 구두발로 짓밟으며, 장례식장안으로 들어선다.
"누구십니까? 당신들...대체 여기가 어딘줄 알고 ... ."
"여기가, 남경그룹 하태준회장 장례식장 맞잖아..아냐?"
"그런데...당신들...대체 누굽니까?"
"제대로 찾아왔네. 우리가 누구냐구? 하태준회장에게 받을게 있어서 찾아온 사람이야, 얘들아, 시작해. 뭐하냐
이자식들아...엉?"
"네"
쾅...쿠당탕...쿵...쾅
장례식장안, 빈소안을 휘저으며, 난동을 부리는 사내들, 회사간부들이 나서 만류해 보지만, 워낙 건장한 사내들이라
나이많은 그들이 당해내기란 무리수이다.
"당신들...뭐야? 여기가 어디라고....감히...여기가 어디라고, 이 난리들이냔 말야"
간신히 몸을 일으켜 다가서는 수연의
고함소리에 뒤를 돌아보는 남자들... 그중 한남자가 수연에게 다가서더니, 다짜고짜 수연의 뺨을 내리친다.
고스란히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는 수연,입가에 피가 맺힌체 그를 노려보자 남자가 수연의 멱살을 붙잡아 일으킨다.
"오라 ...니가 하태준회장 딸이냐? 우리가 누구냐구? 우린, 니 아버지가 빌린돈 받으러왔다"
"대체...무슨 말이요. 빌린돈이라니..."
한실장이 남자의 손에서 수연을 간신히 빼내고는 그 앞을 막아선다.
"오리발을 내미시겠다... 그럼 확인해 보던가"
양복안주머니에서 서류뭉치를 꺼내 수연에게 던지는 사내, 수연이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집어들더니, 문서에
적힌 어음을 확인한다....
10...억?
분명한 아버지의 친필싸인과 직인에 수연과 한실장은 말을 멈추고만다.
"원금 10억에 이자 2억 5천, 우린 이돈을 받을때까진 한발자국도 못나가. 애들아"
영안실안과 장례식장밖 손님을 위한 공간까지 점령해 드러눕는 남자들... 수연이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고는
그에게 다가간다.
"장례를 치루는 중이예요. 당신들에게 지불해야할 돈이 얼마든, 장례식이 끝난후 줄테니까... 그런줄 알고 돌아가요.
당신들때문에 손님들이 마지막배웅도 못하고 돌아가시잖아요. 당신들한테도 부모가 있을거잖아. 당신부모장례식이라
면 당신들은 기분좋겠어?"
간신히 감정을 억누른체 말을 이어가는 수연의 말에
누워있던 남자들이 몸을 일으킨다.
"하아..그럼, 좋아. 장례식이 끝날때를 기다리지. 그냥갈순 없고, 여기다 싸인해줘야겠어. 하태준회장이, 니아버지가
진빚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일종의 각서야. 싸인해 그럼 조용히 돌아가줄테니까"
"아가씨, "
"제가 ...알아서 해요...실장님...."
그들이 내미는 서류에 싸인을 하고, 인장을 찍는 수연, 사내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더니, 그제서야 끌고온
남자들을 데리고, 사라진다.
"하아..."
맥이 풀려서인지 바닥에 주저앉는 수연... 서로움에 복받쳐 눈물이 흘러내린다.
모든게 기다렸다는듯 한꺼번에 일들이 터진다... 재무구조가 튼튼하던 한국기업 남경그룹이 하루아침에 도산되고
남경그룹이 가지고 있던 모든 자산에 압류딱지가 붙여진다.
집도, 차도, 집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하나둘 수연의 곁을 떠난다.
청평별장
시끄러운 음악소리.... 정원에선 바베큐파티가 한창이고, 화려한 치장을 한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즐거워하는 윤과
여자들에겐 눈길조차 주지않는 현준에게 애닳아하는 여자들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수혁이 못봤어?"
"여자애들온다는 거 알고 이미 피했을걸"
"재미없는 녀석...즐길땐 즐기며 살아야지. 그녀석 뭔가? 문제가 있는거 아닐까? 가령...사내구실을 못한다던가..
아님, 여자보다 남자가 더 좋다던가..."
"어느쪽일것 같은데?"
"글쎄, 오늘밤 벗겨나 볼까? 재밌을것 같은데..."
윤의 말에 어이없어하는 현준, 빈 와인잔에 와인을 체우고는 별장앞 호수를 바라본다.
호수앞
잔잔한 호수가에 앉아 입안으로 연신 마셔대던 소주를 강물에 흘려보내는 수혁, 조금남은 술은 또다시자신의 입에 털어 붓는다.
"형, 잘지냈어? 거긴 어때? 여기보단 살만해? 그렇게 좋으면...나도 데려가라....형이 있는곳에...."
술병을 아무렇게나 내려두고는, 물가에 드러눕는 수혁, 차가운 바닥의 한기가 오히려 맘과 몸을 편하게 한다.
"............."
수혁에게서 그리멀지 않은 곳에서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호수물에 뼈가루를 뿌리고 있는게 눈에 들어온다.
산사람과 죽은 사람이 함께하는 이공간.... 수혁의 시선이 자신도 모르게 그아이의 눈물에 멈춘다.
마치 3년전 자신의 모습을 보는것만 같아, 가슴이 먹먹해져온다... 애써 눈길을 돌리는 수혁, 바닥에 누워 등을 돌린다.
가족을 호수에 띄워보내는 수연의 등뒤로 검은 그림자무리가 드리운다.
"여기있었구만.... 장례는 잘치뤘나? 아가씨..."
소름끼치는 사내의 목소리.... 수연이 동생의 마지막 뼈가루를 물에 뿌리고는 차갑게 돌아서고, 사내의 거친손이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붙잡는다.
"도망갈 생각이라면 아예 안하는게 좋아. 니가 다니는 학교, 친구들, 주위사람들 이미 다 파악해 뒀거든"
"이거...놔, 도망안가....도망안간다구"
"그러니까, 내돈 갚아. 헌데...어떻게 갚을거야? 재산도, 세사람몫으로 나온 사고 보상금도 모두 차압당해 있을텐데
무슨수로 갚을거냐구"
"어떻게든 갚아... 내몸속 장기라도 다 팔아서 갚을테니까 걱정마...아저씨"
"이렇게 이쁜몸에 칼을 대면쓰나.... 굳이 돈으로 안갚아도 되는데... 어때? 내가 좋은 일자리
연결해주는건...이정도면 최상급대우로 서로 데려갈려고 할걸...얘들아 안그렇냐?"
큭큭...
찰싹...
자신을 모욕하는 남자의 둔탁한 뺨을 날려버리고, 사내의 커다란 손이 수연에게로 향하자 찾아들 고통에 그녀는 체념한체
눈을 질끈 감는다.
"이년이..미쳤나...죽을려고 환장했어? ...어...어라? ."
"잠좀자자...아저씨, 시끄러워서 잠을 잘수가 있어야지"
"뭐..뭐야? 이새끼는..."
갑자기 나타나 남자의 손을 붙잡는 수혁, 곁에있는 사내들이 달려들자, 수혁이 보기 좋게 놈들을 때려 눕힌다.
"남자면 남자답게 굴어. 비겁하게 떼로 덤벼들지말고...계집애 하나두고 쪽팔리지도 않냐? 늬들... 고자지?"
"위...위험해요..."
눈깜짝할 사이 깡패가 휘두른 막대기에 팔을 맞는 수혁, 하지만 끄덕도 하지않고, 그를 보기좋게 자갈바닥에 쓰러뜨린다.
"너....뭐야? 대체..."
"나, 그냥 자던 사람... 그러게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떠들어 대면 쓰나? 아직도 할말 더 남았어?
있으면 더해보던가?"
"가...가자...너...두고봐, 그돈 꼭 받아내고 말테니까...."
다친 동료들을 데리고 황급히 사라지는 깡패들....수혁이 떨어진 자신의 쟈켓을 집어들더니, 돌아선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싸움에서 생긴 상처때문인지 그의 하얀 셔츠위로 붉은 피가 베어든다. ...
그에게 손수건을 건네는 수연, 수혁이 그냥 지나치려 하자 수연이 그의 옷깃을 붙잡는다.
"저기...성함...아니 연락처라도 가르쳐주시면, 보답할게요. "
"뭘로 보답할려구? 어린게 겁도 없이 사채라도 쓴거냐? 저딴놈들 여기까지 달고다니게...."
"그런게 아니라..."
"함부로 그딴거 쓰지마라. 젊은 나이에 인생 꼬이기 싫으면 말이다. "
무심한듯 말하고는 걸어가는 수혁, 수연의 시선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수연의 집
집안 가득 붙여진 차압딱지들.... 수연이 욕실안 거울앞에 멈춰선다.
[도망갈 생각은 아예 하지도마, 니가 다니는 학교, 친구들, 주위사람들 다파악해 뒀으니까...
이정도면 최상급대우로 서로데려갈려고 할걸....]
자신을 바라보던 사내들의 시선들.... 수연이 커다란 가위를 꺼내들더니,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오랫동안 기른 긴 머리카락을 잘라버린다.
사르륵....
바닥으로 흩어지는 수연의 탐스런 긴 머리카락.... 머릴 자르고 나니, 자신의 이란성남동생 수현와 닮은
자신의 모습에 눈물을 떨군다...
"우린 쌍둥이인데...난 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을까? 니가...죽어가는데.... 이젠 이세상에
니가 없는데.... 난 어떻게 숨을 쉬고, 살아갈수 있는걸까? .... 많이 고통스러웠니? 많이...
힘들었어? 이럴줄 알았으면...나도 함께 갈걸.... 고집부리지말고, 엄마, 아빠말 들을걸 그랬어...수현아..미안해
보고싶어...모두....보고싶어...미치겠어...흐흑......."
수현의 손이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린다.
거실
한실장과 마주앉은 수연,하루사이 달라진 그녀의 모습에 한실장이 적잖이 놀란다...
"....수현....수현도련님과 너무 닮아서 놀랐습니다. "
"우린, 쌍둥이니까요... 그런데 무슨일로..."
"아무래도 말씀드리는게 좋을것 같아서 왔습니다. 회장님의 죽음후, 회사가 이렇게 갑자기 한순간에도산이 됐다는게
도저히 납득이 안가서 말입니다. "
"죄송합니다. 한실장님 퇴직금도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해서..."
"그것 때문이 아닙니다. 아가씨, 전 알아야 겠습니다. 회사가 이렇게 된 원인을 말입니다. 그전에 아가씨가
안전한 곳으로 가셔야, 될것같아 찾아뵌겁니다. 그래야, 돌아가신 회장님께서도 편히 눈을 감으실테니까요"
"제겐 친척도, 갈곳도 없어요. 한실장님, 지금 가진 돈으로는 옥탑방도 구하기 힘들것 같아요"
"이거..."
한실장이 내미는 서류봉투를 받아드는 수연, 봉투에 담긴걸 꺼내드는 순간 눈물이 울컥 터져나온다.
동생 수현의 주민등록증과 학생증, 여권, 기숙사열쇠와 수현의 이름으로 된 저금통장....
그리움에 수연의 손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이건...수현이꺼잖아요...실장님..."
"도련님앞으로된 적금과 예금증서들입니다. 그리고, 다니시던 대학교열쇠들과 서류들이구요. 당분간
수현도련님 대신, 성균관대학으로 들어가십시요. 모든게 정리될때까지 아가씨는 하수연이 아닌 하수현
도련님 이름으로 생활하시라는 겁니다. "
"말...말도 안돼...제가 어떻게..."
"보셨잖습니까? 빚쟁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금이라도 당장 이문을 열고 그들이 들이닥칠까봐 걱정됩니다.
분명히 말씀드릴수 있는건, 남경그룹, 이렇게 쉽게 넘어갈 정도로 부실한 기업이 아니였습니다. 회장님의 죽음도,
회사도, 이집도... 분명 뭔가 있을겁니다. 그걸 찾을때 까지만, 그들을 피해 숨어계시라는 겁니다. 그사람들
도련님에 관해선 알아보려고 하지도, 알지도 못할테니까요. 제말대로 따라주십시요. 아가씨..."
새벽이 밝기전 어슴풀게한 하늘을 등지고, 수연이 자신의 집을 나선다...
자신이 나고 자란 집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는 그녀.. 눈물이 흐르려는걸 애써 참으며, 도망치듯 뒤돌아선다. ..
언젠가는 기필코 저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하며.... 수연은 묵묵히 발걸음을 옮긴다.
미용실에 들러, 엉성하게 잘려진 머리를 정리하고, 동생 수현이 즐겨쓰던 뿔테안경을 사서, 도수도 없는걸 눈에
낀다.
거울에 비친 수연 자신이 아닌 동생 수현의 모습에 애써 웃어보이는 수연, 커다란 트렁크 가방을 들고, 성균관으로
향한다.
빵 ~빠앙...
요란한 크락션 소리에 돌아서는 수연, 파란 스포츠카가 그녀, 옆에 멈춰선다.
"어이, 하수현, 여행은 잘다녀온거냐? "
'누구지? 저사람...대체....누구냐구?'
연예인 뺨칠듯 준수한 외모를 한 남자가 차에서 내려서더니, 이내 수현의 눈앞에 다가온다.
"그표정은 뭐야? 맥빠지게, 내가 얼마나 널 보고싶어 했는지 알아? 보고싶었다구~"
와락....
헉.... 거침없이 수연을껴앉는 최윤... 수연이 당혹감에 얼른 그를 밀어내버린다.
"자...잠깐..."
"뭐야? 외국에 갔다오더니, 딴놈이라도 생긴거야? 내가 얼마나 질투가 심한지 잘알면서..진짜
이러기야?."
'대체...뭐라는거야? 서...설마... 하수현.....너....남자를 좋아한 거냐?그것도 저런...남자를...'
마치 머리속이 하예지는듯 굳어지는 수연, 윤이 장난스레 다시 수연을 안으려하자, 현준이 차에서 내려
윤의 뒷덜미를 낚아챈다.
" 하수현, 여행은 즐거웠어? 곧 강의시간인데, 아직 여행가방도 안갖다 두고, 뭘하는거야?"
하루에 꽃남을 둘씩이나 보다니... 예전같으면, 여자친구들에게 자랑거리로 이야기 했을 상황이다.
평소와는 달리 당황해 하는 수현의 손에서 트렁크를 뺏어들더니, 차에 실어버리는 현준, 윤과 수연에게 눈빛을 보내고는 차에 오른
다.
별관 기숙사
다행히 수연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성별만 다를뿐 일란성이라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502호실...
열쇠를 맞추고는 안으로 들어서는 수연... 햇살이 들어오는 방안... 상의를 탈의한체 막 샤워를 끝낸듯
머릴 수건으로 말리는 남자의 모습에 수연이 얼른 돌아선다....
"죄...죄송합니다"
독방이 아닌건가? 방안에 나란히 놓인 침대 두개를 보고는 나지막히 한숨을 내쉰다.
"죄송하긴, 갑자기 내외라도 하고싶냐? 남자들끼리..."
수건을 아무렇게나 던지고는 돌아서는 남자... 낯익은 그의 얼굴에 수연의 눈길이 머문다.
청평호수....
이사람이...왜 여기...?? 믿을수 없는 상황에 수연의 손에서 트렁크가 떨어지더니, 이내 그녀의 발가락을 짖이겨 놓는다.
"아악..."
고통에 외발로 콩콩 뛰는 수연..순간 중심을 잃고는 넘어지고, 하필 수혁의 벗은? 품안으로 고스란히 안겨든다.
"하아..최윤이랑 어울리더니, 물이라도 든거야? 언제까지 안겨있을거야? 얼른 안비켜?"
"네? 넵...."
후다닥 그의 품에서 벗어나는 수연... 걸어둔 셔츠를 입고는 단추는 아무렇게나 풀고 방을 나서는 수혁의 모습에
앞날이 막막해 짐을 느낀다...
첫댓글 재미있어요. . . . .
감사합니다(^^)♥
재밌어요
진짜요? 으쌰 힘내서 완결까지^^
재밌어요! 기대되네요
부끄~저도 기대중입니닷 ㅎㅎ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잘봣어요
즐거운시간이 되셨기를...
재밌네요~
감사합니당..꾸벅//^^//
기대되네요~~
잘보구갑니다.^^
넵...기대에 부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8.22 03:13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8.22 04:42
좋아요^^ 잘보구갑니다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정주행이되시길...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8.31 22:40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9.07 11:22
그녀석에게 빠지다ㅡ정주행 들어갑니다
재밌게 잘볼께요^^
감사합니다. 지치시지 마시고 천천히 쉬엄쉬엄 읽어주세요... 중간에 재미없다고 놓으시면... 섭해할겁니닷...ㅠㅠ 홧팅
재밌네요ㅋㅋ잘봤어요~
남장소설이네요.재미있어요.잘읽을게요
정말재밌어요^^잘보겠습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