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주사, 약만 있고 독은 없나?
마늘은 냄새를 빼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해서 예로부터 ‘일해백리’(一害百利)로 알려져 있다.
마늘은 감기 같은 간단한 질병부터 심장병이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 암 예방까지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건강식품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마늘의 이름을 붙인 주사가 등장, 피로회복이나 스트레스 해소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입 소문이 돌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늘주사, 직장인·운동선수·중년층 등 인기
마늘주사는 실제 마늘에서 직접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피로회복에 중요한 비타민 B1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종합 영양 주사제로 이 주사를 맞고 난 다음 목 안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고 해서 ‘마늘주사’라는 별명이 붙여진 것.
마늘에 많이 있다고 알려진 비타민 B1은 당분을 태우고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로 피로물질인 젖산을 다시 에너지원으로 바꿔 주는 역할을 해 피곤함을 사라지게 해준다.
때문에 바쁜 직장생활에 시달려 피곤을 호소하는 직장인이나 운동선수들이 마늘주사를 애용하고 있다.
가정의학과 이동환 원장은 “마늘주사는 피로를 빨리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되고 특히 술을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서 좋은 효능을 볼 수 있다”고 전한다.
더불어 마늘주사는 신경통이나 근육통 또 최근에는 피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중년층 여성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얻고 있다.
◇마늘주사, “구체적 검증 된 후 사용해야”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가정의학과 최환석 교수는 “정확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 대학병원에서는 대부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마늘주사를 만병통치약으로 말하기도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검증이 안됐기 때문에 검증이 된 후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다.
또 비타민 B군은 수용성으로 과잉 섭취해도 소변으로 배설돼 문제가 되지 않지만 드물게 약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쇼크도 있을 수 있고 호흡곤란이나 두통도 동반 될 수 있어 이럴 경우 즉시 투여를 중지하고 전문의의 조치에 따라야 한다.
아울러 마늘주사의 다양한 효능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다.
의원 이태호 원장은 “이 주사가 중풍을 예방한다 던지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던지 하는 설명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며 “단지 비타민B1이 결핍상황에 처한 환자들에게 합성 제품보다 생체이용률이 뛰어난 새로운 비타민B1이 나왔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즉 비타민B1이 필요한 환자라면 보다 우리 몸에서 받아들이기 쉬운 마늘주사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
이어 이 원장은 “현재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국내 의료 현실에서 과장된 치료법으로서 도태되어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지적했다.
마늘주사의 효능 입증을 떠나 이런 약물에 의존하기 보다는 평소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균형 잡힌 식사, 자기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피로가 누적되지 않고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예방을 해두는 것은 어떨까?