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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처럼 익살스럽고도 파격적인 이미지, 어린아이 그림처럼 단순하면서도 추상적인 붓질.
김호연(54?동국대 미술학부 교수) 작가의 화려한 색채의 향연이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엑스포문화센터에서 펼쳐지고 있다.
김호연 씨는 해, 산, 돌, 물, 구름, 학, 사슴, 거북, 소나무, 불로초 등 '십장생(十長生)'과 서사무가(敍事巫歌) 속의 '바리공주'를 접목해 한국적 샤머니즘을 현대적으로 독창성 있게 어필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화가다.
이번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초대전에서는 비천(飛天)의 형상을 한 바리공주와 십장생이 등장하는 50여점의 '비천장생도(飛天長生圖)' 시리즈가 200여평의 전시장을 컬러풀하게 장식했다.
단청을 연상케 하는 원색적 화폭에는 한국적인 한(恨)과 애잔함이 공존하고, 현세와 내세가 어우러진다.
또 자유로운 상상력과 해학미는 관람객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사슴이 구름 위를 날고, 소나무는 위아래가 뒤집혀 뿌리가 하늘을 향하고, 거북은 소나무를 기어 올라간다. 바리공주는 때론 거문고를 때론 피리와 비파를 연주하고, 때론 알몸으로 연꽃 속에서 피어오르기도 한다.
30년 남짓 경주에서 작업하면서 그가 보고, 느낀 '경주'에 관한 작품 20여점과 번뇌하고, 술 마시고, 수행하고, 기뻐하는 모습의 '자화상 같은' 달마도 '선(禪)' 시리즈 10여점도 함께 선보인다.
조세환 한양대 교수는 "김호연 화백의 작품은 지극히 고전적인 듯한데 현대적이고, 지극히 몽상적인 듯한데 현실적이다. 그가 예술을 통해 살아온 치열한 삶의 고뇌를 통해 우리들에게 육신과 정신의 삶, 건강, 희망, 사랑을 스스로 느끼고 구원할 작은 예술의 길을 열어 보인다"고 평했다.
같은 듯 다른 수 십 점의 '비천장생도'를 감상하다보면 자연히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무병장수'와 '극락왕생'과 같은 작가의 기원을 선물 받게 된다.
이번 전시는 7월18일~8월17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관람객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져 2주 연장, 이달 30일까지 열린다. (05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