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조용히 쉴 곳이 대체 어디 있겠는가? 반문하는 당신에게, 한적하게 휴가를 보낼 수 있는 6곳을 소개한다.
숙소 앞으로 대자연이 펼쳐지고 피서객들의 소음이 들리지 않는 곳. 당신과 자연, 그리고 휴식만 있는 곳.
옆의 대매물도에 비교되어 붙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섬은 크지 않다. 간신히 무인도를 면할 정도다. 차도 없고 바퀴가 달릴 만한 길도 없다. 두세 시간 남짓이면 섬을 모두 둘러볼 수 있지만, 섬은 한번 발을 내디딘 사람을 쉽게 내보내주지 않는다. 1박, 2박 이상도 걸린다. 그렇게라도 나오면 다행이다. 섬의 유혹에 빠져 아예 눌러앉은 이들도 있다. 무엇이 그리 사람을 잡아끄는 것일까. 소매물도를 제대로 즐기는 법 관광객들이 선착장에 도착하면 마을 중심부가 한눈에 들어온다. 경사진 비탈에 꼬불꼬불 길을 내고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돌담을 쌓았다. 틈틈이 남는 자투리땅을 개간하여 밭작물도 심었다. 사람 사는 냄새 물씬 나는 그곳을 지나쳐 올라가면 폐교가 나온다. 폐교를 임대하여 의욕적인 사업을 하던 이가 무슨 사정인지 어느 해 그만 문을 닫고 말았다. 지금은 잠시 들른 관광객들의 손때와 사연이 낙서가 되어 빈집을 지키고 있다. 소매물도의 극적 반전은 이 폐교와 정상의 전망대를 넘어야 한다. 본섬에 딸린 작은 섬이 나오는데 물때에 따라 어느 날은 본섬에 붙어, 어느 날은 떨어져 보인다. 하얀 등대가 세워져 있어 등대섬이라고도 하는 이곳은 어느 과자 CF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유명세를 치렀다. 운이 좋아 썰물 때라면 등대섬까지 걸어서 접근할 수 있다. 밀물 때는 마을에서 낚싯배를 불러 건너가야 하고 내친김에 섬 일주 해안 관광도 즐길 수 있다. 섬에서 내려다보는 모습과는 그 맛이 또 다르다. 등대섬은 완만한 경사와 깎아지른 절벽의 모습을 둘 다 가졌는데 동백나무 군락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나무가 별로 없다. 온통 들꽃뿐이다. 섬을 가득 메운 들꽃은 사시사철 그 종류가 다른데, 여름 휴가철에 가면 노랗게 뒤덮인 나리꽃과 울긋불긋 점을 찍어놓은 엉겅퀴 종류를 많이 볼 수 있다. 이 꽃들이 피었다 지고 나면 한들한들 구절초 군락이 소매물도의 가을을 집어삼킬 것이다. 관광객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그 섬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으리라. 소매물도를 찾는 단골 중에는 천상화원을 담아가려는 욕심 많은 사진작가들 외에도 수중 세계에 취한 스킨스쿠버 다이버, 짜릿한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꾼, 줄 하나에 몸을 맡긴 암벽 등반가들이 많아 소매물도의 여름 풍경을 그려주고 있다. 본섬과 등대섬 사이의 몽돌밭에서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물놀이도 가능해 세상만사와 더불어 여름까지도 잊을 수 있다. 숙박과 식사 하얀산장(055-642-8515), 다솔산장(055-642-2916) 외 마을 민박 여러 곳 운영 중. 민박집에서 식사가 가능하며 별도의 전문식당은 없다. 섬 내에서 취사 가능하니, 먹을 것을 충분히 준비해 오는 것이 좋다. 통영에서 원조 충무김밥을 맛볼 수 있다. 김밥을 준비해 가 소매물도 산비탈에 걸터앉아 먹어보자. 만반진수가 부럽지 않다. 뚱보할매김밥(055-645-2619). 찾아가는 길 통영 가는 길 서울에서 경부나 중부고속도로를 거쳐 대전까지 간 후 통영-대전 고속도로를 이용해 통영까지 간다. 통영은 통영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고 거제도는 남부면 저구항에서 출발한다. 통영 출발 문의 고려개발(055-645-3717), 드라이브 명소인 미륵도와 해저터널 등의 명소가 있다. 예전에는 충무라 불렀던 통영항의 야경도 일품. 거제 출발 문의 매물도해운(055-633-0051), 몽돌해수욕장과 외도, 해금강 등을 거제에서 둘러볼 수 있다. 이번 여행의 테마가 ‘섬’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왠지 ‘회룡포’와 ‘무섬마을’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두 곳 다 육지의 끝자락에 꼬리 부분을 살짝 대고 있는 ‘섬 아닌 섬’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태백과 소백의 산세와 350도 휘돌아 흐르는 낙동강 물길이 합동으로 빚어낸 자연의 예술작품이다. 이러한 지형을 우리말로 ‘물동이동’이라고 부르는데, 안동의 ‘하회마을’도 그중 하나. 이들은 지형적 특성 덕분에 조선시대의 전란이나 한국전쟁 같은 외세의 침입에서 안전할 수 있었으나, 반면 외지와의 교류나 문명의 혜택과는 거리가 멀었다.
관광지로 개발되어 2차선 다리가 놓이고 주차장까지 들어선 하회마을과 달리, 회룡포에 들어가려면 아직도 ‘뿅뿅다리’라는 이름의 구멍 숭숭 뚫린 강판 다리를 건너야 한다. 무섬마을에 ‘수도교’라는 작은 다리가 놓인 것도 불과 1980년의 일이다. 이들 ‘육지 안의 섬’에는 문화유적이 잘 살아 있고, 소박한 우리네 인심과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있다. 금모래 반짝이는 백사장에서 강수욕을 즐기면서, 한적한 휴가를 보내려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먼저 영주로 향해 무섬마을을 둘러본 후 회룡포로 향하는 코스를 권하고 싶다. 현재 전통마을로 선정되어 2007년까지 개보수 공사가 진행될 계획인 무섬마을은 영주 토박이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아직은 주변 숙박 시설이 미비하기 때문. 무섬마을의 특징은 옛 숨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고택들이다. 50여 가구 중 1백 년 이상 된 고옥만 26동으로, 이 중 7동이 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이들 물동이동의 공통점은 집성촌이라는 것. 무섬마을은 난을 피해 안동에서 들어와 정착한 반남 박씨와 이후 시집 온 선성 김씨의 집성촌이다. 무섬마을을 돌아보는 데에는 한나절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내성천을 옆에 끼고 국도를 따라 1시간쯤 달리면 회룡포를 만난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배경이 된 이후로 유명해진 곳이다. 마을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전망대인 비룡산 회룡대부터 들르는 것이 좋다. 명당 자리에서 내려다본 물동이동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태백산맥의 줄기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육지와 연결된 가장 가는 부분이 고작 높이 15m, 폭 80cm 정도라 두꺼운 암반만 아니라면 금방이라도 끊어낼 수 있을 듯 보인다. 이곳은 1백50여 년 전에 터전을 잡은 경주 김씨의 집성촌이다. 무섬마을과 마찬가지로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돌아 흐르고, 이렇게 흐른 물은 금천과 만나 다시 낙동강과 합류하여 ‘삼강’을 이룬다. 회룡대에서 내려다보는 회룡포도 좋지만, 백사장에서 바라보는 비룡산은 또 다른 절경을 이룬다. 회룡포와 무성마을을 제대로 즐기는 법 해우당 무섬마을에 있는 해우당(海愚堂,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92호)은 고종 때 의금부도사를 지낸 김낙풍 선생의 고택이다. 이 밖에도 1666년 입향조 박수 선생이 건립한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만죽재(晩竹齋,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93호)와 고종 때 병조참판을 지낸 박재연 선생의 고택 등이 있다. 이 고택의 대청마루에는 당시 교분을 나누던 실학자 박규수가 쓴 현판이 있다. 장안사 회룡포 옆 비룡산에 위치한 장안사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국태민안을 염원하여 전국 세 곳의 명산(금강산·양산·비룡산)에 세운 장안사 중 한 곳. 신라 경덕왕 때 의상대사의 제자인 운명선사가 창건했으며, 고려 이규보 선생이 머무르며 글을 지었다고 한다. 해발 240m로 산은 높지 않으나 산행 코스가 다양하여 초보자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회룡포 등산로는 여러 곳 있으나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장안사 → 2전망소 → 원산성 → 성저(4.0km)이다. 숙박과 식사 회룡포 마을 중앙에 황토 민박집(054-655-3973)이 있다. 하지만 물동이동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식당이 없어 음식은 준비해 가야 한다. 간단한 취사도구가 준비되어 있어 직접 조리해 먹는 것은 가능. 회룡포 입구 강변에 위치한 민박집 회룡포 쉼터(054-655-9143)에는 11개의 객실과 수영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인이 직접 키운 토종닭과 무공해 유기농 채소로 만든 음식을 제공한다. 1인당 3천5백원 선. 두 곳 모두 3~4인 기준 1박 3만~4만원가량이며 예약 필수. http://dragon.invil.org 용궁면사무소를 중심으로 ‘단골식당’과 ‘박달식당’, 그리고 ‘흥부네집’ 등 동네에서 소문난 식당들은 다 모여 있다.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여주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접어든다. 충주나들목을 나와 충주 방향으로 달리다가 수안보온천 이정표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3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34번 국도를 탄다. 가오실 수변 휴식공원을 지나 회룡포 도착.
독일마을을 제대로 즐기는 법 경치 좋고 조용하고 이국적인 독일마을을 돌아보다 보면 부러워 머물고 싶어진다. 조용히 살고는 있지만 심심풀이로 홈스테이를 하는 집도 있으니 그곳에 잠자리를 청해보자. 남는 방 하나를 제공하고 그들이 먹는 빵과 커피, 햄 등 독일식 아침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다. 마치 독일의 작은 마을을 여행하다 ‘B&B’라는 간판이 걸린 집에서 머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독일인과 결혼한 간호사나 광부가 있으니 영어와 독일어, 한국어를 섞어가며 그들과 함께하는 아침식사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독일마을을 돌아보았다면 바로 옆 해오름 예술촌에도 들러볼 만하다. 폐교가 된 물건초교를 예술의 향기 물씬하게 바꾸어놓았다. 60평 넘은 전시실에는 세계의 범선 모형을 비롯한 미술·창작 작품이 가득하고 2층에는 독일 와인 시음장이 있다. 바닷바람을 한껏 느끼며 독일에서 직접 공수해 온 향긋한 와인을 마시는 여유로움이 좋다. 이 외에도 오리알을 이용한 알 공예, 예쁜 장신구를 만들 수 있는 칠보공예, 나무를 깎아 솟대나 장승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있으니, 나만의 작품으로 잊혀지지 않는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독일마을이 위치한 남해도로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남해대교나 창선 삼천포대교를 넘는 것으로, 이 중 삼천포대교를 추천할 만하다. 창선도와 늑도 모개섬, 초양섬을 각기 다른 스타일의 다리 다섯 개로 연결해 까마득한 바다 위에서 오밀조밀 남해의 섬을 바라보며 건너는 기분이 가히 기막히다. 총 연장 길이는 3.4km다. 이 다리를 넘어 창선도에서 남해도로 건너가는 지족해협에서는 죽방렴의 진기한 볼거리도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물고기잡이 방법으로, 대나무 울타리를 물 가운데 V자형으로 설치해 밀물과 썰물 때 이동하는 물고기를 잡아 가두는 것이다. 돌아갈 때에는 남해대교로 나갈 것을 권하며, 이때에는 그림처럼 환상적인 상주해수욕장을 구경하는 것도 잊지 말 것. 여유가 있다면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순천 벌교에 들러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지를 돌아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숙박과 식사 독일마을(회장님 댁 055-867-5535)에서 홈스테이가 가능하다. 집에 따라 다르지만 1박에 5만~6만원 선이며, 조식은 1인당 5천원이다. 물건항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펜션 아름다운 날들(055-867-6967)은 9평의 일반실이 주중 6만원, 주말 7만원으로 취사 가능하며, 역시 전망 좋은 뷰모텔(055-867-6966)이 주중 3만5천원, 주말 4만원이다. 물건항과 독일마을 해오름 예술촌 근처에 음식점이 많다. 이중 어부림 횟집(055-867-3362)은 저녁시간의 회뿐 아니라 아침으로 전복죽도 맛있다. 찾아가는 길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진주 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바꿔 탄 후 사천IC에서 나온다. 3번 국도로 창선∼삼천포대교를 모두 건넌 뒤 해안도로를 8㎞ 정도 달리면 물건리 독일마을이 나온다. 이곳에서 왼쪽이 물건항 직진하면 해오름 예술촌이다.
이 마을에서 다시 가파른 고갯길이 이어진다. 강원도보다 더 첩첩한 오지길이라는 고갯길을 넘어서면서 다시 바다와 접하고 섬의 서편에 접어든다. 일몰 시간에 맞추면 해안도로에서 환상적인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해거름을 벗 삼아 심리-문암산의 가장 높은 깃대봉-곤촌-홍앞치를 지난다. 홍앞치는 낭떠러지 해안도로로 육로에서도 한참 비껴 나가 떠 있는 듯 보인다. 이어 가두리 양식을 많이 한다는 ‘비리’를 비껴 서면 바닷가의 독특한 ‘지도바위’를 만난다. 차가 움직이면 뚫린 구멍은 한반도의 지도 모형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마리’를 지나면 상라산 전망대 입구에 닿는데,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표지석이 있다. 전망대까지 5분 걸어 올라가면 흑산항과 다물도, 대둔도 등 무수한 다도해가 한눈에 펼쳐진다. 일몰뿐 아니라 일출도 아름답지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S자로 10굽이를 돌고 도는 일주도로다. 총 24km에 11개의 섬마을을 만나는 흑산도 일주는 가히 환상이다. 아름다운 해변과 자그마한 포구 마을 감상은 물론이고 서편에서 내내 바라보는 해거름은 돌아와서도 오랫동안 가슴에 새겨지는 잊지 못할 여행지다. 운 좋으면 이른 아침 홍어 경매장을 만날 수도 있다. 숙박과 식사 흑산비치호텔(061-246-0090), 개천장(061-275-9154) 등 항구 주변에 숙박 시설이 많고, 우리민박(061-275-9634), 부두민박(사리마을 061-246-3587)이 있다. 흑산도의 우리음식점(일명 할매집 061-275-9030)은 홍어로 소문난 집. 그 외 가리비요리를 잘하는 영생식당(061-275-7978)이 있고, 큰손식당(061-275-6500)이 있다. 찾아가는 길 목포여객터미널(061-243-0116-7)에서 오전 7시 50분, 오후 1시 20분에 2번 정기 운항. 홀수 날에는 3회(오후 2시 목포 출항), 짝수 날에는 4회(오전 8시 출항, 가거도-만재도-목포) 운항한다. 1시간 40분 소요. 흑산항 여객선터미널(남해고속 061-275-9323, 동양고속 061-275-8111). 목포-흑산간 여객비 2만6천7백원, 흑산도-목포간 2만5천2백원. 현지 대중교통 정보 흑산도 해안일주도로는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다. 25인승 일주도로 관광버스가 있는데, 택시처럼 주요 지점에 정차. 1인당 가격은 1만2천원. 택시 일주비용은 6만원 선. 마을 구간버스는 흑산버스회사(061-275-9744)에 문의. 1년 365일 중 온전히 나만을 위한 날은 며칠이나 될까. 이번 여름휴가는 혼자서, 또는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는 원산도를 찾아보자. 호젓한 휴가를 즐기고픈 이들에게 좋은 곳이 바로 원산도. 바다가 주는 낭만과 휴가가 주는 여유를 맘껏 누릴 수 있는 섬이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에 자리한 이곳은 대천해수욕장이 있는 대천항에서 불과 30분 거리에 있다. 원산도를 제대로 즐기는 법 이 섬은 소박하면서 화려하다. 서해 바다에서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인데, 아주 아담하다. 작은 마을에는 겨우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길과 원산도 유일의 중학교와 우체국이 있다. 넓게 펼쳐진 구들장 논과 갯벌이 잔잔한 시골 풍경을 자아내고, 남쪽 해안가에서는 바다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햇빛에 부서지는 파도가 모래사장으로 밀려오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 복잡다단한 뭍을 뒤로하고 원산도로 향하는 배에 오르면 야릇한 해방감마저 느껴진다. 작은 원산도 항구에 들어서면 낚싯대를 드리운 낚시꾼들이 여행자들을 맞는다. 원산도에는 저두와 선촌 선착장이 있는데, 배가 저두를 들러 선촌에 가기 때문에 저두에서 내려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이 많다. 오봉산, 원산도, 사창, 저두 해수욕장들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줄지어 늘어서 있다. 원산도와 오봉산 해수욕장에서는 민박집이나 식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반면, 저두와 사창 해수욕장은 규모가 적어 편의시설이 거의 없다. 섬이 작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해수욕장 한 곳에 짐을 풀고 쉬엄쉬엄 다른 해수욕장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해수욕장들이 남향이라 조류의 영향이 적고, 수질과 수온이 알맞으며 경사가 완만해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모래를 조금만 헤쳐도 각종 조개를 쉽게 볼 수 있다. 또 기하학적 무늬를 만들어내면서 모래밭을 종횡무진하는 소라, 고둥과 함께 여유로운 오후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 원산도는 ‘즐기는 바다’보다 ‘느끼는 바다’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제격. 어느 해수욕장이나 모래사장을 독차지하는 기분에 젖을 수 있기 때문. 발가락 사이를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빠져나가는 기분은 황홀감까지 안겨준다. 해수욕장 양쪽 끝 갯바위에서는 낚시를 즐기기에 좋다. 주로 놀래미와 우럭, 감성돔이 잡히는데, 여행자들도 바다낚시를 즐긴다. 어느 시인의 시에서처럼 섬은 채우러 가는 게 아니라 비우러 가는 곳. 마음을 모두 비웠으니 모래사장에 방생한 마음을 챙겨서 뭍으로 나가보자. 보령시의 여행지를 둘러보면서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이다. 첫 배를 타고 대천항에 나가서 먼저 들를 곳은 성주사지. 이곳은 폐사지라 적막감이 감돌지만, 통일신라 시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국보 8호의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와 불상, 그리고 탑과 석등들이 남아 있다. 성주사지에서 나와 성주 삼거리에서 부여 논산 방향으로 1km 가면 보령석탄박물관이 나온다. 보령의 석탄산업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석탄박물관에서 1.7km 떨어진 개화예술공원은 휴가를 마무리하기에 좋은 곳. 세계 각국 조각가들의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국내 문인들의 시를 돌에 조각해놓았다. 개화예술공원의 허브향 진한 흙길을 거닐면서 시구들을 가슴에 담으며 여행을 마무리한다면, 다시 열정적으로 일상을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솟아오를 것이다. 숙박과 식사 펜션 ‘모래가 들려주는 이야기(www.sunshinecv.com, 041-936-4277)’는 오봉산해수욕장 백사장의 방갈로로, 파도소리를 들으며 잘 수 있다. 2~4인실 5만원. 전망 좋은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가장 시설이 좋은 펜션으로, 가격이 비싸다. 6인실 16만원, 3~4인실 10만원, 성수기에는 60% 이상 비싸다. 휴가철에는 해수욕장에서 야영도 가능하며, 숙박 문의는 오천면사무소(041-932-4301)로 하면 된다. 선촌항과 해수욕장 부근에 음식점이 있지만 먹거리가 부족한 편이므로 섬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대천 IC으로 나온 후, 36번 국도를 타고 대천항으로 간다. 대천항 여객터미널에서 원산도행(저두, 선촌) 배를 탄다. 원산도행은 7시 50분, 12시 30분, 15시, 17시 하루 4회 출항한다. 요금은 4천2백원. 성수기에는 증편한다. 들어갈 때 대천항으로 나오는 뱃시간과 날씨도 확인해야 한다. 배는 차를 실을 수 있는 카페리이며, 5인승 승용차 한 대 2만원(운전자 포함). 문의 신한해운 신한훼리 041-934-8772
큰말 부두 왼쪽 끝에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 있다. 소야도와 가섬, 간데섬, 물푸레섬 등이 물이 빠지면서 길로 이어지는 것. 이곳에는 굴과 조개들이 많고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바위들이 드러나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큰말 삼거리 이정표가 있던 곳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소야도의 해수욕장이 있다. 10분쯤 걸어가 첫 번째 만나는 곳은 소야도 공식 해수욕장인 뗏부루해수욕장. 모래사장이 넓고 물이 완전히 들어온 상태에선 해수욕을 즐기기 쉽지 않은 서해안 섬들과는 달리 이곳은 항상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길이 약 700m의 은빛 모래사장이 활처럼 휘어진 솔숲으로 감싸며 있다. 해당화가 담장을 두르고 피어 있는 넓은 잔디 야영장이 있고, 화장실과 샤워장을 비롯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야영하기에 좋다. 영화 촬영지이기도 한 죽노골해수욕장은 뗏부루해수욕장 중간에서 산길을 따라 15분 정도 가야한다. 산길은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해안산책로다. 오솔길 가장자리에는 하얀 민들레 군락이 있는데, 육지에서 보기 힘든 하얀 민들레와 둥근 홀씨가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취를 만든다. 이곳에선 더위를 식히려면 기본 편의시설이 없으므로 미리 준비해 갈 것. 사람의 발길이 잦지 않아 한가로운 휴식과 섬 트래킹을 원하는 사람에게 좋은 코스다. 솔숲 길이 끝나는 곳에서 언덕을 내려서면 금모래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해수욕장의 금모래는 작은 모래 알갱이라서 발에 잘 달라붙지 않는다. 해수욕장 앞에 있는 뒷목섬은 물이 빠질 때면 길이 열려 들어가볼 수 있다. 죽노골해수욕장에서 뗏부루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은 바닷물이 많이 빠지는 때면 모래사장으로 연결되어 걸어갈 수도 있다. 이 길로 걸어가면 바위 절벽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숙박과 식사 소야분교를 개조해 만든 상록수휴양원(www.sanglokone.com, 032-832-9961)에 콘도형 숙소가 5개가 있다. 학교 담장 밖으로 두 개의 숙소가 있고 학교 안으로 올라가 세 개의 숙소가 더 있으니, 여자들끼리 갈 때는 학교 안의 숙소를 예약할 것. 방 2개, 주방, 화장실이 갖춰진 콘도형 숙소는 1박에 6만원. 소야도에는 특별한 식당이 없다. 종선을 운영하는 선장집(032-831-3283)으로 예약하면 소야도에서 나는 해산물과 나물로 만들어내는 소야도식 백반을 맛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소야도는 안산 대부도의 방아머리선착장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뱃삯은 어른(중·고생 포함) 7천5백원, 초등학생 3천8백원, 승용차 4만5천원, 지프차·승합차 5만원(운전자 1인 포함)이다. 문의 대부고속훼리(032-886-3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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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번 가봤으면 좋겠네..디카 하나 들고....
예천 회령포는 여기서 가까우니 한번.. 고맙수~
따뜻한 봄날에 한적한 섬에서 낚시하며 한 삼일 보냈으면...
하루만 지나봐라, 카페때문에 근질근질하여 튀어나올걸^^
정말 편하게 쉴수 있을 것 같네.. 미국 살다 가는 놈들 살수 있는 조용한 미국마을 어디 없나.. 시골 양지 바른 곳에 자그만 하게 지어서들 좀 싸게 분양하면 될텐데...
미국 살다 가는 놈들 살 수 있는 조용한 미국마을 만들면 그 놈들 다 나가고 이곳 사람들 다 들어간다. 미국놈 다 떨어져 폐기된 청바지도 좋아하니까.
19회 선배가 거제도에서 한산도 바라보이는 절경에 집 지어 놓고 즐기시드니, 해운대로 다시 이사 가셨다. 저런데서 살면 좋을 것 같은데 오래 살면 또 도시의 편리함이 생각 나나보지?
너무 좋네...한번 다녀와야 겠다.정사장,좋은 정보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