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마음이 아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뉴스를 보니 일산의 모 중학교 졸업식에서 알몸으로 졸업식 뒤풀이를 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일산인데 제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참 안타깝고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졸업식을 지켜보았던 어른들도 있었을 텐데 이제 어른들의 권위가 무너진 시대라 학생들을 따끔히 교훈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한쪽에서는 세종시 문제로 싸우고 있고 한쪽에서는 금융 위기 이후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더욱더 사회에 관심을 두지 않고 맘몬 신상에 절하고 있습니다. 돈을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시대에 우리의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폐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윗세대인 20대는 취업과 실업으로 고통받고 있고 그 윗세대인 30대는 맞벌이로 육아 문제로 집 문제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통과 어려움을 우리가 자초한 것은 아닌지요.
저는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를 보면서 참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동차와 인터넷이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을 이루었지만 급발진과 여러 가지 제동의 문제, 브레이크 문제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많은 생명을 앗아 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사단도 나날이 기술의 발전을 거듭해 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논리보다는 감각과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면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클릭을 하면 화면이 바로 바뀌기에 우리는 어떤 문제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그냥 인터넷을 검색하여 정보를 찾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더 비판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도요타(또오타) 사태와 이번 사건의 유사성
저는 도요타라는 회사명을 자꾸 뉴스에서 보게 되니까 '도요타'를 볼 때마다 도요타 회사 측에는 미안하지만 '또 오타'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우리가 글을 쓸 때 한두 번의 오타는 용납이 되지만 자꾸만 오타를 발생하면 그것은 많은 짜증과 어쩌면 내용의 왜곡을 유발하게 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오타와 탈자를 잘 살피고 샅샅이 읽고 또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의 글을 보여 주어 오타를 줄여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글을 쓰는 사람이 '나'라는 단어를 잘못 쳐서 '너'라는 단어가 된다면 글 내용에 있어서 많은 왜곡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주의 깊게 우리의 아이들을 살피고 아이들의 인성과 심성에 문제점은 없는지 오타를 찾아내는 것만큼이라도 아이들을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학교에서는 입시위주의 교육만 할 것이 아니라 인성과 심성에 더욱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교육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정말 복합적인 문제로 야기된 것입니다.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말세에는 사랑이 식는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해지고 우리 자신 각자 자기만 챙기게 되는 세상이기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미디어의 고삐 풀린 선정성과 폭력성이 낳은 알몸 뒤풀이
얼마 전 드라마 추노의 여주인공인 이다해의 모자이크 노출 신 등이 문제가 되었던 일이 있습니다. 공중파 방송에 모자이크 처리의 영상까지 나오는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또한 다음과 네이버 등 유명 포털들을 보면 탤런트, 가수, 누구누구의 '스타 화보'라 하여 사실 '섹시 화보' '노출 화보' 등을 여과 없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이 읽은 기사' 랭킹을 보면 거의 성적인 자극을 일으키는 기사 제목이 빠질 때가 거의 없습니다. 또한 '섹시하다'라는 말이 칭찬이 되어 버린 세상이 되었습니다. 세상의 기자들과 미디어 작가들은 시청율과 구독률을 올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상스럽고 저질스러운 성적인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꿀벅지'와 '초콜렛 복근'등은 누군가에게는 성적인 자극을 주고 있으며, '골드 미스'와 같은 신조어들은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삶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TV뉴스는 알몸 뒤풀이에 대한 보도를 계속하고 있는데 다음과 네이버와 싸이월드와 같은 포털들은 '알몸 뒤풀이'에 대한 기사를 내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동계올림픽의 금메달과 세종시 문제도 중요하지만 자라나는 우리들의 후세대에 대한 계도와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 강구들은 왜 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의 학교 모습은 어떨지 정말 앞이 깜깜합니다.
마귀에게 빼앗긴 미디어 영역을 우리가 탈환을 해야 할 것입니다. 크리스천 인터넷 포털들의 활약이 정말 중요한 시점입니다. 크리스천 인터넷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교회 건축과 교회 성장에만 '투자'할 것이 아니라 자라나는 우리들의 아이들과 한국교회의 '가능성'에 '투자'를 해야 할 때입니다. 정신이 마귀에게 빼앗기면 몸도 빼앗기게 됩니다. 우리 학생들의 영혼이 더 이상 세상의 '음란과 폭력의 영적 세력'에게 잠식당하지 않도록 우리는 방어벽을 쌓고 영적 전쟁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어떤 선정성과 폭력성도 '미덕'으로 인정받는 이 사회를 우리가 변혁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사기와 음란이 판을 치는 '더러운 세상'을 정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정화는 각자 각자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건전한 졸업식 대안 필요, 완충 작용으로 보다 뜻깊은 종업식 실행해야
이번 졸업식 알몸 뒤풀이 사태를 보고 두 가지 의견이 양립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다수는 비판적인 의견이지만 어떤 네티즌들은 "오죽했으면, 얼마나 삼년간 지옥과 같은 학교에서 입시와 공부에 찌들었으면 저렇게 해방감을 맛보고자 뒤풀이를 했을까?" 하고 그들을 옹호하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필자도 그런 점에 있어서 요즘 아이들이 주일에도 학원에 가야 하는 그런 안타까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아픔에 조금은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마땅히 법과 질서에 따라 조치가 취해져야 할 일인 것입니다.
그럼 이런 그들의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을까요? 이번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대안들이 없을까요? 저는 이 자리에서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매 학기 때마다 아니 그것이 힘들다면 매년 있는 종업식을 보다 세심히 준비하여 뜻깊은 종업식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반별로 하든지 형식은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그때 축제를 곁들여서 해도 아이들의 끼를 발산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학교 축제를 봄이나 가을에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방학을 맞기 전 아이들의 마음이 열리고 기분이 좋을 때 그런 분위기에 맞추어 아이들이 자신들의 응어리를 풀고 아픔들을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행한다면 참 좋을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수행 평가나 과목에 넣어 인성 교육을 시키면 좋을 것입니다. 한 학년을 마치면서 서로 종이를 나누어 주고 각자 학생들에게 서로 편지를 쓰며 칭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이런 논의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분수령처럼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둘째로, 소극적인 대안일지 모르나 당분간은 학교 졸업식에 선배들의 참석을 제한시키는 것입니다. 위험한 행동을 하리라 예상되는 선배들의 명단을 잘 관리하고 파악하여 '신성한' 졸업식에 '방해꾼'으로 참가하지 못하게 막는 것입니다. 이 제안은 소극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신성한' 졸업식을 망치는 그들에게 경고의 의미로 시행해 보는 것도 좋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가 이번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자녀들과 사회가 망할 것인가 더욱 견고한 세대가 될 것인가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기독 사학들과 청년 사역자 그리고 한국교회는 자성하며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악한 전통과 습관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번 알몸 뒤풀이는 올해에만 일어난 일은 아닙니다. 제주도와 경기도 그리고 전국적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선정적인 행태들과 폭력적인 행태들이 만연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몇 년 전부터 내려온 학교 전통이었다고 학생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악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들은 것과 본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사람의 됨됨이와 행동이 좌우되게 됩니다. 음란한 것만 보고 들은 사람들은 음란한 행동을 하게 되어 있고 폭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선배에게 배운 통과 의례인 알몸 뒤풀이가 몇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들도 선배에게 이런 일들을 배웠고 또 '당했기' 때문에 보상 심리로 또한 후배들에게 이런 일을 '강요'한 면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 수사 결과가 안 나온 상태이지만 사진이나 여러 정황을 살펴볼 때 자발적으로 알몸이 된 것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제 이런 전통이 없어지고 밝고 아름다운 전통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이번 일이 소수의 '불량'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과소평가한다면 이보다 더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녀 세대에 가서는 '졸업식 집단 성폭행'과 같은 비참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으란 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만물을 다스리라 명하신 하나님의 명에 따라 하나님의 선물이 '성(性)’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교회 안에서도 세상의 기준에 따라 학생들을 판단하고 성적에 따라 차별하는 일들이 벌어지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성적보다 인성을 더 중요시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장로님과 권사님들의 자녀들도 주일에 학원에 가고 여름 수련회나 겨울 수련회 때 학원 때문에 가지 못하게 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된다면 아이들의 영혼은 점점 마귀에게 잠식당할 것이며 마귀는 입가에 웃음 만발하며 신나는 뒤풀이를 계속할 것입니다.
윤사랑(윤천수) 목사 / 한국청년선교회(크리스천 러브 어드바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